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진 연인들을 표현한 작품 ‘사랑의 정원’

미술이야기

사랑에 빠진 연인들을 표현한 작품 ‘사랑의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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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숭고한 단어 중 하나는 ‘사랑’이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의 사랑뿐 아니라 인간들의 사랑 역시 애절하고 간절하다. 명화들에 담겨 있는 사랑, 그 오묘한 가치를 느껴본다.


사랑은 강력한 자석처럼 서로를 끌어당긴다. 자석에 붙은 철처럼 서로에게 집중하고 있어서인지 요즘 젊은 연인들은 공공장소에서도 서로의 애정을 확인하는 작업에 열중한다. 그들의 과감한 애정 표현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할 정도지만 사랑에 빠진 젊은 연인들은 타인의 시선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시대가 달라지면서 연인들의 애정 표현도 밖으로 표출되는 것이다.

‘사랑의 정원’ 1632~33년경, 캔버스에 유채, 198*283,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소장.

‘사랑의 정원’ 1632~33년경, 캔버스에 유채, 198*283,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소장.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연인들은 숨어서 애정을 나누었다. 그래서 물레방앗간, 뽕밭, 옥수수밭은 고전 에로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연인들의 은밀한 장소다. 사람들 시선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었던 연인들은 후미진 곳을 찾아 서로의 애정을 확인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우리의 과거 연인들은 밭에서 주로 정사를 벌였다면 서양의 연인들은 정원에 숨어서 애정을 표현했다. 그들에게 정원은 자연을 감상하는 장소이기도 하지만 연인들의 욕망을 해소하는 좋은 장소이기도 했다.

하지만 젊은 연인들과 다르게 불륜에 빠진 연인들은 예나 지금이나 남의 시선을 두려워해 욕망의 배출구로 은밀한 곳을 찾는다. 달라진 것이라면 과거에는 자연 속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사랑을 속삭였다면 지금은 산업의 발달로 도심 속 호텔에서 비디오를 보면서 애정을 확인한다는 것이다.


사랑의 섬으로 떠나는 연인들을 묘사한 ‘키테라 섬으로의 여행’
사랑을 찾아 떠나는 연인들을 표현한 작품이 와토의 ‘키테라 섬으로의 여행’이다. 그리스 신화에서 비너스가 태어난 곳이 키테라 섬이다. 해안으로 밀려온 파도 거품에서 비너스가 태어나면서부터 생긴 섬으로 그 이후 사랑의 섬이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섬에 간다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간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키테라 섬으로의 여행’. 이 작품은 연인들이 사랑의 섬으로의 여행을 시작하는 장면을 표현했다. 화면 왼쪽에 멀리 배가 보이고 연인들은 배에 오르고 있다. 꼬마 천사들은 연인들을 에워싸고 있다. 화면 오른쪽 큰 나무 아래에는 비너스의 조각상이 여인들을 내려다보고 있다. 조각상 아래 푸른색의 드레스 위에 붉은색 겉옷을 입은 여인이 앉아 있고 연인인 남자와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 옆에 있는 커플은 막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고 화면 중앙 지팡이를 들고 있는 뒷모습의 남자는 오른손으로 여자의 허리를 잡고 재촉하지만 여인은 머뭇거리며 뒤를 바라보고 있다.

이 장면은 사랑의 단계를 나타낸다. 연인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사랑의 시작이고 자리에서 일어서는 연인들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 관계이며 뒤를 돌아보는 것은 사랑의 후회를 상징한다. 공중에는 꼬마 천사들이 날고 있는데 사랑의 신 큐피드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연인들은 큐피드의 화살을 맞은 사람들이다.

이 작품에서 비너스의 모습은 우아한 옷차림의 여인들이 나체일 때의 모습을 암시한다. 아기 천사가 비너스의 몸에 월계수 화환을 두르고 있고 비너스의 발밑에는 책과 무기들이 버려져 있다. 그것은 사랑은 지식이나 전쟁, 예술보다 강하다는 것을 상징한다.

장 앙투안 와토(1684~ 1721)는 이 작품에서 허구와 실제를 절묘하게 조화시켰다. 이 작품은 당시 유행하던 연극이나 발레의 주제에 영향을 받아 제작했다.


밀회를 즐기는 연인들을 표현한 작품 ‘밀회-사랑의 진행’
연인들이 사랑의 밀어를 속삭이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부터 멀어져야 한다. 공식적인 커플은 가정에서 사랑을 속삭이겠지만 비공식 커플들은 사랑을 속삭이고 싶어도 스캔들이 무서워 일단 남의 눈을 피해야 하는 어려움이 따른다.

비공식 연인들의 급한 사랑을 표현한 작품이 프라고나르의 ‘밀회-사랑의 진행’이다. 이 작품은 루이 15세의 정부였던 마담 듀 바리 부인의 저택 정원에 있는 정자 파빌리온을 장식하기 위해 제작된 작품이다. 그녀가 의뢰한 작품의 주제는 사랑과 기술 그리고 사랑의 속임수였다.

1 ‘아르미드의 쾌락의 정원에 빠져 있는 르노’ 1745년, 캔버스에 유채, 186×214,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 미술관 소장. 2 ‘밀회-사랑의 진행’ 1731~1973년, 캔버스에 유채, 317×243, 뉴옥 더 프릭 컬렉션 소장. 3 ‘키테라 섬으로의 여행’ 1717년, 캔버스에 유채, 129×194, 파리 루브르 박물관 소장.

