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함께하는 홈스쿨링

겨울방학 활용법

부모와 함께하는 홈스쿨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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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을 이용한 홈스쿨링은 큰 부담이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굳이 특정 과목을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데 중점을 두기보다는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는 것만으로도 아이에게 충분한 학습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만간 초·중·고등학교를 비롯한 유치원과 보육시설의 겨울방학이 시작된다. 홈스쿨링에 입문하려는 엄마들을 위한 조언, 실제 홈스쿨링 중인 가족이 들려주는 노하우를 준비했다.

아이에게 가르치려 하지 말라! 부모와 아이는 함께 배운다!
[겨울방학 활용법]부모와 함께하는 홈스쿨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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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홈스쿨링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하는 오해가 ‘과연 부모가 잘 가르칠 수 있겠느냐’ 하는 점이다. 당연히 홈스쿨링을 하면 부모가 아이를 가르쳐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홈스쿨링을 하는 동안 부모와 아이의 사이가 되려 멀어지기도 한다. 무조건 가르치려 들고 아이를 잘 믿지 못하는 부모의 모습은 오히려 나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정이 학교로, 부모가 교사로 변하는 순간 학교생활의 단점들이 가정 안에서 그대로 되풀이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부모와 단지 들을 뿐인 아이만 남게 된다. 따라서 홈스쿨링을 시작하려 한다면, 부모가 교사가 된다는 생각은 일찌감치 버리는 것이 모두를 위해서 좋다.

홈스쿨링이 막연히 어렵다면? 우선 온 가족이 함께 책을 읽어라!
책을 읽는 것은 홈스쿨링의 장점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특정 과목을 정해놓고 홈스쿨링을 시작하는 것도 좋지만, 처음으로 아이에게 어떠한 지식을 가르치는 일은 결코 만만치 않다. 하지만 가족이 모여 앉아 책을 읽어주거나 함께 읽는 일은 홈스쿨링의 가장 좋은 모범이 될 수 있다. 이 과정을 시작으로 아빠가 좋아하는 과목이나 엄마가 잘 아는 과목을 선택해 아이와 함께 공부하는 계기로 자연스럽게 삼아도 좋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책을 함께 읽는 일에 부담을 느끼지 말아야 하고, 두 번째는 꾸준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처음 책 읽기를 시작한 가족이 겪는 시행착오 중 가장 흔한 경우가 부담으로 인해 흐지부지되는 것이다. 항상 함께 지내는 가족이지만 책을 읽기 위해서 정해진 시간에 모이는 일이 어렵기 때문이다. 만약 이 점이 너무 부담이 된다면 자연스럽게 온 가족이 함께 모였을 때 틈틈이 책을 읽는 것도 방법이다.

가족이 함께 책을 읽는다는 것은 어찌 보면 굉장히 단순한 일이다. 하지만 그 효과는 상당하다.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이 새로운 학문에 흥미를 느끼고 파고들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가족의 책 읽기 노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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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족이 관심 있는 분야나 공부할 필요가 있는 분야의 책을 정한다
온 가족이 함께 읽을 책을 정하는 기준으로는 너무 어렵지 않고, 재미있는 것을 고르는게 좋다. 또 한 가지 주제를 깊이 탐색하기보다는 여러 가지 주제를 다양하게 소개하는 책, 특정 분야의 역사적 흐름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책이 아이들의 공부에 도움이 된다.

2 책이 정해지면 가족 모두가 모일 수 있는 시간을 정한다
부모가 일찍 퇴근하는 날이나, 아이의 학원 일정이 없는 날 등 온 가족이 집에서 모일 수 있는 날을 정한다. 이때 평일보다는 주말을 활용하는 것이 더 편리하다. 한 달에 한 번이든, 1주일 혹은 2주일에 한 번이든 관계없다. 아이의 집중력을 고려해 나이에 따라 10분부터 1시간까지 다양하게 정할 수 있다. 온 가족이 책을 읽기 위해 모였다는 일만으로도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3 각자 돌아가며 소리 내어 읽는다
정해진 날, 정해진 시간이 되면 온 가족이 한 권의 책을 가지고 모인다. 이때 한 사람이 공부할 내용을 큰 소리로 읽는다. 영아의 경우 엄마, 아빠가 번갈아가며 동화책을 읽어주어도 좋다.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라면 아이가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속도로 천천히 읽어준다. 책의 내용에 따라 감정을 살려서 읽어보자.

4 그날그날의 내용을 정리하고 소감을 말하라
책을 다 읽은 후에는 그날 읽은 내용을 간단히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때 서로의 느낌이나 새롭게 알게 된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 것. 엄마나 아빠가 아이에게 다양한 질문을 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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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집에서만 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아이와 함께 밖으로 나가자!

