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천문대 별 이야기

우리가 몰랐던 천문대 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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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6세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라면 공감하겠지만 아이의 성향에 따라 슬슬 관심 분야가 생길 시기다. 특히 이공계에 관심이 많은 남자아이들이라면 구체적으로 갈리는데, 유독 로봇이나 자동차에 관심이 많은 기계파, 공룡의 계보를 줄줄 외우는 생물파, 별이나 우주천체에 관심이 많은 천문파 등으로 나뉜다. 천문파인 우리 아이를 위해 몇 번의 천문대를 방문하고 어른들조차도 몰랐던 혹은 오해했던 천문대 별 이야기를 풀어본다.

천문대에서 본 토성과 태양의 흑점 사진.

천문대에서 본 토성과 태양의 흑점 사진.

첫 번째, 슈퍼문(Supermoon)에는 절대 천문대를 가선 안 된다!
지난 크리스마스, 우리 가족은 수년 만에 밝고 둥글게 뜬 슈퍼문을 볼 수 있을 거라는 뉴스를 보고 설레는 마음을 안고 천문대로 향했다. 그러나 들떠 있는 우리에게 ‘잘못 오셨다’라는 매몰찬 한 마디를 날리는 천문대 선생님. 달이 너무 밝은 밤에는 별빛의 세기가 상대적으로 적어 관측이 쉽지 않다고. 생각해보니 달은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그래서 어느 때나 볼 수 있는 천체다. 밝은 달이라도 감상하자고 관측 전망대로 향했지만 달빛이 너무 센 바람에 오히려 빛을 죽이는 필터를 끼고 슈퍼문을 봐야 했다. 게다가 아이 눈에는 그 빛도 너무 자극적이라 오래 볼 수도 없었다. 결국 별 관측 최악의 날에 천문대로 향한 꼴이 된 셈.

두 번째, 나의 탄생좌를 보러 생일에 천문대로?
간혹 탄생 별자리를 보기 위해 생일 이벤트로 천문대로 향하는 이들이 종종 있다고 한다. 매우 멋지고 로맨틱한 발상이다. 그러나 현실은 나의 탄생좌는 내 생일에 절대 볼 수 없다는 것. 그 달의 별자리로 정해진 원리를 생각하면 그 이유를 쉽게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8월의 게자리는 태양이 게자리를 가리키는 때가 8월이라 그 달의 별자리로 정해진 것이다. 그러니 밝은 태양이 별자리를 비추고 있으니 그날은 절대 탄생좌를 볼 수 없는 것. 나의 탄생좌를 가장 밝게 볼 수 있는 시기는 생일이 있는 달에서 6개월이 지나서다.

세 번째, 천문대에 가면 오색찬란한 우주를 다 볼 줄 알았다!
천문대에 가면 그곳 전문가들은 미리 하는 말이 있다. ‘천문대에 너무 큰 환상을 품지 말라’는 다소 김 세는 이야기. 천문대만 가면 책이나 인터넷에 봐왔던 오색창연한 행성이나 성단, 성운을 모두 실제로 볼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별은 망원경으로 봐도 별이었다. 그저 맨눈으로 보는 것보다 조금 더 뚜렷하게 빛나는 별을 볼 수 있을 뿐이다. 우리가 늘 보던 신비로운 성운의 사진은 사실 우주 상공을 날고 있는 최첨단 허블망원경으로 찍은 수천 장의 사진을 합성해 완성한 것이다. 빛나는 별을 보러가는 것도 좋지만 전문가의 해설 프로그램이 얼마나 깊이 있고 알차게 구성돼 있는지를 알아보고 천문대를 선택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네 번째, 아이를 위해 큰맘 먹고 천체 망원경을 사줬다?
어린 자녀에게 천문학의 꿈을 키워보라고 덥석 천체 망원경을 사주는 것.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추천하지 않았다. 스스로 별을 찾아보는 것은 만만치 않은 지식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 미리 사놓는다면 망원경은 그저 아이 방에 고급 인테리어 소품이 되기 십상이다. 망원경 구입 전에 대신 아이를 데리고 부지런히 천문대를 다니길 추천한다. 천문대는 계절별로 볼 수 있는 별들과 별을 보는 법을 가르쳐주는 프로그램이 생각보다 많고 유익했다. 망망대해보다 더 큰 망망대천(?)에서 아이 혼자 힘으로 별을 찾기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란 걸 미리 인지하도록.

■글 / 이유진 기자 ■사진 제공 / 중미산 천문대(www.astrocaf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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