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놀자 ‘생태맹’ 엄마들을 위한 숲 놀이 가이드

숲에서 놀자 ‘생태맹’ 엄마들을 위한 숲 놀이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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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활동이 많아지는 6월. 도시의 아이들에겐 산과 들로 떠나 자연을 만끽하기에 좋은 계절이다. 깨끗한 공기와 맑은 바람, 생동하는 자연으로 가득한 숲은 아이의 오감(五感)을 일깨워주는 데 더없이 좋은 놀이터다. 처음 숲에 갔을 때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아이에게 무슨 말을 해줘야 할지 몰랐던 ‘생태맹’ 엄마들을 위한 숲 놀이 가이드. 이제 숲으로 가자.

숲에서 놀자 ‘생태맹’ 엄마들을 위한 숲 놀이 가이드

숲에서 놀자 ‘생태맹’ 엄마들을 위한 숲 놀이 가이드

우리 아이에게 좋은 ‘숲’
아이들이 완구 회사에서 만들어 파는 장난감을 가지고 놀 때는 이미 완성된 형태와 기능을 이용하기 때문에 상상력을 발휘할 기회가 적다. 숲은 아이의 주관적 판단력과 상상력을 길러주는 수백 가지 장난감이 있는 곳이다. 어느 것 하나 똑같은 것 없이 저마다 고유한 형태를 지닌 자연물을 만지고 느끼며 상상력은 물론 자발적인 집중력과 관찰력, 창의력을 기르게 된다. 꽃과 나비, 나무, 곤충 등 살아 있는 생물체를 함께 살아가야 할 존재로 인식하고 맑은 공기와 바람, 새소리를 들으며 정서적 안정과 감수성을 키울 수 있다. 아이들이 공간의 제약이나 소음, 자동차의 위험 없이 자유롭게 움직이며 균형 감각과 운동 감각을 키울 수 있다는 점도 숲이 가진 매력이다.

가기 전에 미리 알기!
숲에서 아이의 행동반경은 어른의 시선이 닿는 범위 내로 정하고 만일을 대비해 호루라기를 목에 걸어주고 어떻게 부는지 일러두자. 아이들에게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사항을 미리 알려주는 것이 좋은데, 우선 높은 나무에 올라가지 않도록 주의시킨다. 모험심이 강한 아이일수록 어른의 눈을 피해 나무 위에 올라가거나 솎아베기해서 모아둔 나뭇더미 위에 올라가는 경우가 있다. 자칫 잘못해서 발목을 다치거나 나무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할 수 있기 때문에 미리 주의를 주어야 한다. 숲에서 채취한 열매나 버섯은 함부로 먹지 못하도록 한다. 집에서는 버섯을 먹으라고 하면서 산에서는 왜 먹지 못하게 하는지 아이가 혼란스러워하면 먹어도 되는 것과 먹어서 탈이 나는 것이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려주자. 숲은 평지와는 달라서 땅의 높낮이가 일정하지 않다는 사실을 잘 설명하고 아이가 나뭇가지 등을 들고 뛰어다니지 못하게 해야 한다. 뛰어다니다 넘어지면 나뭇가지에 찔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가져갈 것과 가져올 것을 일러둔다. 짐은 엄마가 다 들지 말고 아이들 배낭을 마련해 크레파스나 작은 물병 등을 담아가는 것이 좋다. 자신의 물건을 챙기는 습관을 기르고 책임감과 독립심도 키워줄 수 있다. 쓰레기는 반드시 가져온다. 간혹 과일 껍질이나 음식물을 버리기도 하는데, 아이가 보는 앞에서 숲에 무언가를 버리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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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숲 즐기기
우거진 나무와 촉촉한 바람, 여름은 숲이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시기다. 뜨거운 햇살을 피해 시원하게 야외활동을 할 수 있고 아이들이 수용할 수 있는 감각의 범위도 커진다. 여름 숲에서 하는 자연놀이, 아파트 화단이나 집 근처 공원, 나무와 흙이 있는 곳이면 어디서든 가능하다.

