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를 둔 평범한 주부로 돌아온 행복한 여자 김남주

두 아이를 둔 평범한 주부로 돌아온 행복한 여자 김남주


지난 2년 동안 평범한 주부로만 살았던 김남주가 MBC-TV 드라마 ‘내조의 여왕’으로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오매불망 아이들과 남편 생각뿐이었던 그녀는 일을 하면서 가족을 더 사랑하고, 더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았다.


두 아이를 둔 평범한 주부로 돌아온 행복한 여자 김남주

두 아이를 둔 평범한 주부로 돌아온 행복한 여자 김남주

두 아이의 엄마가 된 김남주는 이전과는 분명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처음 만난 사람과도 솔직하고 편하게 이야기하는 털털한 성격은 여전했지만, 확실히 이전과는 다른 여유가 묻어났다. “아줌마가 되니 편하다”고 스스럼없이 이야기하는 김남주. 최고만을 고집하는 트렌드 리더, 깐깐하고 똑 부러진 도시 여성의 이미지는 어디로 간 것일까?


엄마라서 행복했던 지난 2년
드라마는 ‘그 여자네 집’ 이후 8년 동안, 영화는 ‘그놈 목소리’ 이후 2년 동안 쉬었으며, 그나마 얼굴을 잊지 않게 해주었던 CF도 둘째 아이 출산 이후 모두 그만두었다. 지난 2년은 완벽히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아온 시간이었다.

“둘째 아이를 낳고 꼬박 2년 동안 집에만 있었어요. 무척 행복하고 좋은 시간이라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어요. 어느 날 문득 생각해보니 나만의 시간이 하루에 단 한 시간도 안 되더라고요. 매일 30분 운동하고 샤워하는 것 정도? 나머지는 아이들과 남편을 위한 시간이었어요.”

패셔니스타 김남주도 다른 주부들처럼 살도 찌고 편안한 옷만 골라 입었다. 너무 평범하게 하고 다니다 보니 길거리를 다녀도 알아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2년 동안 옷을 산 적이 없어요. 살이 찌니 새 옷을 입어보지 않게 되더라고요. 몸빼 스타일이나 레깅스에 엉덩이가 덮이는 옷을 즐겨 입었어요. 신발도 낮은 굽만 신고요. 그래야 애들 보기 편하거든요. 아이들과 밖에 나가면, 사람들이 아이에게 눈길을 주다가 저를 보고 ‘어?’ 하고 긴가민가하죠. 오랜만에 하이힐을 신으니 몸이 앞으로 쏟아질 것 같아요.”

쉬는 동안에도 영화나 드라마 쪽에서 끊임없이 출연 제의가 들어왔지만, 배우가 아닌 엄마로서 더없이 행복하고 소중한 시간이었기에 고사해왔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자신을 찾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마냥 아이들만 바라보고 사는 것이 최선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내 삶, 내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고 공인으로서, 여배우로서 최소한 저를 좋아하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좋은 모습을 보여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먼 훗날 아이들이 연기자로 활동했던 엄마를 좋아할 것인가, 늘 붙어 있고 자신들에게 최선을 다한 엄마를 좋아할 것인가, 생각해봤어요. 전자 쪽이 제 발전에도 좋을 거고, 그렇다면 엄마로서 아이들에게 더 잘하게 되지 않을까요?”

복귀작으로 선택한 드라마는 바로 MBC-TV 드라마 ‘내조의 여왕’이다. 남편 김승우는 극중 천지애가 그녀와 닮았다며 적극 추천했다.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는 살이 쪘을 때라 주의 깊게 살펴보지 않았어요. 대신 남편이 관심 있게 읽은 후 저한테 잘 맞을 거라고 하더군요. 저도 오랜만의 컴백이니 사극이나 무거운 드라마보다는 편안하게 할 수 있는 드라마라서 좋았어요. 저 또한 두 아이의 엄마이고, 아줌마니까 좋겠다 싶었죠. 무엇보다 밝아서 좋아요. 그동안 집에 있으면서 밝은 드라마를 자주 봤거든요.”


4년 만에 찾은 나만의 시간
오랜만의 드라마 촬영인지라 하루하루가 즐겁다. 특히 함께 연기하는 이혜영과는 오랜 친구 사이로, 촬영장에서도 친하게 지낸다. 그러나 감수해야 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일단 다이어트를 해야 하고, 그동안 벗어두었던 하이힐을 다시 신어야 했다.

