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한국 영화를 만나다!

백은주의 프랑스 교육이야기

파리에서 한국 영화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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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제7회 파리한국영화제 풍경

한국에서 흥행에 성공한 영화들이 해외 영화 시장에서도 통할까? 대답은 ‘Yes’다. 프랑스인들을 감동시키며 높아진 한국 영화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었던 ‘파리한국영화제’의 현지 분위기를 「레이디경향」 독자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한다.

1 영화가 상영되는 생 앙드레 데 자르 극장. 2 영화제 포스터와 영화 상영 일정. 3 배우 이정재, 최동훈 감독. 4 영화표를 구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

1 영화가 상영되는 생 앙드레 데 자르 극장. 2 영화제 포스터와 영화 상영 일정. 3 배우 이정재, 최동훈 감독. 4 영화표를 구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

1 제7회 파리한국영화제가 지난 10월 30일부터 11월 6일까지 생 앙드레 데 자르 극장에서 8일간 개최됐습니다. 파리한국영화제는 한국 영화를 사랑하는 한국과 프랑스 젊은이들의 모임인 ‘한불영상문화교류협회 1886’이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 영화진흥위원회, 한국영상자료원이 후원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2 영화제 기간 동안 총 48편의 한국 영화가 상영됐는데, 예매 사이트에서 예매 오픈을 시작한 지 3일 만에 패스가 매진될 정도로 영화제는 성황리에 치러졌습니다. 패스를 구입하지 못한 프랑스인들의 빗발치는 문의로 판매 수량을 늘렸다는 흐뭇한 소식도 전해왔죠. 또 파리시는 문화 진흥 및 다문화 장려를 위해 공식적으로 파리한국영화제를 후원하고 있습니다. 이는 파리시가 한국영화제를 파리시의 문화 행사 중 하나로 공식 인정한 것이라는 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3 과거에는 파리한국영화제를 찾는 관객들이 아시아 영화의 마니아 수준이었는데, 지난해부터는 10대 소녀 팬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아마도 한류 열풍이 K-pop에 그치지 않고 한국 영화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게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프랑스의 한류 열풍에 가수 싸이도 톡톡히 한몫을 하고 있습니다. 매주 토요일이면 에펠탑이 보이는 트로카데로 광장에서 ‘K-pop 플래시 몹’이 열리는데, 지난 11월 5일에는 가수 싸이가 이 광장에 왔었습니다. 싸이가 이곳에서 2만 명의 관중들과 함께 플래시 몹을 펼쳤는데, 태극기를 들고 ‘코리아’를 연호하는 프랑스 젊은이들의 모습에 눈물이 날 뻔했습니다.

4 개막작은 한국에서 반응이 좋았던 영화 ‘광해’였습니다. ‘광해’의 인기 덕분인지 비가 내리는데도 현장 판매 세 시간 전부터 관객들이 영화표를 구하기 위해 줄을 서기 시작했어요. 프랑스인들 사이에서는 ‘광해’의 성공 요인이 ‘사극’이라는 매력보다는 ‘이해하기 쉬운 스토리’에 있다는 평가가 많았어요. 광대에 불과했던 한 남자가 왕의 자리에 올라선다는 이야기는 전 세계 어디서나 보편적으로 통하는 정서인 듯합니다. 폐막작은 올해 한국에서 흥행에 성공한 최동훈 감독의 영화 ‘도둑들’이었는데, 영화를 마치고 배우 이정재씨와 최동훈 감독의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져 관객들과 화기애애한 시간을 가졌답니다.

5 송중기 주연의 영화 ‘티끌 모아 로맨스’ 상영 뒤에는 평소 프랑스 중·고등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한국 영화 강연도 이어졌어요. 프랑스 한류 세대에게 눈높이를 맞춰 한국 영화를 소개하는 시간이었죠. 이외에 영화 ‘말하는 건축가’의 정재은 감독과 ‘줄탁동시’의 김경묵 감독이 영화제에서 집중 조명을 받았습니다. ‘광해’를 관람하며 프랑스인들은 이해 못하는 장면에서 저 혼자 종종 박장대소하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프랑스 영화를 보면서 불어를 이해하지 못해서 받았던 스트레스가 한 번에 날아갔죠. 영화를 보는 두 시간 동안은 여기가 파리라는 것을 잠시 잊을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6 지난 2년 동안 「레이디경향」의 트위터 파리 통신원을 하면서 매우 즐거웠습니다. 파리에서 한국과 늘 소통하는 느낌이 들어 좋았고, 덕분에 좋은 추억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제가 쓴 글들이 전문성이 떨어지는 글이라서 부족한 점이 많았는데도 너그럽게 이해하고 읽어주신 점 감사합니다. 그동안 타국에 있는 저를 팔로잉해주신 분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프랑스 통신원 백은주(47)
www.twitter.com/pistos11
프랑스 특파원으로 발령받은 남편 덕분에 지난해 여름부터 프랑스 파리에 살고 있는 결혼 22년 차 주부다. 남편, 중학생 아들, 대학생 딸과 프랑스 생활에 적응 중이다. 평소 두 자녀를 통해 한국과 프랑스의 중·고등학교 교육을 직접 체험하면서 교육 분야에 더 깊은 관심을 갖게 됐는데, 앞으로 1년 더 파리지엔으로 살다가 한국으로 돌아갈 계획이다. 백은주 주부가 전하는 프랑스의 교육 현주소가 궁금하다면 그녀의 트위터에 들어가보자! 팔로잉을 맺는 순간 궁금했던 프랑스 교육의 장이 활짝 열릴 것이다.

■기획&정리 / 김민주 기자(www.twitter.com/min7765) ■글&사진 / 백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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