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편일률적인 대여 백일상 대신 엄마의 센스를 발휘한 백일상으로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주자. 딸에게 경제적이면서도 센스 넘치는 백일상을 손수 차려준 맘스 크리에이터가 백일상 차리는 노하우를 전수한다.
요즘은 백일상 대여 업체가 많이 생겨 클릭 한 번이면 수많은 장식품이 집으로 배달돼 오지만, 엄마표 백일상으로 의미를 더하면 소중한 추억이 되지 않을까. 물론 화려한 2단 케이크 트레이와 기다란 은촛대, 레터링 현수막 같은 건 없지만 아이에게 잘 어울리는 아이템과 컬러를 매치할 수 있고, 엄마 마음대로 디자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여용품은 아무래도 가격이 마음에 들면 디자인이 별로고, 디자인이 마음에 들면 가격이 얄미울 수밖에 없다. 게다가 예쁜 사진을 남기고 싶은 엄마 마음을 모르는 아이가 얌전히 앉아 방글거리며 카메라를 쳐다봐줄 리 없기에 사진 몇 장 찍고 끝내야 하는 일회성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 그렇다면 조금 어설퍼도 대여가의 1/5도 안 되는 비용에 엄마의 정성과 감각을 더하는 방법이 현명할지 모른다. 아이 자는 시간에 틈틈이 뚝딱거리다 보면 그리 어렵지 않으니 백일을 앞두고 있다면 한번 도전해보길.
테이블&위치 선정
엄마표 백일상을 준비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테이블을 마련하고 위치를 정하는 것이다. 테이블은 보통 4~6인용 식탁을 옮겨 사용하지만 좌식 테이블, 소파 테이블, 창틀 등을 활용해도 좋다. 단 그 위에 범보의자나 부스터 등을 올리고 여기에 아이가 앉을 것을 고려해 흔들릴 염려가 없어야 한다. 테이블이 너무 길어도 장식하기 힘들지만, 너무 짧으면 장식품을 올렸을 때 볼품없어 보일 수 있으니 가급적 1m 이상의 긴 테이블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백일상은 아이의 기념일을 축하하는 의미지만, 아무래도 사진이 잘 나와야 하니 집에서 가장 밝은 곳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햇살이 잘 들어오는 창을 얇은 커튼으로 가려서 빛을 은은하게 만드는 것이 사진 찍기에는 최적의 조건. 여기에 깔끔한 배경이 받쳐준다면 금상첨화니 밝은 벽지가 있는 쪽으로 위치를 잡아보자. 벽에 달린 인터폰이나 애매한 벽 사이즈가 신경 쓰인다면 거실 전면 창 앞에 커튼이나 블라인드를 쳐서 분위기를 차분하게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우리 집은 구조상 마땅한 곳을 찾기가 어려웠는데, 다락방 창문에 깔끔한 블라인드를 걸고 그 앞에 백일상을 꾸몄다.
콘셉트 정하기
콘셉트라고 거창하게 생각할 건 없다. 메인 컬러를 정하는 것으로 보면 되는데, 모노톤을 선호한다면 블랙&화이트, 아들이면 스카이 블루, 딸이면 베이비 핑크 등 아이와 잘 어울릴 만한 메인 컬러와 서브 컬러를 정해놓고 디자인하는 것이 좋다. 우리 딸은 핑크보다는 옐로 계열이 잘 어울리는 것 같아 메인 컬러를 옐로로 정하고, 오렌지와 그린 컬러를 믹스해 서브 컬러로 사용했다.
테이블 커버&의자 커버 준비
전통 스타일이 아니라면 웬만한 백일상 테이블은 깔끔한 것이 좋다. 아무래도 장식품에 컬러가 들어가므로 테이블까지 컬러가 있으면 산만한 느낌을 줄 수 있다. 화이트 패브릭으로 테이블을 덮는 것이 가장 무난한 방법. 아이가 앉을 범보의자나 부스터 역시 화이트 패브릭으로 덮으면 깔끔한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계획한 콘셉트에 의자 컬러가 잘 어울린다면 그대로 사용해도 좋다.
플래그 갈런드 만들기
대여용품 중 하나인 배경용 백일 기념 레터링 현수막이 없는 대신 엄마표 갈런드를 만들어보자. 컬러지 몇 장에 칼질 몇 번이면 된다.
1 너무 얇지 않은 4절지를 5~6가지 컬러로 준비해 컬러별로 밑변 10cm, 높이 14cm의 이등변삼각형 모양의 플래그를 총 14장 만든다.
