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렉 3’ 홍보팀에서 보내오는 보도자료를 받다 보면 마치 슈렉이 실제로 살아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시치미 뚝 떼고 “‘슈렉 3’의 홍보를 위해 내한한 슈렉이 지난 5월 8일 어버이날 서울 시립양로원을 깜짝 방문해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노인들과 함께 온정을 나눴다. 양로원 어르신들은 슈렉의 예상치 못한 방문에 처음에 놀란 듯했지만 이내 그만의 재치 있는 입담과 행동에 친근함을 느꼈다”는 소식을 전하는 홍보팀의 아이디어에 웃음이 절로 나온다.
슈렉 커스튬을 이용한 영화 이벤트는 지난 1일 슈렉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긴밀히 입국했다는 사진과 함께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단순히 영화 홍보를 떠나 기대치 않은 곳에서 슈렉 캐릭터를 만난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다.
6월 6일 ‘슈렉3’와 같은 날 개봉을 앞둔 ‘황진이’는 국내 영화로는 처음으로 시청 앞 건물에 주인공 송혜교의 얼굴이 담긴 대형포스터를 내걸어 시선을 끈다. 시청 앞 경동대학교 건물에 설치된 가로 23m, 세로 25m의 대형 포스터는 제작 기간 4년, 1390일의 촬영 기간, 순제작비 71억원에 달하는 ‘황진이’의 거대한 스케일의 상징으로 보인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신기한 것은 교묘하게 건물의 창문이 송혜교의 눈을 피해갔다는 점. 지난 5월 8일 걸린 이 포스터는 지나가는 행인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기에 충분할 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겨 일단 성공적인 전략으로 평가되고 있다.
10년 된 살인마와 그를 모방하는 연쇄 살인마가 벌이는 모방 범죄 스릴러 ‘우리 동네’가 촬영에 앞서 선보인 ‘이색 포스터’는 바로 세계적인 거장 앤디 워홀의 ‘자화상’ 시리즈와 동일한 캐릭터 이미지. 삼성 리움 전시관에서 ‘앤디 워홀 팩토리’전을 관람한 정길영 감독이 직접 캐릭터 이미지를 제안했다는 포스터는 앤디 워홀의 작품 세계가 모방살인이 설정인 ‘우리 동네’와 흡사한 점이 있다는 점에서 단순 표방이 아니라는 개연성을 표시하고 있다.
충동살인을 저지르는 추리소설가 역의 오만석은 붉은 바탕을 토대로 살인마의 열정을 나타냈으며, 살인을 모방하는 류덕환은 퍼즐 이미지 위에 얹혀져 모방범의 비밀을 담아냈다. 반면 이성적인 형사 역할을 맡은 이선균은 다크 블루 배경으로 살인마를 쫓는 냉정을 표현했다.
New DVD&Video
뉴올리언스의 한 부두에서 벌어진 폭파 테러 사건을 수사하던 더그는 이번 사건의 피해자인 한 여성에게 강한 이끌림을 느낀다. 이미 죽은 그 여성은 그러나 과거로 돌아간 시점에서는 테러사건을 막을 수 있는 키를 쥐고 있는 주요 인물이다. 기시감이라 일컫는 데자뷰 현상을 과거로부터 온 경고라고 해석한 이 작품은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현란한 영상과 아찔한 상황 연출로 시종일관 관객을 사로잡는다.
그놈 목소리
15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압구정동 이형호 어린이 유괴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영화 개봉 후 실존 인물로부터 영화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불러올 만큼 이슈가 됐다. 방송국 뉴스 앵커 한영배의 아홉 살배기 아들 상우가 사라진 뒤 1억원을 요구하는 유괴범의 협박 전화가 걸려오면서 숨 막히는 스토리가 전개된다. 설경구는 말할 것도 없고 모처럼 스크린에 복귀한 김남주의 피끓는 모성애 연기가 호평을 얻었다.
