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학생 되는 우리 아이 학교생활 적응 완벽 가이드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만 12년 의무교육을 받으며 학생이라는 신분으로 살아가게 된다. 무엇보다 아이가 이를 잘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렇기 위해서는 아이의 주 활동 공간을 놀이방에서 공부방으로 바꿔주는 것이 급선무다. 목돈을 들여 가구를 새로 사고 방을 꾸밀 필요까지는 없겠지만 책상과 책장을 중심으로 배치를 바꾸는 정도는 해줄 필요가 있다. 더욱이 학교생활을 시작한다는 것은 개인 물품이 생긴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독립적인 수납공간도 마련해서 스스로 자립해나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공부방을 꾸밀 때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현재의 연령에 맞춰 지나치게 알록달록하게 꾸미는 것이다. 한번 벽지를 바꾸거나 가구를 구입하면 자주 바꿔줄 수 없으므로 아이 성장을 고려해 계획하는 것이 좋다. 눈의 피로를 덜어주고 집중력을 향상시켜주는 색상으로 꾸미는 것은 기본. 공부방의 조도는 300룩스 이상, 책상 위 스탠드는 500~700룩스 이상 돼야 한다.
Guide 2 1교시, 40분 수업시간 적응시키기
초등학교 1학년 한 시간, 즉 1교시의 수업시간은 40분이다. 아이들은 입학 후부터 40분 동안 의자에 앉아 있어야 한다. 10분 휴식 후 다시 40분간 의자에 앉는 생활이다. 1학년은 평균 4교시를 하며, 1주일에 2회 정도 5교시 수업이 진행되는 편이다. 그런데 40분 앉아 있기가 안 될 경우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일단 수업 분위기를 흩트릴 뿐 아니라 선생님과 학급 친구들에게 산만하다는 인상을 주게 된다. 자리에 제대로 앉아 있지 못하면 엄마는 엄마대로 아이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줄 알고 걱정하기 쉽다. 아이가 동화책을 읽을 때, 식탁에서 밥을 먹을 때 혹은 책상에 앉아 활동할 때 “5분 동안 일어나지 않고 앉아 있기 해볼래?”라는 식으로 내기나 놀이로 유도해 의자에 앉아 있도록 하고 차츰 시간을 늘려간다.
Guide 3 화장실 혼자 가기, 낯선 화장실도 이용해보기
취학을 앞두고 있다면 배변 독립은 이미 돼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혼자서 용변 뒤처리까지 말끔하게 하는 아이는 드물다. 또 배변 처리를 스스로 잘하더라도 집 화장실이 아닌 낯선 화장실 가기를 꺼리거나 지나치게 화장실을 가리는 아이도 있다. 저학년 시기에는 화장실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왕왕 있다. 학교 화장실이 낯설거나 집보다 깨끗하지 못하다고 생각해 가기를 꺼리기도 하고, 집에 올 때까지 용변을 참기도 한다. 그러다 간혹 옷에 실수를 하는 일도 벌어진다. 화장실에 혼자 가서 용변 뒤처리하는 연습이나 집이 아닌 낯선 화장실에 가는 연습이 꼭 필요하다. 입학 전후로 엄마가 함께 아이와 학교 화장실에 가서 이용법을 알려주고 적응시켜주는 것도 좋다.
Guide 4 “싫어!”, “안 돼!”라는 말을 하기 혹은 멈추기
초등학교 입학 초기는 아이나 부모 모두 긴장된 상태다. 사소한 일 하나도 크게 받아들여지는 시기다. 학교에는 다양한 아이들이 모인다. 유치원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인원이다 보니 크고 작은 사건 사고가 일어난다. 물론 대개는 ‘장난’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다. 놀다가 무심코 한 대 툭 건드린 것도 맞은 아이 입장에선 ‘때렸다’가 된다. 아이들은 밀쳤든 때렸든 ‘때렸다’라고 표현한다. 친구가 원하지 않는 장난을 치거나 때리면 “싫어, 하지 마, 안 돼”라는 말을 단호하게 하도록, 반대로 친구가 싫다는 의사 표현을 분명히 한다면 멈추도록 가르쳐야 한다. 입학 초기 학부모들끼리 얼굴 붉히는 일은 대개 이 지점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초등학생 되는 우리 아이 학교생활 적응 완벽 가이드
초등학교 입학 전 한글을 떼는 문제는 의외로 학부모들 사이에서 대단히 논쟁이 분분한 사안이다. 한글뿐 아니라 영어에 수학, 과학까지 완벽하게 학습을 시키는 부모가 있는가 하면, 초등학교 입학 후에 배워도 늦지 않다며 노는 것이 최고라는 부모도 있다. 교육관과 가치관의 차이일 것이다. 어린 시기에 무리한 학습은 분명 옳지 않다. 하지만 자기 이름도 쓸 줄 모르거나 엄마, 아빠, 학교, 나무, 나비 등 쉬운 낱말조차 모른다면 학기 초 학교 수업 적응에 어려움을 겪기 쉽다. 학교 수업은 재미없고, 공부는 어려운 것이라는 인식으로 각인되면 앞으로의 학습 전반에 걸쳐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학년 시기에는 무엇보다 ‘학교에서 배우는 공부는 즐거운 것’이라고 생각하도록 적응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Guide 6 식판에 음식 담아 급식 연습하기
초등학교 1학년이라고 무조건 일찍 끝나는 것이 아니다. 점심시간 전에 끝나든 후에 끝나든 거의 학교에서 급식으로 점심을 먹는다. 따로 학교 식당에서 먹거나 그렇지 않을 경우 교실에서 먹는다. 급식은 단순히 끼니를 해결하는 시간만이 아니다. 다양한 예절과 사회 규범이 적용되는 시간이다. 게다가 편식이 심한 아이일 경우 급식 시간이 괴로울 수 있다. 뜨거운 국물 등 음식물이 있어 장난을 치면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기본적인 식사 예절부터 식판에 담아 음식을 먹는 것 그리고 먹기 싫은 음식이 나오더라도 먹는 것 등 사전에 예행연습이 필요하다. 특히 음식을 가리거나 식사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라면 더더욱 연습을 해두어야 한다.
