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 평생 꿈을 위한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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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미리 준비하는 엄마표 진로교육 가이드

부모가 “커서 뭐가 되고 싶니?”라고 물었을 때 명쾌하게 대답할 수 있는 아이는 얼마나 될까. 그렇다고 아이가 꿈이 없다고 미리 조바심 낼 필요는 없다. 아이의 꿈에도 ‘진로교육’이 필요하니 말이다. 미리미리 아이의 진로를 코칭해주고 꿈을 설계해주는 ‘엄마표 진로교육’에 대해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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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 나오는 공무원이 될래요!
취업반이 돼서야 진로 고민을 하는 대학생, 유례없는 취업난을 뚫고 입사한 회사를 조기에 그만두는 회사원…. 2013년 대한민국의 청춘들은 여전히 방황 중이다. 단군 이래 최고 학력이라 불리는 황금 세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단군 이래 최악의 집단 방황을 하고 있는 것이다. ‘좋은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곧 좋은 진로’라 배우며 자란 2030 세대는 성인이 돼 지독한 꿈의 부재를 겪고 있다.

문제는 진로 체험학습, 적성검사 등 진로교육을 받고 자란 지금의 우리 아이들에게서도 비슷한 모습이 발견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5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남지부에서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경상도 초등학생 10명 중 3명은 교사, 공무원이 되길 희망한다고 한다. 경상도 초등학교 5, 6학년 총 9백21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조사에서 29.3%(2백70명)가 교사, 공무원을 꼽은 것이다. 두 번째로 많이 꼽은 예술가 16.9%(1백56명)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숫자이다. 초등학생 장래희망에서 늘 상위권을 유지하던 연예인은 12.5%로 세 번째에 올랐다. 교사, 공무원을 장래희망으로 꼽은 이유로는 ‘연금이 나오기 때문’이라고 답해 설문 조사를 진행한 교사들이 당황했다는 후문. 초등학생들의 대답은 대학 입학과 동시에 각종 고시를 준비하는 새내기 대학생이나 전공 불문하고 공무원 시험에 매진하는 취업 준비생의 대답과 꼭 같다. 마치 아이들과 지금 2030 세대들은 과거, 현재, 미래로 이어지듯 비슷한 모습이다.

이 같은 결과는 ‘요즘 아이들은 꿈이 없다’ 혹은 ‘요즘 아이들은 모두 연예인만 꿈꾼다’라는 것과는 다른 우려를 낳게 한다. 또 장래희망으로 교사와 공무원, 예술가, 연예인을 선택한 비율이 약 60%로 세 직업군에 뚜렷한 몰림 현상을 보였다. 사회적으로 인기가 높은 직업을 선호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아이들은 본인이 알고 있는 직업 중 하나를 장래희망으로 꼽았을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다양한 직업을 공부하거나 체험할 기회가 적었다는 분석을 내린 것이다. 결국 2013년 우리 아이들 역시 황금 세대와 같은 문제에 봉착할 확률이 높은 것이다.

새 정부 교육 핵심 키워드, 진로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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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어릴 때부터 모든 학생들의 잠재력을 찾아내는 일이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라며 진로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런 대통령의 의중을 그대로 담은 정책이 자유학기제다. 자유학기제란 과도한 학업 부담에서 벗어나 자신의 적성과 소질을 찾을 수 있도록 중학교 과정 중 한 학기를 ‘자유학기’로 운영하는 제도로 학생의 흥미와 적성을 고려한 다양한 체험활동을 중심으로 학교 수업이 이루어진다.

2015년부터 단계적으로 확대 실시된다는 방침이며, 적용 대상은 중학교 1학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2년 후에 실시될 이 획기적인 제도를 두고 학부모, 학생, 교사, 전문가의 의견이 모두 엇갈리는 상황이다. 이런 혼란과 불안을 반영하듯 교육계에서는 말 그대로 ‘진로교육’ 열풍이 불고 있다. 사교육 시장에서는 벌써 다양한 진로교육 프로그램을 발 빠르게 내놓는가 하면 각종 진로교육서가 쏟아지고 있다.

