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학교의 응시자 전원이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장면은 이후 논란을 낳기도 했다. 고교 특별 전형은 대졸자에 대한 역차별이 아니냐는 주장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고교 특별 전형은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었다. 현직 교사의 말을 빌리자면, 대부분의 특성화고등학교(이하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등학교(이하 마이스터고) 학생들 중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는 경우는 한 학교에 특출한 한두 명 정도, 아예 한 명도 합격을 못하는 학교가 태반이라고 한다.
방송에 소개된 학교는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양공업고등학교로 알려졌다. 9급 기술직 공무원 채용 시험(특성화고 졸업생 전형)에서 26명의 지원자가 모두 합격했다. 서울시 특성화고 중에서 역대 최다 합격 인원이다. 실제로 이 학교는 학기말고사 이후 2학년을 대상으로 공무원반을 편성해 건설정보과 모든 교사들이 직접 지도에 나섰다고 한다. 방과 후 자율학습시간과 휴일, 방학에도 수업은 계속됐다. 또 서로에게 멘토와 멘티가 되도록 그룹을 만든 뒤 상호 관리할 수 있게 했고, 게다가 100회에 가까운 모의시험을 진행했다고 하니 결국 피나는 노력의 산물이었던 것이다.
고교 전형 도전할 수 있는 특성화고, 마이스터고란?
특성화고란 특정 분야의 인재와 전문 직업인 양성을 위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고등학교다. 이명박 정권 당시 자율형사립고등학교와 특성화고에 지원을 집중하면서 크게 확대됐다. 마이스터고란 기존의 실업계 고등학교를 발전시킨 학교로, 일과 학습을 병행하며 해당 분야의 기술 장인을 육성하는 학교라고 보면 되겠다. 분야는 학교에 따라 바이오, 반도체, 자동차, 기계, 로봇, 통신, 해양 등 다양하게 갖춰져 있다.
졸업생 채용 현황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졸업생 채용은 각 지역 지자체와 공기업의 재량으로 매해 채용 수와 조건이 조금씩 다르지만 서울을 중심으로 그 문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기업들의 채용 또한 늘고 있고 성공적으로 취업한 예가 많아 처음에는 ‘최종학력 고졸’이라는 편견으로 입학시키기를 주저하던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어중간한 성적으로 인문계를 졸업하느니 특성화고를 졸업하는 게 취업문이 넓다’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특성화고의 입학 경쟁률은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서울시 교육청은 ‘고졸 성공시대 추진 계획’을 발표하며 올해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입상한 특성화고 출신 34명 가운데 2, 3명을 실기교사로 특별채용하고, 이후 실기교사를 거쳐 정교사까지 단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길을 마련했다. 이제 고교 졸업생도 교사가 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이다. 또 교육청기술직(9급) 공무원 채용시 절반가량을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졸업생 중에서 선발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알아둬야 할 고교 특별 전형 채용 요건
지방직 공무원에만 해당 공무원은 국가공무원과 지방직 공무원으로 나뉘는데,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학생들에게 적용되는 특별전형은 각 시도에서 채용하는 지방직 공무원에만 시행되고 있다. 그래서 시험 공고도 각 지역별로 9급 지방직 공무원 채용 공고에 통합돼 나온다.
내신도 중요 대부분 요구되는 자격은 재학생의 경우 2학년 성적이 상위 50% 이내, 졸업생은 3학년 성적이 상위 50% 이내여야 한다. 학교장의 추천을 받기도 하는데 추천을 받기 위해서는 내신 성적이 재학 중인 과에서 상위 30% 안에 속해야 한다.
지원 가능한 기간은 2년 특별 채용의 특혜는 대부분 고등학교 3학년 내내 그리고 졸업 연도에만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2015학년도에 고3이었다면 2015년, 2016년으로 혜택이 제한된다. 대학(방송통신대학교, 사이버대학교 포함)을 진학한 경우에는 지원이 불가능할 수 도 있다.
■글 / 이유진 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