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인기 스타, 어디서 어떻게 사나?

연예계 필드리포트

①인기 스타, 어디서 어떻게 사나?

댓글 공유하기

이웃의 눈에 비친 연예인이 사는 법


유명세로 생활에 제한이 있는 스타들도 집에서만큼은 스타가 아닌 평범한 일반인이다. 동네 이웃, 인근 상인, 부동산업자 등의 눈에 비친스타들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그들의 시각으로 본 연예인들의 또 다른 모습을 따라가본다.


[연예계 필드리포트]①인기 스타, 어디서 어떻게 사나?

[연예계 필드리포트]①인기 스타, 어디서 어떻게 사나?

매너 좋은 연예인, 동네에서는 성실한 이웃
스타는 브라운관이나 스크린 속에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들 역시 하루 일과를 끝낸 후 돌아가 쉴 공간이 필요하다. 고수입자로 분류되는 인기 연예인들의 거주지는 예상대로 일부 부촌에 집중돼 있다. 연예계에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만큼, 보다 안락한 주거 환경이 허락되는 셈.

연예인들이 가장 많이 사는 동네는 서울 강남에서도 압구정동-청담동-삼성동으로 이어지는 황금 벨트다. 어지간한 인기 스타들은 이 동네 고급 빌라나 아파트에 살고 있다. 심지어 이미연, 비, 송혜교, 김승우·김남주 부부, 이재룡·유호정 부부 등은 같은 블록 안에 있는 고급 개인주택 단지에 몰려 살고 있어 ‘한국판 비벌리힐스’라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다.

이 동네에서 만난 주민들은 연예인을 특별한 대상이 아닌 평범한 이웃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연예인 못지않은 경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가 오래전부터 워낙 많은 연예인들이 살아왔던 터라 그들에 대한 별다른 호기심이 없는 듯하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청담동 토박이라는 한 50대 여성은 “연예인들은 최대한 동네에서 튀지 않으려 하는 경향이 있다”며 “그런 이유로 이웃 주민과 마찰이 생기는 일이 거의 없고, 매너도 좋은 편이라 동네에서만큼은 연예인이 아닌 성실한 이웃으로 여긴다”고 얘기한다.

이 여성의 지인은 얼마 전까지 배우 유오성과 같은 아파트 같은 층에 살았는데, 최근 유오성 가족이 인근 아파트로 이사를 했다고 전했다. 이 여성은 “지인으로부터 유오성이 정말 인품이 좋은 사람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유오성은 물론이고 그의 가족들도 하나같이 좋아서 정말 사이좋게 지냈는데, 이사를 가서 많이 아쉬워하더라”고 전했다.


고가 주택에 사는 심은하, 고현정… 알고 보니 세입자
‘연예인 이웃’이 달갑지만은 않은 경우도 있다. 거대 연예기획사가 대부분 강남권에 자리하고 있다 보니 아이돌 그룹의 숙소가 이 지역으로 정해지는 경우가 자주 있다. 이로 인해 동네 주거 환경이 망가진다는 주민들의 민원이 쇄도하고 있다는 것. 그렇다고 이것이 아이돌 스타들의 잘못은 아니다. 다만 그들을 좀 더 가까이서 보고 싶어 하는 10대 팬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숙소 주변으로 몰려드는 것이 문제. 결국 주민들의 민원이 거세져 숙소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경우도 왕왕 있다.

몇 년 전 한 아이돌 그룹의 숙소가 있던 아파트의 경비원은 “10대 소녀들이 몰려들어 새벽까지 동네가 시끄러운 것도 문제지만 일부 어린 여학생들이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워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얘기했다. 반면 해당 아이돌 스타들에 대해서는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도 알고 보면 어린 나이에 부모와 떨어져 지내느라 외롭고 고생이 많다”면서 “팬들이 늘 몰려오니 생활하는 데 자유롭지 못해서 늦은 새벽에 몰래 숙소를 빠져나와 야식거리랑 맥주를 사가지고 들어가는 모습이 안쓰러웠다”고 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로 알려진 서초동 트라움하우스. 한때 장동건과 송혜교가 살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으나 사실무근으로 밝혀졌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로 알려진 서초동 트라움하우스. 한때 장동건과 송혜교가 살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으나 사실무근으로 밝혀졌다.

청담동 소재의 한 부동산 중개소에서 만난 관계자는 이 동네에 연예인들이 많이 사는 가장 큰 이유로 사생활 보호가 용이하다는 점과 교통이 편리하다는 점을 꼽았다. 투자가치가 높다는 점도 큰 이유 중 하나. 어지간해선 집값이 떨어지는 일이 없다는 것. 이런 까닭에 고소영, 차인표·신애라 부부 등이 이 지역의 건물을 매입했으며 요즘도 매물을 알아보는 연예인이 꾸준하다고 한다.

