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엄마들 사로잡은 프랑스식 교육법

한국 엄마들 사로잡은 프랑스식 교육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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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엄마들 사이에서 프랑스식 교육법이 화제다. 이를 반영하듯 서점가에는 관련 서적들이 쏟아지고 있다. 무엇이 깐깐한 엄마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프랑스 교육법

많은 엄마들이 ‘어떻게 하면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늘 안고 살아가지만 사실 양육에는 정답이 없다. 부모와 아이의 성격과 처한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변수가 무척이나 다양하기 때문이다. 최근 엄마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프랑스식 교육법은 아이를 존중하고 독립적으로 키우되 부모의 권위를 세우는 것이 그 핵심이다. 양육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초보 엄마라면, 경쟁이 주를 이루는 우리 교육 현실에서 부모의 역할을 고민하고 있다면 참고할 만하다.

한국 엄마들 사로잡은 프랑스식 교육법

한국 엄마들 사로잡은 프랑스식 교육법

임신에 대처하는 자세
프랑스인들은 임신 자체를 과제로 여기지 않는다. 첫 임신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양육 관련 책이나 잡지, 웹 사이트들이 있지만 꼭 읽어야 한다는 인식이 없고, 부모들이 맹신하는 전문가도 없다. 그렇다고 엄마가 되는 것 혹은 아이의 안전에 대해 무관심하다는 뜻은 아니다. 그들 역시 다가올 일상의 변화를 인지하고 염려한다. 표현 방식이 다를 뿐이다. 이들은 예비 엄마들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 ‘마음의 평화’라고 말한다.

수면 교육, 울어도 일단 둔다
‘백일의 기적’이라는 말이 있다. 출생부터 100여 일간 2시간마다 깨는 신생아의 수면 사이클에 따라 부모가 함께 잠을 이루지 못하는데, 그 ‘마의 시간’을 넘기는 때가 백일 즈음이란 뜻이다. 이 시기 대다수의 한국 부모들은 아이가 칭얼거리거나 울음을 터뜨릴 때마다 다독거린다. 한 방에서 잠을 청하는 것도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프랑스 부모들은 출생과 동시에 아이를 조심스럽게 관찰하고 본연의 리듬에 따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신생아들이 밤에 깨어나는 것이 초기의 아주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고 여기며 생후 6개월 이전에는 수면 교육을 완성할 수 있다고 여긴다. 또 아이 스스로 마음을 달랠 기회를 갖도록 반사적인 반응을 하지 말라고 조언하는데, 아이가 울거나 보챌 때마다 부모가 달려가 안아준다면 그 행동이 오히려 아이를 깨울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한밤중에 젖을 먹이거나 품에 안아야 할 때가 있다. 하지만 이들은 지속적인 관찰을 통해 리듬을 파악한다면 정말 부모가 필요한 순간인지, 아니면 단순히 수면 중에 아이가 보일 수 있는 자연스러운 행동인지 알 수 있다고 설명한다.

모유보다 분유
프랑스 엄마들은 산부인과를 나오면 대부분 모유를 끊는다. 모유를 먹이더라도 분유와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처럼 ‘완전 모유’를 고집하며 길게 먹이는 경우도 극히 드물다. 특히 모유 수유가 지능을 높이고 면역력을 높인다는 주장에 동조하기보다는 자신의 인생을 중요시 여기는 경향이 있다. 흥미로운 것은 그럼에도 모유를 먹는 미국 등의 나라와 비교했을 때 건강 평가 등급 면에서 앞선다는 점이다.

철저한 식습관 교육
프랑스 부모들은 아이들을 달래기 위한 수단이나 상벌로 간식을 사용하지 않는다. 보챌 때마다 간식 먹이는 습관을 들이면 아이가 정작 식사 시간에 밥 먹을 생각을 안 하고 필요한 영양소를 제대로 섭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아이에게 음식에 대한 감정의 응어리가 생겨 나중에 자신의 감정을 먹는 것으로 해소하거나 감추게 된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프랑스 사람들은 식탁을 사교의 장으로 여긴다. 그래서 음식을 놓는 식탁에도 마땅한 격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식탁을 격식 있게 꾸밈으로써 식탁에 앉은 사람까지 품격 있게 만드는 것이다. 또 식사 예절이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때문에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식사 예절을 가르치도록 노력한다.

Plus Tip 규칙 목록을 만들어라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다 보면 아이도, 부모도 힘들어질 것이다. 매일 반복되는 일과 중 선행할 중요한 일들은 목록으로 만들어 실천하게 하라. 아이와 함께 지켜야 할 생활 규범이나 규칙을 짧은 시를 지어 암송하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이가 규칙을 어겼을 때는 왜 혼이 나는지 시를 암송하면서 이해하게 한다.

