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공부를 방해하는 난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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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열심히 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 아이들이 있다. “공부하는 데 요령이 없다”, “집중을 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듣지만 알고 보면 난독증이 원인일 수도 있다는 사실. 공부를 방해하고 성적 향상을 가로막는 숨은 훼방꾼 난독증의 정체가 궁금하다.

아이의 공부를 방해하는 난독증

아이의 공부를 방해하는 난독증

양현석과 톰 크루즈의 공통점
지난 12월에 방송된 SBS-TV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한 양현석 YG 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자신이 난독증을 앓고 있음을 밝혔다. “책을 반쪽만 읽어도 글자들이 춤추기 시작한다”라며 책을 읽는 것이 힘들다고 말했다. 난독증을 앓고 있다고 밝힌 연예인은 그가 처음이 아니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명품 조연으로 주목받고 있는 배우 조달환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캘리그래피를 시작했다고 털어놓았다. 개그우먼 김신영 역시 데뷔 후 4년 동안 대본을 읽지 못해 통편집을 당할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고백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톰 크루즈, 키이라 나이틀리, 성룡 등 해외 스타들 역시 난독증으로 인해 고통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난독증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국내 에서의 난독증에 대한 조사나 연구는 갈 길이 멀다. 교육부가 2011년 11월 전국 1천45개 초·중등학교 기초학력 미달 학생 5만6천여 명을 대상으로 학습 부진의 원인을 찾는 조사한 적이 있다. 이 중 1만1천여 명이 난독증과 정서 불안의 문제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기도의회 교육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 송낙영 의원이 지난 11월 17일에 밝힌 교육청 행정사무감사에 따르면 초등학생 저학년의 30%가 문자 해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난독증에 대한 전수조사가 없다 보니 이런 표본조사로 실태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전문가들 사이에서 우리나라 난독 인구를 추정한 결과가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아는 사람만 아는 난독증
우리나라는 쉬운 한글 덕에 문맹자가 거의 없는 것을 자랑으로 생각한다. 유네스코 통계에 따르면 2005년 기준 한국의 15세 이상 문맹률은 1.6%에 불과하다. 1980년대부터 이미 한국의 문맹률은 조사할 필요가 없다고 할 정도다. 이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 누구나 글자를 읽고 쓰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따라서 난독증에 대한 정확한 정의부터 짚어볼 필요가 있다.

난독증은 태어날 때부터 뇌 기능의 이상으로 읽기, 듣기, 말하기, 쓰기 등을 힘들어 하는 학습 장애의 일종이다. 다양한 가설이 제기되고 있으나 우뇌와 죄뇌의 불균형이 원인으로 꼽힌다. 공간 지각 기능을 담당한 우뇌에 비해 언어 기능을 담당하는 좌뇌가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것이다. 하지만 같은 난독증의 종류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 좌뇌에 비해 우뇌의 기능이 떨어지는데도 난독증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즉 난독증은 지능의 저하와 상관없이 좌·우뇌 불균형에 의한 것이라고 보는 게 맞다.

난독증은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진단 기준이 달라지기 때문에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혼동이 있다. 유럽에서는 말하기, 읽기, 쓰기, 계산하기 등 모든 학습 장애를 난독증이라 한다. 단, 지능이 보통이거나 그 이상이어야 하며 시각 · 청각 장애와 정신지체 장애가 없어야 된다. 미국 정신과학회에서는 학습 장애를 읽기 장애, 쓰기 장애, 산술 장애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난독증은 글 읽기가 안 되는 읽기 장애에 포함된다. 발생 시기에 따라 발달성 난독증과 후천성 난독증으로 구분 짓는 경우도 있다. 원래 읽고 쓰는 데 문제가 없었던 사람이 사고나 질병에 의해 난독증이 발생하는 경우를 후천성이라고 한다. 모든 사람에게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발달성 난독증은 어릴 때 읽기 능력을 습득하지 못한 경우다. 하지만 조기에 발견해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극복할 수 있다.

증상에 따라 달라지는 난독증 분류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발달성 난독증을 증상에 따라 분류하면 크게 5가지로 나눌 수 있다. 그 가운데 가장 많은 유형은 음운성 난독증(청지각적 난독증)이다. 말소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글자를 소리로 바꾸지 못해 소리 내서 읽는 데 어려움이 있다. 예를 들어 cat(캣)이라는 단어를 보고 ‘c,a,t’라는 3개의 알파벳으로 구성된 단어라고 시각적 분석은 된다. 하지만 ‘C’가 [K]로 발음된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에 결국 발음이 틀리게 된다.