두 아이를 둔 평범한 주부로 돌아온 행복한 여자 김남주

두 아이를 둔 평범한 주부로 돌아온 행복한 여자 김남주

“촬영 시작 한 달 전부터 굶었어요. 디데이 며칠, 며칠 따져가면서요. 그런데 나이를 생각하지 못한 거죠. 운동하면서 관리했는데도 살 빼니까 볼 살이 너무 빠져서 나이 들어 보이는 거예요. 요즘에는 오히려 저녁마다 먹고 자면서 다시 살을 찌우고 있어요. 그래도 약간 부은 얼굴이 낫더라고요. 그게 슬프긴 해도 배고픈 것보단 낫던데요(웃음)?”
김남주는 드라마 촬영 전 발목이 꺾이는 부상을 당했다.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촬영에 들어가니 회복이 더디다.

“드라마 촬영하면서 힐을 신고, 24시간이나 12시간씩 서 있으니까 계속 붓더라고요. 지금도 욕심내서 힐을 신었는데, 다리에 든 멍 때문에 검정색 스타킹을 신었어요. 잘 걸으려고 노력하지만 아직도 좋지 않아요. 무척 오래갈 것 같아요.”

온종일 함께 지내온 아이를 떼어놓고 일을 나간다는 것 역시 쉽지 않았다. 촬영하러 갈 때마다 우는 아이들을 달래느라 가슴 아픈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한다.

“촬영 중간에 집에 들르면, 아이가 제 옷을 입어봐야겠다며 벗으래요. 제가 옷을 입고 있으면 나갈까봐 그러는 거죠. 그럴 때는 ‘같이 있어주는 것이 아이들을 위하는 건가?’ 하고 잠시 고민해요. 그래도 드라마 촬영은 3개월밖에 안 되니까 ‘3개월 후에 많이 놀아주자’고 마음을 다잡죠. 아이는 제가 나가면 잘 논대요. 언제 울었냐는 듯. 엄마만 마음 아픈 거죠(웃음).”

촬영 일정이 정신없이 돌아가다 보니, 새벽에 들어가서 새벽에 나오는 일이 다반사다. 어떤 때는 3일 동안 아이들이 자는 모습만 보고 나가야 했다. 그럴 때는 속이 많이 상한다.

“자고 있는 모습을 보면 성이 차지 않아요. 말하는 걸 봐야 돼요. 그러니 아이가 계속 보고 싶죠. 그래도 일을 하면서 아이들을 더 사랑하게 됐어요. 엄마가 신경질적으로 변하는 건 아이 보는 것이 그만큼 힘들어서 그런 거잖아요. 떨어져 있으면서 더욱 애절해지고, 더 생각하게 돼요.”

반면에 자신만의 시간을 찾는 새로운 기쁨도 느껴본다. 얼마 전 지방 촬영지에서 호텔 방을 쓰면서, 침대에 혼자 누워본 것이 얼마 만인지 새삼 행복감에 젖었다.

“스케줄을 보니 집에 다녀와도 될 것 같더라고요. 매니저도 ‘여기서 자는 것이 불편하면 집에 다녀오자’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그냥 여기서 잘게’라고 했어요. 아이들이 보고 싶지만, 집에 가면 대본 볼 시간이 없거든요. 첫째 아이를 보다 보면, 둘째 아이가 샘내고, 그러다 보면 밤 9시가 훌쩍 넘죠. 그때부터는 슬슬 졸리거든요.”

김남주의 오랜 소망은 ‘박수 칠 때 떠나는 것’이었다. 인기 정상에 있을 때, 화려하게 은퇴하고 싶었다. 그러나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찾은 촬영 현장은 그 이상의 가치를 느끼게 했다.

“함께 촬영하는 나영희 선배님께 제가 기자가 된 마음으로 인터뷰를 했어요. 배우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과도기적인 시간이 있잖아요. 선배님이 연기를 하는 이유가 자기 일을 찾고자 하는 건지, 좋아서 하는 건지 궁금했거든요. 그랬더니 선배님은 ‘너희들은 좋을 때 연기하는 거야. 예전에는 너 나이 때면 엄마 역할만 해야 했는데, 엄마 역할이 한정돼 있잖니. 그래서 아예 빨리 늙었으면 했어. 예전보다 여배우의 생명력이 길어져서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대답을 듣고 일하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고 느꼈어요.”


남편에게 전적으로 맞춰주는 여우 같은 아내
‘내조의 여왕’은 제목 그대로 남편(오지호)의 성공을 위해 뛰는 천지애(김남주)의 고군분투기다. 김남주가 생각하는 내조란 ‘상대방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김남주는 내조보다는 육아에 극성맞은 편이다.

“남편이 자기한테 관심 좀 가져달라고 할 정도예요. 남편이 담배 피우고 들어올 때는, 밖에서 몇 분 정도 지나 냄새가 날아가야 들어올 수 있고, 밖에서 놀다 들어오면 아이들 ‘치카(양치질)’ 꼭 시키고 손 닦이고요.”

