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지대’ 곽창선씨  요즘 뭐 하고  지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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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지대’ 곽창선씨 요즘 뭐 하고 지내세요?

“가장 서글플 땐 녹색지대가 대중에게 잊혀지고 있다고 느낄 때죠”


문득 생각나 입가에 맴도는 추억의 노래가 있다. 그중 한 곡이 녹색지대의 ‘사랑을 할 거야’다. 서정적인 가사와 애잔한 멜로디로 많은 사랑을 받은 녹색지대의 멤버들은 현재 무얼 하며 지내는지 궁금해졌다. 그들은 한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다가 해체와 재결합을 반복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솔로로 전향한 녹색지대의 전 멤버 권선국은 세미트로트 가수 혹은 연기자로 데뷔한다는 기사를 가끔 본 듯하다. 그럼 미성이 돋보였던 곽창선은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공개수배]‘녹색지대’ 곽창선씨  요즘 뭐 하고  지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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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녹색지대!
우선 인터넷 검색창에 ‘곽창선’이라는 이름을 넣었다. 뉴스란을 뒤져도 그의 근황 소식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단지 다른 멤버였던 권선국(39)의 기사만 몇 페이지 나오는 것이 전부였다. 그 기사 안에서도 곽창선(38)의 소식을 알 수 있는 단서는 없었다. 웹 페이지나 개인 블로그를 샅샅이 찾아봤다. 그런데 놀랍게도 강원도 펜션을 소개하는 관광 정보 페이지에서 그의 이름을 찾을 수 있었다. 단순히 동명이인일까 의심했지만 펜션 이름이 ‘그린존(Green Zone)’인 것으로 보아 주인이 녹색지대의 곽창선임을 확신했다.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연락처로 직접 전화를 걸었다. 한 여성이 전화를 받았다(나중에 알고 보니 그의 아내였다). ‘곽창선은 이제 노래를 그만두고 사업에 전념하는구나. 그의 미성을 들을 수 없는 것인가!’ 안타까워하며 음악에 대해 물었더니 뜻밖의 대답을 했다. 지금도 라이브 카페를 중심으로 노래를 부르고 있단다. 공연이 있는 날엔 손수 운전해 강원도에서 서울로 온다고 했다. 그가 공연한다는 유명 라이브 카페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다.

월요일인데도 많은 사람이 카페를 메웠다. ‘골든 타임’이라고 할 수 있는 밤 10시에 녹색지대의 무대가 시작됐다. 오랜만에 보는 곽창선은 체격이나 목소리에 전혀 변함이 없었다. 그의 옆자리에는 새 멤버인 조원민(37)이 서 있었다. 전 녹색지대처럼 허스키와 미성이 대비되는 화음은 아니었다. 오히려 지금 두 사람의 음색은 비슷했지만 서로 강약의 조화로 한층 듣기 편한 화음을 만들어냈다. ‘다른 색깔의 녹색지대’였다. 그들은 히트곡을 불렀고 관객이 함께 따라 부르며 카페의 분위기는 고조됐다. 노래 중간에 재밌는 멘트를 섞으며 관객과 교감하는 모습에서 연륜이 느껴졌다. 곽창선은 라이브 무대에 오래 서다 보니 노하우가 생겼단다.

“무대가 편해요. 무대에 오르면 사람들 표정이 하나하나가 다 보여요. 분위기가 썰렁하다 싶으면 노래를 많이 들려드리죠. 오늘처럼 분위기가 좋을 때면 이야기를 많이 하기도 해요. 라이브 카페에서는 여전히 녹색지대 인기가 좋아요(웃음).”

40분 정도의 공연이 끝난 뒤 그들을 만났다. 곽창선은 카페에 오기 전까지 일이 있어 저녁도 먹지 못하고 서울에 왔단다.

“현재 강원도에서 살고 있어요. 처음에는 교통편도 그렇고 참 힘들었죠. 강원도는 서울 기온보다 5~10도 정도 낮아요. 엄청 춥죠. 그렇지만 가족과 굳은 각오로 갔으니 감수해야죠.”

노래와 사업, 두 마리 토끼 잡는 성실맨
펜션 사업을 시작한 지는 벌써 5년이 넘었다. 그동안 남에게 맡겨놓고 신경을 쓰지 못했더니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직접 한 지는 3년 정도 됐다. 삶의 여유를 찾으며 쉬엄쉬엄 하려던 사업인데 만만치 않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생각한 것보다 10배는 힘들어요. 펜션이라는 것이 정년퇴임하고 노후에 운영하는 사업으로 잘못 알려진 것 같아요. 노후에 용돈벌이나 하고 집이나 꾸미고 텃밭 일구면서 손님을 맞이하는 것은 정말 꿈만 같은 이야기입니다.”
펜션은 하나부터 열까지 손이 가지 않는 구석이 없다. 겨울을 대비해 동파 예방이나 하수구 관리를 해야 하는 등 상상도 못할 여러 가지 일이 생긴다. 여생을 편히 살기 위해 할 만한 사업은 절대 아니라고 말한다.

