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4일 첫 방송을 탄 KBS-TV 새 전원드라마 ‘산 너머 남촌에는’에서 가장 눈에 띄는 캐릭터는 탤런트 조은숙이다. 데뷔 이래 트렌디 드라마에서 도회적인 이미지로 사랑받았던 그가 몸을 바쳐 연기하는 캐릭터는 놀랍게도 ‘동네 이장’. 의외의 털털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사랑받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 명맥 잇는 전원드라마
현장의 ‘분위기 메이커’라는 신창석 PD는 “미화하지 않은 농촌 본연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면서 “마음속 정겨운 고향인 농촌의 모습뿐만 아니라 외국인 노동자, 코시안, 동남아 신부 등 다민족 사회로 변해가는 사회상을 잘 담아내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말로 극의 분위기를 표현했다. 소수자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담아낼 수 있는 감독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산 너머는 종갓집 며느리 3대의 갈등과 사랑, 귀농 가족의 좌충우돌 농촌 적응기가 주축이 된 가운데 세 커플의 예쁜 사랑 이야기가 맛깔 나게 버무려진다. 종갓집 막내며느리가 되는 이은우 김동윤 커플, 베트남 신부를 맞이한 노총각 배도환 하이옌 커플, 무엇보다 싱글맘과 싱글대디 조은숙 이진우의 멜로 라인이 기대를 모은다.
몸 사리지 않는 열연, 20바늘 꿰매는 부상 당하기도
가장 의외의 캐스팅은 오지랖 넓은 이장 김승주 역의 조은숙. 워낙 도회적인 이미지로 각인된 터라 주변에서도 걱정이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1, 2회 분의 영상을 보니 걱정할 필요가 없겠다. 조은숙은 예쁜 척하지 않고, 홀로 아들을 키우며 살아가는 억척스런 캐릭터를 잘 소화해낸다. 어린 아들이 갑작스레 서울행 버스에 오르는 장면에서 넘어지면서 사기그릇을 깨뜨려 손바닥을 꿰매는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고. 몸을 아끼지 않는 열연 덕분에 촬영은 무리 없이 진행되고 있다.
단단한 그녀의 배만큼이나 첫 전원드라마에 대한 각오도 야무지다.
“이런 말 해도 되나? 이진우 선배는 사실 제가 만났던 남자 배우 중에 유일하게 심장이 뛰었던 분이에요. 그만큼 젠틀하고 멋진 분이라 같이 호흡을 맞추게 돼서 영광이지요. 멋진 연기 보여드리려고 여러 가지로 노력하고 있으니 예쁘게 봐주세요.”
당분간은 몸배바지 입고 열심히 망가져야겠지만, 다음 목표인 사극 캐스팅을 위해 한복 입는 장면에서는 제대로 된 자태를 보여주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드라마 촬영이 겹치다 보니 체력 보충을 위해 요즘 유행하는 피로회복제 마늘 주사까지 맞았다고 한다. 배우 조은숙의 노력이 과연 얼마나 시청자를 사로잡을지 지켜봐야겠다.
■ 글 / 위성은 객원기자 ■사진 / 원상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