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착하고 바르게 키우고 싶은 마음은 이 세상 모든 엄마의 바람. 하지만 아이가 뜻한 대로 커주지 않고 삐뚤거나 그르게 행동할 때면 엄마의 마음은 타들어간다. 아이의 행동을 바로잡긴 해야겠는데 방법을 몰라 속만 끓이고 있다면 지금 당장 「레이디경향」의 문을 두드리자. 말썽꾸러기 우리 아이를 착한 아이로 만들어주는 ‘육아 박사’ 손석한 선생님이 엄마들의 육아 고민을 한 방에 해결해줄 것이다.
거짓말을 너무 쉽게 자주 해요
Q 41개월 된 아들이 있습니다. 지난 3월부터 어린이집에 보내기 시작했는데 거짓말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합니다. 자세히 추궁하면 아니라면서 아무렇지 않은 듯 얘기하고요. 예를 들어 선생님이 때렸다고 하는데 몇 번 되풀이해서 계속 물어보다가 전화로 확인을 해보겠다고 하면 그때서야 사실은 안 때렸다며 웃으며 얘기해요.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멀쩡하게 말이죠. 벌써부터 사소한 거짓말을 늘어놓는 아이, 어떻게 고쳐야 할까요? 조미정(경기 안양시 호계2동)
A 아이들이 만 3, 4세가 되어서 어느 정도 말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면 여러 가지 생각하는 능력 또한 함께 발달합니다. 즉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생각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요. 그 중에 한 가지 발전하는 생각 능력이 남을 속이는 것입니다. 좋지 않은 일이기는 하지만, 인간이 갖고 있는 행동 특성 중의 하나를 아이도 터득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상대방을 속이는 말을 함으로써 재미를 느낄 수 있고 책임을 회피할 수 있으며, 원하는 바를 얻기도 합니다. 사실 아이의 거짓말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거짓말이 관심을 끌기 위한 목적이기 때문이니까요. 엄마가 관심을 보여주면 됩니다. 아이에게 이렇게 말해보세요.
“선생님이 너를 때렸다면 무척 속이 상했겠네. 그런데 엄마가 보기에는 선생님이 좋은 분 같아서 너를 때렸을 것 같지 않아”라고 말입니다. 만일 아이가 자신의 거짓말을 인정하면 다행이지만, 계속 거짓말을 하며 우겨대면 다음과 같이 덧붙이세요. “선생님이 너를 때리지 않았다는 것을 엄마는 이미 알고 있어. 때리지도 않았는데 선생님을 나쁘게 말하는 것은 거짓말이고 잘못이야.” 그런 다음에 아이의 속마음을 헤아려서 말해주세요. “혹시 선생님이 무섭거나 싫으니? 정말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엄마한테 얘기해봐”라고 말입니다. 즉 먼저 아이의 말을 받아준 다음에 그 말이 곧 거짓임을 아이에게 분명하게 인식시키는 것이지요. 계속되는 질문을 통해서 자백을 강요하는 것보다는 엄마가 너의 거짓말을 다 알고 있다는 점을 깨닫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래야 엄마가 없을 때도 마치 엄마가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들어서 거짓말을 멈출 수 있습니다.
동생이 생긴 후 손톱을 자주 물어뜯어요.
Q 여섯 살인 첫째 아이가 손톱을 물어뜯습니다. 이전에도 이런 증상이 있기는 했지만 지난해에 둘째 아이가 태어난 이후로 더 심해졌습니다. 이제는 손톱뿐 아니라 손가락 살까지 물어뜯는 버릇이 생겼어요. 둘째 때문인 것 같아 동생을 왜 낳았는지 첫째 아이에게 충분히 설명을 해도 버릇이 고쳐지지 않아요. 혹시 애정결핍증일까요? 속상합니다. 좋은 해결 방법을 알려주세요. 김재선(서울 동대문구 휘경2동)
A 손톱을 물어뜯는 행동은 일반적으로 손을 빠는 행동보다 더 심각한 증상으로 간주합니다. 즉 손을 빠는 행동뿐만 아니라 손톱을 질근질근 씹는다면 아이의 정서 상태는 매우 불안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손톱을 입에 갖다 대는 것은 불안을 반영하고, 치아로 물어뜯는 것은 공격성을 반영합니다. 상당수의 아이들이 동생이 태어난 것에 대해서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그 결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데, 손톱을 물어뜯는 것도 이러한 증상의 한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동생의 출생으로 인해서 자신의 지위가 흔들리고 엄마의 사랑을 빼앗기고 있다는 불안한 마음을 잠재우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동생이 왜 태어났는지에 대한 설명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엄마가 너를 얼마나 많이 사랑하는지를 여러 번 말과 행동으로 확인시켜줘야 합니다. “엄마는 너를 제일 사랑해”라는 직접적인 말과 함께 자주 안아주세요. 동생이 태어났으니까 형(혹은 언니)인 네가 조금 양보하라는 식의 메시지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아이는 성숙한 인격을 가진 존재가 아니니까요. 그러나 아이가 일단 손톱을 씹는 행동을 보인다면, 가볍게 한 번 지적한 다음에 다른 놀이 활동으로 유도하는 것이 좋습니다. 엄마가 함께 놀아준다면 더욱 좋겠지요. 또 그림책 등을 이용해 손톱을 씹는 행동이 좋지 않다는 인식을 자연스럽게 심어줍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가 손톱을 씹지 않을 때 칭찬을 해주어야 합니다. “손톱을 씹지 않으니까 참 예뻐 보인다”라는 말 한마디가 아이 스스로 행동을 교정할 수 있는 동기가 될 것입니다.
