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력 세계 기네스 기록 보유자, 에란 카츠의 두뇌 이야기

기억력 세계 기네스 기록 보유자, 에란 카츠의 두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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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적인 기억력의 보유자 에란 카츠가 신간 「뇌를 위한 다섯 가지 선물」을 발간하고 한국을 찾았다. 이 책은 기존의 지루하고 딱딱한 주입식 자기계발서가 아닌 소설의 형식을 빌려 그가 독자에게 이야기해줄 ‘뇌’에 대한 세부적인 지침들을 담아냈다. 스토리에 빠져 탐독하다 보면 어느새 일상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뇌를 깨우는 법’을 익힐 수 있는 것이다. 에란 카츠를 직접 만나 뇌와 기억법 그리고 학습법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기억력 세계 기네스 기록 보유자, 에란 카츠의 두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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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란 카츠의 한국 이야기

안녕하세요. 이번이 몇 번째 한국 방문인가요?
2008년에 「슈퍼 기억력의 비밀」이란 책으로 내한했고 이번이 두 번째 방문입니다.

이번 책에 한국계 학생 ‘미선’이라는 인물이 등장하고 팔만대장경, 세종대왕 등이 소재로 나옵니다.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뭔가요?
한국에 처음 방문했을 때 이스라엘과 많은 부분이 닮았다고 생각했어요. 마치 태어나자마자 헤어진 형제처럼 닮았어요. 양국은 교육이나 학습에 대한 큰 열정을 갖고 있죠. 또 한국이 미국의 큰 기업을 상대로 도전하는 모습을 보며 이스라엘 사람들의 용기가 떠올랐어요.

한국에서는 유대인식 교육법에 대해 큰 흥미를 갖고 있는데, 알고 있나요?
많은 사람들이 아이들의 학습 능력이나 기억력을 키우는 유대인식 방법을 물어보곤 합니다. 그렇지만 제 생각에는 한국의 학습법도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이스라엘 독자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이스라엘 친구와 한국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친구는 ‘한국 하면 삼성과 LG’가 떠오른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그게 한국에 대해 아는 것 전부야?’라고 되물었더니 좀 더 생각한 뒤 ‘아! 강남스타일’이라고 하더군요. 저는 한국인의 아름다움과 지혜, 고유 문화에 대해 알리고 싶어요. 책의 반응은 좋아요. 이미 이스라엘에서 베스트셀러가 됐고 많은 독자들이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고 생각해요. 그중 한 분이 이미 한국행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고 저에게 알려왔어요. 한국 관광청에 로열티라도 받아야 되는 거 아닌지 모르겠어요(웃음).

한국 문화에 대한 공부는 어떻게 했나요?
책을 통해 한국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특히 뇌나 기억력의 발달과 관련해 언어를 쉽게 익히는 기술을 찾다가 세종대왕을 알게 됐어요. 누구나 한 달 만에 익힐 수 있는 글자, 한글을 만들었다는 점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두뇌력, 연습하기

최근 스마트폰의 발달로 인간은 점점 뇌를 쓰지 않는다는 말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면서 예전에는 머리로 기억했던 정보를 기술로 대체하게 됐죠. 기술이 발달할수록 우리는 뇌를 더욱 단련해야 해요. 저는 아직도 기계가 인간 두뇌의 모든 것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기억력 세계 기네스 기록 보유자, 에란 카츠의 두뇌 이야기

기억력 세계 기네스 기록 보유자, 에란 카츠의 두뇌 이야기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만의 능력,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우리가 가진 가장 큰 능력, 직관이에요. 첫 번째 가게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옷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건 우연이 아니에요. 경험과 직관에 의한 우리의 능력에서 비롯된 것이지요. 또 축구선수가 순간적으로 ‘슛을 할까, 아니면 패스를 할까’ 하는 정보들은 단 1초 만에 연산된다고 해요. 결코 컴퓨터가 대신할 수 없는 능력이죠.

기억력 천재 에란 카츠씨는 휴대전화에 번호를 저장해서 쓰나요?
사실 정신적 게으름과의 싸움인데, 기억력은 꼭 필요할 때만 쓰고 24시간 늘 쓰지는 않아요. 실제로는 거의 외운다고 볼 수 있습니다만…, 제 단축 번호 1번은 큰딸의 전화번호인데 항상 그렇게 쓰다가 직접 전화할 때 생각이 나지 않은 적이 있어요. 그래서 아내에게 전화를 한 적이 있죠(웃음). 사실 기억력에 그렇게 집착할 필요는 없어요. 두뇌력과 기술력을 절충해서 사용하면 됩니다.

에란 카츠씨의 두뇌력 연습법을 위한 생활습관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뇌를 위한 활동은 기본적으로 다 좋은데 제일 좋은 방법은 독서입니다. 그리고 십자 퍼즐, 외국어 공부 혹은 라디오, 교양 프로그램이나 뉴스를 보는 것 등 정신적 활동을 자극하는 것은 모두 두뇌력에 도움이 됩니다. 게임 중에서는 ‘앵그리버드’가 좋아요. 게임을 통해 실수를 깨닫고 다시 시도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으니까요.

실수를 깨닫고 다시 시도해본다. 마치 교육 지침서 같은 이야기인데요?
맞아요. 아이들에게는 “넌 천재야”라고 칭찬하는 것보다 “실수를 고치려고 노력했다”라고 칭찬해야 해요. 앵그리버드는 실패를 했을 때 같은 방법으로 다시 시도하는 건 의미가 없죠. 다른 방법을 사용해야 클리어되니까요. 인생을 보더라도 ‘옳은 실수’를 많이 하는 게 좋아요. 유대인들은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항상 질문을 하고 고쳐나갑니다. 그런 결과로 수많은 노벨상을 탈 수 있었지요.