얼마 전 발표된 ‘공동주택 및 개별(단독)주택 가격 공시’ 자료를 보면 연예인 가운데 가장 고가의 집을 소유한 연예인은 조영남이다. 세인의 부러움을 사는 그의 집은 영동대교 남단에서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고급 빌라다. 그렇다고 조영남이 딱히 부동산 투자에 능해서 그 집을 얻은 것은 아니다. 예전부터 청담동에 거주하다가 기존 빌라의 재건축으로 이사를 했다가 동네 빌라 분양 소식을 접하고 집을 옮긴 것인데 입주 후 집값이 폭등했다고 한다.

‘공동주택 및 개별(단독)주택 가격 공시’ 자료를 보면 심은하와 고현정이 살고 있는 공동주택 역시 순위권에 오를 정도로 고가임을 알 수 있다. 다만 두 사람 모두 이 주택의 소유자는 아니라는 것. 심은하 부부가 살고 있는 빌라는 전세고, 고현정은 친분이 두터운 지인의 빌라에 거주하고 있다.


광장동 주민의 각별한 보호받는 이영애
고급 빌라촌 ‘서래마을’을 중심으로 한 반포동-방배동-서초동 벨트 역시 연예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이다. 그런데 방배동에서 만난 주민들의 연예인 이웃에 대한 시각은 청담동과는 사뭇 달랐다. 대부분이 “연예인이라고 아무나 살 수 있는 동네가 아니다”라는 반응에 가까웠다. 그만큼 동네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워낙 조용한 동네라 주민들과의 접촉도 쉽지 않았다. 대로변 상가에서 만난 한 40대 남성은 “예전에는 이 동네에 연예인이 정말 많이 살았는데 상당수가 이사 가고 이제는 정말 톱스타로 구분되는 몇 명만 남아 있다”며 “워낙 시끄러운 걸 싫어하는 분들이 많아 연예인을 이웃으로 두는 것을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들려줬다.

부동산 업자들 역시 비슷한 반응이다. 방배동 소재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연예인들이 집을 보러 오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냥 발길을 돌리는 일이 많다”며 “무조건 이 동네가 좋다는 얘기만 듣고 터무니없이 싼 금액을 예상하고 집을 찾는 이들이 많다”고 했다. 대기업 CEO들이 많이 사는 일부 최고급 빌라의 주민들은 연예인이 이사 오는 것을 꺼리는 성향이 뚜렷하다고 한다. 때문에 매물이 나오더라도 부동산에 소개하지 않는 경우가 있을 정도라고.

이외 동부이촌동과 한남동 등에도 연예인들이 많이 살고 있다. 반면 ‘연예인 밀집 지역’이 아닌 동네에 사는 톱스타들도 적지 않다. 그런 지역일수록 이웃집 스타에 대한 주민들의 지지도는 훨씬 높다. 대표적인 사례가 전도연과 이영애. 전도연은 결혼과 동시에 청담동 주민이 됐지만 결혼 전까지 일산의 아파트에서 부모와 함께 10년 이상을 살았다. 걷기 운동을 즐겼던 전도연은 거의 규칙적으로 편한 운동복 차림으로 아파트 인근을 돌며 운동을 했고, 이웃들 역시 그 모습을 스스럼없이 받아들였다. 간혹 전도연이 시상식에서 큰상을 받는 일이 생기면 아파트 부녀회에서 축하 플래카드까지 걸어둘 정도였다.

1 친분이 각별한 지인 소유의 건물에 거주하고 있는 고현정의 청담동 집 근처. 2 최근 임신 소식을 알린 김희선의 청담동 신혼집. 3 박철·옥소리 부부가 살았던 일산 소재 주택.

1 친분이 각별한 지인 소유의 건물에 거주하고 있는 고현정의 청담동 집 근처. 2 최근 임신 소식을 알린 김희선의 청담동 신혼집. 3 박철·옥소리 부부가 살았던 일산 소재 주택.

이영애 역시 광장동의 아파트에 부모와 함께 거주 중이다. 인기 절정의 톱스타인 만큼 집 주변에 취재진이 몰려드는 일도 있게 마련. 하지만 주민들은 마치 이영애의 친인척이라도 되는 양 그녀를 보호하는 태도를 보이곤 한다. 기자 입장에선 답답한 일이지만, 이영애에 대한 이웃의 애정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연예인의 일상적인 모습을 자주 목격하는 이들은 슈퍼마켓이나 편의점 등 인근 상가의 상인들이다. 흥미로운 점은 연예계에서 알뜰하다고 소문난 연예인들은 동네에서도 알뜰함을 인정받고 있다는 점. 잠원동 소재의 한 빌라에 사는 최진실은 인근 H아파트 상가 슈퍼마켓을 자주 이용하는 편이다. 슈퍼마켓 주인은 “최진실씨가 종종 아이들과 함께 물건을 사러 온다”며 “TV에서 알뜰한 연예인이라는 얘길 많이 들었는데 장보는 걸 보니 과연 그렇더라. 이 동네 여느 주부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라고 칭찬했다.