이러한 사교육 시장에 대항하듯 학교에서는 체험활동 프로그램으로 진로교육을 하거나 아예 지역사회가 발 벗고 나서기도 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서울 강동구를 들 수 있다. 구청에 소속된 하나의 부서가 아닌 최초로 독립적인 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 ‘상상팡팡’을 지어 아이들의 전문적인 진로교육과 진로 체험을 직접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진로교육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자유학기제에 대한 반응은 극과 극이다. 아이들의 잠재력을 찾기 위한 국가의 노력인지, 아니면 매년 바뀌는 변덕스러운 교육 정책의 일환인지 아직까진 명확한 것이 없다. 그래서 현재 초등학교 고학년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클 수밖에 없다. 기존 직업 체험활동을 계속 이어가야 하는지, 아니면 새로운 준비를 시작해야 하는지 초등학교 고학년 부모는 물론 저학년 부모들까지도 진로교육에 대한 정보를 바쁘게 수집하고 있다.

덴마크 담임교사처럼 진로교육하는 법
교육 선진국으로 꼽히는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는 이미 진로교육이 다양한 형태로 정착됐다. 그중 덴마크 진로교육을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작은 반도 국가, 자원보다는 무역에 의존하는 경제구조 등 한국과 비슷한 점이 많지만 국민 행복지수는 전혀 다르다. 덴마크는 국가경쟁력, 행복지수, 1인당 국민소득 모두 세계 최상위권이면서 2012년 4월 유엔의 세계 행복보고서에서 1백50개국 중 가장 행복한 나라 1위, OECD 국가 국민 행복지수에서 10점 만점에 8.09점으로 1위 등 말 그대로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다. 반면 우리나라의 행복지수는 10점 만점에 4.2점으로 OECD 34개 회원국 중 32위이자 평균 6.25에도 크게 못 미친다. 이토록 두 나라의 행복지수가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이유, 바로 교육의 차이다.

우리나라 아이들이 어린 나이부터 안정적인 직업을 얻기 위해 공부에 매진할 때 덴마크 아이들은 창의성과 자신감을 기르며 성취감을 주는 직업을 꿈꾼다. 덴마크의 진로교육은 아이를 꾸준히 지켜봐온 사람, 즉 담임교사의 역할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고등학교 진학 전 담임교사가 아이에 대한 관찰 결과를 가지고 학생, 학부모와 상담을 진행한다. 대부분 학부모는 담임교사가 아이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담임교사가 직업학교를 추천하면 학부모는 대개 그 의견을 받아들이는 편이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다니는 9년 동안 담임교사는 아이들의 성격과 취미,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등을 파악하며 끊임없이 애정 어린 시선으로 관찰한다. 공교육과 담임교사에 대한 깊은 신뢰감이 바탕이 돼야 하기에 덴마크 진로교육을 단기간에 우리나라 공교육에 도입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다. 대신 부모가 직접 아이의 덴마크 담임교사가 되는 것을 추천한다. 제3자의 관찰처럼 객관적으로 바라보되, 아이의 타고난 소질과 능력을 발견하며 아이들에게 항상 관심을 쏟고 있다는 것을 잊지 않게 해주는 것. 바로 행복한 아이가 행복한 어른이 돼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덴마크의 진로교육이다.

아이의 가능성을 높여주는 다양한 체험
덴마크에도 우리나라처럼 아이의 특기와 재능을 키워주는 방과 후 프로그램과 비슷한 ‘웅돔 스쿨’이 있다. 음악, 미술, 스포츠, 공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아이의 흥미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체험을 할 수 있다. 무상으로 진행되며 관심이 가는 분야의 실무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각 분야 전문 강사들이 수업을 진행한다. 아예 덴마크 정부는 웅돔 스쿨을 초등학교 반경 10km 이내에 개설하도록 법으로 정했다.

