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리메이크나 속편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또 끔찍한 비주얼보다는 익숙한 소재로 은근한 공포심을 조장하는 것도 올해 선보여지는 공포영화들의 특징. 외국 공포영화는 6월에 일제히 공개된 데 반해, 국내 공포영화들은 7-8월을 공략하고 나선 점도 눈길을 끈다.
지난 6월 6일 개봉된 ‘오멘’은 오컬트 영화(초자연적인 사건이나 악령, 악마의 존재를 다룬 작품)의 걸작으로 불리는 동명 영화(1976년)를 리메이크했다. 영화 속 악마의 숫자 ‘666’을 적극 활용, 6월 6일 오전 0시 6분 일반에 공개돼 오싹함을 더했던 작품. 현재 극장에서 한창 상영 중인 영화 ‘더 포그’도 리메이크작이다. 1980년 만들어진 원작은 ‘할로윈’ 시리즈로 유명한 존 카펜터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바 있다.
한 어촌 마을을 세운 4명의 선조들이 저지른 살인으로 후손들이 ‘업’을 이어 받는다는 설정 아래 스토리가 전개된다. 8일 개봉한 ‘환생’은 ‘주온’과 ‘그루지’ 등으로 국내외에서 인정받은 일본 공포영화의 거장 시미즈 다카시 감독의 신작으로 관심을 끌었다. 11명의 피해자와 1명의 가해자가 환생해 전생의 악연을 이어간다는 것이 영화의 큰 줄거리. 22일 개봉된 ‘착신아리 파이널’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착신아리 파이널’은 2004년 개봉된 ‘착신아리’의 세번째 시리즈이자 완결편. ‘벨소리가 울리면 사람이 죽는다’는 설정은 여전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왕따 여고생이 ‘죽음의 메일’을 전송한다. 영화를 다 보고 난 후에는 휴대전화 벨소리만 들어도 모골이 송연해지는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이들 해외 공포영화들과 바톤을 이어가며 한판 맞대결을 벌일 한국 공포영화들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2006년 한국 공포영화의 포문을 열게 될 작품은 ‘아랑’. 경남 밀양지방의 유명한 ‘해원(解寃)설화’인 아랑전설에서 모티브를 따온 영화 ‘아랑’은 연쇄살인 사건을 파헤치던 두 형사가 한 소녀의 원혼과 마주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안상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송윤아와 이동욱이 열연했다. 29일 개봉 예정.

오는 8월에는 ‘스승의 은혜’ ‘전설의 고향’ ‘신데렐라’ 등이 잇따라 선보여진다. 서영희, 오미희 등이 주연을 맡은 ‘스승의 은혜’는 은퇴한 스승을 찾은 제자들이 끔찍한 일을 벌이는 이야기로 학창시절에 받은 상처가 오랫동안 간직되는 점을 모티프로 삼았고, 동명 TV시리즈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전설의 고향’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과 그 속에 담긴 한의 정서를 그리고 있다. 청춘배우 재희와 박신혜가 주인공을 맡았다. ‘신데렐라’는 에로 영화 전문 봉만대 감독의 성형을 소재로 한 공포물. 여고생 딸을 둔 성형외과 의사 윤희(도지원)는 딸 친구들의 연이은 죽음을 목격하며 공포에 휩싸이게 된다.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는 요즘, 더워서 짜증스럽다? 그렇다면 올 여름, 극장으로 피서를 떠나보자. 극장을 찾는 날이 ‘13일의 금요일’이면 더욱 좋다. 오색 ‘핏빛 영화’들이 두 팔 벌려 더위에 지친 그대들을 맞아줄 것이다.
New movie

‘캐리비안의 해적-블랙 펄의 저주’에서 달빛을 받으면 해골로 변하는 캡틴 바르보사 일당을 우여곡절 끝에 물리친 잭 스패로우와 친구들. 이번엔 전설의 유령선 ‘플라잉 더치맨’과 맞닥뜨렸다. 선장 데비 존스는 영혼을 내놓으라고 위협하고, ‘블랙 펄’ 호를 습격한 크라켄은 다리 길이만 5.5m가 넘는 무시무시한 적수. 돌아온 속편 ‘캐리비안의 해적-망자의 함’은 신화와 전설을 풍성하게 인용한 ‘뼈대 있는’ 이야기로 무장했다.
‘캐리비안의 해적-망자의 함’은 전편보다 더 거대해진 스케일을 선보인다. 해적들은 카리브 해를 넘어 인도양과 아시아의 동쪽 해역까지 진출하고, 투입된 특수효과도 전편의 세 배에 달하는 규모다. 해적영화 사상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 잭 스패로우를 비롯한 주인공들도 속편에선 더 성장하고 밀도 있는 모습으로 돌아온다.
‘플라잉 더치맨’을 타고 바다 저 깊은 곳에서 올라온 데비 존스가 잭 스패로우를 찾아오면서 시작되는 거대한 모험을 담고 있는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 : 망자의 함’은 7월 6일 관객을 찾을 예정이다.