2 플래그를 삼각형 모양이 되도록 배치한다. 맨 윗줄은 2개, 그다음 줄은 3개,
4개, 5개로 놓고 모서리를 테이프로 이어 붙인다.
3 순서에 맞춰 각 플래그마다 한 글자씩 적어 ‘HAPPY 100TH DAY♥’를 만든다. 수정용 화이트 펜으로 적어도 충분히 근사하다.
완성
종이 별 갈런드 만들기
이제 테이블 앞면을 장식할 모형을 만들 차례. 아이 이름으로 꾸미거나 여러 가지 모형을 만들기도 하지만 인터넷 검색으로 쉽게 만들 수 있는 종이 별 접기를 선택했다.
1 정사각형 종이를 대각선으로 반 접는다. 별 하나 만드는 데 종이 7장이 필요하다.
2 종이 비행기 접듯이 가운데 선에 맞춰 양 끝을 접는다.
3 종이를 거꾸로 돌려 같은 방법으로 양 끝을 접어 올린다.
4 ③을 그대로 뒤집어 뾰족한 양 모서리가 만나도록 반 접는다.
5 사진처럼 가운데 깃을 바깥 방향으로 접어 올린다.
6 중앙의 뾰족한 부분을 당기며 접어 사진과 같은 형태로 만든다.
7 안쪽에 접혀 있는 부분을 밖으로 빼낸다.
8 위의 과정을 반복해 7개를 접는다.
9 글루건을 이용해 서로 이으면 별 하나 완성.
10 컬러별로 별 여러 개를 만들고 나무집게를 이용해 끈에 매단다.
완성
클레이 컵케이크 만들기
귀여운 소품도 빠질 수 없다. 마트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클레이로 컵케이크를 만들기로 결정. 가격도 저렴하고 누구나 손쉽게 만들 수 있다.
1 컵케이크 틀에 쿠킹 포일을 구겨 넣는다.
2 그 위에 두께 1cm로 둥글게 편 화이트 클레이를 올리고 컵케이크 틀의 주름에 잘 붙게 눌러준다.
3 다른 컬러의 클레이를 밀대로 밀어 5mm 두께로 만들고 모양틀로 찍는다.
4 ③에 칼등으로 바둑판 모양으로 자국을 만든다.
5 바둑판 모양의 선이 만나는 지점에 꼬치나 이쑤시개로 찍어 모양을 낸 다음 ②의 컵케이크 위에 올린다.
6 원하는 컬러의 클레이로 아이 이름 이니셜이나 숫자, 모양 장식을 만든다.
7 ⑥에 컵케이크 상단과 같은 패턴을 만들고 이쑤시개를 이용해 컵케이크 위에 고정한 다음 24시간 상온에 말리면 완성.
완성
백일떡 준비
백일상에는 예부터 장수와 건강을 기원하고 부정한 기운을 막기 위해 백설기와 수수팥떡이 필수로 올라간다. 요즘은 전통 떡 대신 오색경단이나 인절미 등 다양한 떡을 올리는 경우도 많다. 우리 딸 백일상에는 백설기로 만든 꽃 케이크와 수수팥떡, 오색경단을 올렸는데, 덕분에 백일상이 단조롭지 않고 한층 고급스러워지는 효과가 있었다. 꽃 케이크는 비용이 좀 비싸지만 백설기만으로 아쉬운 엄마들에게 추천.
데커레이션
집에 있는 장식품과 아이 사진 액자 등을 이용해 테이블을 꾸민다. 소품들의 높낮이가 비슷하면 단조로워 보일 수 있으니 정면에서 사진 찍을 것을 고려해 높낮이를 조절해 배치하는 것이 좋다. 고속터미널 상가나 남대문시장 등에서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나무 선반이나 하얀 천으로 두른 상자를 활용하면 높낮이 조절 효과도 있고 깔끔하게 연출하기 좋다. 메인 컬러에 맞춰 꽃이나 화병 등을 장식하는 것도 좋은 방법.
열정 맘 조나영
홈쇼핑 의류 담당 MD로 11개월 된 예원이를
키우느라 잠시 육아휴직 중. 블로그 ‘스페셜엔제이
(blog.naver.com/jogabi_go)’를 운영하고 있다.
자칭 정보 수집에 일가견이 있고 실험 정신이 투철한 열정 맘으로 아이 출산 후 지금까지 겪어보고 터득한, 혼자 알기 아까운 깨알 육아 정보를 공유한다.
■기획 / 이은선 기자 ■글&사진 / 조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