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건강을 바라는 엄마의 노력

육아 삼국지_한국 서우 맘 이야기

아이의 건강을 바라는 엄마의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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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가 언제나 밝고 씩씩하게, 한 점 티 없이 기운차고 건강하게 크길 바라는 것이 세상 모든 엄마, 아빠들의 바람일 테지만 아이들은 종종 아파서 부모를 속상하게 만들기도 한다. 끙끙 앓는 아이를 볼 때면 대신이라도 아파주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 그러한 마음으로 언제나 두 딸의 건강을 돌보는 서우 맘 박소영씨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1·2 서우의 물사마귀가 채우에게까지 옮아서 또다시 피부과를 찾았어요. 얼굴에 마취 연고를 바르고 40분 동안 기다리면서 책도 보고 간식도 먹었어요.

1·2 서우의 물사마귀가 채우에게까지 옮아서 또다시 피부과를 찾았어요. 얼굴에 마취 연고를 바르고 40분 동안 기다리면서 책도 보고 간식도 먹었어요.

아이들을 괴롭히는 지긋지긋한 물사마귀
서우가 네 살 때 큰 병은 아니었지만, 아파서 오랫동안 마음을 졸였던 적이 있었어요. 바로 온몸에 생긴 물사마귀 때문이었지요. 처음 입 주변에 한두 개 보일 때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점차 번지더니 급기야 얼굴 가득 ‘물사마귀 밭’이 되고 말았답니다. 큰아이는 물사마귀로 고생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워낙 무지했던 엄마 탓에 서우는 뒤늦게야 병원을 찾았어요. 그런데 그 많고 많은 피부과에서 선뜻 아이의 물사마귀를 떼어주겠다는 곳이 없어 그렇지 않아도 속상하고 미안한 마음에 또 한 번 상처를 받았어요. 심지어 어떤 병원에서는 그냥 엄마가 살살 짜보라고 권하기까지 하더라고요. 겨우 수소문을 해서 찾아간 병원에서도 의사선생님께서 몸에 난 사마귀라면 당장 제거할 수 있겠지만 여자아이 얼굴에 난 것이라 흉터가 생길까봐 조심스럽다고 하시더라고요. 대학병원에서 마취를 하고 제거하는 방법도 있다며 저한테 선택을 하라고 하셨어요. 며칠을 고민하다가 마취는 아이에게 오히려 더 위험할 듯해 그냥 동네 피부과에서 제거하기로 했어요. 아빠까지 대동해 울고불고하는 아이를 겨우 안심시키고 병원으로 갔지요.

시술 방법은 생각보다 무척 간단해서 왜 바로 병원에 오지 않았을까 후회가 될 정도였어요. 우선 물사마귀 부위에 마취 크림을 바르고 40분쯤 뒤 작은 귀이개 같은 것으로 하나씩 뿌리까지 긁으면서 파냈어요. 간단한 시술이었지만 아이가 많이 무서워하면서 계속 움직이는 바람에 안심시키려고 달래는 게 큰일이었죠. 얼굴에 있던 수십 개의 물사마귀를 제거하고 나서 의사선생님께서 신신당부하셨던 말씀 두 가지.

동네 소아과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어요. 잔뜩 긴장한 모습이 귀여운 채우와 서우.

동네 소아과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어요. 잔뜩 긴장한 모습이 귀여운 채우와 서우.

‘물사마귀는 그때그때 바로 제거하지 않으면 다른 부위로 금방 퍼질 수 있으니 하나라도 발견되면 곧바로 병원에 올 것!’

‘오늘 제거한 부위는 딱지가 생길 때까지 매일 연고를 바르면서 흉터가 생기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할 것!’

이 두 가지를 열심히 지켜왔지만, 지금까지 물사마귀가 서우는 물론 채우까지 끈질기게 괴롭히고 있답니다. 때문에 피부과 문턱이 닳도록 하도 다녔더니, 사정을 잘 모르는 주변 분들 사이에서는 ‘서우 엄마가 피부과에서 관리를 엄청 받는다더라’라는 소문까지 생겼네요(웃음).

언제나 걱정, 아이들의 잦은 병치레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니면서 단체생활을 하다 보니 좋은 점도 많은 반면 한 가지 걱정스러운 것이 있지요. 아이들 사이에서 감기 같은 가벼운 질병이 항상 돈다는 거예요. 얼마 전에도 이렇게 날씨가 무더웠는데 장염을 동반한 고열 감기로 서우가 며칠 동안 아팠답니다. 열이 어찌나 심한지 해열제를 먹어도 38℃가 넘더라고요. 높은 열을 떨어뜨리기 위해 수건에 미지근한 물을 적셔 이마와 목, 겨드랑이, 사타구니를 계속 닦아주었어요. 춥다고 하지 말라는 서우를 달래가면서 밤낮으로 물수건을 들고 씨름을 했네요. 서우는 6일가량을 끙끙 앓더니, 열이 떨어지고 나서야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잘 먹고 잘 놀고 씩씩해졌답니다.

1 몸이 아픈 동안 무척 힘들어하더니 컨디션이 좋아지자 언제 그랬냐는 듯 언니랑 잘 노는 서우예요. 2 혹시 긁어서 흉터가 생길까봐 할머니께서 손톱을 모두 깎아주셨어요. 3 엄마는 걱정으로 속이 타 들어가는데, 그래도 서우는 해맑게 웃어 보이네요.

1 몸이 아픈 동안 무척 힘들어하더니 컨디션이 좋아지자 언제 그랬냐는 듯 언니랑 잘 노는 서우예요. 2 혹시 긁어서 흉터가 생길까봐 할머니께서 손톱을 모두 깎아주셨어요. 3 엄마는 걱정으로 속이 타 들어가는데, 그래도 서우는 해맑게 웃어 보이네요.

