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드라마 ‘아현동 마님’으로 컴백한 탤런트 이동준

5년 만에 드라마 ‘아현동 마님’으로 컴백한 탤런트 이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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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탤런트 이동준이 오랜만에 브라운관으로 돌아왔다. 지난 2004년 52억원을 들여 야심 차게 제작했던 영화 ‘클레멘타인’이 흥행에 실패하며 잠정 활동을 중단했던 것. 최근 MBC-TV 일일드라마 ‘아현동 마님’에 출연해 ‘성종 사장’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이동준을 만났다.


5년 만에 드라마 ‘아현동 마님’으로 컴백한 탤런트 이동준

5년 만에 드라마 ‘아현동 마님’으로 컴백한 탤런트 이동준

“영화가 망해서 머리도 식힐 겸 잠시 쉬었죠”
최근 드라마 ‘아현동 마님’에 출연해 털털한 순정남으로 열연을 펼치고 있는 탤런트 이동준. 압구정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만난 그는 5년이나 방송을 쉬었는데도, 변한 게 하나도 없는 듯 보였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느냐고 물으니 “영화를 한 편 제작했는데, 그게 쫄딱 망해서 머리도 식힐 겸 잠시 쉬었다”고 웃으며 답한다.

그가 제작했던 영화는 할리우드 스타 ‘스티븐 시걸’이 출연해 화제를 모은 ‘클레멘타인’이다. 이 영화에서 이동준은 스티븐 시걸과 공동 주연을 맡았으며 한 태권도 선수의 드라마틱한 생애를 그렸다. 실제 세계 태권도 선수권 대회 3연패를 달성했던, 태권도 선수 출신 이동준의 ‘태권도’에 대한 애정이 담긴 영화였다. 그러나 2004년에 개봉한 영화는 처참한 흥행 실패를 겪었다.

“영화 ‘클레멘타인’ 제작에 총 52억원을 투자했는데, 한 푼도 못 건졌어요. 하지만 후회는 안 해요. 흥행은 실패했지만, 스티븐 시걸을 섭외해서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으로 만족해요. 태권도 영화는 꼭 한 번 만들고 싶었거든요. 솔직히 태권도를 세계에 알리고 싶은 사명감으로 만들었어요.”

그래도 고생해서 만든 영화가 아까워, 부산에 내려가 지인의 도움으로 ‘재개봉’을 시도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부산에서 재개봉된 영화는 학생들을 중심으로 입소문이 돌아 8일 동안 무려 6만 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두 개 상영관에서 8일 동안 6만 명의 관객이 모였으니 대단히 선전했죠. 부산에서는 영화 상영이 끝난 후 관객들과 사진도 찍고, 사인도 해주는 등 무척 행복한 시간을 보냈어요. 서울에서의 흥행 실패가 모두 보상되는 듯했죠.”


‘아픔’과 ‘좌절’을 겪고 보니, 다시 ‘초심’으로
부산 사람들에게서 느꼈던 따뜻한 마음 때문인지, 이동준은 서울로 올라오기보다 부산에 남는 것을 택했다. 부산 광한리에 7080 라이브 카페를 차려 운영했다. 영화에 전 재산을 올인한 탓에 9억원이라는 빚이 남아 있었는데 다행히 ‘라이브 카페’ 반응이 좋아서, 그 빚을 모두 갚을 수 있었다. 그러던 중 드라마 ‘아현동 마님’의 손문권 PD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어느 날 손문권 PD에게 전화가 왔는데, 임성한 작가의 작품 ‘아현동 마님’을 같이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드라마를 5년 동안 쉬었는데, 저를 찾아준다는 게 무척 감사했죠. 연기자로서 정말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어떤 배역이든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성종 사장’ 이라는 기대 이상의 큰 역할을 맡겨줘서 진심으로 감사하죠.”

5년 만에 드라마 ‘아현동 마님’으로 컴백한 탤런트 이동준

5년 만에 드라마 ‘아현동 마님’으로 컴백한 탤런트 이동준

이동준이 처음 ‘성종 사장’ 역할을 맡았을 때는 비중이 큰 역할이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이동준은 올해 연예계 데뷔 21년째로, 사실상 베테랑 연기자다. 하지만 인생에서 ‘아픔’과 ‘좌절’을 겪고 보니, 모든 게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는 걸 느꼈다.

“저는 ‘아현동 마님’ 촬영할 때, ‘신인’이라는 생각으로 연기에 임했어요. 드라마 촬영을 시작하는데, 굉장히 설레더라고요. 이 드라마를 촬영하면서 다시 태어난 것 같은 기분을 느꼈어요. 정말 행복했죠. 돈이 없어도 행복하다는 게 이런 건가 봐요. 성숙해졌다고 할까요? 비록 50억원을 잃었지만, 마음은 부자가 된 것 같아요. 지금은 2백억원이 있다는 생각으로 살아요(웃음).”


연기 인생, ‘제2의 전성기’
초심을 잃지 않고, 드라마에 임했기 때문인지 요즘 그의 인기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제가 90년대 초 한창 잘나갈 때보다 요즘 더 인기가 좋은 것 같아요. 체감으로 느끼는 게 그래요(웃음).”

드라마 ‘아현동 마님’의 성종 사장은 그의 연기 폭을 한층 넓혀준 작품이다. 태권도 출신인 그는 특이한 이력 때문에 늘 강인한 역할을 단골로 연기했다. 때문에 데뷔 21년 만에 멜로 연기는 처음이다.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40대 남성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중년 여성을 향한 순애보적인 사랑 연기도 해보고 싶다고 한다.

한 편의 영화를 실패한 뒤 연기자자 아닌 새로운 길을 걸으며 어려운 시간을 보낸 그가 이번 드라마 출연으로 일이 잘 풀리는 걸 보면 ‘임성한 작가 부부’가 그에게는 ‘특별한 인연’인 듯하다. 임성한 작가 부부의 결혼식 사회도 그가 진행했다.

“손문권 PD가 제게 조만간 ‘임성한 작가의 결혼식’이 있는데, 사회를 봐주면 안 되겠느냐고 부탁을 했어요. 그런데 신랑이 손 PD라는 건 결혼식 당일에 알았어요. 아무도 말을 해주지 않았거든요. 그냥 임 작가가 결혼하는 줄 알았죠. 제가 결혼식 날 깜짝 놀라니까 ‘정말 모르셨어요?’라면서 웃더라구요.”

이번 작품을 계기로 다음 작품은 혹시 정통 멜로물이 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아직 배역은 잘 모르겠지만, 임성한 작가의 차기작에 출연을 약속한 상태”라고 한다. “우선은 임 작가의 작품을 통해 신인의 자세로 열심히 해보려고요. 그래서 시청자에게 진정한 연기자로 인정받고 싶어요.”

또 열일곱 살이 된 아들과 힘들 때마다 힘이 되어준 ‘아내’에게 듬직한 아빠와 남편으로 다시 서고 싶은 바람도 있다.

“사실 제가 영화 때문에 힘들었을 때는 아내와 아들이 미국에 있었어요. 기러기 아빠로 4년을 지냈거든요. 하지만 가족에게는 힘든 내색을 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미안하더라고요. 그래서 돈이 없어서 힘들 때도 가족들의 생활비를 우선으로 보내줬어요. 그게 가족을 사랑하는 ‘가장’의 마음이라고 생각했어요.”

“영화 실패를 통해서 50억원으로는 살 수 없는 큰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하는 이동준. 드라마 ‘아현동 마님’을 통해 연기 인생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그의 힘찬 도약을 기대해 본다.

글 / 김민주 기자 사진 / 민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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