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한가한 시간)의 길이는 막내 자녀의 성장 단계와 관련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여행·여가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발표한 ‘여가∙문화∙체육 주례조사’에 따르면 1~3세 영아 자녀를 둔 가구는 하루 평균 2.69시간의 여가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평균 3.86시간의 70%에 그치는 수치다.
2023년 조사 응답자의 평균 여가는 하루 3.86시간, 일주일 27.0시간이다. 조사 초기 6개월 평균(2021년 10월~2022년 3월 주 27.9시간, 일 3.99시간)보다 하루 0.13시간, 주 0.9시간 줄어들었다. 감소의 주된 이유는 코로나 엔데믹 전환에 따른 사회활동 증가와 재택근무 축소 때문으로 추정된다. 주중 평균은 3.09시간, 주말은 5.78시간이었다.
인구 사회적 특성별로 남성(하루 3.90시간)과 여성(3.82시간)의 차이는 크지 않았으나 연령대별 차이는 컸다. 40대(3.35시간)가 제일 짧았고, 50대(3.54시간), 30대(3.69시간), 60대 이상(4.09시간) 순이었으며, 20대(4.85시간)는 모든 연령대 중 눈에 띄게 길었다.
연령대보다 더 큰 차이는 결혼 여부, 자녀 유무와 성장 단계 등 ‘가구 구성’에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막내 자녀 기준으로 1~3세 영아 자녀 가구(2.69시간)가 제일 짧았고 4~7세 유아기(2.87시간), 초등생(3.10시간), 청소년(3.38시간) 자녀 가구 순으로 점차 증가했다. 이는 양육 부담이 여가의 길이와 밀접한 상관이 있음을 보여준다.
양육 부담이 가사 부담도 영향을 주고 있다. 무자녀 가구(3.85시간)는 성인 자녀(3.76시간)보다 길고 독립 자녀(4.05시간) 가구보다는 짧았다. 즉, 자녀가 성인일지라도 동거 자녀가 있는 경우 이에 따르는 가사 부담으로 무자녀 가구보다 여유 시간이 더 적음을 알 수 있다.
‘연령대×가구구성’을 통틀어 여가 측면에서 가장 열악한 집단 톱3은 막내가 영아 단계인 40대(2.54시간)와 30대(2.62시간), 유아 단계인 30대(2.83시간) 순으로 모두 하루 3시간 미만이었다. 40대 영아 자녀 가구 기준으로 전체 평균(3.86시간)의 3분의 2(66%) 수준이고, 20대 미혼 가구(4.90시간)에 비하면 절반(52%)밖에 안 됐다.
영·유아 자녀를 둔 30, 40대라면 육아와 사회생활의 중추 세대임에도 현실에서는 어느 계층보다 심각한 ‘여가의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컨슈머인사이트 측은 “커다란 사회문제인 결혼·출산 기피의 한 원인일 수 있다. 국민 건강과 삶의 균형은 물론 국가 존립 차원에서도 ‘여가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라고 분석했다.
한편 컨슈머인사이트는 2021년 10월 기획 조사로 시작한 ‘여가∙문화∙체육 주례조사(19세 이상 성인 매주 500명, 연간 2만6000명 대상)’에서 우리 국민의 여가는 얼마나 되는지, 여가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묻고 있다.
여가의 정의는 ‘일(집안일 포함)이나 학업, 출퇴근, 일상적 식사 및 수면을 제외한 시간’으로 했고, 기혼자의 가구 구성은 막내 자녀의 성장 단계 기준으로 구분했다. 데이터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의 빅데이터센터구축사업을 통해 한국문화정보원 문화 빅데이터 플랫폼 마켓C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