큰아이 채우도 그동안 가벼운 질병으로 여러 차례 병치레를 했는데, 2학년이 된 올해부터는 좀 달라졌어요. 사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아이들이 덜 아프고 면역력도 한층 강해진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래서 채우가 초등학생이 되면서 이제는 좀 병원에 안 가게 되나 했더니 입학하자마자 3월부터 그 전에는 한 번도 겪지 않았던 수족구, 수두를 비롯해 장염 등으로 결석을 하는 날이 여러 번 있었죠. 아무래도 저학년 때는 유치원과 다른 새로운 환경과 그로 인해 바뀐 규칙적인 생활에 적응하느라 오히려 아이들의 체력이 많이 떨어지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이제는 음식도 잘 챙겨 먹고, 밤에 잠도 푹 잘 자고, 학교에서 친구들과도 사이좋게 잘 어울리면서 적응을 잘하고 있어요. 올해는 건강검진 받을 때 이외에는 병원에 가는 일 없이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답니다.

한국의 병원과 보건소
우리나라 의료보험 혜택은 선진국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훌륭한 편이라고 해요. 제가 살고 있는 용인시는 2012년부터 보건소뿐만 아니라 지정된 병원에서도 필수 예방접종을 모두 무료로 받을 수 있게 됐어요. 선택 접종 항목이라 전액을 본인이 부담해야 했던 뇌수막염도 올해부터는 무료로 접종받을 수 있지요. 예방접종 몇 가지만 맞혀도 비용이 많이 나와서 무척 부담스러웠던 엄마들에게는 아주 반가운 소식이랍니다. 이 밖에도 미숙아 가정에 의료비를 지원하는 사업, 특수식을 먹어야 하거나 영양 불균형이 심한 아이들을 지원하는 영양 사업, 바우처를 통한 의료비 지원 등 지자체별로 보건소 혜택도 다양해졌어요.

아파서 며칠 동안 어린이집에도 못 가고 집에만 있던터라 너무 답답할 것 같아 놀이터에 잠시 데리고 나갔더니 신이 났네요.

아파서 며칠 동안 어린이집에도 못 가고 집에만 있던터라 너무 답답할 것 같아 놀이터에 잠시 데리고 나갔더니 신이 났네요.

반면 아쉬운 부분도 많아요. 소아 전용 응급실이 전국에 14, 15개로 턱없이 부족하고 환경도 열악해서 고통받고 있는 아이들이 많다고 하잖아요. 아이들은 면역력이 약해서 성인 환자에게 전염될 수 있는 위험률이 높기도 하고, 아이들의 정신적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도 소아 전용 응급실은 꼭 필요한 공간이지요. 또, A형 간염 등 선택 접종 비용이 여전히 비싼데, 이러한 점들이 하루빨리 개선됐으면 해요.

저는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정기적으로 치과를 다니며 치아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주는 편이에요. 충치를 막아주는 불소 도포와 실란트를 하기 위해 자주 들렀는데, 예전엔 그 가격이 만만치 않았지요. 실란트는 건강보험 혜택 대상자가 올해부터 ‘만 6세 이상 14세 미만’에서 ‘만 18세 이하’로 확대 변경돼 이제 채우와 서우 모두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어요. 5, 6년 전쯤에 아이들 충치 예방을 위해 실란트를 해주고 싶었지만, 비싼 가격에 선뜻 해주지 못하고 망설였던 기억이 나네요. 이제는 개당 1만원에 실란트 치료를 받을 수 있고, 보건소를 이용하면 불소 도포는 4천원에 할 수 있어서 그 혜택을 누구보다 체감하고 있답니다.

또,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영유아 건강검진과 구강검진은 생후 4개월부터 71개월까지 무료로 받을 수 있답니다. 이후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나서도 본인 부담금 없이 건강검진과 구강검진을 받을 수 있어요. 형식적인 검사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혹시 모르고 지나칠 수 있는 질병을 조기에 찾아내고 예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엄마가 되고 나서 제가 꼭 머릿속에 넣고 다니는 번호가 있는데, 이것을 알려드리며 이달 글을 마무리할게요. 바로 ‘응급의료정보센터 119(구 1339)’예요. 야간이나 주말, 공휴일에 진료 가능한 병원과 현재 문을 열고 있는 약국을 찾을 때와 응급환자가 있을 때 꼭 알아야 할 번호예요. 이젠 1339 대신 119로 통합돼 운영된다고 하니 두 번호 모두 기억하고 있으면 필요할 때 도움이 될 거예요.

[육아 삼국지_한국 서우 맘 이야기]아이의 건강을 바라는 엄마의 노력

[육아 삼국지_한국 서우 맘 이야기]아이의 건강을 바라는 엄마의 노력

서우 맘, 박소영은…
아홉 살, 다섯 살짜리 두 딸을 키우는 11년 차 주부. 둘째를 낳기 전까지는 초등학교에서 중국어를 가르쳤고, 지금은 4년째 전업주부로 야무지게 가정을 꾸려나가고 있다. 남편은 평일에는 바빠 얼굴 보기 힘들지만 주말만큼은 꼭 딸들과 함께하는 대한민국의 ‘보통’ 아빠다. 초등학생이 되면서 한결 씩씩해진 예쁜 딸 채우와 통통한 볼살이 매력적인 꼬마 공주 서우가 가장 소중한 보물이다.

■기획 / 이연우 기자 ■글&사진 / 박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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