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적 포기하고 할리우드 도전 나선 한예슬

미국 국적 포기하고 할리우드 도전 나선 한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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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 한 장만 한 얼굴에 오목조목한 이목구비, 늘씬한 몸매가 마치 살아 있는 인형을 연상시켰다. 거기에 상냥한 미소와 예의 바른 태도까지 갖춰 만나는 사람들을 단번에 무장 해제 시켜버리는 힘이 있다. 성격까지 좋은 게 실제 모습인지 아니면 용의주도한 내숭인지, 한예슬의 진실을 파헤쳐보았다.


미국 국적 포기하고 할리우드 도전 나선 한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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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잊을 수 없는 ‘환상의 커플’
배우가 자신에게 딱 맞는 역할을 만나는 건 평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다. 2007년 초 방송된 MBC-TV ‘환상의 커플’의 안나 조는 한예슬에게 맞춤옷 같은 캐릭터였다. 이 역할을 사랑스럽고 완벽하게 소화해내면서 한예슬은 오랜 슬럼프를 뚫고 확실한 스타 반열에 올라섰다.

“요즘도 가끔씩 밤에 ‘환상의 커플’을 봐요. 오랫동안 혼자서 칼을 갈며 때를 기다렸다 만난 작품이었기에 정말 열심히 했어요. 지금 봐도 무척 재미있고 잘해낸 것 같아 저 자신이 대견스러워요.”

혹 ‘환상의 커플’의 안나 조 이미지가 너무 강해 부담은 느끼지 않을까? 영화 ‘용의주도 미스 신’ 개봉을 앞두고 있지만 한예슬 하면 ‘환상의 커플’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성격이 단순해선지 별로 고민하지 않아요. 시트콤 ‘논스톱4’ 끝났을 때도 비슷한 일을 겪었어요. 시트콤 속 배역 예슬이 이미지가 너무 강해 다른 역할을 맡기가 쉽지 않았어요. 이미지 변신을 위해 정극에 도전해봤는데 반응이 너무 안 좋았어요. 그래서 출연 제의도 들어오지 않고 참 힘든 시간을 보냈죠. 그러나 열심히 노력하고 저 자신을 단련하면서 때를 기다리니 다시 기회가 오더라고요. 아직 젊고 해야 할 역할이 많기에 걱정하지 않아요.”


# 기억력 미달로 양다리는 엄두도 못 내
한예슬의 스크린 데뷔작 ‘용의주도 미스 신’은 ‘남자 쇼핑’이라는 재미있는 소재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 한예슬은 능력 있고 미모가 뛰어난 광고회사 AE 신미수 역할을 맡았다. 신미수는 자신을 평생 책임져줄 남자를 찾기 위해 문어발 연애를 감행한다. 첫 영화에서 단독 주연을 맡는다는 게 부담되지 않았을까?

“자신이 없다면 시작도 안 했을 거예요.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너무 재미있어 욕심이 나더라고요. 곧바로 하고 싶다고 말했어요.”

한예슬이 맡은 신미수는 돈 많은 재벌 2세(권오중), 장래성 있는 고시생(김인원), 귀여운 연하남(손호영)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펼친다. 하지만 까칠한 옆집 남자(이종혁)와 티격태격하다가 남다른 감정에 빠지게 된다. 능력 있으면서도 남자에 목을 매는 신미수는 어찌 보면 시대착오적인 캐릭터다. 한예슬은 이런 지적에 항변했다.

“미수는 부족한 면이 많은 여자예요.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용의주도하려 노력하지만 언제나 일을 그르쳐요. 도저히 미워할 수 없는 인물이에요. 미혼 여성들이 공감할 만한 부분이 많으리라 생각해요.”

영화를 보면 신미수 역을 너무 능청스럽게 소화해내 실제 성격도 비슷할 것만 같다. 한예슬은 이런 지적에 폭소를 터뜨렸다.

“저와 미수는 정말 달라요. 밝고 명랑한 성격은 비슷해요. 그러나 저는 머리가 좋지 못해 절대로 양다리는 걸치지 못할 것 같아요. 세세한 것까지 다 기억해야 하는데 전 그러지 못해요.”

네 남자 중 혹시 한예슬의 이상형이 있을까? 한예슬은 영화 속에서는 앙숙이지만 이종혁이 맡은 옆집 남자를 꼽았다.

미국 국적 포기하고 할리우드 도전 나선 한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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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도 반듯한 데다 정신도 건전한 사람이에요. 이런 남자라면 저도 반하겠어요. 솔직히 시나리오를 읽고 남자 상대역이 4명이나 돼서 그중 하나와 좋은 감정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기대했어요. 그런데 캐스팅되고 보니 (손호영을 제외한) 3명이 유부남이어서 약간 실망했어요(웃음).”

한예슬은 신미수 역할에 푹 빠져 촬영 내내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 평소 패셔니스타로 불릴 만큼 패션 감각이 뛰어난 한예슬은 이 영화에서 무려 80여 벌의 의상을 입고 나온다.
“옷 갈아입는 게 너무 힘들어 살이 찔 틈이 없었어요. 옷에 맞춰 메이크업과 머리를 매번 달리해야 했거든요. 옷의 변화를 보는 것도 영화 보는 또 다른 재미가 될 듯해요.”


# 연기에 올인, 연애는 사양
한예슬은 현재 연기에 자신의 삶을 올인했다. 그래선지 몇 년째 남자친구가 없다. 크리스마스도 무대 인사하는 데 고스란히 바쳐야 한다. 한예슬은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사는 현재 삶의 방식이 싱글인 이유라고 말했다.

“일이 없을 때는 항상 미국에 가 있어요. 한국에 와도 집 밖을 나가지 않으니 사람을 만날 기회가 거의 없어요. 그렇다고 마음의 문을 완전히 닫아놓은 건 아니에요. 좋은 사람이 나타나면 사랑에 빠질 준비는 얼마든지 돼 있어요.”

한예슬은 연기 활동에 매진하고 싶어 얼마 전 미국 국적을 포기하고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다. 미국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다닌 그녀로서는 무척 힘든 결정이었을 법하다. 그러나 한예슬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라며 활짝 웃었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배우니까 미국 시민권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래도 공인인데 당연히 한국 국적을 가져야죠. 미국에 가기 위해 대사관에서 비자를 받고 입국할 때 외국인이 아닌 한국인 줄에 서니까 느낌이 무척 색달랐어요.”

한예슬의 최종 목표는 할리우드 진출이다. 한국에서 확실히 자리를 잡은 다음 할리우드에 도전해볼 심산이다.
“어렸을 때부터 꿈이었어요. 동양인들에게 아직 호락호락하지 않지만 젊으니까 한번 도전해보고 싶어요. 최근 할리우드가 다양한 문화의 정서를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만 생각지 않아요. 열심히 노력할 테니 많이 기대해주세요.”

글 / 최재욱(스포츠칸 연예부 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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