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엄마들의 필수품, ‘국민적인’ 육아용품
아이들을 키우면서 코엑스에서 하는 육아박람회에 몇 번 가본 적이 있어요. 육아용품 시장은 불황이 없다더니 그 넓은 곳이 사람들로 북적이고, 다채롭고 흥미로운 제품들도 참 많았어요. 그중에서도 특히 인기를 끄는 상품들, 즉 ‘국민적인’ 육아용품 부스는 문전성시를 이루며 상담을 받고 있더라고요. 이달에는 이렇게 집집마다 꼭 사용하는 한국 엄마들의 필수 육아용품들을 소개할게요.

1 아이들과 육아박람회를 찾았어요. 신기한 용품들이 많더라고요. 구경을 하다가 서우가 좋아하는 캐릭터 앞에서 사진도 찍었어요. 2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디럭스형 유모차에 태우다가 이제는 가볍고 이동이 편리한 휴대형 유모차를 이용하고 있어요. 3 ‘안전제일주의’인 저는 아이들이 아주 어릴 적부터 차에 태울 때 반드시 카시트를 사용했답니다.

서우가 좋아하는 캐릭터 ‘깨미’와 함께.
‘국민 육아용품’ 세 번째는 ‘브라운’ 귀 체온계예요. 사용하기도 간편하고 정확하게 체온을 잴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죠. 이전에 쟀던 체온 기록까지 저장돼 체온 확인을 자주 해야 할 때 도움이 된답니다.
네 번째는 아기띠예요. 한국 엄마들은 아기를 키우면서 아기띠를 자주 사용하는데, 아기를 포근하게 감싸주면서 엄마가 혼자서도 사용하기 편한 제품이 좋아요. 아기가 있는 집이라면 ‘에르고’, ‘맨듀카’, ‘포브도로시’, ‘포그내’ 브랜드의 아기띠 중 하나를 꼭 볼 수 있지요. 저는 처음에 구매했던 제품이 도저히 혼자서는 아기를 업고 내려놓을 수가 없어서 사용할 때마다 땀을 뻘뻘 흘리며 애를 먹었어요. 확실히 엄마들 사이에서 입소문 난 제품이 사용하기 편리하고 실용적이더라고요.
마지막으로 ‘범보’ 의자. 아기가 허리를 세우고 앉을 수 있는 백일 무렵부터 사용하는 다용도 의자예요. 서우는 보행기 대신 거의 이 의자를 타고 다녔답니다. 집에서 이유식을 먹을 때나 밖에서 외식할 때 혼자 앉아 있을 수 있어 부모들이 더 좋아하는 아이템인 듯해요.

아이들 방에 걸어둔 자석 칠판. 파스텔 컬러도 예쁘고 아이들이 마음껏 낙서를 할 수 있어 무척 좋아해요. 분침이 독특하게 디자인된 아이디어 시계. 아이들이 시계 보는 법을 처음 배울 때 아주유용해요.
편리하고 실용적인 다양한 육아용품 중에서도 특히 저와 저희 가족이 유용하게 사용했던 제품들도 소개해볼게요. 우선, 자석 칠판이 있어요. 아이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워주기 위해 마음껏 낙서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는 선배 엄마들의 조언에 따라 은은한 파스텔 컬러가 매력적인 자석 칠판을 구입했어요. 아이 방을 꾸며줄 때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이기도 해요. 너무 크지는 않을까 걱정하면서 L 사이즈를 구매했는데, 막상 사용해보니 큰 걸로 선택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그림도 붙여놓고, 비상연락망도 적어두고, 두 아이가 한꺼번에 그림을 그리기에도 넉넉해요. 요즘 서우는 칠판에 자기 이름을 쓰고 얼굴을 그리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답니다.
두 번째는 포터블 DVD 플레이어예요. 휴대용이라 집 안 어디든 원하는 장소에 두고 아이들에게 동요 혹은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거나, 한글이나 영어 DVD 등을 보여줄 수 있어 좋아요. 특히 장거리 이동을 할 때 아이들이 지루해하고 힘들어 하면 뒷좌석에 고정시켜두고 평소 좋아하는 만화를 틀어주면 ‘열 명의 아빠나 엄마’가 부럽지 않은 유용한 아이템이 되죠.
그 다음으로는 핸디 청소기와 수동식 채소 다지기, 침구 청소기를 꼽을 수 있겠네요. 사실 이것들은 육아용품이라기보다는 가정에서 사용하는 소형 가전제품들이지만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아마 제 이야기에 공감하실 거예요. 핸디 청소기는 가볍고 콘센트를 연결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정말 편하게 사용할 수 있죠. 아이들이 간식을 먹거나 놀이를 한 후 바로 치울 수 있어 좋아요. 수동식 채소 다지기는 이제 11년 차 주부지만 아직까지 채소 썰기가 번거롭게 느껴지는 저에게 식사 준비에 대한 부담감을 많이 없애준 물건이랍니다. 아이들 식사 때마다 김가루, 채소, 견과류 등 다양한 재료를 더 자주 챙겨줄 수 있어서 잘 활용하고 있네요. 또 저희 집은 아파트라 늘 이불을 털어서 말리는 일이 쉽지가 않아서 침구 청소기를 구입했어요. 요즘은 1주일에 서너 번은 이불 청소를 하는데, 뽀송뽀송해진 이불을 보고 있노라면 왠지 엄마로서 큰일을 한 것 같은 뿌듯함과 개운한 기분까지 느껴진답니다.