내 아이 평생 꿈을 위한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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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의 경우 ‘전환학년제’를 도입해 1년 동안 교과 공부 대신 진로를 고민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100% 입시만으로 대학 진학이 결정되기 때문에 아일랜드의 수험생은 입시 학원을 다니고 늦은 밤까지 공부를 한다. 우리나라 고3과 닮은꼴이다. 그런데 이 중요한 시기에 1년을 진로 고민을 위해 내준다는 것이 우리나라 기준으로 생각한다면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아일랜드는 흥미와 적성을 찾아가는 것이 입시만큼이나 중요하다고 판단해 1974년부터 지금까지 제도를 유지해오고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은 아이들의 진로 선택에도 안성맞춤인 표현이다. 직업 관심도가 높은 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다양한 직업을 알게 되며 선택의 폭도 넓어지게 된다. 이른바 교육 선진국으로 꼽히는 덴마크와 아일랜드에서 아이들의 진로 체험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양한 진로 체험이 구축되지 않은 과거에는 책이나 영화 등 간접 체험에 만족해야 했지만 최근 높아진 관심을 반영하듯 곳곳에서 진로체험센터가 문을 열고 있다. 현재 초등학생 아이들이 직업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으로 고용노동부에서 운영하는 직업 체험 테마파크 ‘한국 잡월드’, 90여 가지 직업 체험이 가능한 ‘키자니아’, 4주간 임명장을 수여받고 외교부 업무를 체험해볼 수 있는 ‘외교통상부 어린이 외교관학교’ 등이 있다. 또 현재 서울에는 강동구 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 ‘상상팡팡’, 노원구 ‘상상이룸’, 성동구 ‘진짜센터’, 금천구 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 등 총 4곳의 직업 체험관이 있으니 아이와 방문해보면 좋겠다.

아이가 스스로 진로를 경험하고 공부하면서 체득한 진로교육은 켜켜이 쌓여 직업의 스펙트럼을 넓혀준다. 반면 부모 손에 이끌려 억지로 진로교육을 진행한다면 알맹이는 쏙 빠진 채 수박 겉핥기가 되기 쉽다. 아울러 진로교육은 특별해야 한다는 편견은 버려야 한다. 특별히 어디를 가서 보고 배워야 하는 ‘특별한’ 교육이 아니라 일상에서도 얼마든지 가르치고, 배울 수 있는 생활 밀착형 교육으로 진행돼야 한다. 친척들의 직업에 대해 알아보거나 길을 걷다 보면 만날 수 있는 직업을 살피는 등 일부러 시간을 내서 진로교육을 하는 것보다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런 과정을 통해 아이의 흥미와 관심의 폭을 넓혀주고 타고난 재능과 적성을 발견하는 것, 엄마표 진로교육의 핵심이다.

