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의 아픔 딛고 연기활동 재개한 박은혜

유산의 아픔 딛고 연기활동 재개한 박은혜

“올해 겪은 많은 일들이 분명 제 인생에 큰 도움이 될 거라 믿어요”


박은혜에게 2008년은 잊을 수 없는 해였다. 평생을 함께할 인생의 반려자를 찾았고 유산의 아픔을 겪기도 했으며 영평상 신인여우상을 수상하는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올 한 해가 10년처럼 느껴졌다는 그녀, 국내 최초 IPTV 드라마 ‘미스터리 형사’로 다시 시청자 앞에 선 소감을 들어봤다.


유산의 아픔 딛고 연기활동 재개한 박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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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2008년
어김없이 찾아온 12월, 가는 해를 바라보며 누구 하나 아쉽지 않은 이가 없겠지만 탤런트 박은혜(30)에게 2008년은 이제까지 살아온 인생 중 가장 잊을 수 없는 해다. 결혼과 유산, 베를린 영화제 초청, 영평상 신인여우상 수상, 드라마 ‘이산’의 돌풍까지 참으로 많은 일이 일어난 해였다.

“아직 결혼한 지 1년도 안 됐거든요. 10년은 된 것 같아요. 1년 동안 많은 일이 있었고 그 중 힘든 일도 겪었지만 지금은 행복해요.”

그녀는 지난 4월 네 살 연상의 사업가와 결혼식을 올렸고 축복받은 허니문 베이비를 가져 생애 최고의 해를 기약했지만 안타깝게도 유산의 아픔을 겪어야 했다. 식사도 하지 못할 정도로 힘든 시간이었지만 지금은 아픔이 많이 치유된 상태다.

“힘든 일이 있을 때 주위 분들이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특히 네티즌 여러분들이 많은 격려와 위로를 해주셨어요. 제가 인터넷 댓글에 굉장히 예민하고 겁을 많이 내는 편이거든요. 그런데 막상 안 좋은 일이 있고 나니 많은 분들이 본인의 경험담까지 얘기해주시면서 위로를 해주시더라고요. 아직 세상이 따뜻하다는 걸 느꼈어요.”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그녀는 제9회 부산 영평상 시상식에서 홍상수 감독의 영화 ‘밤과 낮’으로 신인여우상을 수상하는 기쁨을 누렸다. 데뷔 10년 만에 받는 신인상이었다. 힘든 일을 겪으며 느낀 감정이 북받쳤는지 수상 당시 그녀는 많은 눈물을 흘렸다. ‘밤과 낮’은 그녀에게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올해 초 베를린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해 베를린의 레드카펫을 밟게 했고, “나이 서른이 넘으니 연기로 승부를 걸어야겠다는 절박감이 들더라”는 그녀의 수상 소감처럼 여배우로서의 고민에 답이 되어주기도 했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킨 MBC-TV 드라마 ‘이산’에서 효의왕후로 출연해 시청자의 사랑을 받은 것도 올해 잊지 못할 일이다. 분명 나쁜 일보다는 좋은 일이 많은 한 해였다.

“힘든 일을 겪으며 느낀 슬픔과는 비교할 수 없는 기쁨이겠지만 좋은 상도 받았고, 또 그로 인해서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용기를 얻었어요. 제 연기 인생을 통틀어서 이제 안 겪어본 게 없지 않을까 싶어요. 올해 겪은 일들이 앞으로 저의 연기뿐 아니라 인생에 큰 도움이 될 거라고 믿어요.”


유산의 아픔 딛고 연기활동 재개한 박은혜

유산의 아픔 딛고 연기활동 재개한 박은혜

터프한 여형사로 이미지 변신
한층 더 성숙한 모습으로 시청자 앞에 돌아온 그녀가 선택한 작품은 국내 최초 IPTV 드라마 ‘미스터리 형사’. 각종 억울한 누명을 쓰고 정직 처분된 4명의 형사가 명예회복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강력 사건 해결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그린 작품이다. 박은혜는 이 드라마에서 조폭과의 싸움에서도 한 치의 물러섬이 없는 열혈 형사 이채경으로 분해 이미지 변신을 꾀한다. KT에서 제공하는 메가TV를 통해 볼 수 있는 이 드라마는 공중파나 케이블로 방영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시청률 면에서는 어느 정도 포기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

“케이블 방송이나 공중파 방송이 아니기 때문에 과연 얼마나 많은 분들이 저희 작품을 봐주실까 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형식이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역사적으로 기록되는 것을 좋아하거든요(웃음).”

사실 박은혜가 이번 작품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그동안 자신이 갖고 있던 청순하고 연약한 이미지를 벗고 싶어서다. 평소에 KBS-2TV ‘특명 공개수배’나 영화 ‘사이렌’ 등 범죄 수사물을 즐겨보던 차였다.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로 인해 쉽게 다른 캐릭터를 선택하지 못했는데 이번 드라마가 좋은 기회가 됐다. 극중 박은혜가 연기하는 이채경은 미모와 실력을 겸비한 강력계 여형사다. 열 발이면 아홉 발은 명중하는 뛰어난 사격 솜씨를 자랑하는데 액션신에 대한 부담은 없었을까.

“사실 되게 몸치예요. 학창 시절 100m 달리기도 굉장히 못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 액션신만 찍으면 잠이 달아나더라고요. 내 체질에 딱인가 보다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액션신은 액션스쿨에 가서 연습을 하고 상대 배우와 사전에 맞춰보고 찍는다. 내용 자체에 지능 수사가 많은 편이라 액션신은 1회에 제일 많았다. 나름대로 자신의 액션에는 만족하지만 과감한 동작이 나오지 않아 고생하기도 했다.

“드라마에서 상대 배우를 때리는 장면이었어요. 저는 때린다고 때리는데 스태프들은 애교부리는 것 같다는 거예요. 좀 더 과격하게 때리라고 해서 그 장면만 반나절을 촬영했어요. 본의 아니게 상대 배우가 많이 맞아서 얼마나 죄송했는지 몰라요.”

이제는 제법 표정도 밝아지고 편안하게 촬영에 임하고 있다. 액션신에서는 다소 애를 먹고 있지만 터프한 형사 역을 하는 데는 전혀 어려움이 없다.

“저를 개인적으로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제 성격이 마냥 여성스럽진 않아요. 터프까지는 아니어도 털털한 편이에요. 어떻게 보면 이번 역할이 실제 제 성격과 더 맞는 것 같기도 해요. 연기하기 더 쉽겠다, 라고 생각한 것도 그런 면 때문이었어요. 재밌고 즐겁게 찍고 있어요.”

‘미스터리 형사’는 총 8부작으로 기획되어 매회 다른 에피소드로 진행되는 형식이다. 50회가 넘는 대작을 한 직후라 그런지 단막극을 여러 번 찍는 것처럼 재밌다. 사전 제작이라 연기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것 또한 이 작품을 즐겁게 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다.

“사실 그동안 주로 청순한 캐릭터를 맡아 연기자로서 고민이 많았거든요. 이번 작품을 통해 또 다른 저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게 돼 기뻐요.”

올 한 해 많은 일을 겪은 그녀는 이전보다 훌쩍 자랐다. 겉은 여려 보이지만 속은 단단한, 배우 박은혜의 2009년을 기대해본다.


글 / 노정연 기자 사진 / 이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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