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과 비움의 여행서 ‘바람이 길을 묻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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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과 비움의 여행서 ‘바람이 길을 묻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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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준 지음/ 1만원/ 경향신문사

인터넷 검색창에 검색어만 입력하면 교통편, 맛집, 숙소에 사진까지 뜨는 세상. 클릭 한번으로 쉽게 여행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마음은 얻기 어렵다. 이 책은 여행 에세이라는 점에서 다른 여행서들과 차별화 된다.

지은이는 속도의 경제를 말하는 요즘, 느림의 미학을 말하는 아날로그적 감성을 보여준다. 때문에 글 속에 숨어있는 그의 정서를 읽어내면 그의 마음이 볼 수 있다. 컴퓨터라고는 한글입력 프로그램과 인터넷 검색밖에 모르지만, 첩첩산중에 숨어 있는 여행지를 누구보다도 잘 알뿐 아니라 이름 모를 꽃이 피고, 하늘의 달이 지는 시기를 누구보다 잘 아는 지은이가 새로운 여행지를 소개한다.

지은이는 글 뿐 아니라 사진으로도 많은 것을 얘기한다. 평소 사진 촬영하기를 좋아해 꾸준히 연마해온 사진촬영 실력은 어느덧 베테랑이 되었다. 덕분에 우리는 지은이의 마음이 담긴 사진도 실컷 감상할 수 있다. 지은이는 “글로는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 사진을 통해 표현된다”고 한다. 그런 그가 새로운 여행지 26곳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통영 소매물도에서 ‘뭍에는 흔한 것들이 소매물도에는 없다. 대신 뭍에 없는 것들이 소매물도에는 많다’라는 문장은 엉뚱하게도 ‘하늘은 눈 시리게 푸르고, 밤이 되면 수많은 별들이 보석처럼 박혀 있다’로 전달된다. 지은이의 마음이 담긴 여행 에세이인 셈이다. 또 지은이는 통영 미륵도 달아공원 앞 자판기에서 커피 한잔을 뽑아들고는 평생 이국땅을 떠돌다 독일에서 숨진 통영출신 작곡가 윤이상을 떠올렸다. ‘내겐 파도소리, 갈매기의 울음, 바람소리가 그저 ’소리‘였는데 그에겐 음악의 씨앗이 됐나 보다’며 감상에 젖기도 한다. 이밖에도 지은이는 자신만의 필치로 여행지의 아름다움을 그림 그리듯 표현했다.

직업을 ‘여행’으로 삼고 있는 지은이는 수없이 많은 여행지를 다녔지만 가장 아름다운 곳은 ‘자연과 사람이 더불어 조화를 이룬 곳’이라고 한다. 특히 매화 산수유를 시작으로 벚꽃, 배꽃, 자운영이 잇달아 피는 섬진강 꽃마을은 봄에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추천했다. 그는 지난 10여 년 동안 매년 두 세 번씩 이곳을 찾았는데 그 이유는 형형색색의 자연만큼이나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얽인 곳이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지은이가 꼽은 여행지 중에는 기존 여행서에서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정보들이 담겨있다. 수학여행 단골코스인 부여에서는 백마강과 낙화암을 찾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인공연못인 궁남지를 소개하고 정림사지 5층 석탑의 매력을 찾아냅니다. 또한 담양에서는 온천과 소쇄원, 죽녹원 등을 제쳐두고 ‘담양에 터를 잡으면 아침마다 금성산성에 오를 작정이다’라는 문구를 시작으로 금성산성에 대한 이야기를 쏟아낸다. 뿐만 아니라 생육신 김시습이 기거하던 곳이지만 지금은 승려 3명만이 남아있는 작은 절 무량사와 드라마와 CF에 단골로 출연하지만 정작 찾아가보지 못한 아산 공세리 성당 역시 지은이만의 감성적인 표현으로 소개된다.

New Books

여자
박정진 지음/ 1만원/ 신세림
21세기, 여자의 시대를 맞아서 다른 어떤 책보다 여자, 혹은 여성성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출발하고 있는 이 책은 여자에서 출발한 문명이 가부장사회를 거쳐 결국 여자로 돌아간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문명의 의식과 무의식을 건드리면서 사랑, 역사, 문명, 죽음, 신 등 인간의 보편적 주제들을 잠언적 기법으로 터치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판 <짜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에 비할 수 있다.

국선도를 오랜 동안 닦아온 저자는 도리어 “우리 시대의 새로운 도덕경(道德經)”이라고 자부한다. 그는 도덕경의 ‘도가도 비상도(道可道 非常道): 말하여지는 도는 항상적인 도가 아니다’를 ‘성가도 비상성(性可道 非常性): 말하여지는 성은 항상적인 성이 아니다’라고 말해 새로운 페미니즘의 출발을 선하고 있다.