사실 뭐니 뭐니 해도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건 어떤 장난감이나 용품보다 자기들끼리 뛰어노는 시간이에요. 비눗방울 놀이를 하면서 한껏 신이 난 채우와 서우예요.
육아용품 중에서는 간단한 아이디어로 훨씬 편리하고 도움을 주는 재미난 상품들이 많아요. 특히 요즘에는 점점 새롭고 신기한 것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아 흥미롭더라고요. 그중 몇 가지만 살펴볼게요.
얼마 전, 친구에게 선물로 아이디어 시계를 받았어요. 아이 방에 걸어두는 벽시계인데, 눈에 확 띄는 색깔과 재미난 모양도 예쁘고 좋지만 무엇보다 시간에 대해 처음 배우는 아이들에게 더없이 좋은 교구가 되더라고요.
그리고 최근 공동주택의 가장 큰 고민거리가 층간소음이잖아요.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소리뿐만 아니라 어른들 발자국 소리도 주의해야 한다고 해요. 이러한 상황을 반영한 층간소음 방지 슬리퍼가 나왔어요. 매트보다 소음 방지 효과가 훨씬 크다고 해서 저도 이번에 가족 슬리퍼를 구입했어요. 쿠션재가 도톰하고 아이들도 잘 신고 다녀서 요즘은 “뛰지 마”라는 잔소리를 조금은 덜 하고 있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정말 신기하다고 생각했던 제품인데, 바로 날개 없는 선풍기예요. 여름이면 아이들에게 늘 선풍기 조심하라고 주의를 주는 편인데, 친구네 집에 놀러 갔다가 이 제품을 보게 됐어요. 바람도 굉장히 시원한데다 무엇보다 위험하지 않아서 아이가 있는 집에는 ‘딱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친구 말로는 조작하는 법도 쉽고 간단하면서 청소 등 관리하기도 편하다고 하네요. 하지만 아직은 가격이 좀 비싸서 망설이고 있답니다(웃음).
서우 맘, 박소영은…
아홉 살, 다섯 살짜리 두 딸을 키우는 11년 차 주부. 둘째를 낳기 전까지는 초등학교에서 중국어를 가르쳤고, 지금은 4년째 전업주부로 야무지게 가정을 꾸려나가고 있다. 남편은 평일에는 바빠 얼굴 보기 힘들지만 주말만큼은 꼭 딸들과 함께하는 대한민국의 ‘보통’ 아빠다. 초등학생이 되면서 한결 씩씩해진 예쁜 딸 채우와 통통한 볼살이 매력적인 꼬마 공주 서우가 가장 소중한 보물이다.
■기획 / 이연우 기자 ■글&사진 / 박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