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녀 교육’과 ‘커리어’ 동시에 잡은 엄마들의 꿀팁
김복순(45, 독서지도사)
김복순 독서지도사는 결혼하자마자 전업주부의 삶을 살았다. 큰아이가 초등학교 3학년이 될 때까지 가사일 빼고는 자신의 일은 없었다. 그러다 무엇이든 하고 싶다는 마음에 평소 생각해뒀던 공부를 시작했다. 방송통신대학교 국문과에 입학한 그녀는 우연히 한우리 독서토론논술 지도교사 과정을 알게 됐다. 학창 시절부터 유독 책을 좋아했던 터라 일말의 자신감은 있었다.
“독서지도사 생활을 10년째 하고 있고, 현재는 수원 지부장으로 일하고 있어요. 제가 성공할 수 있었으니 다른 전업주부들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책을 좋아하는 문학소녀였다면 말이죠. 책에 흥미가 없이 그저 직장을 구하기 위해 오는 분들은 결국 도태되게 마련이니까 자기 적성을 잘 생각하고 도전하세요.”

‘자녀 교육’과 ‘커리어’ 동시에 잡은 엄마들의 꿀팁
“교육이라는 것이 뭔지, 독서지도사 생활을 하면서 알게 됐어요. 그전에는 다른 엄마들처럼 자녀를 명문대에 보내며 정보력을 갖춘 ‘돼지엄마’를 쫓아다니고 분위기에 휩쓸려 교육을 시켰어요. 정말 아이들을 힘들게 했죠. 독서지도사를 하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지금 생각하면 아득해요.”
사교육에 치중해왔던 학부모들도 아이가 고등학교에 들어가면 그제야 독서의 중요성을 느끼게 된다. 자기주도 학습의 훈련이 바로 독서이기 때문이다. 아이가 잠시 공부를 내려놓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 김복순 독서지도사는 아이가 책을 손에 쥐고 있는 동안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믿는다.
“별다른 사교육 없이 독서가 중요하다는 제 말을 믿지 못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그런데 저희 아이가 소위 명문대에 진학한 것이 소문이 나니 상담이 폭주하고 있어요(웃음).”
다른 아이들에게 독서 수업을 하듯 그녀는 아들과 책을 읽었다. 책을 읽고 난 뒤 아이와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꼭 갖는다. 많이 읽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아이가 책을 통해 하고 싶은 일이 있거나 가고 싶은 장소가 생기면 함께 가주는 독후 활동이 더 중요하다. 그녀는 천문학에도 관심이 많았던 아이를 데리고 국내 유명 천문대를 모두 둘러보기도 했다.
“아이가 적성을 찾아 공대로 진학했지만 인문학적 소양도 풍부한 편이에요. 다양한 책을 읽었기 때문이죠. 4학년 때는 과학 쪽에 관련된 책만 읽으려 하더라고요. 문학은 싫다면서요. 그래서 제가 직접 개입해서 감정을 나누는 연습을 시켰죠. 그랬더니 인문학 서적도 좋아하게 되더군요.”
인생에서 독서하는 습관을 가르친다는 것은 매우 큰 의미인지도 모르겠다. 그녀가 가르친 제자들 중에 좋은 대학에 진학해 뿌듯할 때도 있지만, 무엇보다 가장 보람되는 일은 아이가 독서를 통해 적성을 찾아내는 모습을 볼 때다. 본인도 몰랐던 인생길을 열어준 셈이니까.
독서지도사란? 아동과 청소년의 연령에 맞는 도서를 선택해 듣기와 말하기, 읽기, 쓰기, 생각하기 등을 지도해 스스로 사고하고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전문 지도교사다.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을 통해 ‘여성 재취업이 용이한 직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4개월간의 교육 과정을 이수해야 하며 수료 기준은 동영상 강의 청취율 80% 이상, 과제물 제출 5편 이상이다. 시험에 통과하면 독서지도사 자격증이 주어진다. 문의 02-363-0111(한우리 캠퍼스)
방과 후 교사 선발에 가장 중요한 것, 면접
서영란(38, 방과 후 교사)
서영란 교사는 아이들에게 주산과 창의력 수학을 가르치고 있는 초등학교 방과 후 교사다. 그녀는 딸을 출산하고 1년 뒤에 대학교 평생교육원에 입학해 주산 교육과정을 수료했다. 이를 토대로 방과 후 교사에 도전하기 위해서였다.