홈스쿨링 프로그램으로 고민하는 부모들이 많다. 그럴 때면 아이와 함께 무언가를 배우러 나가는 방법도 좋다. 부모에게는 홈스쿨링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해소해줄 수 있고, 아이에게는 엄마, 아빠와 함께 다른 사람에게 무언가를 배우는 일에 흥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방학 기간 동안 홈스쿨링을 하면서 정기적으로 외부에서 열리는 강의를 함께 들어보자. 엄마, 아빠와 함께 배울 수 있는 운동이 무난하고, 아이를 대상으로 하는 강의나 각종 특강도 효과적이다.


홈스쿨링 중인 가족이 함께 가보면 좋은 곳 3

1 온 가족이 함께 고전 강좌 들을 수 있다!
코뮤넷 수유너머
학문에 뜻을 둔 사람들이 함께 모여 공부하고 토론하는 연구 공동체이다. 성별, 세대를 넘어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는 자유로운 공간이다. 다양한 고전 강좌와 세미나가 열리는데, 아이가 중학생 이하라면 다소 어려울 수 있다.
●문의 070-8263-0790, http://nomadist.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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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해외 최신 정보를 아이와 함께 익힌다!
서울시립 청소년 문화교류센터
명동 유네스코회관에 위치한 청소년 전용 정보문화센터다. 만 9세부터 이용할 수 있으며, 국제 활동에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 타 문화 교류, 문명 탐사 등의 프로젝트에도 참가할 수 있다. 종종 무료 영화 상영도 하니 참고할 것.
●문의 02-755-1024, www.mizy.net

3 한 해 동안 생태 체험이 가능하다!
생태문화연구소 새봄

아이들이 자연과 문화를 즐겁게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해 동안 자연 생태를 지속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어린이 자연학교’가 열린다. 또 고궁이나 산성, 사찰로 가족 여행을 떠나는 ‘가족 답사’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문의 02-504-4769, www.saebom.org

MiniInterview 1
‘초등 교사 맘’의 자연스러운 홈스쿨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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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수원의 윤영재(36·회사원)·조정희(33·휴직 중인 초등학교 교사) 부부는 첫째 딸 지원(7)양과 막내아들 승민(4)군을 두었다. 초등학교 교사인 조정희씨는 두 자녀와 함께 4년 넘게 홈스쿨링을 꾸려나가는 중이다. 그녀는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단순하게 책을 읽어주고, 일상생활에서 느낀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이 홈스쿨링이다”라고 설명했다. 특별히 홈스쿨링이라고 거창하게 부를 것이 아니라, 그저 부모와 아이가 한 집에서 지내는 동안 일어나는 모든 일을 홈스쿨링으로 볼 수 있다는 의미다.

“절대적인 사랑의 대명사인 엄마가 선생님이 된다는 것은 좋은 점도 있지만 홈스쿨링을 할 때 특별히 조심해야 하는 부분도 있어요. 엄마가 교사 역할만을 자처하게 된다면 아이는 홈스쿨링에서 상처 난 마음을 위로받을 곳이 제한되거든요. 만약 아이와의 관계가 홈스쿨링으로 인해 안 좋아진다면, 이를 그만두는 것이 훨씬 현명한 방법입니다.”

“아이들과 보내는 모든 일상이 교육입니다”

그녀가 처음 홈스쿨링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두 아이에게 정해진 시간이 되면 엄마를 선생님으로 불러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것은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러면서 어느 순간부터 그녀는 아이들과의 홈스쿨링 시간에 ‘엄마가 선생님이다’라는 말을 점점 쓰지 않게 됐다.

“딸 아이는 일반 유치원에 다닙니다. 저희 부부는 대부분의 교육은 유치원에 의존하는 편이고요. 아이가 잘하는 부분이나 직접 경험해야 하는 부분을 홈스쿨링으로 채워가곤 합니다.”

그녀가 선택한 홈스쿨링 프로그램은 주로 공부처럼 느껴지지 않는 것들이다. 우선 살면서 반드시 익혀야 하는 생활과 밀접한 것들부터 시작했다. 이는 자연스럽게 동기 유발을 시킬 수 있는데, 엄마가 조금만 노력해도 큰 효과를 불러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 시간이 너무 길지 않은 한도 내에서 엄마와 홈스쿨링 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에요. 아이가 엄마와 마주 보고 있는 시간이 많으면 무엇보다 정서에 좋고요. 홈스쿨링의 주제나 내용은 100번도 넘게 복습할 수 있어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아이에게 필요한 점을 계속 채워줄 수 있으니까요.”

그녀의 홈스쿨링 철학은 아이를 믿고 기다려주는 일이다. 초등학교 교사로, 또 두 아이를 키우며 터득한 삶의 지혜이기도 하다. “아이가 바로 바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서 자꾸 주입시키려고 하는 태도는 상당히 좋지 않다”라고 했다.