Guide 7 필수 예방접종 마쳤는지 점검하기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예방접종 확인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때문에 학교 감염병 예방을 위해 초등학교 입학시 만 4~6세 때 추가로 받는 4가지 예방접종을 꼭 받아야 한다. 취학아동 확인 예방접종 4종은 DTaP 5차, 폴리오 4차, MMR 2차, 일본뇌염 사백신 4차(혹은 생백신 2차) 등이다. 예방접종도우미(http://nip.cdc.go.kr) 사이트에서 4가지 접종기록이 확인되는 경우 별도의 증명서 제출은 필요 없다. 접종을 받았는데 온라인으로 내역 확인이 되지 않는 경우 의료기관에 전산 등록을 요청하고, 전산 등록이 어려운 경우에는 접종받은 의료기관에서 증명서를 발급받아 학교에 제출해야 한다.
Guide 8 1~100까지 숫자 세고, 더하고 빼기 해보기
처음부터 수학 공부를 하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요즘 초등학교 1학년 수학 교과서는 국어 교과서인지, 사회 교과서인지 헷갈릴 정도로 통합 성격이 강하다. 한글 독해 능력과 숫자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한 학급 아이들의 학습 능력은 천차만별이다. 선생님은 아무래도 중간 정도의 수준에 맞춰 수업을 할 수밖에 없다. 1등을 목표로 연령보다 무리한 학습을 하는 것도 문제지만 한 번 뒤떨어지면 흥미 자체를 잃기 쉽다. 또 여린 성격의 아이인 경우 부끄러움을 타고 점점 더 수학에 겁을 낼 수 있다. 적어도 1부터 100까지 숫자 세기, 한 자릿수 덧셈과 뺄셈 개념 정도는 알게 하는 것이 좋다.
Guide 9 규칙적인 기상시간, 취침시간 유지하기
유치원 지각대장이라면 앞으로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학교에 지각하면 생활기록부에 기록되기 때문이다. 사실 요즘 초등학교는 지각과 출결석에 관대한 편이다. 아이들의 학교 적응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탓이다. 하지만 등교시간은 아무리 늦어도 대부분의 학교들이 오전 8시 40분 이전으로 정하고 있다. 때문에 유치원 시절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이른 시간에 일어나 등교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은 아이들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 아이들은 공식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것이기 때문에 학교에서 상당히 긴장된 상태로 하루를 보내고 온다. 체감 피로도가 클 수밖에 없다. 이른 등교를 위해 기상시간을, 충분한 휴식을 위해 수면시간을 규칙적이고 일정하게 확보해줄 필요가 있다.
Guide 10 독서 습관 들이기
많은 부모들이 책 읽기의 중요성이나 독서의 필요성은 그야말로 두말하면 잔소리라 할 정도로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유·아동 시기의 독서와 초등학교 입학 후의 독서 활동은 체감 정도가 매우 다르다. 왜냐하면 현재 교과서는 통합교과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국어는 읽기, 쓰기, 말하기, 듣기 네 과정으로 세분화돼 있고, 수학은 스토리텔링 수학이라 하여 보다 통합적인 사고를 요한다. 이는 단순 암기로는 공부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더욱이 초등학교 3학년 시기부터 시작되는 사회 과목은 이전의 탄탄한 독서로 이루어진 배경지식이 없으면 상당히 고전하게 된다. 무엇보다 독서 활동이 중요하다. 책 읽기를 즐기며 독서 습관이 잘돼 있는 아이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엔 신경을 써야 한다.
Guide 11 상대방 말의 내용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연습하기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학교의 행사나 일정 그리고 학교 수업에 관한 담임선생님의 지침이 아이를 통해 가정으로 전달한다. 대부분은 문서화돼 ‘통신문’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소소한 학급의 일은 알림장이라는 공책을 통해 선생님에게서 엄마에게 전달된다. 대개는 숙제 준비물에 관한 내용이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면 엄마는 아이의 생활이나 준비물을 잘 챙겨줄 수 없게 된다. 수업에도 차질이 생길뿐 아니라 학교생활 전반에 걸친 내용도 모른다. 뿐만 아이라 아이의 입을 통해서 학교생활 및 교우 관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아이가 내용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아빠의 말을 엄마에게, 엄마의 말을 아빠에게 전하는 연습을 하면 도움이 된다.
■기획 / 장회정 기자 ■글 / 강은진(객원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도움말 / 윤명순(서울 응암초등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