“게다가 요즘은 컴퓨터를 잘 다뤄야 손님을 유치할 수 있거든요. 인테리어 감각도 있어야 하구요. 젊은 나이에 시작해도 안 되고 나이 들어서 해도 안 돼요. 딱 제 나이에 시작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끝까지 의욕적으로 해 나갈 거예요. 사업하면서 진 빚도 좀 청산해야 하구요(웃음).”

그는 가족과 강원도에서 펜션을 운영하고 있으며 라이브 무대 위주로 녹색지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가족과 강원도에서 펜션을 운영하고 있으며 라이브 무대 위주로 녹색지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제 노래만큼이나 사업에 눈을 뜬 모습이었다. 그는 벌써 두 아이의 아버지이다. 미모의 화교 출신 부인에게 첫눈에 반해 2000년에 결혼했다. 현재 아홉 살과 여섯 살 두 아들을 두었다. 아이들은 강원도 천혜의 자연을 만끽하며 자라고 있다.

“집사람은 아이들 교육을 걱정하지만 전 아직 한창 뛰어놀 때라고 생각해요. 초등학생과 유치원생이잖아요. 저는 살아가는 데 아이들의 인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환경에서 자라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지죠. 자연 속에서 뛰어놀며 경쟁보다는 여유를 아는 친구들로 성장했으면 좋겠어요. 공부 말고 음악이나 미술을 하고 싶어 하면 시켜야죠. 다 나름의 인생이 있으니까요.”

사업을 시작하면서 음악도 함께 시작했다. 제일 먼저 녹색지대의 새 멤버를 영입했다. 15년 동안 형과 동생 사이로 지내던 조원민이다.

“15년 전 상계동에 있는 카페에서 곽창선씨를 처음 만났어요. 그때는 녹색지대가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었고 저는 무명 가수였죠. 근데 저를 보고 ‘수고하십니다. 많이 힘들죠? 그렇지만 잘될 거예요’라고 용기를 주더군요. 정말 기뻤어요. 저도 ‘고맙습니다. 개인적으로 친하게 지내고 싶어요’라고 했고 그 이후로 친분을 쌓았죠.” (조원민)
“마치 무명 시절에 고생하던 제 모습을 보는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한마디 해주고 싶었는데 그렇게 감동할 줄 몰랐어요.” (곽창선)

그동안 두 사람은 공연도 하고 미니 콘서트도 열었다. 그들은 여전히 노래를 부르는 가수다. 단지 매스미디어에 나오지 않았을 뿐이다. 곽창선은 자신은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대중에게서 점점 멀어지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한다.

“잊혀진다는 생각이 들면 좀 서글프죠. 말 그대로 엊그제 같은데…. 가끔 노래를 하면 손님들이 ‘저 사람 누구야? 녹색지대 아닌데?’라고 할 때가 있어요. 아마 연예인이라면 다들 한 번쯤 고민하는 문제라고 생각해요. 달려왔는데 어느 순간 자신을 돌아보니 대중과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의 허탈함. 격세지감을 느끼죠.”

노래 한 곡 히트하면 평생 먹고 산다는 말은 옛 말이다. 음반시장이 위축되다 보니 그만큼 한 번 반짝 하고 잊혀지는 가수가 많다. 녹색지대는 이번에 7집 정규 앨범을 발매한다. 3월 중순에 나올 예정이다. 요즘에는 앨범 판매량이 저조한 이유로 공연 수익을 노리고 싱글 앨범을 발표하는 것이 대세인데 말이다. 그들의 앨범 발매는 위험 부담이 큰 모험일지도 모른다.

“단지 돈을 벌려고 앨범을 발표하는 것은 아니에요. 저희는 오랜만에 활동을 시작하는 거고 멤버도 바뀌었잖아요. 그런데 노래 한두 곡 들어가는 싱글 앨범 내는 것이 쑥스럽더라고요. 그리고 투어 콘서트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기 때문에 앨범을 내자고 했죠.”(조원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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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앨범에는 두 사람의 자작곡도 실린다. 주위 반응이 꽤 좋다. 게다가 녹색지대를 데뷔시킨 가수 김범룡이 이번 음반 작업에 아낌없는 조언과 힘을 실어 지원하고 있다.

“5집부터 제가 직접 제작했다가 망하고 말았죠. 이제 노하우가 생겼으니 7집 음반은 잘 되겠죠. 차트 1위를 하겠다, 이런 마음은 없어요. 마음을 비우니 정말 좋아하는 음악을 할 수 있더군요.” (곽창선)

이번 음악은 기존의 음악 색깔과 큰 차이가 없다. 대부분의 곡이 그들의 음색처럼 좀 더 섬세해졌고 멜로디 위주의 곡이 될 것이다. 녹색지대의 음악을 기다리던 팬이라면 반가워할 앨범이다.

