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체육시간 외에는 집 앞 태권도 학원이 전부였던 우리 아이들의 스포츠 활동. 그나마도 공부에 방해된다며 시간을 줄이거나 아예 그만두는 것이 태반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분위기가 다르다. 체육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박세리, 김연아로 대표되는 스포츠 스타들이 아이들의 우상으로 자리 잡아 인기가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스포츠 경험을 갖춘 인재를 환영하는 풍토로 변한 덕분이다. 또 다양한 체육 활동은 아이들을 건강하게 만들고, 올바른 인성과 좋은 학습 태도 형성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학부모들의 관심도 뜨겁다.

내 아이의 삶을 조금 특별하게! 요즘 대세, 빙상 스포츠
생각보다 장점 많은 빙상 스포츠
피겨나 스피드스케이팅, 쇼트트랙으로 대표되는 빙상 스포츠는 생각보다 장점이 많다. 상당한 운동 효과로 몸을 건강하게 해준다는 체육 본연의 기능을 제외하고도 말이다. 개인 장비 운동이라 레포츠로서의 재미도 쏠쏠하고, 기술을 연마하는 과정에서 배우게 되는 인내와 끈기, 집중력은 올바른 학습 태도 형성으로 이어진다. 또 생활 체육으로서 아마추어가 참가할 수 있는 대회가 다양하게 개최된다. 아이들은 대회 참가를 통해 성취감을 경험한다. 이는 무엇보다 매력적인 장점이다.
고양어울림누리 빙상장에서 스피드스케이팅을 지도하고 있는 이정영(34) 코치는 그 밖에도 스케이팅이 주는 다양한 장점에 대해서 설명해주었다. 빙판 위에서 속도감을 온몸으로 즐기는 스피드스케이팅은 허벅지, 엉덩이, 허리 등 하체를 중심으로 전신 근력을 키워주며 이 과정에서 유연성과 심폐지구력, 균형감까지 자연스럽게 길러진다. 피겨 같은 경우 발레처럼 신체 균형도 잡을 수 있다. 또 피겨 기술을 하나하나 익히고 정복할 때마다 아이들은 짜릿한 쾌감마저 느낀다고 한다. 일종의 성취이자 자신감이다.
“빙상장은 기온이 낮고 습도가 높습니다. 이런 환경이 신체 면역력을 높여주고요. 아토피 질환에 최적의 환경이라고 해서 아토피가 있는 아이들이 배우기도 합니다. OX형 다리 교정 효과도 크고요. 이 부분은 의학적으로 입증이 됐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한 번 배워두면 평생 즐길 수 있는 레포츠다 보니 삶이 풍요로워지죠.”
가까운 빙상장부터 찾아보자
그렇다면 빙상 스포츠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될까. 종목의 특성상 장소의 구애를 받기 때문에 가까운 빙상장부터 찾는 것이 우선이다.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하면 스케이트장을 손쉽게 알아볼 수 있다. 그러나 모든 빙상장에서 강습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빙상장을 찾다 보면 사계절 개장이라고 안내돼 있는 곳이 있어요. 그런 곳들은 실내 빙상장으로 강습을 받을 수 있습니다. 빙상연맹 홈페이지에 게재돼 있지 않은 곳이라면 국제 규격에 맞춘 빙상장이 아니라는 뜻이니까 피하시고요. 강습 신청은 각 링크 홈페이지를 통하거나 방문해서 할 수 있습니다.”
이 코치는 태릉 스케이트장은 선수들을 위한 전용 연습 공간이기 때문에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고 강습도 없으며, 한국체대 빙상장은 학생들을 위한 레슨은 가능하지만 일반인은 이용할 수 없다고 덧붙인다.
강습은 대개 개인 수업과 정규 단체 수업으로 나뉜다. 정규 수업은 주 2~5회로 일정으로, 수업료는 수업일수에 따라 4만~10만원이다. 최소 인원 7명, 많게는 15명 정도가 편성되는 것이 일반적이며 계획된 프로그램 진도에 맞춰 진행된다. 개인 수업은 말 그대로 일대일 수업이다. 종목의 특성상 2, 3명이 한 조가 되기도 한다. 아이의 스케줄과 운동 능력에 따라 맞춤 수업이 가능하고, 기술 스포츠라는 점에서 기본기 잡기에 좋다. 하지만 각각의 수업의 장단점이 뚜렷하므로 운동의 목적과 특성에 맞춰 선택하면 된다.
