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태현 “내 생애 스캔들은 아내뿐…멜로 연기 피하게 되네요”

차태현 “내 생애 스캔들은 아내뿐…멜로 연기 피하게 되네요”


차태현이 영화 ‘과속 스캔들’과 MBC-TV 드라마 ‘종합병원 2’로 돌아왔다.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듯, 이번에도 코믹 코드가 녹아 있는 캐릭터다. 결혼하고 나서부터는 밝은 역할이 더 좋아졌다고 말하는 차태현. 이젠 그를 코믹 연기의 대가라고 불러도 되지 않을까?


차태현 “내 생애 스캔들은 아내뿐…멜로 연기 피하게 되네요”

차태현 “내 생애 스캔들은 아내뿐…멜로 연기 피하게 되네요”

실제로 만난 차태현(32)은 기대와는 달리 마냥 웃는 얼굴은 아니었다. 약간 굳은 얼굴로 중얼중얼거리거나 툭툭 내뱉는 말이 상대방을 계속 웃게 만드는 스타일이었다. 그는 본능적인 유머 감각의 소유자였다. 그와 그동안의 캐릭터 사이에는 공통분모가 있다. 유머 감각과 개구쟁이 같은 얼굴이다. 슈퍼 탤런트로 데뷔한 지 벌써 13년이 됐지만 그는 늘 아이 같은 천진함을 갖고 있다. 소위 ‘떴다’고 무게를 잡거나 ‘이미지 변신’이라는 명목하에 배신감을 느끼게 하지도 않았다. 그는 설렘보다 더 큰 매력인 친근함을 주는 몇 안 되는 배우다.

결혼하고 나니 밝은 역할이 더 좋아져
오는 12월 4일에 개봉하는 영화 ‘과속 스캔들’이나 MBC-TV 드라마 ‘종합병원 2’에서도 마찬가지다. ‘과속 스캔들’에서는 잘나가는 DJ 겸 가수를 맡았지만 갑자기 나타난 스토커 때문에 어처구니없는 곤란을 겪고, ‘종합병원 2’에서는 외과 레지던트나 ‘최진상’이라는 이름만큼이나 사고뭉치다.

“저는 지금까지 기존의 이미지에서 크게 벗어난 역할을 한 적이 없어요. 대단하지 않나요? 10년이 넘었으니 이제는 어느 정도 인정받아야 할 때가 오지 않았나 싶어요(웃음). 그동안 팬들이 저를 외면했으면 새로운 캐릭터를 해야겠구나 생각했을 텐데 그렇지도 않았으니까요. 이제는 제 장점을 좀 더 극대화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결혼한 이후에는 밝은 역할과 이미지가 더 마음에 들더라고요.”

그렇다고 그가 코미디만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밝은 영화를 선호하는 것뿐이다. 그는 가능한 한 밝은 영화에만 출연하고 싶다. 이는 현재 행복한 신혼 생활과도 무관하지 않다.

“결혼하고 나니 기본 멜로 라인이 있는 작품은 찍고 싶지 않아졌고, 청춘 멜로를 안 하게 되더라고요. ‘복면달호’나 ‘바보’ 무대 인사를 다니며 가족 단위로 오신 관객 분들을 보면 당황했어요. 내가 가족 단위로 오는 영화의 배우가 됐나 싶었죠. 그런데 가족이 생긴 뒤라서 그랬는지 제 영화를 가족들이 함께 와서 볼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 되는 것 같더군요.”

사실 ‘과속 스캔들’은 가수라는 점에서 ‘복면달호’와 비슷해 출연을 고민했던 작품이다. 그러나 가족애가 녹아 있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그의 마음을 끌었다.