혼자서만 놀려고 해요
Q 31개월 된 아이가 있는데 혼자 있는 시간을 더 좋아해요. 백화점이나 놀이터 등에서도 혼자만 놀려고 하네요. 지금은 어려서 괜찮을지라도 나중에 유치원이나 학교에 가서도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할까봐 걱정입니다. 오계선(대전 서구 월평동)
A 혼자서 노는 아이들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분류됩니다. 첫 번째는 ‘무관심 유형’으로 다른 친구들에게 별로 관심이 없는 아이들입니다. 두 번째는 ‘기술 부족 유형’으로 친구들에게 관심은 있는데 친구 사귀는 기술이 부족해서 결국 혼자서 노는 것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아이들입니다. 내 아이가 어느 경우에 해당하는가에 따라서 대처 방법이 달라집니다. ‘무관심 유형’의 아이는 실로 걱정됩니다. 만 3세가 지난 아이는 자연스레 또래의 존재에 눈을 돌리기 시작하고,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에 들어가면서 사회적 관계 맺음인 친구 사귀기가 시작됩니다. 그러나 어떤 아이는 친구의 존재 자체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그저 자신이 하고 싶은 놀이나 활동에만 몰입합니다.
아이가 아직 만 3세 이전이므로 조금 더 기다려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이제부터라도 부모님은 친구와 노는 재미를 느끼게끔 기회를 제공하세요. 친구와 단둘이서 놀기 싫어한다면, 엄마가 함께 셋이서 놀이를 해보세요. 또 친구 대신에 엄마와 친한 친구의 자녀들 혹은 사촌들과 자주 어울리게 하면, 아이는 점차 다른 사람들과 노는 재미를 터득해나갈 것입니다. 그러나 만일 친구들뿐 아니라 형제자매 혹은 사촌들에게도 별다른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면, 사회성 자체의 결핍이 의심되므로 반드시 소아정신과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아보세요. ‘기술 부족 유형’의 아이는 대개 자기중심적으로 행동하거나 친구들이 싫어할 만한 말과 행동을 자주 보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아이들은 부모님의 세심한 지도하에 친구 사귀는 방법을 터득해야 합니다.
식탐이 지나쳐서 큰일이에요
Q 열세 살 된 아들이 식탐이 너무 심해서 걱정이에요. 또 많이 먹어서 걱정이고요. 돌아서면 배고프다고 하고 안 주면 화를 내요. 어떻게 조절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이주영(서울 마포구 성산1동)
A 평소에 적당한 양의 음식을 먹는 아이가 언제부터인가 식탐을 보이고 과식을 하게 된다면 심리적인 원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아이가 심리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다양한 방식으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 중에 흔하게 일어나는 생리적 증상 중의 하나가 과식입니다. 아이는 자신의 욕구 불만을 먹는 행동으로 표현하곤 합니다. 그러한 욕구 불만은 엄마에 대한 부정적 감정(불안, 공포, 적개심 등), 친구 혹은 형제자매와의 갈등(경쟁심, 시기, 질투, 따돌림, 미움 등), 과제에 대한 스트레스(지나치게 많은 학습의 양, 새롭게 배우게 되는 기술의 어려움, 과제의 성취 혹은 진도의 부진 등)를 포함합니다. 따라서 최근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을 만한 환경적 요인이나 사건을 면밀하게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과식이나 폭식의 해결 방법은 아이와 엄마의 사이가 좋아지는 것입니다. 그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즉 엄마와 아이 간에 긍정적이고도 안정적인 애착이 이루어진다면 아이는 더 이상 먹는 행동을 통해서 심리적인 위안을 얻으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이가 많이 먹을 때마다 잠시 주의를 환기시켜서 그만 먹게 한 다음에 엄마와 함께 아이가 좋아할 만한 놀이 활동을 해보세요. 아이는 금세 먹는 것에 대한 욕구를 잊어버린 채 놀이 에 몰두할 것입니다. 또 식사를 반드시 엄마, 아빠, 형제자매 등 가족과 함께 즐거운 분위기에서 해보세요. 아이 혼자서 먹을 때는 먹는 것 자체에 집중하겠지만, 가족이 함께할 때는 서로 얘기도 하면서 먹게 되므로 먹는 양을 줄일 수 있습니다. 평소 엄마가 아이에게 “엄마는 너를 무척 사랑한다”라는 말씀을 많이 들려주면서 안아주기 등의 스킨십을 함께해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우리 아이 육아 고민, 「레이디경향」에 맡겨주세요
「레이디경향」은 이 세상 모든 엄마와 함께합니다. 잠시도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는 산만한 아이, 자기 마음에 차지 않으면 폭력부터 휘두르는 아이, 장난감을 사달라며 가게 한복판에서 발버둥을 치며 우는 아이 등 그간 말 못했던 엄마들의 육아 고민을 애독자 엽서 혹은 메일(kkulbong@kyunghyang.com)로 보내주세요. 정성스럽고 속 시원한 답변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손석한 선생님은…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로 활동하고 있으며 KBS ‘생방송 세상의 아침’, SBS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긴급출동 SOS’, EBS ‘육아일기’, 육아방송 ‘손석한 박사의 1mm 육아’, ‘저출산 극복을 위한 육아 솔루션’ 등 다수의 TV 프로그램에서 자문을 맡거나 고정 출연하며 활발한 방송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빛나는 아이」, 「아이의 미래를 바꾸는 아빠의 대화 혁명」 등이 있다.
■기획&진행 / 윤현진 기자 ■도움말 / 손석한(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사진 / 강은호 ■모델 / 김예빈, 권지훈 ■의상협찬 / 알퐁소(02-554-03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