“저희가 음악의 변화를 준다고 힙합을 하면 ‘살려고 발버둥 친다’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구요. 또 그대로 하면 ‘쟤네 음악은 만날 똑같다’라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겠죠. 정확한 잣대란 없어요. 그저 ‘녹색지대 나왔네! 반갑다!’ 하는 이런 분들을 위해 만든 앨범입니다.” (조원민)

앨범을 냈다고 해서 거창하게 새로운 재기의 발판으로 삼거나 인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안정적인 가수가 되고 싶다. 아무 걱정 없이 편안한 한 해가 된다면 더 바랄 것이 뭐가 있겠는가.




녹색지대의 해체 진짜 이유 그리고 새 출발
듀오는 마치 부부와 같다. 서로 궁합이 맞아야 노래도 잘 되고 그룹이 안정적으로 꾸준히 지속될 수 있다. 녹색지대가 해체된 이유에 대해 곽창선이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그것은 누구 한 사람의 잘못이 아니었다. 그저 두 사람이 잘 맞지 않았기에 그렇게 됐을 뿐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마음이 맞지 않아서 헤어진 거죠. 안 맞는 친구와 어쩔 수 없이 계속 일적인 관계로 지낸다는 것이 쉽지 않았어요. 4년 동안 마음이 불편했어요. 제가 좋아하는 노래를 하는 건데 스트레스를 받으니 얼마나 가슴이 아팠겠어요. 일로 만났고 마음이 맞지 않으니 ‘언젠가는 헤어져야지’ 하면서 활동했죠.”

100% 마음이 맞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서로 맞춰가겠다는 의지라도 있어야 했다. 두 사람은 그게 부족했다.
“예전에 인터뷰할 때는 그냥 음악적인 견해가 달라서 헤어진다고 했어요. 그렇지만 요즘은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대세잖아요(웃음). 모두 지난 일이기도 하구요.”

세상에는 좋은 사람, 나쁜 사람 양분법으로 나눠져 있지 않다. 나와 잘 맞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고 맞지 않으면 나쁜 사람이 된다.

“그분(권선국)이 먼저 솔로를 하겠다고 팀에서 나갔어요. 그리고 ‘혼자 하니까 도저히 안 되겠다’며 다시 돌아왔어요. 그 이후에 1년을 같이했는데 역시 안 되는 건 안 되더라구요. 그러고는 다시 솔로로 데뷔했죠. 저도 나름 마음을 먹고 있었어요. 그렇게 헤어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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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창선은 조원민 같은 좋은 사람과 재혼(?)을 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농담처럼 말한다.
“조원민씨는 아주 편안한 친구라서 노래 사이에 던지는 멘트도 자연스럽게 나와요. 주위 사람들도 전보다 더 편안하게 봐주세요. 그래서 노래에서 더 여유가 느껴진다는 말을 많이 들어요.”

곽창선은 그간의 고된 경험으로 깨달은 점이 많다. 서로 의견이 맞지 않을 때는 그때그때 풀어야 한다. 계속 쌓아두면 보이지 않는 벽이 생기고 어느 한순간 무너지고 만다.

“듀오 활동도 결혼생활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5년 정도 살다 보면 포기할 건 해야 하거든요. 안 맞는 부분을 계속 물고 늘어지다가는 파국을 맞을 수 있어요. 자기 생각만 하면서 팀을 몰고 가려 해서는 안 됩니다.”

얼마 전 권선국은 세미트로트 장르의 앨범을 냈다. 혹자는 ‘녹색지대가 두 개가 된 것이냐’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조원민은 녹색지대를 지켜온 것은 곽창선이라는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1집부터 6집까지 녹색지대를 지켜온 것은 형이라고 생각해요. 형은 욕심이 없어요. 평소에도 권선국씨가 녹색지대로 나와도 괜찮다고 말해요. 그건 어차피 대중이 판단할 몫이라구요. 그렇지만 그동안 곽창선씨가 녹색지대를 지켜왔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인기 절정 톱 가수의 자리에도 올랐다. 그리고 팀 해체의 아픔을 겪기도 했다. 곽창선은 비온 뒤의 땅처럼 단단해졌다.

“가수가 되어보니 내일 무슨 일이 닥칠지 모른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저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 기회가 온다고 믿어요.”

긍정의 힘을 믿는다. 녹색지대는 여전히 음악에 대한 열정이 푸르렀다. 중요한 것은 그들은 누가 알아주든, 그렇지 않든 어디선가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2009년에는 사업도 음악도 안전한 ‘그린 존’에 안착할 수 있도록 재기에 성공하길 바란다.







글 / 이유진 기자 사진 / 이성훈 장소 협찬 / 엉클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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