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상황에서도 내 편이 되어줄 사람이기에 결혼을 결심했어요.
현명하고 사랑스러운 아내가 될 거예요”
성현아가 다음달 9일, 동갑내기 사업가 허은교씨와 결혼식을 올린다. 지난 3월 허은교씨를 만난 뒤 교제 9개월 만에 사랑의 결실을 보게 된 것. 성현아의 예비 신랑과 예비 시어머니에 대한 수줍은 고백을 들었다.
지난 10월 17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성현아(32)의 결혼 발표 기자회견이 있었다. 환하게 웃으며 기자회견장에 들어서는 성현아는 참으로 행복해 보였다. “내 생애 가장 떨리는 순간인 것 같다”고 말문을 연 성현아는 기자회견 내내 수줍고 설레는 예비 신부의 모습 그대로였다.
성현아의 예비 신랑 허은교씨(31)는 작은 사업을 하는 평범한 사람이다. 성현아는 “자상하고 착하며 이해심이 많은 사람”이라면서 “성격이 급한 자신을 느긋하게 지켜봐주고, 곁에서 늘 다독거려주는 따뜻한 성품의 소유자”라고 말했다.
“지난 3월 초에 처음 만났어요. 드라마 촬영을 하고 있는데 친구가 모임에 나오라고 하더라고요. 촬영이 늦게 끝나서 갈까 말까 고민하다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나갔는데, 거기서 만났어요. 그때는 이렇게 결혼하게 될 줄 몰랐어요.”
처음 만나고 나서 한동안은 친구로 지냈다. 허은교씨(31)에게 관심은 있었지만 그 마음을 표현하지는 않았다. 보통의 연인들처럼 ‘줄다리기’를 한 것. 그렇게 보름여가 흘렀다.
“그분이 문자를 보내도 답장을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도 계속 문자를 보내더라고요. 그에 감동받아서 두 번째 만남을 가졌죠. 부산 사람이라서 그런지 말을 직설적으로 하는 편이에요. 그분이 ‘만나자’고 말하는데 그 말에 확 끌렸지 뭐예요.”
둘은 만난 지 3주 만에 첫 키스를 했고, 만난 지 5개월여 만에 결혼을 결심했다. 이 정도면 ‘초고속’이라 할 만하다. 성현아 역시 결혼이 빠르다는 데 공감한다.
“제 생각에도 결혼이 좀 빠른 것 같기는 해요. 드라마 촬영하면서 결혼한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했는데, 모두 ‘네 나이도 있고 하니까 정말 좋은 사람이면 오래 끌 것 없이 결혼하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결혼 인연’은 그렇게 갑자기 오는 것 같아요.”
MBC-TV 드라마 ‘이산’에서 영조의 딸인 화완옹주로 출연 중인 성현아. 그녀의 갑작스런 결혼 발표에 함께 촬영하는 배우와 감독 등 모든 스태프들이 적잖이 놀랐다.
“연애 사실을 송선미씨와 김정은씨 빼고는 아무도 몰랐어요. 원래는 방송국 측에 미리 말하려고 했는데 기사가 먼저 나가는 바람에 이렇게 됐어요. 많이들 축하해주세요. 제가 지금 극중에서 악역을 맡고 있는데 ‘그렇게 행복해서 몰입이 되겠느냐’고 걱정해주시는 분도 있어요. 30대 미혼 여성의 결혼을 적극 권장한다는 PD도 계셨고요(웃음).”
“시부모님 뵈러 부산 가는 게 데이트예요”
기억에 남는 데이트가 있느냐고 묻자 성현아는 의외의 대답을 했다. 거의 데이트를 못했다는 것. 남들에게 남자친구가 있는 것을 밝히지 않은 탓에 만나도 저녁만 먹고 헤어지곤 했다. 시간이 날 때 예비 시부모님을 뵈러 부산에 다녀오는 게 유일한 데이트였다. 대신 전화통화는 굉장히 많이 했다고.
대개의 여자들에게는 그 남자와 결혼을 결심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게 마련. 그녀 역시 마찬가지다.
“가만히 보고 있으면 우리의 미래가 그려져요. 10년 후의 모습 같은 것 말이에요. 여자가 결혼을 하게 되면 여러 가지 면에서 제약도 많이 따르잖아요. 하지만 이 사람이라면 (그런 제약이 있더라도) 극복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어떤 상황에서도 내 편이 되어줄 사람 같았고요.”
성현아는 허은교씨를 처음 만났을 때 많이 울었다고 털어놓았다. 허은교씨에 비해 자신이 너무 부족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녀는 ‘자기처럼 부족한 사람이 그와 오랫동안 함께할 자격이 있는지를 생각하면…’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처음 시부모님을 뵙던 날도 ‘내가 너무 부족한 것 같다’는 생각에 많이 울었어요. 신랑이랑 같이 울었죠. 지금은 시어머님께서 저를 많이 아껴주세요. 친정어머니가 돌아가셔서 결혼 준비를 혼자 하고 있는데, 맘이 아플 때가 많아요. 그럴 땐 시어머님과 같이 손 붙잡고 울고 그래요. 새로운 가족이 생겨 정말 행복하답니다.”
성현아는 어머니 이야기를 하던 중 감정이 복받치는지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그녀는 눈물 흘리는 자신의 모습을 “주책이야”라고 하면서도 쉬 눈물을 거두지 못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아들, 딸 하나씩 낳아 200점짜리 엄마 될 거예요”
성현아의 결혼식은 오는 12월 9일 오후 1시,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열릴 예정이다. 부산에 연고를 둔 허은교씨와 예비 시댁을 위한 배려다. 결혼식을 공개할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 일반인인 신랑이 공개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이다.
“신랑이 자신이 드러나는 걸 굉장히 쑥스러워하고 부끄러워해요. 신랑을 보호하는 차원은 아니지만 신랑이 공개되는 부분에 대해 (신랑이) 어색하거나 힘들지 않게 제가 신경을 많이 써야 할 것 같아요.”
신혼여행은 당분간 미루기로 했다. 드라마 ‘이산’의 촬영을 마친 뒤 떠나기로 한 것. 신혼여행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고, 친구들과 동반 여행을 염두에 두고 있다. 신접살림은 서울에 차릴 예정이지만 아직 집을 구하지는 않은 상태다. 둘의 2세 계획도 궁금했다.
“신랑이 장손이기 때문에 아이를 많이 낳았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더라고요. 저는 당분간 방송 활동을 계속할 생각이어서 계획을 잘 세워 두 명 정도 낳고 싶어요. 아들 하나, 딸 하나 낳아서 200점짜리 엄마가 될 거예요.”
성현아는 결혼 뒤에도 방송 활동을 계속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연기를 계속하고 싶고, 시부모님도 그녀의 방송 활동을 적극 지지해주기 때문에 방송 활동을 그만둘 이유가 없다는 것. 팬들 입장에서는 결혼을 하더라도 멋진 배우로 남겠다는 그녀의 말이 반가울 듯하다.
이제 한 달 뒤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제2의 인생을 시작하게 될 성현아. “현명하고 사랑스러운 아내가 되겠다”는 그녀의 말이 꼭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 글 / 김민정 기자 ■ 사진 / 이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