공부 잘 하는 법

두 딸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 에란 카츠씨의 자녀교육법을 묻고 싶어요.
최고의 교육은 무조건적인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머지는 자연스레 따라오는 거죠. 이런 방법으로 외우라고 강요하지 않아요. 대신 큰 시험이 있을 때 딸들이 알아서 저에게 기억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물어봅니다. 그때 즐겁게 가르쳐줘요. 아이들이 압박받지 않고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입니다.

아버지의 기억법을 배웠다면 딸들이 1등을 놓치지 않겠어요.
1등이 되려고 하지 말라고 해요. 대신 2등 정도를 노려보라고 하죠. 아마 결과적으로 압박받는 1등보다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참고로 저는 제 아이큐를 몰라요. 그것에 대한 관심도 없고요. 자신이 얼마나 똑똑한가가 중요한가요? 그것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가가 중요하죠.

학습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공부법이 있을까요?
아이들에게 공부를 하라고 할 때 보통 순서대로 하라고 하잖아요? 그러지 말고 흥미가 있는 것부터 공부하라고 얘기해야 합니다. 그렇게 흥미로운 부분부터 익히다 보면 공부하는 재미가 붙으면서 학습 효과가 높아지죠. 유대인들이 쓰는 방법 중에는 학습 중 재미없는 부분을 만나면 일어나서 다른 사람과 함께 공부하라는 것이 있어요. 서로 논쟁하고 질문을 하며 “왜 그렇게 생각하지?”, “다른 방법은 없나?”에 대한 질문과 반박이 이어지면서 흥미를 유발시키는 거죠.

우리나라의 공부법은 선생님이 가르치고 학생들이 받아 적으며 외우는 수동식이 대부분인데요.
지식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문제에 대한 도전과 질문을 하면서 배우는 것이 어떨까요? 기억을 잘하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최고의 팁은 열정을 갖는 겁니다. 일상의 사소한 부분에서도 열정과 흥미를 가진다면 훨씬 더 기억을 잘 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어요.

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이 활용할 수 있는 기억법 팁을 알려주세요.
일어나서 논쟁하는 것에 대해 얘기했듯이 고등학교 이상인 자녀들에게 시험공부를 하거나 복습을 할 때 일어나서 조금씩 걸으면서 생각을 하도록 해보세요. 뇌로 흐르는 혈류와 산소 공급량이 늘어나 집중하고 기억하는 데 훨씬 더 도움이 됩니다. 걸으면서 문제를 복습하게 되면 절반의 시간으로 2배의 양을 외울 수 있습니다. ADHD 학생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는 방법입니다. 덧붙여 살까지 뺄 수 있고요(웃음).

에란 카츠가 전하는 당신의 뇌를 위한 한마디
●나쁜 기억과 나쁜 경험은 무거운 짐과 같아요. 앞으로 나아가고 발전하는 데 방해가 되지요. 유대인은 살아남으려면 박해의 기억을 지우고 앞으로 나아가는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더 나은 현재와 미래를 추구하는 사람에게 망각은 훌륭한 선물이 될 수 있어요.

●피곤할 때는 절대로 결정을 내리지 말아야 합니다. 가장 효과적인 결정은 제한적인 질 높은 정보를 바탕으로 내린 것이지요. 정보량이 늘어나면 오히려 잘못된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로드맵을 작성할 때는 두세 개의 길을 제시해야 합니다. 많은 정보가 아닌 양질의 정보 2~4개면 충분해요. 예를 들어 주식을 할 때 40가지 정보로 판단하는 것보다는 3가지 정보로 판단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특정한 기술을 계속 연마하다 보면 직관이 발달합니다. 직관은 후천적으로 습득하는 기술이지요. 합리적인 측정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직관을 작동시켜야 합니다.

●가슴과 논리가 충돌하면 언제든 가슴이 시키는 대로 따르세요.

●이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은 결국 정해진 시간 동안 우리가 빌려 쓰는 것일 뿐입니다. 절제하면 오히려 행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매일 조금씩 자제력을 발휘하는 연습을 해보세요.

●실수를 저지른 후에는 얼마든지 교훈을 얻고 그 실수를 바로잡을 수 있는데, 자만심 때문에 그러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이 내리는 벌 같은 것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오직 자신의 행동에 따른 결과가 있을 뿐입니다.

●미래에 더 나은 결정을 내리려면 자기비판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과거를 돌아보며 무엇이 잘못됐는지 평가해야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변화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에게 지금껏 했던 그 어떤 맹세보다 뛰어난 ‘최고의 맹세’를 하세요. 정해놓은 시간 동안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맹세를 하십시오.

기억력 세계 기네스 기록 보유자, 에란 카츠의 두뇌 이야기

기억력 세계 기네스 기록 보유자, 에란 카츠의 두뇌 이야기

에란 카츠는…
1965년 이스라엘 출생으로 천재적인 기억술로 유명하며, 5백 자리의 숫자를 단 한 번 듣고 기억해 기억력 부문에서 세계 기네스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1998년 설립한 메가마인드 메모리 트레이닝의 CEO로 기억 증진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해왔다.

“저는 제 아이큐를 몰라요. 관심도 없고요. 자신이 얼마나 똑똑한가가 중요한가요? 그것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가가 중요하죠”

■글 / 이유진 기자 ■사진 / 김영길 ■참고 서적 /「뇌를 위한 다섯 가지 선물」(에란 카츠 저,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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