저항에 대응하는 권위 연습
부모와 아이가 원하는 바가 다를 때 대다수의 아이들은 저항한다. 반항은 아이들의 정상적인 발달 과정 중 하나다. 이때 아이들은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부모를 가장 화나게 하고 걱정시키는 말과 행동을 찾는다. 부모가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프랑스 부모들은 아이가 반항할 때 처음부터 단호하고 일관된 반응을 보인다. 명령적인 단어와 간결한 문장으로 얼굴을 마주보고 또박또박 차분히 말한다. 아이의 거부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이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부모의 결정이 자신의 행복과 안전을 위한 것임을 차차 인정하게 된다.

Plus Tip 도발에는 무반응으로 아이들이 도발적인 행동을 보일 때에 무반응으로 대응한다. 그 어떤 호통보다 효과적이다. 아이로 인해 화가 치밀어 오를 때는 부모만의 공간에서 마음속 폭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린다. 아이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부모를 뒤흔들려 할 것이다. 그러나 부모가 지속적으로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을 경우 아이들 역시 더 이상의 도발을 감행하지 않는다.

똑똑하게 야단치기
부모가 빈번하게 고함을 치는 모습을 보여주면 아이는 사소한 것에도 소리 지르는 일에 익숙해진다. 조금 더 큰 뒤에는 부모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여기게 된다. 고함은 아이에게 금지된 일을 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장치에 불과하다. 때로는 단호하고 냉정한 태도가 더 아이의 행동을 변화하게 한다. 단, 이때 어떤 이유로든 아이를 비판하면 안 된다.

Plus Tip 피해야 할 훈육 1 모욕적인 벌_형제, 자매나 친구들 앞에서 모욕을 주거나 다른 사람들 앞에서 엉덩이를 때리는 등의 벌주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2 예고 없는 벌_만약 부모가 원인과 결과를 연결하지 않고 아이에게 벌을 준다면 아이는 어떤 행동이 잘못됐는지 인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3 상처가 되는 벌_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지나친 언행은 삼가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무슨 잘못을 해서 너를 낳았을까?”와 같은 말은 아이의 정서적 유대감을 약화시키는 요소가 될 수 있다.

핵심은 가족 시간
프랑스 육아의 핵심은 가족 시간이다. 아이들은 부모의 정서와 직접 연결돼 있어 부모가 자신의 곁에 있어도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쉽게 눈치 챈다. 그런 경우 아이는 자신이 부모의 주의나 관심을 끌지 못한다고 착각하게 된다. 집에 돌아오면 일정 시간을 비워두고 이 시간은 아이만을 위해 할애해 부모가 온전하게 자신과 시간을 보낸다는 느낌을 주도록 한다.

Plus Tip 너와 나를 분명히 하라 아무것도 아닌 일로 아이에게 짜증을 내고 곧바로 후회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때때로 엄마만의 시간이 필요할 때가 있다.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먼저 아이를 돌봐준다. 그러면서 아이에게 “지금은 같이 놀고, 다음엔 엄마 할 일을 할 거야”라고 알려준다. 함께 시간을 보낸 뒤에는 앞서 아이와 했던 약속을 상기시키고 “이제 엄마 차례야. 엄마가 일하는 동안 너는 혼자 노는 거야”라고 말한다. 이 과정이 익숙해지면 부모는 아이에게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아이 역시 부모의 상황을 이해하게 된다.

아이는 사회와 함께 키운다
프랑스 정부가 육아를 보조하면서 엄마들의 삶은 확실히 편안해졌다. 그러나 삶의 여유를 만든 주체는 엄마들 자신이다. 이들은 아이에게 전적으로 매달리기보다는 각자의 삶과 일을 중요시 여긴다. 지나친 관심과 걱정이 아이를 짓누르고 엄마와 아이의 욕망이 뒤얽혀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며, 아이는 엄마의 개입 없이도 스스로 내면의 삶을 일궈가야 한다고 본다.

부모는 교사가 아니다
많은 부모들이 깨닫지 못하고 자주 되풀이하는 실수 중 하나가 부모의 중압감을 아이에게 그대로 전하는 것이다. 아이가 스스로 공부하도록 자극하고 격려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지만 이에 대한 압박을 가해서는 안 된다. 집이 제2의 학교가 돼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프랑스 부모들은 학업과 관련해서는 학교에 전적으로 맡기고 집에서는 양육만이 이뤄지도록 한다. 만약 부모가 학업의 주체가 되려고 한다면 아이는 각기 다른 선생님들이 주는 학습법에 혼란을 느낄 수도 있다.

■글 / 김지윤 기자 ■사진 / 김성구 ■참고 서적 / 「프랑스 아이는 편식하지 않는다」(캐런 르 비용 저, 지식의 날개), 「프랑스 아이들은 왜 말대꾸를 하지 않을까」(캐서린 크로퍼드 저, 아름다운 사람들), 「프랑스 아이처럼」(파멜라 드러커맨 저, 북하이브), 「프랑스 엄마처럼 똑똑하게 야단쳐라」(지젤 조르주 외 저, 아름다운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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