‘똥’만이 유일한 에너지원인 도시. 혼란에 휩싸인 도시와 위기에 놓인 ‘이쁜이’를 구하기 위해 아치와 씨팍이 나섰다. 독특한 소재와 설정, 실사를 능가하는 현란한 영상미, 신나고 경쾌한 음악에 이르기까지 ‘아치와 씨팍’은 국내 애니메이션계에 새로운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제작기간만 7년. ‘아치와 씨팍’은 류승범, 임창정, 현영, 이경규 등 초호화 목소리 캐스팅으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6월 28일 개봉 예정

지난 2004년 ‘실미도’로 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1000만 관객시대를 열었던 강우석 감독의 신작. 안성기, 조재현, 차인표, 문성근, 강수연 등 쟁쟁한 스타들이 ‘한반도’를 위해 뭉쳤다. 경의선에 대한 일본의 도발, 그로 인해 밝혀지는 대한제국의 비밀, 국새를 찾아야 하는 이들과 이를 막아야 하는 이들의 목숨을 건 사투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영화 ‘한반도’는 7월 13일 개봉 예정.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에르마노 올미, 켄 로치 세 거장의 옴니버스 작품으로 한 기차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리고 있다. 손자의 생일 파티를 위해 급히 집으로 돌아가는 늙은 학자는 손자를 떠올리며 가난한 승객에게 따뜻한 우유를 건네고, 노인 검표원은 객차 안에서 승강이를 벌이는 사람들을 화해하게 만든다. 그리고 축구 경기를 보러 가는 스코틀랜드의 10대들은 가난한 알바니아 가족을 돕게 된다. 6월 23일 개봉.

‘파이스토리’는 한미 최초 합작 3D애니메이션. 불의의 사고로 부모를 잃은 세상 초짜 물고기 파이가 홀홀단신 캐리비안으로 입성하면서 벌어지는 해저 모험을 담고 있다. 탄탄한 스토리 전개, 재미만점 캐릭터, 생생한 해저 공간의 재현 등으로 올 여름 관객들에게 신나는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 애니메이션 ‘파이스토리’는 여름방학 시즌을 겨냥해 7월 6일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전세계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돌아온 수퍼 히어로 수퍼맨의 활약상을 그린 2006년 초대형 블록버스터. 자신의 별로 돌아갔다가 지구로 되돌아온 수퍼맨의 고뇌와 사랑, 숙적 렉스와의 사투를 그렸다. 슈퍼맨 역에는 전작들에게 가장 성공한 수퍼맨으로 기억되는 크리스토퍼 리브와 꼭 닮은 외모의 브랜든 루스가 열연했고, 악당 렉스 루더 역은 게빈 스페이시가, 수퍼맨의 연인 로이스 레인은 모델 출신의 케이트 보스워스가 맡았다. 6월 28일 개봉 예정

‘이온 플럭스’는 한국계 미국인 피터 정의 동명 애니메이션을 실사로 옮긴 SF 액션물. ‘매트릭스’를 연상시키는 화려한 액션이 특히 볼거리다. 400년 후의 미래도시에서 활동하는 저항세력 모니칸의 최고 전사 이온 플럭스 역에는 샤를리즈 테론이 열연했다. 샤를리즈 테론의 첫 SF 액션 오락 영화라는 것만으로도 기대를 갖게 하는 ‘이온 플럭스’는 오는 6월 22일 개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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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감동과 사랑이 넘쳐 나는 영화 드리머가 최근 DVD로 발매됐다. 드리머는 가족의 헌신적인 사랑으로 부상에서 회복하고 다시 최고의 경주마로 우뚝 서게 되는 명마 쏘냐도르를 소재로 말과 소녀의 우정, 가족간의 화해와 사랑을 그린 영화.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 받는 아역 배우 다코타 패닝이 주연을 맡아 야무진 연기로 관객을 매료시키며, 아버지역에 커트 러셀, 할아버지 역에 크리스 크리스토퍼슨이 농숙한 연기를 선보인다.

‘마이 캡틴 김대출’은 최고의 문화유적지 경주를 배경으로 도굴꾼 김대출과 천진난만한 두 아이들의 우정을 그린 영화. 배우 정재영이 김대출 역으로 원톱 주연을 맡았으며, 남지현·김수호 두 아역 배우와 ‘귀신이 산다’의 장서희가 극의 중심 축을 이룬다. DVD로 출시된 ‘마이캡틴 김대출’에선 도굴꾼으로 변신한 정재영의 고군분투기와 공중곡예사 연기를 위해 훈련을 받는 장서희의 모습도 만나볼 수 있다.

지난 78회 아카데미에서 작품상 등 3개 부문을 휩쓸며 2006년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오른 ‘크래쉬’가 2디스크 DVD로 출시됐다. 크래쉬는 사회적 지위와 인종이 다른 15명의 인물들이 로스앤젤레스에서 겪는 36시간 동안의 이야기를 통해 서로 다른 상처와 화해, 그리고 사랑을 얘기하는 감동적인 영화. 부가 영상에는 감독의 코멘터리, 메이킹 필름, 인종차별에 대한 다큐멘터리, 감독과 함께 보는 삭제 장면 등이 실렸다.
담당 / 최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