강습에 필요한 장비는 스케이트와 장갑, 헬멧, 스케이트복이다. 단체 강습의 경우 대여도 가능하고, 개인 교습이라고 해도 스케이트와 장비 일체를 구입하는 데 20만원 안팎이면 충분하다. 물론 중급 이상이 되거나 선수라면 고가의 장비도 필요하다. 하지만 스케이트는 중고 거래가 가능해 생각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시작할 수 있다. 피겨스케이팅의 경우 개인차를 고려해야 하지만 기초 동작을 배우는 데 1개월 정도 소요되고 5, 6세는 이보다 더 걸린다.
기초 동작이란 스케이트를 신고 얼음 위를 직선으로 자유롭게 달리는 것이다. 피겨스케이팅은 태권도의 단증처럼 초급부터 8급까지 9단계 급수가 있다. 보통 3∼6개월 정도 연습하면 초급을 딸 수 있다. 시험 과목은 도형 그리기 등 기본 기술. 초급에서 1급으로 넘어가려면 회전과 점프 기술 등에서 합격점을 맞아야 한다. 보통 5, 6급이면 국가대표 상비군 수준, 7, 8급이면 국가대표급으로 본다. 스피드스케이팅은 초보자가 직선 동작을 모두 익히는 데 단체 강습 기준으로 3, 4개월 정도 소요된다. 팔다리가 길거나 유연성, 표정 연기력이 좋으면 피겨스케이팅이 날렵하거나 골격과 근력, 순발력, 승부욕이 강한 아이라면 속도감을 즐기는 스피드스케이팅이 좋다. 진입 장벽이 높고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인식 때문에 귀족 스포츠, 고급 스포츠라 불리기도 하지만 기초나 입문 단계, 취미로는 생각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배울 수 있으니 시작부터 겁먹을 필요는 없다.
선배 맘이 일러주는 생생 후기
임은진씨(37) 딸 전수빈(피겨스케이팅 경력 3년, 상암초 6)
“특별한 운동을 한다는 자부심, 아이의 자신감을 키우더라고요!”

내 아이의 삶을 조금 특별하게! 요즘 대세, 빙상 스포츠
하나의 기술을 훈련하고, 완성하는 과정을 아이가 경험하면서 끈기와 집중력이 좋아져요. 정신력도 강해지고요. 그래서 공부하는 데 도움이 돼요. 우리 아이는 운동을 집중적으로 하던 시기에 되레 성적이 더 올랐을 정도니까요. 운동보다 공부가 더 쉽다면서 말이죠(웃음). 유연성부터 근력, 바른 자세 등 신체적인 건강은 말할 것도 없고요. 특히 조금은 특별한 운동을 한다는 것이 아이에게 자부심을 가지게 해 자신감도 생기고, 스스로 품위를 지키려는 모습을 보이더라고요. 교육적으로 큰 수확이었습니다. 아이가 원한다면 취미라도 경험하게 해주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현장 코치가 알려주는 생생 정보
이정영(34) 강사 전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현 국가대표상비군코치 겸 고양어울림누리 빙상장 강사

내 아이의 삶을 조금 특별하게! 요즘 대세, 빙상 스포츠
Q 스피드스케이팅과 피겨스케이팅 등 동계 스포츠를 시작하기에 적당한 연령 때는 언제인가? 선수가 목적이든, 취미로 배우는 것이든 대부분 6, 7세의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저학년 때가 가장 많이 시작하는 연령대고, 또 적정한 시기다. 기술이 중요시되는 종목이라 중학교를 넘어가면 어려운 점이 있다. 장소의 구애를 받는 특성이 있어 경기장 근처에 사는 아이들이 주로 배우는 편인데 요즘은 많이 대중화됐다.
