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성공하는 과학적 이유 있었다…120만 명 연구가 밝힌 ‘출생 순서의 비밀’

‘첫째’ 성공하는 과학적 이유 있었다…120만 명 연구가 밝힌 ‘출생 순서의 비밀’

첫째가 더 좋은 성과를 보이는 이유는 영유아기 감염 노출과 부모 관심 시간의 차이 때문이며, 예방접종·위생관리·균형 잡힌 관심 배분이 형제 간 격차를 줄이는 열쇠로 꼽힌다. 프리픽 이미지 사진 크게보기

첫째가 더 좋은 성과를 보이는 이유는 영유아기 감염 노출과 부모 관심 시간의 차이 때문이며, 예방접종·위생관리·균형 잡힌 관심 배분이 형제 간 격차를 줄이는 열쇠로 꼽힌다. 프리픽 이미지

아이를 둘 이상 키우는 부모라면 한 번쯤 “첫째에게 너무 많은 시간을 쓰고 있는 건 아닐까” 고민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 최근 120만 명을 40년간 추적한 대규모 연구는 첫째와 막내 사이에 존재하는 ‘출생 순서 효과(Birth-order effect)’가 단순한 인식이 아니라 통계적으로 확인되는 현상임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연구에 따르면 첫째는 막내보다 소득 수준과 학업 성취도, 정신건강 지표에서 평균적으로 더 좋은 결과를 보였다. 그리고 연구진은 그 원인으로 크게 두 가지를 지목했다. 바로 영유아기 질병 노출과 부모의 관심 시간이다.

첫째가 가져온 감기, 막내의 평생에 영향을 미친다

이번 연구는 덴마크 정부 기록을 활용해 120만 명의 아동을 출생부터 성인기까지 추적했다. 연구진이 주목한 것은 생후 첫 1년 동안의 호흡기 질환 노출이었다. 면역체계가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시기에 감염성 질환에 노출될 경우 훗날 교육 수준과 소득,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막내들은 첫째나 둘째 형제자매가 어린이집이나 학교에서 가져온 바이러스에 노출될 확률이 높았다. 실제로 생후 1년 동안 급성 호흡기 질환으로 입원할 가능성은 첫째보다 2~3배 높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생후 초기 감염이 평생의 성과에 영향을 주는 이유로 뇌 발달을 꼽았다. 영아는 섭취 열량의 약 85%를 신경 발달에 사용한다. 하지만 심한 감염에 걸리면 에너지가 면역 반응에 우선 사용되면서 뇌 발달에 필요한 자원이 줄어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생후 6개월 이전 감염의 영향은 생후 6개월 이후보다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첫째가 더 많이 받는 부모의 관심

질병만으로 모든 차이를 설명할 수는 없었다. 연구 결과 첫째는 같은 나이의 동생보다 하루 평균 20~30분 더 많은 양질의 부모 관심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를 어린 시절 전체로 환산하면 약 3000시간에 달한다.

연구진은 이 차이가 소득과 학업 성취, 정신건강 격차의 나머지 절반가량을 설명한다고 분석했다. 부모가 첫 아이를 키울 때는 상대적으로 시간적 여유가 많지만 자녀 수가 늘어나면서 관심과 자원이 분산되기 때문이다.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부모에게 실질적인 행동 지침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한다.

우선 영아기의 감염 예방이 중요하다. 영유아뿐 아니라 부모와 형제자매의 예방접종을 챙기고, 손 씻기 등 기본적인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모유 수유 역시 감염 위험을 낮추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연구에서는 6개월 미만 모유 수유를 한 막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급성 감염 위험이 낮았다.

또 다른 핵심은 부모의 시간 배분이다. 연구진은 첫째와 동생들 사이에 발생하는 ‘3000시간의 관심 격차’가 운명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의식적으로 막내나 둘째와 보내는 시간을 늘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연구가 덴마크에서 진행된 만큼 보편적 의료 시스템과 높은 예방접종률 등 국가적 환경 차이가 존재한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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