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지원이 ‘올드미스 다이어리’ 이후 2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복귀했다. 엉뚱한 역할 단골 배우였던 그녀가 ‘얼렁뚱땅 흥신소’에서 맡은 역할도 만만치 않다. 엉뚱한 그녀의 귀엽고 발랄한 이야기를 전한다.
“가끔 신기가 느껴져요”
무속인 역할을 맡은 예지원은, ‘그녀가 아니면 과연 이 역할을 누가 맡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캐릭터와 잘 어울린다. 인기를 얻었던 ‘올드미스 다이어리’나 최근 개봉한 영화 ‘죽어도 해피엔딩’에서 보여준 이미지와도 일맥상통한다. 그녀는 자신의 역할이나 이미지에 만족할까?
“지금 맡은 역할이 좋아요. ‘올드미스 다이어리’나 영화 ‘귀여워’가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면서 이런 역할의 섭외가 들어오는 거겠죠. 제 나이에 맞는 30대 역할을 할 수 있고, 또 드라마에서 중심 인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할 뿐이에요.”
사이비 무속인 역할을 맡았지만, 실제 그녀는 ‘초능력’이나 ‘신기’가 있다고 스스로 느낀다고 한다. 이 말에 크게 웃었지만, 그녀는 사뭇 진지했다.
“누구나 초능력은 있지 않을까요? 특히 연기자들은 신기가 있는 것 같아요. 연기할 때 몰입하다보면 나도 모르는 세계를 체험하기도 하죠. 실제로 스포츠 선수들은 중요한 시합에서 시간이 상당히 늦게 갈 때가 있대요. 주변이 순간 흑백으로 변하면서요. 저도 가끔 그럴 때가 있어요. 어느 순간 시간이 길게 느껴지죠.”
역할에 맞는 의상 위해 직접 발품 팔다
이번 역할은 무속인일뿐더러 가끔 객원으로 연극무대에 서는 배우이기도 하다. 또 드라마의 배경인 ‘황금빌딩’에 있는 사람 중 가장 멋쟁이로 나오기 때문에 의상에 신경을 많이 써야 했다.
“가난하고 어려운 상황인데도 멋쟁이라 옷은 잘 입고 다니는 여자예요. 인도풍 의상이나 집시풍 옷처럼 튀는 옷을 주로 입어요. 가지고 있는 옷 중에서 (특이해서) 못 입고 ‘남을 줘야 하나?’ 고민했던 의상들이 있었는데 이번 드라마 촬영하면서 아주 유용하게 쓰고 있어요. 옷도 자주 갈아입어야 하니, 가지고 다니는 의상이 4인조 그룹보다 많은 것 같아요.”
그 많은 옷들은 모두 그녀가 직접 공수한 것이다. 협찬도 받고, 협찬으로 해결되지 않는 옷들은 발품을 팔아 구입했다.
“직접 가서 협찬을 받았는데, 안 해주는 데가 많더라고요. 저도 나름 인기가 있는데(웃음)…. 특히 시폰 소재는 협찬을 잘 못 받아요. 그런 옷들은 몇 벌 구입하고 스카프는 그냥 얻어오기도 했어요. 의상 때문에 삼청동을 하도 많이 다녀서인지 특별히 체중 조절을 하지 않았는데도 살이 빠지더라고요. 먹어도 살이 빠지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네요.”
시청률에 대한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 그러나 그녀는 어느 정도 마음을 비운 상태.
“시청률이 두 자리만 나와도 다행이에요. 그래도 워낙 재미있는 내용이니까 마니아층이 생길 것 같아요. 흥행은 다 하늘의 뜻이에요. 평이 좋으면 다음 작품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더라고요. 이번 드라마도 하늘에 운을 맡기고 최선을 다할 겁니다.”
■글 / 두경아 기자 ■사진 / 이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