“아이가 무엇을 알고 있는지를 묻기 시작하면 아이들은 입을 닫아버립니다. 거부하는 거예요. 홈스쿨링을 하는 엄마들이 주의해야 할 가장 중요한 점이 바로 이것입니다. 아이가 당장 모른다고 해서 조급해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거죠.”

그녀는 지식보다는 아이의 마음을 이해해주기, 가르침보다는 함께 동참하는 모습 보여주기, 테스트보다는 게임을 통해서 즐거움 자극하기를 홈스쿨링의 노하우로 꼽았다. 또 실현 가능한 주제를 찾고, 따라갈 수 있는 홈스쿨링 롤모델을 찾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계획을 갖는다면 홈스쿨링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라도 큰 부담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아이와 부모의 공통 관심사를 찾는 일이 핵심입니다. 부모가 일방적으로 무엇을 배우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함께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죠.”

MiniInterview 2
엄마가 직접 만드는 나만의 홈스쿨링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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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말을 하기 시작했을 때 우리말 교육을 위해 학습지를 할까도 생각했어요. 그런데 학습지를 하기에는아직 어린 것 같아서 제가 직접 가르쳐도 좋겠다는 생각에 홈스쿨링을 시작했습니다.”

서울 노원구 월계동의 박희영씨(36·주부)는 외아들 이성민(7)군과 5년째 홈스쿨링 중이다. 남편 이창희씨(39·회사원)는 평일에는 직장일로 바빠 주말 홈스쿨링을 맡고 있다.

“아무래도 회사에 다니는 아빠보다 집에 있는 엄마가 더 많은 시간을 아이와 함께하니까요. 하지만 저희 집은 주말에는 늘 아빠가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그리고 남자아이라서 그런지 엄마랑 홈스쿨링을 할 때와 아빠랑 할 때가 다르더라고요. 주로 저는 아이와 책을 많이 읽고, 아빠하고는 블록을 만들며 역할놀이를 많이 했습니다. 아이를 위해서 홈스쿨링은 엄마와 아빠가 나눠서 하는 것이 정말 필요한 것 같아요.”

“평일에는 엄마, 주말에는 아빠와 홈스쿨링 중입니다”

본격적으로 그녀가 홈스쿨링을 하게 되면서 컴퓨터로 자료를 찾는 일이 늘었다. 또 교재를 직접 만들기도 하고, 교구를 사는 일도 많아졌다. 또 다른 홈스쿨링 방법이 있을까 싶어서 육아 카페에 가입했는데, 또래 엄마들의 학습 방법 포스트가 많은 도움이 됐다.

“아들에게 앞으로 엄마가 선생님이 되어서 홈스쿨링을 할 거라는 말은 한 적이 없어요. 아이는 그저 엄마와 하는 놀이 중에 하나로 생각하는 듯해요. 지금은 저와 한글 쓰기 교재로 수업하고 있는데 한글 수업은 원래 엄마와 하는 것이라고 알고 있는 것 같아요.”

현재 유치원에 다니는 성민군은 종이 접기와 만들기를 무척 좋아한다. 또 동화책을 읽고 독후 활동에도 흥미를 보인다. 그녀는 이런 아들의 성향을 반영해 함께 책을 읽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아들과 연극도 한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하게 해주는 것이 정말 중요해요. 처음에 홈스쿨링을 시작했을 때는 다른 고수 엄마들을 무작정 따라 하려는 욕심이 앞섰어요. 수업 준비하는 데만 꼬박 밤을 샜을 정도니까요. 그러다 보니 몸도 마음도 지쳐갔고요.”

그녀는 어느 순간부터 학습 준비를 스스로 찾기 시작했다. 아무리 좋은 학습 방법이라고 해도, 준비하기 어렵고 까다롭다면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그저 참고하는 형식으로 다른 엄마들의 홈스쿨링을 관찰하게 된 것이다.

“하루에 1시간이든 단 10분이든 아이와 즐겁게 시간을 보내야겠다는 마음을 갖는다면 좋겠어요. 남들의 말에 너무 흔들리지 말고, 내 아이를 위한 스스로의 홈스쿨링 기준을 만드는 것이 좋고요.”

그녀는 이번 겨울방학을 이용해 많은 풍경을 아이에게 보여줄 계획이다. 직접 체험하는 홈스쿨링만큼 즐거운 일도 없기 때문이다. 또 홈스쿨링을 너무 어렵게 대하지 말고, 몸으로 움직인다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기획&정리 / 정은주(객원기자) ■사진&제공 / 이성원, 조정희, 박희영 ■참고 서적 / 「오뚱이네 홈스쿨링 이야기」(이신영 저, 민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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