두 번째는 전체 난독증의 10%를 차지하는 시지각적 난독증이다. 앞에서 설명한 음운성 난독증과 반대로 글자와 소리를 이해하는 데 이상이 없지만 단어를 시각적으로 인식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일반적인 발음 규칙과 달라 반복해서 외워야 읽어낼 수 있는 시각적 단어를 해독하는 데 문제가 있다. 또 ‘닭’을 ‘닥’으로, ‘맛있는’을 ‘마신는’으로 적는 등 소리 나는 대로 적는 경향이 있다.

세 번째는 글자를 생성하는 대뇌피질의 운동 영역에 문제가 있는 운동 표현성 난독증이다. 글자를 거꾸로 쓰거나 b와 d를 착각해 ‘boy’를 ‘doy’로 쓰기도 하며, 글자 쓰는 순서를 잊기도 한다. 네 번째는 자신이 말하고자 했던 단어와 다른 단어를 말하거나 명사를 바로 말하는 것이 어려운 명의 난독증이다. 단어를 떠올리기 어렵기 때문에 ‘그것’, ‘거시기’ 등 대명사로 대체해서 많이 사용한다. 청지각과 시지각에 문제가 있어 글자의 모양과 소리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해 정확하게 저장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여러 가지가 혼합된 유형으로 이중 난독증 혹은 혼합형 난독증이라고 불린다.

읽기가 안 되면 성적이 안 올라
난독증이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이 학습적인 부분이다. 아직까지 우리나라 학교 교육 환경에서는 난독증 아동들을 위한 전문적인 프로그램이 구축돼 있지 않다. 간혹 몇몇 학교에서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해도 단기적일 뿐이다. 매일 아이들과 마주하며 현장 최전선에 있는 교사들 역시 난독증에 대해 낯설어 한다. 이렇다 보니 난독증이 있는 아동들은 학습 부진아 취급을 당하게 된다. 적절한 치료를 받는 대신 방과 후 시간에 따로 남아 문제를 푸는 나머지 공부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일반적인 난독증 증상은 5가지로 압축해서 말할 수 있다. 말귀가 어둡거나 읽기를 싫어하고, 글씨가 엉망이거나 아무리 공부를 해도 수학을 어려워하며 영어 파닉스(글자와 소리의 관계)를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개인차가 커 난독증 증상이 심한 사람도 있지만 경미한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5줄 이상의 지문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다른 과목은 모두 높은 점수를 받는데 유독 언어 영역만 성적이 낮게 나오는 등 전문가가 아니면 알아채기 힘들 정도다. 또 수학이나 영어 공부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가령 ‘4-2=’ 식으로 된 문제는 잘 풀면서 ‘사과가 4개가 있었는데 2개를 먹었다. 그러면 몇 개가 남았는가’라는 질문에는 답을 못하는 아이도 있다. 최근 교육의 흐름이 서술형에 맞춰지는 것을 생각하면 염려스러운 부분이다. 이렇듯 글자를 해독하지 못하고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니 공부를 열심히 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난독증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했던 아이들은 바로잡아주기만 해도 눈에 띄게 달라진다는 것이다. 읽기 이해력이 좋아지는 것은 물론 시지각적 능력과 청지각적 능력이 높아짐에 따라 암기력과 기억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난독증 증상을 겪고 있는 아이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부모에게 신호를 보낸다. “책을 본 지 20분이 지나면 글자가 붕 떠오른다”라고 하거나 “숫자를 옮겨 적을 때 자기도 모르게 실수를 한다”라는 등 자신이 겪고 있는 이상 증상에 대해 표현한다. 공부를 열심히 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 자녀 때문에 걱정이라면 지금부터 아이를 면밀하게 관찰할 것을 권한다. 숨은 훼방꾼이 아이를 괴롭힐 수도 있으니 말이다.

난독증 자가 진단 질문지
각 문항을 자세히 읽고 자신에게 해당하는 증상에 표시하면 된다. 어린 자녀를 대신해 표시할 때는 보다 면밀히 관찰한 뒤 진행하는 것이 좋다. 전혀 아닐 경우 0점, 약간 1점, 꽤 많이 2점, 아주 많이 해당될 경우 3점으로 표시하며 각 파트가 끝날 때마다 점수를 합산한다.

아이의 공부를 방해하는 난독증

아이의 공부를 방해하는 난독증

책을 읽는 동안 아래의 시지각적 증상으로 괴로운 정도는 어떤가?
1 두통 혹은 안구 피로증이 생긴다.
2 읽던 위치를 놓친다.
3 활자가 작고 밀집돼 있으면 보기 힘들어진다.
4 글자가 이중으로 보인다(낱자나 단어가 쪼개진 것처럼 보인다).
5 활자가 흐리게 보이거나 초점이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시력이 나쁠 경우 안경을 낀 상태 기준).
6 종이나 칠판에 적힌 낱자나 단어가 돌아다닌다.
7 종이나 칠판에 적힌 낱자나 단어가 앞으로 나왔다 들어갔다 한다.
8 활자가 비뚤어져 보인다.
9 밝은 불빛 아래에서 읽으면 눈이 부시거나 불편하다.
10 단어 둘레에 테두리가 있는 것처럼 보이거나 후광이 비치는 것 같다.
11 컴퓨터 모니터를 보는 것이 힘들다.
12 TV나 영화의 자막을 잘 읽지 못한다.