흙냄새 맡기

준비
위생 비닐봉지, 모종삽, 여러 곳에서 모은 흙
활동 흙냄새 맡고 이야기 나누기

아이에게 흙에도 저마다 고유한 향기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냄새에 대한 고정관념을 깰 수 있게 하는 놀이다. 위생 비닐 주머니 몇 장과 모래놀이 세트에 들어 있는 삽을 준비해 숲길에 낙엽이 섞인 것으로 한 삽, 계곡 근처 축축하게 젖은 것으로 한 삽, 양달의 바삭하게 마른 모래 한 삽, 오래된 나무 밑동에서 한 삽 이렇게 공간에 따라 다른 흙을 한 줌씩 떠 속이 보이는 비닐봉지에 각각 넣는다. 흙을 다 모으면 비닐봉지 입구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게 하고 직접 한 줌 꺼내서 엄마 손바닥에 올려달라고 한다. 엄마 손에서 맡는 냄새와 비닐봉지 안에서 맡는 냄새가 어떻게 다른지, 어디서 퍼온 흙이 제일 마음에 드는지, 어떤 흙에서 식물이 잘 자랄 것 같은지, 같은 숲에서 구한 흙이라도 주변 환경에 따라서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자고 한다. 퇴비, 진흙, 찰흙 등 아이가 알고 있는 흙을 꼽아보고 흙의 성질과 색깔, 쓰임새 등 자연스럽게 흙에 대한 대화를 나눈다.

나뭇잎 가면 만들기

준비 얼굴이 반 이상 가려지는 큰 나뭇잎
활동 나뭇잎에 구멍을 뚫어 가면 만들기

플라타너스나 떡갈나무처럼 아이 얼굴을 전체적으로 가릴 수 있는 활엽수에 구멍을 내면 쉽게 가면을 만들 수 있다. 나뭇가지를 이용해 눈, 코, 입 자리에 구멍을 낸 다음 손톱으로 뜯어내면 절반은 완성이다. 양쪽 끝에 작은 구멍을 내어 끈이나 리본 테이프를 끼운 뒤 머리 뒤쪽으로 묶어주면 나뭇잎 가면이 완성된다. 가면을 여러 장 만들어 동물 울음소리를 내거나 가족 가면을 만들어 엄마와 아빠, 동생 흉내를 내며 노는 것도 좋다. 아이들은 특별한 내용이 없는 간단하고 일상적인 대사라도 조금이라도 비슷하게 흉내를 내거나 역할을 주면 흥미를 나타낸다. 강아지풀을 이용해 수염을 만들거나 빨간 단풍잎을 붙여 새색시 가면을 만들 수도 있다.

나뭇잎 퍼즐 만들기

준비 나뭇잎, 유아용 가위
활동 다양한 형태로 나뭇잎 잘라 퍼즐 만들기

모양이 다른 나뭇잎을 여러 장 모은 다음 가위로 다양한 조각이 되도록 자른다. 곡선이나 직선, 지그재그 모양 등 다양하게 자르되 단계적으로 난이도를 높여나가자. 처음에는 단순한 모양으로 두세 조각, 두 번째는 예닐곱 조각, 단계가 높아질수록 복잡한 모양으로 조각 수를 늘린다. 아이들은 가위가 움직일 때마다 나뭇잎이 새로운 모양이 되어 나오는 것을 신기해한다. 다 자른 나뭇잎 조각은 벤치나 나무 밑동, 땅 위에 섞어두고 일정한 모양을 완성하게 한다. 촉감과 색이 다른 다양한 종류의 나뭇잎을 섞어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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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 탁본 뜨기

준비 도화지, 크레파스, 나뭇잎 여러 장, 돌멩이
활동 도화지 사이에 나뭇잎을 깔고 크레파스로 문질러 탁본 뜨기

나뭇잎 탁본은 숲에서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미술활동이다. 최소한의 미술 재료만 가방에 넣어가지고 다니면 숲에서 특별한 준비 없이도 할 수 있다. 탁본 뜨기에는 나뭇잎을 종이 아래에 넣어두고 돌멩이로 두드리는 방법과 크레파스로 문지르는 방법이 있다. 종이를 나뭇잎 위에 덮고 돌멩이로 두드리면 나뭇잎이 짓이겨지면서 녹색 즙이 종이에 묻어나온다. 나뭇잎을 천연 물감으로 사용해 잎맥을 드러내게 하는 방법이다. 아이들은 종이에 나뭇잎 물이 드는 것만으로도 신기해한다. 익숙해지면 잎 모양이 독특한 것을 찾아 다양한 모양 드러내기에 재미를 붙여보자. 크레파스를 이용한 방법은 크기와 모양이 다른 다양한 나뭇잎을 여러 장 고른 다음 그 위에 종이를 덮고 크레파스로 쓱쓱 문지르기만 하면 된다. 익숙해지면 나무껍질로 탁본 뜨기에도 도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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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물 소꿉놀이

