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 쌀로 만든 치발기. 3 쌀로 만든 이유식기. 색상은 좀 별로지만 안심되는 제품. 4 메이지 큐브. 간편, 간단, 신속의 대명사. 특허 상품입니다.
일본의 육아용품 판매점으로는 토이저러스, 아카짱 혼포, 니시마쓰야가 유명해요. 토이저러스는 장난감, 니시마쓰야는 패션용품, 아카짱 혼포는 육아용품이 주를 이루지요. 아카짱은 일본어로 ‘아기’란 뜻이에요. 빨갛다는 의미로, 갓 태어난 아기 피부가 빨개서이기도 하고, 한국어의 ‘아가’가 어원이란 설도 있어요.

360도 민들레씨앗 칫솔. 엄마가 닦아주기도 편하고 아이가 닦아도 찌꺼기가 술술 엉켜 나옵니다.
튼튼한 치아를 만들자! 치아용품
저는 치아로 고생을 한 경험이 있어요. 턱은 작은데 사랑니가 4개나 났고, 그 사랑니가 다른 이를 밀어서 결국 발치를 했으며 충치 치료도 1년 가까이 했습니다. 어른이 돼 교정도 했고요. 그렇다 보니 아이의 ‘치아’만큼은 지켜주고 싶어요. 알록달록한 유아 치실로 이 사이를 정리한 뒤 360도 칫솔로 이를 깔끔히 닦습니다. ‘민들레 씨앗(탄포포노 타네)’이란 이름의 칫솔이에요. 솔이 360도 붙어 있어 마치 민들레 씨앗처럼 보입니다. 한 면에만 솔이 붙은 칫솔은 아이 입 속에서 헛돌 때가 많은데, 360도로 솔이 붙어 있으니 아주 쉽게 이를 닦을 수 있습니다. 얇은 솔이 길고 작게 올록볼록하게 심어져 있어 이 사이의 찌꺼기를 깔끔히 제거해줘요. 칫솔질이 끝나면 양치를 하고, 불소를 칫솔에 한 번 더 묻혀서 충치가 생기지 않게 코팅해줍니다.

1 감기에 걸려도, 지진 발생시에도 필요한 마스크. 2 휴대용 좌변기. 변기에 올려놓으면 아이 엉덩이에 꼭 맞아요. 3 기저귀 쓰레기통 냄새 제거제. 4 에어컨이 공기청정기로! ‘바이오에어컨 가비키레이’는 에어컨의 곰팡이를 제거해줍니다.
눈길 가는 제품들
지진 관련 제품들도 눈에 들어오지요. 한 살 반부터 쓸 수 있는 입체돔형 마스크(3개입, 약 4백 엔)는 아이가 있는 엄마라면 하나쯤은 비축해두고 있는 제품입니다. 혹시나 지진이 일어나 화재가 발생했을 때 아이를 지키기 위해 사용하는 것으로 저희 집 서랍 안에도 들어 있어요. 일회용 휴대 소변기는 지진 때는 물론 가방 안에 넣어 다닐 수 있어 먼 길 드라이브할 때도 유용해요. 혹시나 하는 상황이 발생할까 봐요. 접으면 손안에 들어오는 아주 작은 사이즈죠. 소변을 보자마자 바로 굳어요. 냄새도 안 난다고 하네요. 어른도 사용 가능하고요(600cc까지). 아직까지는 다행히 ‘혹시나’ 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어요. 얼마 전에 인터넷을 보니 한국에서 음식점 컵에다 볼일을 보게 하는 부모가 있다는 믿지 못할 얘기가 올라왔던데, 그런 갑작스러운 경우를 위해 휴대하기를 추천합니다. 또 외출시, 화장실에 아이 변기가 없을 때 접이식 휴대용 좌변기도 편리해요. 일반 변기 위에 올려놓으면 아이 엉덩이 사이즈의 좌변기가 됩니다.
분유 식힐 때 온도 파악하기가 참 어려운데, 우유병에 붙이면 분유 온도를 알 수 있는 간편한 스티커가 나왔어요. 40℃ 칸이 빨갛게 변하면 아이가 먹기 좋은 온도가 됩니다.

기저귀부터 유모차, 책가방까지 모든 유아용품이 있는 아카짱 혼포.
또 다른 세계, 럭셔리 유아용품
유아용품도 요즘은 고급 제품이 눈에 띄네요. 에도시대부터 옻칠 식기를 판매해온 기리모토가 이유식 수저를 만들었어요. 하나에 1만2천6백 엔이나 하는 ‘후덜덜’한 가격을 자랑합니다. 손잡이가 길어서 이유식을 주기 편리하다네요. 희귀석인 주석으로 만든 노사쿠의 이유식 수저는 자유자재로 변형시킬 수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97년의 전통이 있는 주조회사가 만든 제품인데, 3천7백80엔으로 역시나 저렴한 가격은 아닙니다. 엄마의 한 손에 쏙 들어오는 나무로 된 세련된 이유식 식기는 어떤가요? 플라스틱 그릇보다 깔끔하고 따뜻함도 느껴지는 제품입니다. 가격은 4천2백 엔입니다. 아이가 크면 잼 그릇으로 써도 무방하겠네요.

1 에도시대부터 옻칠 식기를 판매해온 기리모토의 고급 유아용 수저. 무려 1만2천6백 엔! 2·3 1백 년 전통을 자랑하는 노사쿠의 유아용 수저. 자유자재로 구부릴 수 있어요. 4 엄마 손 사이즈의 이유식 식기. 나무로 된 세련된 제품입니다. 5 젖병에 붙여두는 온도 체크 스티커. 40℃에 불이 들어오면 아이에게 먹일 수 있어요.
1976년생. 열여섯 살 때 가족 이민으로 일본행. 인생의 절반 이상을 도쿄에서 보낸 셈이다. 첫째 하나와 둘째 하루를 키우며 낮에는 대학원생, 저녁에는 라디오 방송 통신원, 밤에는 번역가로 열혈 활동 중이다. 마흔이 되기 전에 자신의 소설과 에세이집을 낼 꿈을 갖고 있다. 대학 연극 동아리 동기로 만난 남편은 교육방송 PD다.
■기획 / 이유진 기자 ■글&사진 / 김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