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너 정체가 뭐냐?

아빠가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컴퓨터, 너 정체가 뭐냐?

아이들의 성장 발달 과정 중 ‘왜’ 공격이 시작될 때가 있다. “하늘은 왜 파래?”, “철은 왜 자석에 붙어?”, “전구에서는 왜 빛이 나?…”. 이 시기는 아이가 생활 속 과학에 호기심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증거다. 아이들의 반짝이는 눈망울을 보고도 “하늘이 원래 파란 거지 왜가 어딨니?”라고 말할 것인가. 사소한 질문에도 과학의 원리를 척척 설명할 수 있는 똑똑한 부모가 되자.

“아빠, 컴퓨터 속에는 뭐가 있어?”
컴퓨터는 아이들이 TV 다음으로 가장 많이 보고 쓰는 전자기기일 것이다. 이처럼 매우 익숙한 컴퓨터지만 정작 그 구성이나 원리에 대해서는 모르고 쓰는 경우가 많다. 이달에는 아이에게 컴퓨터의 원리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컴퓨터란 기계를 아이가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설명할 수 있을지… 자신은 좀 없지만 말이다.

[아빠가 들려주는 과학이야기]컴퓨터, 너 정체가 뭐냐?

[아빠가 들려주는 과학이야기]컴퓨터, 너 정체가 뭐냐?

게임, 인터넷, 이메일 등 PC로 여러 가지 것들이 가능하지. 혹은 할아버지께 드릴 연하장을 만들거나,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인쇄하거나, 음악을 듣고 만들거나, 영화도 볼 수도 있지. 외국에 있는 사람들과 영상전화도 가능하고 말이야. 사실 PC뿐만 아니라 다른 가전제품 안에도 다 컴퓨터가 내장돼 있어. 예를 들어 에어컨! 에어컨에도 컴퓨터가 들어 있지만 모니터와 키보드는 필요 없지. 굳이 말하자면 키보드에 해당하는 간단한 리모컨 정도를 함께 쓰지. 또 전자레인지, 세탁기, 게임기, DVD, 휴대전화 등에도 알고 보면 컴퓨터가 들어 있단다.

이런 편리한 컴퓨터는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져 있는 걸까? 컴퓨터는 크게 ‘CPU’, ‘메모리’, ‘하드디스크’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어. 혹은 흔히들 ‘주변기기’라고 불리는 것도 있지. 예를 들어 키보드, 마우스, 모니터 등 말이야. 그런데 왜 이들이 ‘주변기기’라고 불리는 줄 알아? PC는 모니터와 키보드가 없으면 사용할 수 없지만 컴퓨터의 종류에는 모니터와 키보드, 마우스가 없는 것도 있어. 앞에서 말한 다른 가전제품처럼 말이야. 즉, 컴퓨터를 작동하는 데 꼭 필요한 건 아니니까 ‘주변’이라고 불리는 거야.

PC에 대한 설명은 네가 공부하거나 노는 책상을 컴퓨터로 비교하면 엄청 쉬워. CPU는 너의 머리야. 여러 가지를 생각하거나 계산하거나 하지. 하드디스크는 책상의 서랍이야. 책이나 노트 등을 담아두지. 또 CD나 DVD, 장난감도 담아둘 수가 있잖아? 메모리는 이 책상 위를 말해. 하드디스크(서랍)에서 필요한 책이나 노트를 꺼내서 공부를 할 때 필요하지. 그리고 주변기기는 연필이나 너의 손이 되겠지. 정말 닮았지? 자, 하나씩 자세히 설명해줄게.

CPU 먼저 CPU는 컴퓨터 뒤쪽을 보면 ‘○○GHz(기가헤르츠)’ 등으로 쓰여 있어. 이 숫자가 클수록 계산이 빠르다고 할 수 있어. 예를 들어 1GHz의 CPU라면 1초에 10억 번이나 계산해줄 수 있단다. 2GHz는 20억 번. 엄청나지? 그러니까 이 숫자가 크면 클수록 ‘머리가 좋다’라는 거야.

HDD 다음은 하드디스크 이야기야. 이게 제일 알기 쉬울 거야. 예를 들어 PC에는 디지털카메라의 사진이나 게임 프로그램라든지 음악, 영화가 들어 있잖아. 여러 가지 소프트웨어나 데이터가 들어 있는 곳이 ‘HDD’, 바로 하드디스크라고 해. 자료의 저장소라고 볼 수 있지. ‘○○GB(기가바이트)’라는 숫자로 용량이 표시되는데, 역시 이 숫자가 클수록 데이터나 소프트웨어를 많이 저장하거나 꺼내 쓸 수 있어. 1GB라고 한다면 한국어의 경우 5억 문자의 데이터를 기억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뜻이야.