‘자녀 교육’과 ‘커리어’ 동시에 잡은 엄마들의 꿀팁
서 교사는 인천의 인주초등학교, 대정초등학교, 용정초등학교에서 주산과 수학을 가르친다. 그녀는 방과 후 교사가 아이를 키우는 주부에게 매우 적당한 직종이라고 말한다. 오후 1시에 수업을 시작해서 늦어도 오후 5시면 끝나기 때문이다. 또 한 과목당 일주일에 100분 수업만 진행하면 되는데, 두 번으로 나눠 50분씩 할 수도 있고 하루에 몰아서 100분 수업을 해도 된다. 자신의 사정에 따라 탄력적인 근무가 가능한 것이다. 수강 인원당 급료가 책정되기 때문에 과목이 인기가 많으면 벌이도 괜찮다.
“요즘 과학 실험 같은 경우는 인기가 많아서 수강 인원이 100명이 되기도 해요. 주로 인기 있는 과목은 로봇, 클레이, 요리, 영어, 바둑 등이에요. 모두 민간단체의 교육을 통해 자격증을 따면 됩니다.”
관련 자격증 준비를 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워낙 경쟁률이 세다. 교사 자격증, 보육교사 자격증을 갖고 있으면 유리하다. 무엇보다 면접에서 자신의 역량을 보여주는 것이 합격의 관건이다.
“제가 면접을 볼 때는 선생님 세 분과 학부모들도 함께 들어오셨어요. 서류에서 경력, 자격증 그리고 명문대 스펙을 보는 학교도 있어요. 그러나 면접에서 자신의 역량을 잘 보여주면 다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수업 진행 능력을 보기 위해 다양한 질문을 하시는데 다른 선생님들과 비교해 아이들을 가르치는 자신만의 강점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 중요해요.”
커리어를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녀는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쌓은 노하우를 딸아이에게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어 가정교육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엄마들은 아이에게 수학을 가르치다가 모르면 화부터 내잖아요. 저 역시 그랬고요. 그런데 선생님이 돼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가르치다 보니 마음을 다스리는 법, 알기 쉽게 설명하는 법을 체득했어요. 내년부터는 일곱 살 딸 은비에게도 본격적으로 주산을 가르쳐볼 작정이에요.”

‘자녀 교육’과 ‘커리어’ 동시에 잡은 엄마들의 꿀팁
“때로는 떠들고 컨트롤되지 않는 아이들도 있게 마련이에요. 그런 행동은 선생님이 싫어서가 아니라 자신한테 관심을 가져달라는 신호일 수 있어요. 그런 부분을 놓치지 말고 다독여주시길 바랍니다.”
방과 후 수업을 위한 유용한 자격증, 3D프린팅 분야 미래창조과학부가 2020년까지 3D프린팅 인력 1,000만 명, 3D프린팅 전문 강사 1만2,700명을 양성한다고 발표했다. 최근에는 대학들에서도 3D프린팅 전문 교사·전문가 양성 과정이나 3D프린팅 과목을 신설하고 있다. 현장 교육이 부담된다면 티처빌 원격교육연수원(www.teacherville.co.kr)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3D프린팅 온라인 연수를 들어보는 것도 좋다. ‘학교에서 활용하는 3D프린팅’이라는 수업이 진행되는데, 3D프린터의 기초부터 3D프린팅의 다양한 모델링 활용법까지 배울 수 있다. 정부가 2017년까지 초·중·고 5,885개 학교에 각 1대의 3D프린터를 보급할 계획이라고 하니 향후 방과 후 수업에서도 3D프린터가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문의 1544-7783(티처빌 원격교육연수원)
단순한 직업이 아닌, 보육교사
김숙진(37, 새문안 어린이집 보육교사)
김숙진 교사는 결혼 후 아직 자녀가 없지만 아이를 낳더라도 교사의 커리어를 계속 쌓아나갈 생각이다. 그녀에게 이만 한 천직이 없기 때문이다. 김 교사는 미대를 졸업하고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가 적성을 새로이 발견하고 다시 유아교육을 전공한 경우다.
“실내 디자인 일도 했었는데 어른들을 만나는 것이 영 어색하고 맞지 않는 거예요. 반면에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칠 때는 스스로도 즐겁고 말이 술술 나오더라고요. 다시 학교로 돌아가서 정식으로 교육을 받았죠.”