“아이가 있는 가족 영화를 해보고 싶었어요. 독특한 소재를 가진 영화는 아니었지만 아이가 있다는 점 때문에 선택하게 됐죠. 그래도 아직 유부남 역할은 해본 적이 없어요. 결혼을 해서인지 이제는 그런 캐릭터를 해보고 싶어요. 조만간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차태현 “내 생애 스캔들은 아내뿐…멜로 연기 피하게 되네요”

차태현 “내 생애 스캔들은 아내뿐…멜로 연기 피하게 되네요”

‘종합병원 2’ 출연은 최완규 작가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저는 아무리 유명하고 좋은 작가라고 해도 대본을 보고 결정해요. ‘종합병원 2’ 제안을 받고 나서 1, 2부의 대본을 보고 결정한 거예요. 처음에는 이 역할이 왜 나에게 왔을까, 의아했지만 대본을 보고 ‘그 이유’를 알게 됐죠(웃음). 최완규 작가님과 한 번도 일해본 적이 없어서 함께 일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대본이 가장 맘에 들었어요.”


완벽한 역할은 못할 것 같아
차태현이 말하는 ‘그 이유’는 최진상이라는 캐릭터가 좌충우돌 사고뭉치 의사라는 점이었다.
“저는 엘리트를 맡아도 꼭 그 엘리트 중에서 꼴등이에요. 부잣집 아들 역할을 맡아도 뭔가 어설픈 부자죠. 그런데 저도 그게 좋아요. 완벽한 역할은 하고 싶지 않고, 그런 제 모습을 방송으로 보는 것도 싫어요. 그런데 저희 부모님은 제가 만날 맞고 다닌다고 싫어하시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그런 캐릭터가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라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오히려 때리는 역할은 맘에 들지도 않고 때리는 방법도 몰라요. 맞는 건 여러 각도로 할 수 있는데(웃음).”

‘종합병원 2’는 메디컬 드라마의 효시라는 무게만큼이나 전문적인 드라마를 표방한다. 이 때문에 출연진은 3일 동안 전공의 체험 교육에을 받았다. 수술실에도 들어가고 회진에도 참여하는 등 진짜 의사들의 생활을 경험했다.
“맹장 수술 환자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맹장 수술만 세 번을 하신 분이거든요. 그런 경우가 흔치 않잖아요. 안쓰럽더라고요. 직접 수술하는 장면을 지켜봤는데 장을 다 꺼내고 맹장을 찾더라고요. 그것도 한 번에 찾는 것도 아니었고요. 맹장 수술이 간단하다고 해서 정말 그런 줄 알았는데, 간단한 수술이 그 정도였어요. 마취하기 전부터 얼굴을 봐서 더 기억에 남아요.”

그는 하마터면 출산하는 장면을 목격할 뻔했다. 마침 아이를 낳은 산모가 있었는데, 이를 체험하라고 간호사가 이끈 것이다. 차태현은 자신이 수술실에 들어가지 않음은 물론 김정은이 들어가려는 것도 막았다.

“어차피 앞으로 아이를 낳게 될 텐데 왜 굳이 보나요? 예습할 필요는 전혀 없어요. 자기 아이를 낳는 장면도 큰맘 먹고 봐야 하는 마당인데 다른 아이가 태어나는 것까지 볼 필요는 없죠.”

첫아이를 낳은 경험이 담긴 답이었다. 차태현의 아들 수찬은 이제 막 돌이 됐다. 그는 육아를 위해 1년간 일부러 라디오 이외의 스케줄을 잡지 않았던 것으로 유명하다. 결혼은 생활의 중심을 가정으로 바꾸어놓았다. 그는 첫사랑 최석은씨와 13년간 열애 끝에 결혼했다. 결혼 전까지 스캔들 하나 없었던 것도 아내에 대한 성실성을 대변한다.

“매번 작품을 할 때마다 여배우들이 내게 흑심을 전혀 보이지 않았어요. 아마 나를 언니로 생각해서 그런지 몰라도 큰 감정을 느끼지 못한 것 같은데, 저도 그것이 나름대로 편했죠. 스캔들이 난 적은 없지만, 고2 때부터 만나오던 아내의 존재를 밝히지 않은 것이 힘들었을 뿐이에요.”

성공하려면 한 우물을 파라고 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결혼하기 전까지 13년간 한 여자를 사랑한 그는 코믹 연기에도 그 이상의 내공을 자랑한다. 그것이 지금의 차태현으로 사랑받는 이유다.


글 / 두경아 기자 사진 / 홍태식(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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