메모리 마지막으로 메모리. 컴퓨터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야. 만약에 메모리가 작다면 너는 아주 좁은 책상에서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것과 마찬가지야. 책상은 마음대로 분리할 수가 없으니까 뭔가를 할 때마다 책상 위 물건을 하나하나 서랍에 옮겨놓거나 정리하지 않으면 다음 작업을 할 수가 없어. 그러다 보면 물건을 넣고 꺼내는 것이 귀찮고 시간이 많이 걸리잖아?

PC도 똑같아. 그러니까 CPU(그러니까 머리!)만 좋다고 해서 작업을 빨리 할 수 있는 건 아닌 셈이지. 메모리가 커야 큰 책상에서 여러 가지를 동시에 할 수 있지.

[아빠가 들려주는 과학이야기]컴퓨터, 너 정체가 뭐냐?

[아빠가 들려주는 과학이야기]컴퓨터, 너 정체가 뭐냐?

“아빠, 그럼 PC는 어떻게 작동되는 거야?”
PC의 부품에 대해서는 대충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았지? 그럼 다음에는 그것들이 어떤 식으로 움직여 우리가 PC를 사용하는지에 대해 알아보자. 컴퓨터는 여러 가지 정보를 전부 ‘0’, ‘1’의 신호로 표시해서 각 부품으로 주고받고 있어. 예를 들어 ‘머리’라는 CPU 속에 A, B, C라는 3개의 장소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A에 ‘0’이란 신호가 들어가고 B에 ‘0’이라는 신호가 들어가면 C에 ‘0’을 보낸다.
●A에 ‘0’이란 신호가 들어가고 B에 ‘1’이라는 신호가 들어가면 C에 ‘1’을 보낸다.
●A에 ‘1’이란 신호가 들어가고 B에 ‘0’이라는 신호가 들어가면 C에 ‘1’을 보낸다.
●A에 ‘1’이란 신호가 들어가고 B에 ‘1’이라는 신호가 들어가면 C에 ‘1’을 보낸다.

이 네 가지 문장을 합쳐서 간단히 말하면, ‘A 혹은 B에 1이라는 신호가 들어가면 C에 ‘1’이란 신호를 보내시오’라고 할 수 있지. 이런 복잡한 작업을 단순하게 만드는 것을 ‘회로’라고 해.

이런 회로를 비롯해 컴퓨터에는 여러 가지 종류의 회로가 있지만 최근 컴퓨터의 CPU 안에는 몇 억만 개의 회로가 구성돼 있단다. 어마어마하지? 그런데 사실은 PC는 그 자체만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PC 본체와 모니터, 키보드 등 네가 보이거나 만져지는 것을 ‘하드웨어’라고 한단다. 그리고 만질 수 없는 것들, 즉 프로그램이나 데이터를 ‘소프트웨어’라고 해. 네가 자주 하는 게임기를 봐봐. 소프트웨어인 프로그램이 없으면 게임을 할 수 없지? PC도 마찬가지야. 소프트웨어를 PC에 넣으면 CPU가 어떤 명령이 쓰여 있는지 읽은 다음에 CPU는 한 번에 32개의 ‘0’이나 ‘1’로 바뀐단다. 간단히 말했지만 프로그램은 정말 복잡하고 다양한 명령으로 이뤄져 있어. PC는 그 명령을 하나씩 순서대로 차근차근 움직이고 있는 거야.

“컴퓨터는 정말 대단하네, 아빠!”
그렇지만 컴퓨터는 너보다 머리가 좋지 않아. 너는 아빠와 엄마가 뭐 하라고 시키지 않아도 여러 가지를 혼자서 할 수 있잖아. PC는 1에서 10까지 전부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지 않으면 절대 혼자 알아서 하지 않아. 소프트웨어가 필요에 의해 ‘무엇을 하시오’라고 하는 것은 모두 인간이 프로그램으로 써놓은 거니까. 시킨 것을 하는 것은 엄청 빠르게 하지만 말이야.

아빠에게 한마디
인류 최초의 컴퓨터는 무엇일까요? 지금도 의견이 분분하지만 다수의 말에 따르면 ‘ENIAC(에니악)’이라는 컴퓨터라고 합니다. 1946년에 태어났다고 해요. 슬픈 일이지만 기술의 진보는 전쟁의 역사와 관계가 깊은 것이 많죠. 에니악도 미국 육군탄도연구소가 자금을 지원해서 개발됐다고 해요. 그 목적은 물론 폭탄의 탄도(彈道)를 계산하기 위해서죠. 진공관을 2만 개 가까이 쓰고 무게는 30톤, 폭은 24미터나 됐다고 합니다.

■기획 / 이유진 기자 ■글 / 서상수(한국전기연구원 선임연구원) ■일러스트 / 박채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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