Q 어떤 아이들에게 권해주고 싶은가? 달리기를 잘한다거나 재능이 있어서 시작하기도 하고 치료 등 특수 목적에서 하기도 한다. 다리나 몸에 힘이 없거나 다리가 휜 아이, 내성적이고 비활동적인 아이들이라면 권해주고 싶다. 또 자신감이 없거나 잔병치레가 많은 아이들에게도 스케이트가 큰 도움이 된다. 개인 운동이라 거부감 없이 적응한다. 학교 수업에 빙상 종목이 있어 시작하는 경우도 많다. 요즘은 동계 스포츠와 관련된 해외 스포츠 영어 캠프가 늘어나 준비 차원에서 배우기도 한다.
Q 선수가 목적인지, 취미가 목적인지 처음부터 결정해야 하는가? 재능이 있거나, 시작부터 선수가 되겠다고 하는 경우도 있지만 매우 드물다. 대부분 취미로 시작한다. 처음부터 선수가 되는 것을 목적으로 접근하면 스트레스로 인해 금세 포기하기 쉽다. 국가대표 선수들도 대부분 취미로 시작한 경우가 많다. 6, 7세 정도에 스케이트를 대여해 얼음을 익히며 재밌게 놀며 부담 없이 시작하라고 권하고 싶다. 7세 이후에 스피드스케이팅이나 피겨스케이팅 중 선택해 수업을 받아도 늦지 않다.
Q 아마추어 대회도 많다고 들었다. 생활체육협의회에서 주관한다. 연맹은 선수들을 위한 곳이다. 대표적인 대회는 문화체육부 장관 배나 스포츠토토 배 등이 있고, 일반 기업에서 주최하는 스케이트 대회도 있다. 각 빙상장마다 대회를 개최하기도 한다. 유치부부터 시작되고 개인이 참가 신청을 할 수도 있다.
Q 현장에서 직접 지도하면서 학부모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성장기에 빙상 종목을 하면 키가 잘 자라지 않는다며 걱정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속설이다. 오히려 성장판을 자극한다. 또 기술 스포츠라 처음 배울 때 바른 기본기가 중요한데 무조건 ‘빨리 타는 모습’만을 바라신다. 선수든, 취미든 잘못된 자세는 후에 문제가 된다. 체계적으로 배워갈 수 있도록 여유 있게 기다려주면 좋겠다.
서울&경기 주요 아이스링크 리스트

내 아이의 삶을 조금 특별하게! 요즘 대세, 빙상 스포츠
위치 서울 양천구 목1동 914
문의 02-2649-8454, www.mdicerink.co.kr
●롯데월드 실내아이스링크
위치 서울 송파구 잠실동 40-1
문의 02-411-4592
●동천재활체육센터
위치 서울 노원구 하계1동 288-1
문의 02-949-9114, www.dcsports.co.kr
●광운대학교 아이스링크
위치 서울 노원구 월계1동 468-5
문의 02-940-5491, icerink.kw.ac.kr
●고려대학교 아이스링크
위치 서울 성북구 안암동5가 1-2
문의 02-3290-4243, www.kicerink.co.kr
●동남스포피아 아이스링크
위치 인천 연수구 연수동 536 3층
문의 032-814-1331, www.spopia.co.kr
●인천공항 아이스링크
위치 인천 중구 운서동 2850
문의 1577-2600, www.airport.kr
●고양어울림누리 얼음마루 빙상장
위치 경기 고양시 덕양구 성사동 777
문의 031-960-0300, spart.gys.or.kr
●과천시시설관리공단 빙상장
위치 경기 과천시 중앙동 6-2
문의 02-500-1320
●분당 올림픽스포츠센터
위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90
문의 031-708-7481
●수원 탑동 아이스링크
위치 경기 수원시 권선구 탑동 512
문의 031-296-3443, 아이스링크.kr
●안양종합운동장 실내빙상장
위치 경기 안양시 동안구 비산3동 1026-9
문의 031-389-5278
●의정부 실내빙상장
위치 경기 의정부시 녹양동 284-4
문의 031-828-4855
●탄천종합운동장 빙상장
위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486
문의 031-725-7100
■글 / 강은진(객원기자) ■사진 / 민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