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감과 부담감 때문에 밀리기 일쑤. 이럴 때 아이가 일기 쓰기에 재미를 붙일 수 있도록 부모가 함께 다양한 주제와 형식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일기 쓰기 지도의 6가지 노하우
제목 정하기, 일기의 첫걸음
일기의 제목을 정하기 위해서는 우선 중요한 내용을 제목으로 함축해 표현해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아이는 이야기를 정리하고 요약하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 제목은 그날 하루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을 쓰면 되는데 단어나 문장 등으로 편하게 작성하도록 한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달아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소풍을 갔다 온 날 일기를 쓸 경우 단순히 ‘소풍’이라고 제목을 정하기보다는 ‘친구와 함께한 즐거운 보물찾기’처럼 한 가지 사건을 중심으로 적도록 한다.
날씨를 구체적으로 표현하기
일기 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휘력과 관찰력이다. 글의 내용이 풍부해지려면 다양한 어휘가 사용되어야 하며 관찰력은 사물을 보는 힘을 길러주고 일기의 내용을 실질적으로 높여주는 데 제격이다. 따라서 날씨를 기록할 때도 단순히 ‘맑음’, ‘흐림’ 정도로 하는 것보다는 그림과 글자를 한데 섞어 표현하도록 해보자. 이를테면 ‘흐렸다 갬’을 표현한다면 구름을 그리고 옆에 화살표 표시를 한 뒤 갬이라고 표시하면 된다. 또 자신의 기분과 연관해 날씨를 표현하는 것도 재미있다. 예를 들어 ‘오늘 내가 흘린 눈물처럼 펑펑 눈이 오다’라고 쓰는 것이다.
띄어쓰기·맞춤법에 집착하지 않기
육하원칙은 꼭 지키기
일기 형식을 자유롭게 정하더라도 글을 쓰며 꼭 지켜져야 할 점은 육하원칙에 맞게 작성하는 것이다.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라는 원칙대로 쓸 경우, 일기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또 문장의 인과관계를 배우고 논리력을 키울 수 있다.
하루 중 일기 쓰는 시간을 따로 마련하기
매일 일정한 시간에 쓸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도 중요하다. 잠자기 직전, 저녁식사 전후 등 아이와 함께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쓸 수 있도록 해야 겪은 일들을 차분히 정리하기가 쉽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쓰고 싶은 글감이 있을 때 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며, 평소에는 저녁식사 전에 쓰는 것이 부담이 적다.
반성의 내용을 강요하지 말기
흔히 일기는 반성하는 글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일기는 말 그대로 하루의 기록이므로 좋았던 일, 슬펐던 일, 화났던 일 등을 솔직하게 써야 한다. 마지막 부분에 늘 ‘앞으로 ~하지 말아야겠다’, ‘다음부터는 ~해야겠다’ 식의 형식적인 문장을 유도하지 말고 아이의 감정과 느낀 점을 솔직하게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테마별 일기, 다양한 재미 쑥쑥
아이가 매일 똑같은 방식으로 일기를 쓰는 것은 지루한 일상의 반복이다. 따라서 다양한 테마로 일기를 쓸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책을 읽고 느낀 점을 쓰는 ‘독서일기’, 공부를 하거나 교과서를 읽고 몰랐던 내용을 작성하는 ‘학습일기’, 신문이나 잡지의 기사를 보고 자신의 생각을 쓰는 ‘신문·잡지일기’ 등 여러 형식을 통해 일기 쓰기를 숙제가 아닌 재미있는 놀이로 발전시켜보자.
독서일기는 책에 관한 간단한 정보와 느낀 점을 중심으로 쓰는 것이다. 이야기 책을 읽었을 때는 줄거리만 작성하기보다는 대화를 통해 결말 바꿔보기, 등장인물 중에 만나고 싶은 사람에게 글쓰기, 다른 친구에게 이 책을 권해주는 형식으로 쓰기, 주인공을 다른 책의 등장인물과 비교해보기, 작가에게 편지쓰기 등의 독후 활동으로 독서일기의 방향을 잡아주는 것도 좋다. 만일 아이가 책 한 권을 다 읽지 않았다 하더라도 관심 갖는 부분만 읽게 한 후 일기를 쓰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
독서일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순히 책의 줄거리를 요약하는 것이 아니라 책에 나와 있지 않은 부분까지 아이가 마음껏 상상하고 표현하는 것이다. 책을 읽었을 때 새롭게 알게 된 내용이 무엇인지, 정보를 알게 되어서 좋은 점은 무엇인지, 그 느낌은 무엇인지를 일기에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 인물 이야기를 읽었다면 주인공의 환경이나 주인공이 어떤 일을 했는지, 주인공이 다른 사람에게 미칠 영향은 무엇인지를 중심으로 쓰는 것이 좋다.
학습일기
학습일기는 학교나 학원에서 배운 내용을 정리하고 느낌을 일기처럼 쓰는 것이다. 먼저 과목을 정해 배운 내용 중 기억에 남았던 부분을 작성하면 되는데 그림을 활용하면 글로만 작성했을 때보다 기억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매일 학습일기를 작성할 경우, 학업 성적에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아이가 공부라고 생각해 부담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학습일기는 일주일에 1, 2회 정도 작성하도록 하면 된다.
신문·잡지일기
반복되는 일상으로 아이가 글감이 없어 고민이 많다면 신문이나 잡지를 읽도록 유도해보자. 이때, 어려운 주제보다 쉬운 기사를 읽도록 해 신문이나 잡지를 친근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신문이나 잡지일기를 쓸 때는 언제 무슨 일이 왜 일어났는지 육하원칙을 밝혀야 한다. 이것을 어려워하면 기사를 오려 붙인 후 핵심적인 부분에 밑줄을 긋고 요약해보자. 기자의 의견 부분을 제시한 다음 자신의 의견을 써도 좋다. 신문과 잡지를 읽고 일기를 쓸 경우 기사의 기승전결 구조와 인과관계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어 언어 학습에 도움이 된다. 이 밖에 재미있는 광고, 눈에 띄는 사진 등을 오려 붙이거나 자신의 생각을 쓰는 것도 도움이 된다.
집에 동식물을 키울 경우 아이와 함께 매일 일정한 시간을 정해두고 관찰한 후 그 내용을 기록해보는 관찰일기를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를 들어 애완동물의 경우 행동 변화와 특성, 식물의 경우 성장하는 모습 등 작은 변화를 기록하면 된다.
관찰일기는 동식물의 미세한 변화까지 관찰하고 작성하기 때문에 아이의 집중력과 관찰력을 키우는 데 탁월하다. 이때 단조롭게 글을 나열하기보다 동식물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도록 사진을 붙여주면 좋다. 또 동식물이 꼭 아니더라도 날씨와 같은 자연 상태를 기록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다.
만화일기
아이가 초등학교 저학년이라 글쓰기에 서툴다면 그림으로 일기를 쓰게 해보자. 공책의 한 면을 2~6컷으로 나눠 만화를 그리게 하면 일기 쓰기에 흥미를 유발할 수 있다. 말풍선을 함께 그려 주제를 간략히 쓰게 하고 만화로 특정사건, 인물, 장소를 표현하게끔 하면 된다.
■글 / 윤현진 기자 ■사진&제공 / 경향신문 포토뱅크, 한우리 독서토론논술연구소 ■도움말 / 이언정(한우리 독서토론논술연구소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