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1 내신 관리에 신경 쓰고 있는 고2 여학생입니다. 내신 수학은 죽어라 해서 2등급 턱걸이인 상태인데, 수능 수학은 3등급도 어렵습니다. 특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내세울 거라고는 1~2등급으로 관리한 학생부밖에 없습니다.
“학생부 반영 비율이 높은 대학을 찾아라.”
이런 경우에는 수시 전형에서 학생부 반영 비율이 높은 대학을 찾는 것이 좋다. 수능에서 수학에 어려움이 있는 학생에게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 될 수 있는 전형이다. 학생부 반영 비율이 100%라는 것은 학생부를 통해서만 선발하겠다는 것이다. 인문·사회계열에서 반영 비율 100%(2016학년도 기준)인 대학은 부산대, 충남대, 고려대(세종캠퍼스), 덕성여대, 상명대, 숙명여대, 홍익대 등 78개 대학으로 상당히 많은 학교가 있다. 이 밖에도 ‘수시 적성고사 전형’을 살펴보는 것도 방법이다. 적성고사는 대학교에서 자체 출제하는 방식으로 수능에 비해 다소 쉽게 출제되는 경향이 있다. 적성고사의 대부분은 수학 과목이 포함되지만 기초 문제와 기본 문제 위주로 출제되기 때문에 단기간에 공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수시 적성고사 전형은 학생부와 적성고사만을 반영해 뽑는다. 이 전형은 해마다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2017학년도에도 가천대, 고려대(세종캠퍼스), 삼육대, 수원대, 한신대, 홍익대(세종캠퍼스) 등에서 선발한다.
사례 #2 이과생인데 수학을 망치니 답이 안 나오더군요. 3등급 나오는 거 보고 원서 대신 재수학원에 등록을 했습니다.
“최저 학력 조건 중 수학 미반영 대학에 지원하라.”
이과생들은 필수인 수학을 망치면 입시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 수능 수학이 발목을 잡는다면 최저 학력 조건 중 ‘수학 미반영 대학’에 지원하는 것도 방법이다. 최저 학력 조건은 대부분의 학교가 4과목 응시에 3과목 이하 반영인데, 이 중 자연계열 중에서도 수학을 포함하지 않는 학교가 있다. 수험생의 경우 지원 대학이 수학을 포함하는지 매년 중반께 공개되는 모집 요강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 좋다. 2017학년도 고려대 수시 논술 전형 자연계열은 수학(가) 혹은 과탐을 포함시키도록 했다. 수학 대신 과탐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간혹 사탐을 선택해 지원 불가에 해당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런 경우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논술 전형 비율이 높은 대학을 찾아라.”
논술 반영 비율이 높은 대학일수록 논술 실력으로 당락을 결정하게 된다. 수포자의 경우 논술 비중이 높으면서 수능 최저 학력 조건에서 수학 성적 없이 입학 가능한 학교를 선택한다면 훌륭한 조합이 된다. 또 논술 비중이 높다는 것은 내신 성적의 반영 비율을 줄인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 연세대 일반 전형의 경우 공대계열에 지원한 A군은 평소 수능 공부를 병행하는 것이 어려웠다. 내신 성적은 5.4등급이었으며, 논술은 중학교 시절부터 꾸준히 해온 터라 반영 비율이 87%(2016학년도 기준)로 가장 높은 학교(연세대)를 찾아 최종 합격했다. 2016학년도 서울시립대 논술 전형 인문계열은 교과 성적 50%와 논술 50%를 반영했으나, 2017학년도에는 교과 성적 40%와 논술60%를 교과 성적의 비중을 낮추고 수능 최저 학력 조건을 요구하지 않는다. 수능 수학에 자신 없는 학생이라면 관심을 가져볼 만한 전형이라 볼 수 있다(2017학년도 기준).
사례 #4 수학을 포기하는 대신 영어 특기자 전형에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영어 특기자 전형에 대해서 알려주세요.
“영어 실력의 객관적 지표를 만들어라.”
대학의 영어 특기자 주요 평가 요소는 크게 4가지로 나뉜다. 토플(TOEFL), 토익(TOEIC) 등 공인어학시험/각종 학력평가(SAT, ACT, IB, AP) 성적/외부 수상 실적/영어 에세이, 면접 등이다. 이를 근거로 영어 실력을 객관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영어 특기자 전형은 학생부 종합전형 선발 비중이 커지면서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약해지고 있다. 하지만 문과 수험생들에게는 여전히 매력적인 전형이다. 주요 12개 대학의 2017학년도 대입 수시 영어 특기자 전형 선발인원은 모두 1,730명이다. 특히 연세대(437명), 고려대(290명), 성균관대(402명), 한국외대(130명) 등은 적지 않은 수를 영어 특기자 전형으로 선발한다. 영어 특기자 전형은 수학 성적이 당락을 크게 좌우하지 않아 상위권 대학 진학도 노려볼 수 있다. 실제로 2016 대입 수시 전형에서 수학 내신 5등급인 학생이 영어 특기자 전형으로 고려대에 입학하기도 했다. 내신 성적 평균 5.8등급인 학생이 한국외대에 진학한 사례도 있다. 영어 특기자 전형은 생각보다 경쟁률이 낮다. 논술 전형 경쟁률이 평균 40~50:1인 데 반해, 영어 특기자 전형 경쟁률은 8:1 정도이며 연세대는 4:1에 불과하다. 지원 자격에도 제한이 없어 국내 일반고·자사고·특목고 졸업자(재수생 포함)는 물론 국제학교, 해외 고교, 검정고시 출신자 등도 모두 응시할 수 있다.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이 없다는 것도 이점이다.
사례 #5 중학생 학부모입니다. 한 과목만 잘해도 대학에 간다는 기사가 많았는데 실제 그런 사례는 못 본 것 같아요. 진짜 그런 전형이 있나요?
“수학을 반영하지 않은 학교를 찾아라.”
정시 전형에서는 수학을 반영하지 않거나 수학과 타 과목 중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대학들이 있다. 실제 경기대(수원캠퍼스) 국제상업정보학과는 수능 영어 한 과목만을 100%로 평가한다. 이 학과의 2015학년도 정시 모집은 17:1로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타 학과가 3:1 혹은 4:1인 것을 감안하면 월등히 높은 경쟁률이다. 홍대 서울캠퍼스 자율전공의 경우 수능 4개 과목(국어, 영어, 수학, 탐구) 중 3개 과목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수학을 제외한 나머지 3개 과목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밖에 경희대, 숙명여대, 서울시립대, 중앙대 등의 예체능 학과에서는 4개 과목 중 2개 영역을 반영하며, 가천대 법학·경영 등 문과 일부 학과와 안동대, 영동대 등에서도 2개 영역만 반영한다.
■기획 / 장회정 기자 ■글 / 강보라(프리랜서) ■사진 / 이소현 ■자료 제공 /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도움말 / 최상현(아이윌교육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