귀농 길잡이
전국귀농운동본부 엮음/ 1만2천원/ 소나무
시골로 내려가기 위한 처음 준비부터 벼농사 ? 밭농사 ? 경제작물에 이르는 농사법, 교육, 의료, 주택, 생활 등 농촌에서 맞닥뜨릴 다양한 문제에 대해 온몸으로 헤쳐온 귀농자 23명이 보여주는 경험과 대안을 만날 수 있다. 귀농을 꿈꾸는 사람은 물론, 텃밭을 가꾸며 도시에서 생태적으로 살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따뜻하고 든든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언제나 나를 찾게 해주는 당신
김용택 지음/ 8천5백원/ 랜덤하우스중앙
우리시대 가장 사랑받는 시인 김용택씨가 시화선집을 펴냈다. 김용택 시인은 자선한 대표시 62편을 중견화가 선종훈 씨의 시그림 28점과 함께 「언제나 나를 찾게 해주는 당신」을 펴냈다. ‘대한민국의 짙푸른 詩魂’을 기치로 내걸고 월드컵을 향한 우렁찬 함성과 함께 선보인 시화선집은 우리민족의 그윽하고 알토란같은 심성을 국민과 교감할 것이다.




여행의 재발견
임동헌 지음/ 1만3천원/ 안그라픽스
각 계절별 문학 이야기와 길 위에 펼쳐진 사색,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모든 생명 있는 것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기록한 스무 편의 기행문은 문학을 즐기는 모든 이들, 특히 청소년, 문학을 전공하는 모든 이들의 관심과 더불어 도심 속에서 무미건조하게 지친 심신이 쉴 수 있는 안식처가 되어 줄 것이다.




아버지가 아이에게 꼭 해줘야 할 20가지
히라야마 사토시 지음/ 8천5백원/ 파라북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아버지들에게 “아버지들이여, 이제 정신 차리고 잘합시다.”라는 응원을 보내는 한편, 나아가 실제로 멋진 아빠가 될 수 있는 세부적인 기술 20가지를 소개한다. 기술을 알지 못하면 필요성을 깨달아도 행동으로 옮길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아울러 억지로 힘들게 좇아 하는 역할보다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부터, 그리고 바꿀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바꾸어나가는 것이 진정 아버지라는 역할을 다할 수 있는 방법임을 강조하고 있다.




당신의 아프리카에 펭귄이 방문했습니다
장태호 지음/ 1만2천원/ 종이심장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살고 있는 작가가 3년 동안 정성껏 찍은 1만 여장의 사진, 그 중에서 또 고르고 고른 사진 200여장이 독자들의 나른한 일상을 자극한다. 아프리카의 시원한 바람 한줄기를 가슴 속으로 맞아들이는 느낌을 선물한 것이다. 유럽 사람들이 아프리카의 정원, 아프리카의 휴식이라고 이름 붙인 도시, 케이프 타운을 산책하는 뜻밖의 선물과 만나게 될 것이다.




특목고, 명문대 보낸 엄마들의 자녀교육
정병희 외 지음/ 1만2천원/ 맹모지교
엄마의 역할과 중요성, 성공 엄마들의 특징, 공부기초 잡기, 취학 전부터 고등학교까지의 단계별 관리법과 직장엄마의 자녀교육 성공사례, 아빠의 역할 등을 담았다. 아이 기질에 맞는 관리법, 아이의 생각 받아주기, 칭찬론, 절제된 사랑론, 자율성 문제, 꿈과 목표, 부모가 앞장서 모범 보이기, 멀리보고 준비하기, 독서론, 학교의 중요성, 사교육 문제 등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



온종일 신나는 학교
김진호 지음/ 1만원/ 천년의시작
학생이 적어 폐교 위기에 놓였던 학교를 되살리는 과정에서 보이는 선생님들의 열정적인 모습과 어려운 농촌 생활에서도 천진난만한 웃음을 지닌 아이들의 모습에서 붕괴되어 가는 교육현실을 되돌아보게 한다. 폭력과 체벌이 당연시되는 현재의 교육현장과는 상반된 즐거운 학교의 모습, 우리는 이 한 권의 책을 통해 우리 교육이 나아갈 방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렇게 113kg을 뺐다
닉 이판티디스 지음/ 9천원/ 넥서스북스
서른 살의 나이에 고환암을 판정 받은 후 8개월간 113kg을 뺀 비만 전문의가 쓴 다이어트 성공 이야기로 이 책은 기존의 다이어트 성공기와 차별화된다. 지은이는 체중 감량법과 유지의 원칙을 공개하며 왜 살을 빼야 하는지, 어떻게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 가에 대해 조언한다. 다이어트를 하게 된 계기와 다이어트 원칙 7가지 그리고 건강한 삶을 위한 조언 등이 담겨있다.




달라이 라마와 함께 지낸 20년
청전 스님 지음/ 1만3천5백원/ 지영사
8세기에 신라의 승려 혜초가 인도 및 서역의 종교와 풍습을 기록한 것이「왕오천축국전」이라면 청전 스님의 「달라이 라마와 함께 지낸 20년」은 1300년 후에 나온 「신왕오천축국전」이라고 부를 만하다. 20년이라는 세월동안 천축국 인도에서 달라이 라마를 스승으로 모시고 수행하며 히말라야 설산들과 인도 ? 네팔 ? 티베트 ? 중국의 성지를 순례한 기록은 값진 유산이다.



담당/경영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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