준비 숲에서 주은 여러 자연물, 숲 해설 도구들
활동 자연물을 재료로 소꿉놀이하기

아이가 숲에 익숙지 않은 초기에는 소꿉놀이 세트나 모래놀이 세트를 가져가 놀게 할 수도 있지만 숲에 가는 횟수가 늘어나면 아이가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시간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 아이가 어느 정도 숲에 익숙해지면 장난감은 되도록 가져가지 말고 숲에 있는 자연물을 놀이에 이용하게 하자. 풀, 꽃, 나뭇가지, 나뭇잎, 열매, 돌멩이 등 아이가 가지고 놀 재료는 무궁무진하다. 나뭇가지가 국자가 되고 너럭바위가 침대가 되기도 한다. 역할놀이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주변 환경을 다양하게 변주하며 배경과 도구를 바꾸어 노는데, 이때 엄마가 나서서 참견하거나 간섭하지 말 것. 아이의 상상력이 무한대로 뻗어나가려는 순간 어른이 끼어들면 아이는 생각하기를 멈추고 노는 것조차 시키는 대로 하게 된다. 자연물로 노는 것이 뭔가 부족하다고 여겨지면 숲 해설에 사용하는 교구를 선물해주는 것도 좋다. 돋보기, 루페(정밀 관측용 확대경), 청진기 등 숲 해설사들이 들고 다니는 도구를 선물하면 아이와 숲에 가는 시간이 더 흥미진진해진다.

온몸으로 비 만나기

준비 비옷, 장화, 우산
활동 비 오는 날 집에서 가까운 수풀 찾아가기

비 오는 날은 아이들이 전혀 새로운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달팽이나 지렁이 등 요즘 도심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생물들을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빗방울이 떨어지며 나는 여러 가지 소리와 촉감, 냄새 등을 다양한 감각을 통해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밖에 나가면 ‘지렁이 찾기’ 혹은 ‘달팽이 찾기’ 등의 미션을 주어 아이들이 집중할 수 있도록 하자. 지렁이와 달팽이가 왜 비 오는 날 밖에 나오는지 설명하고 아이들이 쉽게 찾지 못하면 퀴즈를 내서 호기심을 끌어낸다. 우산을 써도 좋지만 강수량이 많지 않다면 장화와 비옷만 입고 온몸으로 비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다. 손바닥과 머리, 어깨 등 빗방울이 몸에 닿을 때 어떤 느낌인지, 빗방울의 세기, 온도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눈다.


어디로 갈까? 아이와 함께 가면 좋은 숲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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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숲
위치 서울 성동구
이용시간 연중무휴 생태숲 하절기 오전 7시~오후 8시, 동절기 오전 8시~오후 6시

홍릉수목원
위치 서울 동대문구
이용시간 토·일요일 개방 하절기 오전 10시~오후 5시, 동절기 오전 10시~오후 4시

명옥헌원림
위치 전남 담양군
이용시간 연중무휴, 주간 개방

강원도도립화목원
위치 강원 춘천시
이용시간 연중무휴 하절기 오전 10시~오후 6시, 동절기 오전 10시~오후 5시
입장료 어른 1천원, 어린이 5백원

죽녹원
위치 전남 담양군
이용시간 연중무휴 오전 9시~오후 7시
입장료 어른 2천원, 청소년 1천5백원,
어린이 1천원

축령산 숲학교
위치 경기 가평군
이용시간 오전 10~12시, 오후 2~4시
인원 매회 50명(사전 협의시 조정 가능)
신청방법 인터넷 접수(www.chukryong.net), 현장 접수(숲해설센터 사무실)
문의 031-592-0682


엄마의 준비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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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약 주머니
일회용 밴드, 붕대와 함께 칼렌둘라 크림이나 알로에베라 크림 등 타박상과 피부 보호에 좋은 제품을 작은 샘플 용기에 담아 준비한다.

공작 주머니 만들기 유아용 가위, 목공 풀, 양면테이프 등 만들기를 할 때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재료들을 모아 주머니에 따로 담는다.

그림 도구 챙기기 부피가 작은 크레파스, 스케치북, 수채화 물감과 붓 등 비교적 가벼운 것으로 챙기자.

예상 밖의 날씨와 일정 대비하기 배낭은 갑자기 비가 올 때를 대비해 방수천을 덧씌울 수 있는 것으로 준비하는 게 좋다. 아이와 함께 느린 속도로 이동하다 보면 예상 시간보다 숲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어두워질 때를 대비해 작은 손전등을 항상 배낭 속에 넣어두자.

비닐봉지 3개 챙기기 물에 젖거나 더러워진 아이 옷을 담을 봉지, 숲에서 채취한 열매나 잎을 담을 봉지, 그리고 쓰레기봉지 총 3개를 준비한다.

■정리 / 노정연 기자 ■사진제공 / 경향신문 포토뱅크, 노란우산
■참고 서적 「아이와 함께하는 사계절 숲 놀이학교」(정진영 저, 노란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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