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우리가 결혼하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긴장되지”
임하룡·김정규 부부가 며느리를 맞는다. 임하룡의 아들이자 신인 배우인 임영식이 오는 2월 22일 웨딩마치를 울리는 것. 결혼 전 온 가족이 한복을 곱게 차려입었다. 박술녀 한복에서 임하룡·김정규 부부와 아들, 예비 며느리를 만났다. 행복한 가족의 웨딩 한복 촬영 현장을 공개한다.
“아들이 집에 여자친구를 데려와 아빠, 엄마에게 소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그날, 아내는 ‘무언가 느낌이 다르다’고 하더라고요. 며느리가 될 사람이라는 느낌이 왔나 봐요”
온 가족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다. 오늘은 좋은 날. 임하룡(56)이 아들 임영식(27)의 결혼식을 한 달 앞두고, 박술녀 한복에서 웨딩 한복 촬영을 했다. 직업이 배우인지라 촬영에 익숙한 임하룡과 달리 부인 김정규씨(47)는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다. 이 모습을 본 임하룡은 “아내가 결혼하는 것도 아닌데 왜 저렇게 긴장하는지 모르겠다”며 웃는다.
임하룡이 부인을 납치했다(?)
임하룡의 부인 김정규씨의 미모가 빼어났다. 단아하고 아름다운 자태가 웬만한 연예인을 능가한다. 김정규씨를 보고 있자니 문득, 한때 나돌았던 ‘임하룡이 부인을 납치했다’는 소문의 진상이 궁금했다. 그 이야기를 하자 임하룡은 “납치는 아니고…”라며 말끝을 흐렸고, 김정규씨는 “사실이잖아요!”라며 남편을 쳐다봐 한바탕 웃고 말았다.
유난히 수줍음을 많이 타는 김정규씨. 임하룡은 부인이 남 앞에 나서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편이라고 했다. 집에서 임하룡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고 하자 그녀는 “똑같아요”라며 말을 아꼈다. 좀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해달라고 하자 “그냥 뭐… 텔레비전에서 보는 거랑 비슷해요”라며 눈길을 피한다. 이에 임하룡이 “멋있고 잘생겼다고 해야지”라고 말해 다시 한번 촬영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연예계에서 활동하는 남편과 아들을 둔 김정규씨. 두 사람을 뒷바라지하기가 쉬운 일은 아닐 것 같다. “내조는 어떻게 하냐”고 묻자 그녀는 “특별히 내조라고 할 것은 없다. 남편과 아들은 식사만 잘 챙겨주면 알아서 잘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김정규씨의 2008년 새해 소망은 무엇일까. 그녀는 “무엇보다 가족 모두의 건강이 우선”이라며 “지금까지 큰 탈 없이 살아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굴곡 없이 평범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역시 그는 가족을 먼저 생각하는 어머니였다.
아들 뺏기는 게 아니라 딸 얻는 것
“우리 새 아기는 얼굴도 예쁘지만 마음씨는 더 고와요. 참 착해요.”
얼굴 가득 환한 미소를 지으며 예비 며느리 자랑에 나선 임하룡. 아들을 장가보내는 마음이 썩 좋지만은 않을 듯한데, 예상 밖이다. “아들을 뺏기는 것 같아 서운하지 않느냐”고 묻자 “아들을 뺏기는 게 아니라 딸을 얻는 것”이라며, 서운할 게 없다는 반응이다. 게다가 그는 딸이 없기에 예비 며느리가 더욱 예쁘다고 한다.
임하룡은 아직도 예비 며느리를 처음 만난 날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그는 “베레모를 쓰고 온 예비 며느리가 아주 깜찍하고 귀여웠다”며 “새 아기의 패션 감각이 뛰어나다”고 덧붙였다.
“아들이 집에 여자친구를 데려와 아빠, 엄마에게 소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그날, 아내는 ‘무언가 느낌이 다르다’고 하더라고요. 며느리가 될 사람이라는 느낌이 왔나 봐요. 아들이 집에 여자친구를 데려올 때는 자기도 깊이 생각한 게 아니겠어요?”