아이가 계속 꿈꿀 수 있는 진로의 길을 걷기 위해선 엄마 역시 끊임없이 직업에 대해 공부해야 한다. 한국고용정보원의 발표에 따르면 2013년 신생 직업이 33개에 이를 정도로 현대사회는 빠르게 새로운 직업이 생겨나고 또 그만큼 사라진다. 아이에게 진로교육을 하기 전 새로운 직업에 대해 미리 알아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책 속에서 답을 찾는 진로 독서 처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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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 모르겠어요”
「엠마」(웬디 커셀만·바바라 쿠니 저, 느림보)
책의 실제 주인공인 엠마 스턴은 늦은 나이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어느 날 식구들이 사다 준 그림이 마음에 들지 않아 붓을 잡은 게 화가로서의 첫 출발이었다. 자신이 그림에 소질이 있는지 모른 채 살다가 우연한 기회에 그림을 접한 그녀는 일흔이 넘은 나이에 유명 화가가 됐다. 마음이 가는 대로 실천하다 보면 어느새 내가 가장 잘하는 것, 가장 좋아하는 것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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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공부만 잘하면 원하는 직업을 가질 수 있나요?”
「누구나 세상의 중심이다」 (김향금·이지수 저, 웅진주니어)
조선시대 천문학자이자 실학자인 홍대용은 어릴 때부터 공부를 열심히 하고 성적 또한 뛰어났다. 하지만 당시 양반들과 달리 과거 시험보다는 천문학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시험을 위한 공부가 아닌 자신이 진짜 좋아하는 ‘공부’ 천문학을 배우게 됐다.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잘하는 것은 원하는 직업을 갖기 위해서가 아니다. 나에게 주어진 일을 얼마나 성실하게 노력하며 이루는지 삶에 대한 자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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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유학을 가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나요?”
「내 이름이 담긴 병」(최양숙 저, 마루벌)
미국으로 이민을 가게 된 주인공 은혜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은혜’라는 이름 때문에 겪게 되는 예상치 못한 일과 이를 지혜롭게 해결하는 과정이 그려진다. 유학을 떠난다면 정체성의 혼란뿐 아니라 언어 장벽으로 인한 의사소통 문제 등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떠나기 전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는지 충분히 생각해본 뒤 확고한 목표의식을 갖고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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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한번 정한 직업은 절대로 못 바꾸나요?”
「나, 화가가 되고 싶어」(윤여림 저, 웅진주니어)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능력과 적성을 찾아 제2, 제3의 직업을 생각한다. 화가 윤석남은 마흔 살이 넘어서야 주부의 삶에서 화가의 길에 접어든다. 화가로 데뷔한 뒤 한국을 대표하는 여류 화가이자 여성 운동가로 이전과는 다른 삶을 걸어오게 된 그녀의 삶을 되짚어볼 수 있다. 정해진 직업과 정해진 때는 없다. 다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용기 있게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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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잘할 자신이 없어요”
「점」(피터 레이놀즈 저, 문학동네 어린이)
책의 주인공 베티도 그림에는 전혀 관심도 소질도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신의 그림을 칭찬해주며 가치를 부여하는 선생님을 통해 점차 자신감을 회복한다. 베티가 찍은 점은 점차 멋진 예술 작품으로 변해 전시회까지 열게 된다.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과감히 도전하고 열정적으로 배우자. 과정을 통해 성장하며 어느새 몰라보게 변화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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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유명해지면 성공한 건가요?”
「선생님, 바보 의사 선생님」(이상희·김명길 저, 웅진주니어)
장기려 박사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의사가 됐지만 부와 명예를 좇기보단 무소유의 삶을 선택했다. 가난하고 힘없는 이웃들을 보살피는 데 자신의 평생을 바친 그는 누구나 알 정도로 유명인사는 아니다. 하지만 자신이 원하고 추구했던 꿈을 현실로 이뤘으며 사람들에게 오래도록 존경받고 기억되는 사람이 됐다. 유명인사도 쉽게 이루지 못할 값진 성공을 이룬 그의 삶의 의미를 되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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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돈을 많이 벌면 행복할까요?”
「세상에서 가장 큰 집」(레오 리오니 저, 마루벌)
큰 집을 짓고 싶어 하는 어린 달팽이에게 아빠 달팽이는 이야기 하나를 들려준다. 누구나 부러워할 정도로 크고 화려한 집을 가져 모두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던 어느 달팽이가 정작 그 집 때문에 모든 걸 잃게 된다는 이야기다. 돈이 넘치고 화려한 보석들이 많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한 것은 아니다. 무엇을 추구하고 어떤 것을 소유해야 하는지, 진정한 행복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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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쉽고 편한 일만 할 수는 없을까요?”
「나의 를리외르 아저씨」(이세 히데코 저, 청어람미디어)
예술 제본이 발달한 프랑스에는 이미 인쇄된 책들을 분해해 보수한 뒤 책 표지를 아름답게 꾸미는 를리외르라는 직업이 있다. 한마디로 책을 고쳐주는 의사다. 60가지가 넘는 공정에 이틀이라는 긴 시간이 소요되지만 를리외르 할아버지는 과정 하나하나에 혼을 다해 책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는다. 를리외르 할아버지가 직업을 넘어 사명으로 받아들였던 장인정신에서 일의 가치와 일에 임하는 자세를 배울 수 있다.


Mini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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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부터 직업에 대한 편견을 버리세요”
서울 강동구 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 권인수 센터장

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장으로서 바라봤을 때 요즘 아이들의 꿈, 어떤 특징이 있는가?
우리나라는 사회 전반에 걸쳐 지나치게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거나 돈과 안정된 삶만을 좇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것은 아이들에게도 그대로 영향을 준다. 최근 아이들 장래희망 순위에 안정적인 공무원과 화려한 연예인, 두 직업군이 상위권에 머무는 이유다. 부모가 강요하지 않아도 이미 사회에서 지속적으로 주입된 이미지가 아이들의 꿈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초등학생 자녀의 진로교육시 부모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흥미를 끊임없이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남들 다 하니까’라는 마음으로 아이에게 억지로 직업 체험을 시키는 것은 좋지 않다. 특히 부모가 생각하기에 사회적으로 명망 있는 직업만 체험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더더욱 금물이다. 아이가 흥미를 느끼는 분야를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되도록 많은 대화를 나눌 것을 추천한다. 부모와의 대화 피드백이 없는 직업 체험은 아이에게 그저 놀이에 불과하다. 체험을 하면서 느꼈던 감정이나 체험한 직업과 연계성이 있는 일에 대해 함께 대화하며 아이의 직업 세계관을 넓혀줘야 한다.