1 ‘아르미드의 쾌락의 정원에 빠져 있는 르노’ 1745년, 캔버스에 유채, 186×214,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 미술관 소장. 2 ‘밀회-사랑의 진행’ 1731~1973년, 캔버스에 유채, 317×243, 뉴옥 더 프릭 컬렉션 소장. 3 ‘키테라 섬으로의 여행’ 1717년, 캔버스에 유채, 129×194, 파리 루브르 박물관 소장.

화면 중앙에 비너스의 조각상이 보이고 그 아래 노란색 드레스를 입은 여인이 손을 뻗으며 앉아 있다. 사다리로 난간을 기어 올라온 붉은 옷을 입은 남자의 시선은 여자를 바라보지 않고 다른 곳을 보고 있다.

이 작품에서 노란색 드레스의 여인은 장미꽃으로 머리를 장식하고 있는데 전통적으로 장미꽃은 사랑을 상징한다. 그녀는 오른손에 봉인된 편지를 들고 시선은 남자가 아닌 다른 곳을 보고 있다. 그녀와 마찬가지로 화려한 붉은색 옷을 입은 남자도 여인과 밀회를 즐기기 전에 주변을 살펴보고 있다.

이 작품에서 가장 큰 특징은 비너스의 조각상이다. 비너스는 큐피드의 화살을 숨기고 있다. 이것은 커플들이 불륜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1732~1806)의 이 작품은 밀회를 즐기는 연인을 묘사하기 위해 연극무대를 참조했다고 한다. 밀회를 즐기고 있는 연인을 노골적으로 묘사한 이 작품은 듀 바리 부인에 거절당했다.


일시적인 사랑을 암시한 작품 ‘아르미드의 쾌락의 정원에 빠져 있는 르노’
정원에서 사랑에 빠진 연인들을 표현한 작품이 티에폴로의 ‘아르미드의 쾌락의 정원에 빠져 있는 르노’다. 이 작품은 토르콰토 타소의 서사시 ‘예루살렘의 해방’ 이야기를 표현했다.

용맹스러운 프랑스 기사 르노는 팔레스타인 항구 도시인 아스칼론을 함락시키기 위해 십자군을 이끌고 출정했다. 도착한 어느 날 어딘가 어색한 병사가 그를 찾아온다. 아스칼론의 왕의 딸인 마법사 아르미드다. 그녀는 십자군을 속여 다른 곳으로 유인할 목적으로 남장을 한 것이다. 르노는 남장을 한 그녀를 눈치 챘으나 여자로서 매력을 느낀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금방 빠져들었다. 그녀의 접근 목적을 의심하는 사람들을 피해 아르미드와 르노는 사랑을 속삭이게 되었다.

그런 사실을 눈치 챈 마법사가 두 사람을 비밀의 정원으로 유인한다. 아르미드의 매력에 빠져 있던 르노는 현실을 잊고 그녀에게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두 사람은 정염으로 불타 비밀의 정원에서 한없이 사랑을 나누었다.

르노가 사라진 사실을 안 십자군들이 마침내 비밀의 정원에서 사랑의 쾌락에 빠져 있는 그들을 발견한다. 르노는 병사들이 지켜보고 있는지도 모른 채 사랑만 속삭이고 있다. 하지만 자신의 목적도 잊어버린 채 르노를 사랑하게 된 아르미드는 결국 그에게 고백을 한다. 사랑의 꿈에서 깨어난 르노는 군사들을 이끌고 비밀의 정원을 폐허로 만들어놓는다. 떠난 연인을 그리워하며 아르미드는 비밀의 정원 폐허 더미 속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이 작품은 비밀의 정원 한구석에 마련되어 있는 침대에서 아르미드와 르노가 서로를 바라보며 앉아 있다. 사랑에 빠져 있는 르노는 갑옷과 칼 그리고 방패를 바닥에 던지고 그녀의 허리를 안고 있다.

두 사람이 깔고 앉아 있는 주홍빛 천은 두 사람이 정열에 빠져 있다는 것을 상징한다. 화면 왼쪽 큐피드는 하늘에서 화살을 쏘아 두 사람이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담 너머 두 명의 십자군이 그들의 사랑을 훔쳐보고 있어 그들의 사랑이 일시적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결혼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된 ‘사랑의 정원’
조반니 바티스타 티에폴로(1696~1770)의 이 작품은 베네치아 궁전을 장식했던 네 작품 중 하나다. 네 작품은 연인들의 만남과 사랑 그리고 배신과 이별을 다루었다. 이 작품은 사랑의 쾌락에 빠져 있는 연인들을 표현했다.

현실의 아름다운 사랑을 표현한 작품이 루벤스의 ‘사랑의 정원’이다. 루벤스는 50대에 첫 번째 아내가 죽어 실의에 빠졌지만 열여섯 살의 어린 헬레나 푸르망을 만나 결혼함으로써 사랑의 열정에 휩싸이게 된다. 루벤스는 새로 얻은 행복을 ‘사랑의 정원’ 화폭에 담았다.

이 작품에서 화면 왼쪽 모자를 쓰고 있는 남자가 루벤스다. 그는 아내 헬레네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춤을 추고 있다. 큐피드가 그녀의 뒤에 서 있다. 화면 중앙에는 아름다운 귀부인들과 신사들이 즐겁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하늘에는 천사들이 꽃을 들고 날아다니고 있다. 화면 왼쪽 상단에 돌고래 위에 앉아 있는 여인의 조각상에서는 물이 뿜어져 나온다. 이 조각상은 다산과 사랑의 여신을 상징한다.

페테르 파울 루벤스(1577~1640)의 이 작품은 결혼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되었다. 그는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아름답게 조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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