읽기에 대한 시지각적 증상 평가
3점 이하
정상
4~11점 시지각적 난독증일 가능성이 있다.
12점 이상 시지각적 난독증일 확률이 아주 높다. 전문가의 평가와 치료가 필요하다.

말을 듣는 동안 아래의 청지각적 증상으로 괴로운 정도는 어떤가?
1 빨리 말하면 이해하기 어렵다.
2 주위가 시끄러우면 말의 뜻을 이해하기 어렵다.
3 말하는 사람의 얼굴이나 표정을 보지 않으면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다.
4 한 사람 이상이 말하는 환경에서 집중하기가 특히 어렵다.
5 크고 조용한 강당에서는 말이 선명하게 들리지 않는다.
6 사투리가 심한 사람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한다.

언어에 대한 청지각적 증상에 대한 평가
3점 이하
정상
4~6점 청지각적 난독증일 가능성이 있다.
7점 이상 청지각적 난독증일 확률이 높다. 전문가의 평가와 치료가 필요하다.

대화할 때 아래의 증상으로 괴로운 정도는 어떠한가?
1 단어가 잘 떠오르지 않는다.
2 설명하는 사람이 말을 너무 아낄 때 알아듣기 어렵다.
3 상대가 설명을 너무 길고 복잡하게 할 때 혹은 서둘러 말할 때 알아듣기 어렵다.
4 상대가 말을 빨리하면서 발음이 정확하지 않을 때 알아듣기 어렵다.
5 말을 지나치게 천천히 할 때 알아듣기 어렵다.
6 말을 더듬거리거나 혀가 굳는다.
7 발음하는 것이 어렵다.

구두 언어에 대한 어려움 평가
3점 이하
정상
4~6점 구두 언어성 난독증일 가능성이 있다.
9점 이상 구두 언어성 난독증일 확률이 높다. 전문가의 평가와 치료가 필요하다.

Mini Interview
“난독증을 그대로 두면 아이의 심리에 악영향”

서경란(아이마인드 부설 학습클리닉 원장, 신경정신과 전문의)

아이의 공부를 방해하는 난독증

아이의 공부를 방해하는 난독증

난독증으로 내원하는 아이들의 연령대는 어떤가요? 미취학 아동은 물론 고등학생, 성인까지 연령대가 다양해요. 초등학교 고학년쯤 돼야 글자가 이상하게 보인다는 걸 부모에게 표현할 수 있어요. 그 전까진 세상의 모든 책과 글자가 다르게 보이니까 특별히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못하거든요. 그래서 어린아이들은 부모가 문제를 인식하고 데리고 오는 경우가 많고, 중학생 이상부터는 아이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찾아와요. 우연히 난독증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이건 내 이야기다’라며 오는 거죠.

아이가 난독증인 걸 알았을 때 부모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난독증인 것을 알고 오는 경우보다는 공부를 열심히 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으니까 이상해서 데리고 오는 경우가 제법 있어요. 안과, 이비인후과 등을 돌고 돌아 마지막으로 내원하기도 하고요. 난독증이며 치료가 가능하다고 할 때 안도를 하시죠. 난독증을 진단하는 것이 어렵다 보니 다른 병원에서 ADHD(집중력결핍 과잉행동장애)로 진단을 받은 경우도 있었고요. 아이가 글자를 못 읽으니 금세 흥미를 잃고 다른 일에 몰두하는 것을 잘못 판단한 거죠.

미취학 아동의 경우 난독증인 걸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한글을 배우는 속도가 매우 더디다는 것이에요. 보통 5, 6세 기준으로 1년 정도면 한글을 터득하는데, 1년 6개월에서 2년 정도 걸린다면 유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어요. 또 글자 배우는 것을 매우 싫어하고 책 읽는 것을 좋아하지 않거나 그림책만 보려고 할 수도 있고요. 이보다 더 어린 아동의 경우엔 또래에 비해 말을 배우는 속도가 늦다면 의심해봐야 해요. 또 터득했다고 해도 발음이 좋지 않고 말을 더듬거리거나 사물의 정확한 이름을 기억하지 못해 ‘이것’, ‘저것’ 등의 대명사를 많이 사용한다면 전문가에게 진단을 받아보는 게 좋을 듯해요.