New movie
파트너십을 이루며 호흡을 맞춰온 선배 형사 유정희의 장인이 살해된다. 이 사건을 맡은 후배 아방은 사건을 파헤칠수록 유정희가 연루되어 있다는 것을 직감하게 된다. 믿고 따랐던 선배의 안위를 생각하면서도 진실을 밝혀내려는 아방과 모든 것을 은폐하고자 하는 유정희 간의 팽팽한 심리전과 더불어 쫓고 쫓기는 액션이 화려하게 펼쳐진다. 양조위가 연기 생활 25년 만에 처음으로 악역에 도전했다. 양조위 금성무 주연. 5월 31일 개봉
팩토리 걸
캠벨수프를 이용한 파격적인 전시 컨셉트로 현대 미술의 개념을 뒤흔든 앤디 워홀은 한 사교파티에서 자유롭게 춤을 추고 있는 에디 세즈윅을 발견한다. 오드리 헵번을 꿈꾸며 뉴욕으로 건너와 패션 모델 활동을 하고 있는 그녀를 보며 워홀은 그녀가 자신의 뮤즈가 될 거라 직감한다. 워홀의 ‘팩토리’로 초대되어 예술적 동반자로 발탁된 세즈윅은 순식간에 유명세를 치른다. 가이 피어스, 시에나 밀러 주연. 5월 31일 개봉.
오션스 13
이름만 들어도 가슴 설레는 쟁쟁한 스타 군단의 마지막 파티 ‘오션스 13’은 오션의 멤버 중 한 명에게 사기를 쳐 파산에 몰아넣은 카지노의 대부 윌리 뱅크에게 복수하기 위해 오션 일당이 기막힌 수법으로 카지노를 터는 한판 승부를 담았다. 3.5분 만에 5억 달러를 털기 위한 속고 속이는 두뇌게임 과정은 시리즈 중 가장 탄탄한 스토리와 허를 찌르는 반전, 예측 불허의 전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알 파치노, 조지 클루니, 브래드 피트 주연. 6월 14일 개봉.
스토킹 그리고 섹스
자신의 마음을 숨지기 못하는 순수하지만 일방적이고 이기적인 남자와 그 남자를 자신의 편의를 위해 이용하고 그것을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여자, 그리고 그녀가 사랑하는 또 한 명의 여자의 이야기를 통해 단절된 사랑을 그려낸다.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때로는 에로틱하고 때로는 무덤덤하게 그려내는 새로운 스타일이 관객들의 공감을 자아낼지 두고 볼 일. 수다 켄지, 아이바 루비 주연. 6월 14일 개봉.
황진이
이미 드라마와 영화로 충분히 다뤄졌다 싶은 황진이가 송혜교 버전으로 새롭게 탄생해 주목을 끈다. 16세기 양반만이 인간 대접을 받던 시절, 출생의 비밀을 듣는 순간 기꺼이 규방의 옷을 벗고 천민의 길을 선택한다. 그리고 노비 ‘놈이’를 첫 남자로 삼은 다음 날, 기생들의 거리 청교방으로 들어가 기생 명월이가 된다. 양반부터 천민까지 누구나 동경하는 대상이 된 명월이. 그녀의 치마 폭 앞에서는 모두가 한 인간으로 평등했다. 송혜교 유지태 주연. 6월 6일 개봉.
검은집
종로구 청진동. 한때 목욕탕이었다는 낡고 허름한 집에서 일곱 살 어린아이가 올가미에 목이 매인 채 죽은 시체로 발견된다. 경찰마저 자살로 결론짓고 손을 뗀 사망 사건을 조사하던 보험사정인 전준오는 사건 현장에서 의문의 살인자 싸이코패스와 맞닥뜨린다. 출간 당시 일본에서 논란을 불러왔던 기시유스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은 실제 생명보험회사에서 일한 적이 있는 원작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황정민 강신일 주연. 5월 3일 개봉
Hot Issue
이제는 자신의 늪으로 돌아가 달콤한 신혼을 만끽할 줄 알았던 슈렉과 피오나 부부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진다. 피오나의 아버지 해롤드 왕이 위독해 슈렉과 피오나가 ‘겁나 먼 왕국’의 왕위를 계승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 이를 거부하는 슈렉에게 해롤드 왕은 다음 서열인 피오나의 먼 친척 아더 왕자를 찾아오면 늪으로 돌아가도 좋다고 한다. 이젠 없으면 허전한 동료 떠벌이 동키와 장화신은 고양이와 함께 슈렉은 아더 왕자를 찾기 위한 머나먼 여정을 떠난다. 물론 그의 영원한 숙적 프린스 차밍의 태클도 없으면 허전할 터. 슈렉 베이비를 비장의 무기로 내놓은 ‘슈렉 3’가 1, 2편의 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의 시선이 뜨겁다. 마이크 마이어스, 캐머런 디아즈 더빙. 6월 6일 개봉.
■담당 / 장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