한 달 있으면 부부의 연을 맺을 임영식·윤영아(27) 커플은 첫 대면에서도 ‘참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전해준다. 둘은 선한 인상이 많이 닮아 있다. 5년 전 친구의 소개로 만난 뒤 드디어 결혼에 골인한다는 두 사람. 윤영아씨는 헤어디자이너다.
시부모의 칭찬에 수줍어하던 윤영아씨는 “시부모님이 잘해주셔서 정말 좋아요. 저는 복이 많은 며느리 같아요”라며 얼굴을 붉혔다.
한복 웨딩 촬영 현장에는 임하룡의 예비 사돈 내외도 자리했다. 예비 사돈 간에 서먹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알고 보니 바깥사돈이 저랑 동갑이더라고요. 바깥사돈이 교육자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긴장을 많이 했는데 유머 감각이 있어요. 가끔 한마디씩 던지는 게 재미있고요(웃음).”
“임하룡씨가 부인과 함께 아들 결혼식을 앞두고 한복 때문에 저를 찾아오셨어요. 그런데 부인이 무척 아름다운 거예요. 마침 얼마 전에 제 패션쇼가 있었는데 모델로 서달라고 했죠. 기대 이상으로 멋진 모습을 보여주셨어요.”
박술녀씨의 말이다. 그는 지난 1월 10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2008년 고객·명사 그리고 박술녀 한복 사랑 나눔 패션쇼’를 연 바 있다. 그 패션쇼에 임하룡·김정규 부부가 모델로 섰다.
아버지 끼 이어받아 배우의 길 걷는 아들
지난 2006년 영화 ‘맨발의 기봉이’ ‘원탁의 천사’, 2007년 ‘브라보 마이 라이프’ ‘싸움’ 등이 영화배우 임하룡의 출연작이다. 그는 2005년 ‘웰컴 투 동막골’로 제26회 청룡영화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임하룡은 더 이상 개그맨이 아니다.
“예전에는 거울을 보면서 까불까불하거나 재미난 표정 같은 걸 연습하곤 했는데, 지금은 슬픈 표정 등을 연기해요. 영화배우가 되고 나서 달라진 점이라고 할 수 있죠.”
“아들에게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해요. 열심히 하면 기회가 오니 착실히 실력을 쌓으라고 하죠. 저도 연예계 생활을 서른하나에 시작했거든요.”
신인 배우 임영식은 한양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했다. 그는 대학 재학 시절부터 연극 무대에서 연기 실력을 쌓았으며, 2006년 ‘누가 그녀와 잤을까’를 통해 영화계에 데뷔했다. 그 뒤 몇 편의 영화를 더 촬영했고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임영식은 1월 28일부터 영화 ‘고고70’ 촬영을 시작한다. ‘고고70’은 조승우·신민아 주연의 영화로 그는 이 영화에서 밴드를 쫓아다니는 친구, 병태 역할을 맡았다.
“저는 돈에 구애받지 않고 죽을 때까지 연기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물론 대부분의 배우들이 꾸준히 연기하지만 경제적인 요인 같은 외적인 이유 때문에 연기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렇게 되고 싶지는 않아요.”
결혼을 한달 앞둔 임영식은 이제 조금씩 결혼하는 게 실감이 나면서 긴장된다고 말했다. 그는 “결혼 준비를 잘 도와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며 “가정을 이룬 뒤에도 양가 부모님께 잘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아내에 대한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지금은 철이 없고 부족한 게 많은 남편이지만 앞으로 계속 노력할 것이니 행복하게 잘살자”고. 그에게서 초보 남편으로서의 책임감이 묻어났다.
시종일관 유쾌하게 진행된 인터뷰는 임하룡이 아들·며느리에게 전하는 당부의 말로 끝을 맺었다. 그는 “가족은 자기 자신이나 마찬가지”라며 “자기 몸이 아프면 가정이 아픔을 잊지 말고, 잘 꾸려나가라”고 당부했다.
■ 글 / 김민정 기자 ■사진 / 이주석 ■한복 협찬 / 박술녀 한복(02-511-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