전도연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결혼 전 살았던 일산 아파트 인근 편의점 주인은 “두부 하나, 아이스크림 하나를 사도 얼마짜리인지 꼼꼼히 살피고 은행 공동 현금지급기는 수수료가 비싸다며 50m가량 떨어진 은행 자동화기기를 애용하더라”고 전했다. 전도연이 유일하게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모습을 보여준 때는 미국에 사는 조카가 왔을 때였다고.


내밀한 사정까지 아는 탓에 이혼설의 진원지 되기도
동네 슈퍼마켓은 연예인 이웃에 대한 여론이 모이는 곳이기도 하다. 유오성이 같은 층에 사는 주민에게 아쉬움을 남기고 이사를 갔다면, 남희석은 동네 주민 대다수에게 아쉬움을 남기는 저력을 발휘했다. 잠원동의 한 아파트 상가에 자리한 슈퍼마켓 주인은 “남희석씨가 이 동네에 살다 이사 간 게 이미 5~6년 전인데 아직까지 남희석과 함께 살던 때를 잊지 못하는 주민들이 많다”고 할 정도. “인기 연예인이지만 소탈하고 털털해 주민들과 가깝게 지내 요즘도 가게를 찾는 손님들 가운데 그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빼놓지 않고 시청하는 분들이 많다”고 했다.

1 결혼 전 전도연이 거주했던 일산의 친정집. 2 결혼 후 그녀는 청담동에서도 손꼽히는 고급빌라의 안주인이 됐다.

1 결혼 전 전도연이 거주했던 일산의 친정집. 2 결혼 후 그녀는 청담동에서도 손꼽히는 고급빌라의 안주인이 됐다.

지난 2006년 결혼해 황금돼지해에 아들까지 얻은 차태현은 ‘업소 최우수 고객’이라는 ‘찬사’까지 듣고 있다. 여의도의 한 주상복합건물에 사는 차태현은 총각 시절부터 종종 늦은 밤이나 새벽녘에 건물 1층에 있는 편의점에 내려와 혼자 맥주를 마시곤 했다. 워낙 소탈한 성격이라 편의점 아르바이트생들과도 친하게 지내는 편인데, 그가 최우수 고객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자신이 먹은 것은 직접 치우고 돌아가는 매너 덕분이라고.

반면 연예인들이 사는 지역을 중심으로 취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몇 가지 루머도 접하게 됐다. 동네 주민들은 아무래도 가장 가까운 곳에서 그들을 지켜볼 수 있는 만큼 그네들의 내밀한 속사정을 잘 알고 있었다. 대표적인 경우가 이혼설이다. 예를 들어 언젠가부터 온 가족이 단란하게 오가는 모습이 보이지 않으면 ‘무슨 문제 있는 거 아니냐’는 소문이 돌게 되는 것. 이혼 소송에 휘말려 있는 박철·옥소리의 경우도 동네에서 먼저 이런 소문이 돌았다. 그들이 함께 살았던 일산 집 주변 채소가게 주인은 “늘 부부가 함께 장을 보러 오곤 했는데 언젠가부터 따로따로 오기 시작하더니 아예 발길이 끊겼다”며 “무슨 일이 있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이혼한다는 소리가 들려오더라”고 했다.

흥미로운 건 연예계 잉꼬부부로 불리는 김승우·김남주 부부를 두고 2년 전 청담동 일대에서 갑작스레 이혼설이 돌았던 것. 이유인즉 이들 부부의 신혼집은 삼성동 주택으로 알려졌는데, 김남주의 모습이 청담동 소재의 한 빌라에서 자주 목격됐기 때문이다. 이는 곧 별거설로 확대됐지만 이는 절반만 맞는 소문이었다. 당시 김남주가 청담동 빌라에 거주했던 것은 사실이나 김승우도 함께였다. 신혼집이 내부 인테리어 공사 중이라 잠시 거처를 옮겼던 것.

최근 부동산 투자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데다 연예인의 건물 구입이 붐을 이루고 있어 일부 연예인의 투기성 부동산 투자에 대한 의혹의 눈초리도 있다. 실제 강남 일대의 몇몇 부동산 업소에서는 투기 목적으로 급매물을 찾는 연예인이 많다는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다. 실제로 한 여자 연예인은 지난해 급매로 나온 건물을 구입해 1년여 만에 되팔았는데 차익이 무려 5억원에 이르렀다고 한다.


기획 / 장회정 기자 글 / 신민섭(일요신문 연예부 기자) 사진 / 신민섭, 경향신문 포토뱅크


화제의 추천 정보

    Ladies' Exclusive

    Ladies' Exclusive
    TOP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