진로교육시 부모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부모가 갖고 있는 직업적 편견을 버려야 한다. 살아오면서 누구나 특정 직업에 대해 불쾌한 경험이나 안 좋은 기억 등으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질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이미지를 아이에게 그대로 노출하게 된다면 아이 역시 같은 편견을 갖게 될 수 있다. 이것은 아이의 무한한 가능성을 부모가 억지로 막는 것과 같다. 아이의 긍정적인 직업관을 위해서 먼저 부모가 열린 마음으로 진로교육에 접근해야 한다.

아이의 진로교육, 어떤 방식으로 진행해야 하는가?
진로교육은 크게 3단계로 나눠 설명할 수 있다. 1단계는 자기 이해 과정으로 아이가 갖고 있는 장점을 발견하고 재능과 적성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2단계는 진로 탐색으로 아이의 관심 분야에 대해 다방면의 정보를 수집하며 진로 로드맵을 그려나가는 과정이다. 3단계는 진로 현장 체험 과정으로 직업을 체험하거나 그 분야의 멘토를 만나 생생한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하지만 1, 2단계는 건너뛰고 3단계만 진행하는 부모가 많다. 앞서 말했듯이 직업에 대한 이해와 정보 없이 이뤄지는 체험은 아이에게 그저 놀이에 불과하다. 교육적인 측면을 기대한다면 단계별로 진로교육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

직업체험센터를 방문하는 것이 힘들 경우 집에서 할 수 있는 직업 체험이 있다면?
쉽게는 TV나 영화를 보며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예능 프로그램에 류현진 선수가 나왔다면, 야구선수에서 시작해서 다른 종목 선수로 주제를 넓혀나갈 수도 있고, 야구선수의 훈련 과정, 경기룰, 국가대표 발탁 등 한 분야에 대해 깊게 이야기할 수도 있다. 혹은 길을 가면서 쉽게 볼 수 있는 기업 홍보물을 통해 그 회사에 속한 다양한 직업에 대해서도 설명해줄 수 있다. 진로교육을 거창하게 생각하지 말고 일상 속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직업을 알려준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면 한결 쉬울 것이다.

꿈이 수시로 바뀌는 아이나 꿈이 없는 아이는 진로교육에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좋은가?
초등학생의 경우 꿈이 수시로 바뀌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오히려 꿈이 자주 바뀌면서 다양한 직업을 알게 되는 좋은 점도 있다. 걱정스러운 마음을 접고 아이의 꿈에 맞춰 진로교육을 진행하면 된다. 개인적으로는 아이들은 모두 마음속에 꿈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걸 입 밖으로 꺼내기가 쑥스러워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혹시라도 답답한 마음에 “너는 잘하는 게 뭐니?”라고 물어서는 절대 안 된다. 아이가 마음속에 품은 꿈을 스스로 말할 때까지 재촉하지 않고 기다려주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진로교육을 진행하고 있거나 계획 중인 부모에게 조언을 한다면?
진로교육은 단거리 달리기가 아니라 마라톤과 비슷하다. 오래 달려야 하기에 멀리 보는 시야도 필요하고, 호흡도 일정하게 유지하며 지치지 않도록 페이스 조절을 해야 한다. 마라톤 선수에게는 페이스 조절을 하며 함께 뛰는 페이스메이커가 있는데 진로교육에선 부모가 이 역할을 해야 한다. 때때로 부모 스스로 마라톤 경기를 지켜보는 관중이나 선수를 가르치는 코치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자기 점검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아무리 좋은 진로교육일지라도 아이의 행복한 삶이 먼저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기획 / 장회정 기자 ■글 / 이선희(프리랜서) ■사진 / 김영길, 안진형(프리랜서) ■참고 서적 /「북북서로 진로를」(조월례·경민대학교 독서교육연구소 저, 나무늘보), 「진로력, 10년 후 내 아이의 명함을 만든다」(정영미 외 저, 라이스 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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