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백은주의 프랑스 교육이야기]프랑스인들을 사로잡은 한국의 맛
2 한국 음식이 아이들의 급식으로 나온 이번 행사는 오랜 기간 연구를 거쳐 단계적으로 준비했다고 해요. 우선 조리장이 한국 식당에서 우리나라 음식을 직접 시식한 뒤 프랑스에 거주하는 한인 여성들로부터 조리법을 지도받았고, 그런 다음 프랑스인 조리사들이 조리장의 교육하에 재료를 구입하는 과정부터 아이들이 꼭 섭취해야 할 영양소들을 적절히 분배한 한국 음식 식단을 구성하고 대량으로 조리해내는 방법까지 최상의 한국 음식을 만들어내기 위한 체계적인 실습을 거쳤대요. 그렇게 해 식단구성은 전식으로는 잡채, 본식으로는 불고기와 쌀밥, 호박과 숙주나물 그리고 후식으로는 과일과 녹차가 나왔는데 2천여 명의 학생과 100여 명의 교직원들이 굉장히 맛있게 먹었다네요. 다들 처음 보는 낯선 이국 음식을 앞에 두고 신기해하면서도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고 하니 그 이야기를 듣는 내내 한국인으로서 참 자랑스럽고 뿌듯했답니다.
3 프랑브루조아 중·고등학교에 이어 빅토르 뒤리 고등학교에서도 한국 음식을 체험할 수 있는 행사가 열렸어요. 특히 이 자리에 해마다 광주에서 열리는 김치 축제를 준비하는 분들이 오셔서 겉절이를 담는 법을 시연했어요. 한국 교민들은 물론 프랑스인들도 무척 즐거워했지요. “매워~ 매워”를 연발하면서도 김치에 자꾸만 손이 간다고 하더라고요. 올리브유에 버무린 샐러드에만 길들여져 있던 이곳 사람들이 김치의 매력에 흠뻑 빠진 모습을 보고 있으니까 저도 조만간 김치를 한번 담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한국에서만큼 좋은 재료를 구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아줌마의 손맛으로 도전해본다면 그래도 꽤 괜찮은 김치가 만들어지지 않을까요?(웃음)
4 프랑스에서 음식은 문화를 구성하는 중요한 부분이에요. 단순히 생존을 위해 먹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눈과 입으로 즐기면서 다양한 맛의 재미와 가치를 찾는 것이지요. 그래서 파리 시내 곳곳에는 세계 각국의 요리를 경험할 수 있는 식당들이 무척 많아요. 심지어 학교 식당에서도 프랑스 현지 음식뿐만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 각국의 음식을 이따금 맛볼 수 있어요. 한국 음식 역시 자연스럽게 프랑스인들의 문화에 서서히 스며들고 있고요.
5 최근 외규장각 도서가 반환되고, SM엔터테인먼트 소속을 비롯한 한국의 아이돌 그룹들이 파리에서 연이어 공연을 펼치며 한류 열풍을 일으킨데다가, 앞으로 열릴 대선에서 올랑드 정부가 이길 경우 장관 자리에 오를 차세대 정치인 명단에 한국인 혈통의 인사들이 두 명이나 포함됐다고 하니 이 또한 반가운 일이지요. 과거에는 일본과 중국이 아시아의 전부라고 생각했던 프랑스인들이 이제는 한국 음식을 즐겨 먹고, 한국어를 배우고, K-POP 노래를 흥얼거리다니 세상이 참 많이 변했다는 생각을 또 한 번 하게 되네요. 이처럼 감사하고 행복한 변화가 더 오랫동안 지속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줌마 백은주의 프랑스 교육이야기]프랑스인들을 사로잡은 한국의 맛
www.twitter.com/pistos11
프랑스 특파원으로 발령받은 남편 덕분에 2년 전 여름부터 프랑스 파리에 살고 있는 결혼 21년 차 주부다. 남편, 중학생 아들, 대학생 딸과 프랑스 생활에 적응 중이다. 평소 두 자녀를 통해 한국과 프랑스의 중·고등학교 교육을 직접 체험하면서 교육 분야에 더 깊은 관심을 갖게 됐는데 앞으로 2년 더 파리지엔으로 살다가 한국으로 돌아갈 계획이다. 백은주 주부가 전하는 프랑스의 교육 현주소가 궁금하다면 그녀의 트위터에 들어가보자. 팔로잉을 맺는 순간 궁금했던 프랑스 교육의 장이 활짝 열릴 것이다.
■기획&정리 / 윤현진 기자(www.twitter.com/kkulbong) ■글&사진 / 백은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