그렇다면 학습 부진과 난독증은 어떻게 다른가요? 학습 부진은 우울이나 강박 등 정서적인 문제, 학습 전략 부족 등으로 자신이 갖고 있는 잠재력을 발휘할 수 없어서 공부가 안 되는 거죠. 방해 요인들이 제거되면 정상적인 학습 능력을 발휘해요. 하지만 난독증은 지능도 정상이고 정서적인 문제나 환경적인 문제가 없음에도 학습에 문제가 있는 거예요. 즉 정상적인 지능을 갖고 있으며 발달 지연과 같은 문제가 없고, 눈과 귀의 기능에 문제가 없음에도 읽기를 힘들어 한다면 난독증일 확률이 높아요.

난독증은 어떻게 진단 받고, 또 어떤 치료를 받나요?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여러 가지 검사를 통해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과정이 필요해요. 아이와 부모를 면담한 뒤 아이의 전반적인 발달을 확인하고 신체와 뇌파, 안구 운동을 검사하죠. 읽기 분석을 확인하고 지능검사와 언어 평가, 읽기능력검사 등 총 11단계의 검사 과정을 통해 진단해요. 눈으로 본 것을 대뇌에서 처리하는 과정인 시지각 기능 개선, 읽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지각 훈련, 움직임을 통해 사고력을 정교하게 만드는 감각운동 통합 훈련 등을 통해 난독증을 치료하고 있어요.

만약 제때 치료받지 못한다면 어떤 결과를 초래하나요? 두뇌는 후천적으로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어요. 때문에 조기에 문제를 발견하고 치료해야 돼요. 또 치료가 늦을수록 또래들에게 말귀를 잘 못 알아듣는다며 사오정이라는 놀림을 받거나 바보, 멍청이라는 말을 듣기도 하고요. 심한 경우 집단 따돌림까지 당하기도 하죠. 특히 사춘기가 온 뒤 난독증을 진단받게 되면 다친 마음부터 치유한 뒤 난독증을 치료해야 해요. 따라서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요.

기억에 남는 케이스가 있다면요? 두 번의 대학 실패를 한 삼수생이 내원을 한 적이 있어요. 다른 과목은 모두 1, 2등급을 받는데 언어만 4, 5등급을 받아 고민이었죠. 지문을 읽어도 이해를 못하니 문제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며 읽는 속도가 더뎌 시간이 부족했고요.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내원을 했는데 경미한 수준의 난독증이었어요. 3, 4개월 정도 치료를 받은 뒤 언어가 2등급으로 껑충 뛰어올라 대학 입학의 꿈을 이뤘어요.

난독증에 대해 바로잡고 싶은 편견이 있다면요? 많은 사람들이 난독증 아동의 경우 지능이 낮아서 글을 읽지 못한다고 생각하는데, 전혀 아니에요. 지능은 보통에서 그 이상인 아이들이 글을 읽지 못할 때 난독증으로 진단돼요. 최근에 양현석 대표가 자신의 지능지수는 돌고래보다 낮을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두뇌 지능검사의 대부분은 서면으로 문제를 읽고 푸는 방식이죠. 난독증이 있는 경우 당연히 글자를 인식하지 못하고 답을 하니까 지능지수가 형편없이 나오게 돼요. 만약 구두로 진행하는 검사가 있다면 결과는 달라질 거예요.

아이의 난독증으로 고민하는 부모에게 조언 한마디 해주세요. 외국에선 난독증을 학습 장애가 아닌 학습 차이라고 일컫는 학자들이 많아요. 난독증이 가진 장점이 많기 때문이죠. 레오나르도 다빈치, 애거서 크리스티, 에디슨, 피카소, 안데르센 등 인류 문화에 지대한 공을 세운 인물이 모두 난독증을 경험했다고 해요. 뇌과학적으로 보면 난독인의 경우 언어중추가 있는 좌뇌보다 우뇌 기능이 발달하게 되는데 언어처럼 논리적, 분석적, 순차적으로 이뤄지는 공부는 어렵지만 시각과 공간 지각력을 이용하는 창의적인 학습에는 탁월한 영재성을 보이는 거죠. 난독증이 있어 공부가 힘들 수 있겠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일반인이 갖지 못한 재능을 갖고 있는 셈이죠. 그러니 긍정적인 마음과 적극적인 자세로 아이의 치료에 임했으면 좋겠어요.

■글 / 이선희(프리랜서) ■사진 / 김성구, 장태규(프리랜서) ■도움말&자료제공 / 서경란(아이마인드 부설 학습클리닉 원장) ■참고 서적 / 「우리 아이 공부가 안 되는 진짜 이유 난독증」(서경란·이명란 저, 라온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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