‘자녀 교육’과 ‘커리어’ 동시에 잡은 엄마들의 꿀팁
“밖에서 폐를 끼치지 않도록 엄할 때는 정말 엄하게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이 있어요.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어린이집에서 보면 외동과 형제가 있는 친구들이 서로 생활 태도가 달라요. 절제하거나 질서를 지키는 일은 형제자매가 있는 아이들이 확실히 잘해요. 저는 마음 같아서는 셋을 낳고 싶은데, 나이가 좀 걸리네요(웃음).”
요즘 주부들에게 떠오르는 유망 직업 중 하나가 보육교사다. 곧 교사 자격증 시험이 어려워진다는 소문에 그 전에 미리 따놓자는 이들도 많다. 보육교사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은 무엇일까?
“유아교육은 누리 과정에 속하지만 그렇다고 초등학교처럼 교과서가 있거나 진도가 정해져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반 아이들의 특성에 맞춰서 커리큘럼을 짜야 해요. 그만큼 아이들에 대한 이해도가 뒤따라야 하고요. 그 부분이 예상보다 힘들 거예요. 한 반에서 반응이 좋았다고 해서 다른 반에서도 반드시 통하란 법은 없어요. 보육교사는 반복되는 업무가 아니고, 늘 새로움에 대해 고민하는 직업에 가까워요.”
또 책임감과 희생정신은 보육교사의 기본이다. 그래도 아이들이 다치는 건 순식간이라 늘 막을 수 있는 건 아니다. 교사생활을 하면서 제일 속상한 때다.
“수업을 진행하다 보면 가끔씩 옆방에서 ‘아악!’ 하는 선생님의 비명 소리가 들려요. 그러면 ‘아, 또 물렸나보다’ 해요. 특히 영아들은 화나는 걸 분출할 때 상대방을 잘 물거든요. 아이들끼리 서로 물고 물려요. 그걸 막으려고 선생님들이 자신도 모르게 아이 입에 손을 넣어 방어하거든요.”
이전 직장에서는 계단에서 넘어지려는 아이를 순식간에 품에 안고 자신의 몸으로 바닥에 떨어진 선생님도 본 적이 있다고 한다. ‘내 아이도 키워봤으니 식은 죽 먹기다’라든가 ‘할 일이 없으니 용돈이라도 벌어볼까’ 하는 마음가짐이라면 다시 한번 고민해볼 일이다.
교사들은 하루 동안 아이들과 지낼 계획을 일지로 매일 쓴다. 그것이 원칙이다. 교사의 질문과 아이들의 예상 답변 형식으로 A3 용지에 8 포인트 크기로 앞뒤 빼곡히 적어낸다(지금은 익숙해져서 그보다 작은 A4 용지로 작성하고 있다고). 원장에게 확인을 받고 평가인증에도 반영돼 소홀히 할 수 없는 부분이다. 또 커리큘럼은 정적 활동과 동적 활동을 골고루 짜야 한다. 보육교사의 일이 힘들고 고되긴 하지만 김 교사는 축복받은 직업이라 확신한다.

‘자녀 교육’과 ‘커리어’ 동시에 잡은 엄마들의 꿀팁
김 교사가 인터뷰 내내 강조하고 또 강조한 것. 보육교사의 시작은 아이들을 위하는 마음에서 비롯돼야 한다는 점이다.
보육교사 자격증은? 보육교사는 여전히 인력이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보육기관을 늘리고 교사에 대한 혜택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라 도전해볼 만한 직종이다. 또 앞으로 보육교사 자격증 취득의 과목 수가 늘어난다고 하니, 뜻이 있는 사람들은 미리미리 보육교사 자격증을 취득해놓는 것도 좋다. 자격은 1, 2, 3급으로 나뉘어 있으며 보육 업무 경력과 승급 교육에 따라 급수가 올라가기도 한다.
최고의 장점, 집=직장
이재영(42, 공부방 선생님)
결혼 후 아이를 키우며 쉬다가 2003년에 공부방 운영을 시작한 이재영 선생님. 큰아이는 여섯 살, 작은아이는 24개월 때였다. 공부방을 시작한 계기는 돈벌이나 커리어보다는 아이들 교육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였다. 어린이 문고 전문 출판사에 들어가면 아이들 책 걱정은 없을 듯해 금성출판사 푸르넷 공부방 선생님으로 취업했다.

‘자녀 교육’과 ‘커리어’ 동시에 잡은 엄마들의 꿀팁
함께 공부하는 엄마.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든든한 지원이다. 새롭게 바뀌는 교육체계에 대한 정보도 챙길 수 있었으니 일석이조다. 그래서일까? 고등학교 2학년인 큰아들은 특목고에 다니며, 중학교 2학년인 작은딸은 ‘올 A’의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방과 후에 여러 학원을 돌리지 않고 엄마가 집에서 간식 먹이고 같이 공부할 수 있어서 안정적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남은 시간에는 자신들이 배우고 싶어 하는 피아노나 수영 같은 예체능을 가르쳤어요. 학년마다 필요한 전집은 다 사줬고요. 그러니까 학원 다닐 필요가 없던데요?”
이재영 선생님은 공부방을 시작한 이후 학생들을 25~30명씩 꾸준히 가르치고 있다. 1시간당 5명으로 오후 1시부터 8시까지 운영한다. 그녀의 공부방이 특히 인기가 많은 이유는 내 아이를 가르친다는 신념 덕분이다. 학습 태도를 확실히 잡아준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인기 공부방 선생님이 됐다.
“어려웠던 점은 아이들의 시험 대비시 보충수업을 주말에도 해줘야 해서 가족과 함께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거예요. 그래도 비교적 즐겁게 12년을 달려왔어요. 작은딸이 꿈꾸는 직업도 선생님이라고 해요. 제가 일하는 모습을 보여준 게 영향을 준 듯해 뿌듯해요.”
공부방 교사는? 응시 자격은 정규 대학 졸업자나 졸업 예정자로 전공 제한이 없다. 매달 한 번씩 접수 기간이 있으며 4박 5일간의 입문 교육을 시작으로 다양한 교수법을 교육받는다. 문의 1577-7799(푸르넷 공부방)
■글 / 이유진 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사진 제공 / 김복순, 김숙진, 서영란, 이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