드라마에는 다양한 계층의 남편들이 등장한다. 무능한 남편부터 초고속 성공을 이룬 남편, 원래부터 가진 것이 많은 남편. 그래도 김남주는 극중 남편 오지호의 손을 들어준다.

“드라마에서 보면 천지애가 남편에게 자주 ‘웬수~’라고 하거든요. 그래도 그 말에는 사랑이 잠재되어 있어요. 중요한 건 사랑 아닌가요? 사랑 없는 결혼생활은 정말 불행할 것 같아요. 그렇게 보면 드라마에 등장하는 네 명의 여자 중 제가 가장 행복하죠. 부자라서 다 행복한 건 아니잖아요.”

김남주는 곰 같은 아내, 여우 같은 아내 중 어디에 더 가깝냐는 질문에 여우 같은 아내를 꼽았다. 실제로 친구인 이혜영은 그녀에 대해 “김남주씨는 사리 판단도 잘 하고 내가 얻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며 움직이는 엄마이자 아내다. 순수하고 현명하다”고 한다.

두 아이를 둔 평범한 주부로 돌아온 행복한 여자 김남주

두 아이를 둔 평범한 주부로 돌아온 행복한 여자 김남주

“아마 여우 같은 아내일 거예요. 김승우씨한테 물어봐야겠지만(웃음).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제가 남편에게 많이 맞춰주고, 필요한 거 있으면 받아주는 편이에요.”

남편 김승우는 어떤 사람일까? 그녀는 김승우를 개그맨에 비유한다. 밖에서는 현장 분위기를 즐겁게 하는 분위기 메이커지만, 집에서는 말수가 적어지기 때문이다.

“개그맨들이 밖에서는 재미있지만, 집에 오면 말이 없는 분이 많잖아요. 김승우씨가 딱 그래요. 그래서 커피도 두 손으로 갖다 줘야 할 것 같고, 존댓말 써야 할 것 같고. 나이는 두 살밖에 차이 안 나지만 오빠 같아서 제가 애교도 부리고, 쩔쩔매죠. 말 없는 사람이 어렵잖아요. 저도 (말 없는) 그 작전을 써봐야겠어요.”

김승우는 말도 없지만, 화도 잘 내지 않는 남편이다. 분명 화나는 일이 있는데도, 그 화를 겉으로 드러내는 법이 좀처럼 없다.

“김승우씨가 제 털털한 성격 때문에 힘든 모양이더라고요. 자기가 놔둔 물건의 위치가 달라져 있으면 무척 화가 나는 모양이에요. 그럴 때면 화는 안 내고 땀을 뻘뻘 흘리면서, ‘왜 이렇게 덥지?’라고 해요. 그때는 그냥 놔둬야 해요. 같이 찾아주고 하는 걸 싫어해요. 이제는 땀을 흘리면 ‘뭐가 없어서 화가 났구나’ 하고 놔두죠.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풀리거든요.”

자신이 일방적으로 남편을 좋아하는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김승우가 방송이나 인터뷰에서 여러 번 말했듯 아내를 생각하는 마음은 극진하다. 이 마음 역시 알고 있기에 항상 감사하고 행복할 뿐이다.

“김승우씨가 저와 결혼한 것만 해도 고마워요. 남편이 아니었으면, 지금까지 결혼도 못하고 혼자 살았을 거예요. 저는 예전에 아이만이라도 낳고 싶어 했을 정도로 아이를 무척 좋아하거든요. 남편 덕분에 아이를 낳고, 남편이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좋아요. 별로 바라는 것도 없어요. 가끔 선물(웃음)?”

얼마 전 김승우가 ‘무릎팍도사’에 출연해 아이에 대한 루머를 해명했다. 루머는 ‘김승우의 아이가 아니다’라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엄마 입장에서는 매우 불쾌할 수 있는 치명적인 루머였다. 그러나 김남주는 의외로 담담하다.

“저는 소문이 그렇게 부풀려졌는지 몰랐어요. 사람들이 제 손을 잡고,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니?’하더라고요. 부모님들까지 다 알고 계셨고요. 저는 나만 아니면 되니까 하고 그냥 지나쳤어요. 그런데 둘째 아이를 낳고 나니 나쁜 소문들이 어느 정도 잠재워지더라고요. 만약 소문이 아직도 가라앉지 않았다면 셋째, 넷째까지 낳았을 거예요(웃음).”

김남주는 이야기하는 내내 행복한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녀의 성격이 워낙 긍정적인 탓도 있겠지만, 이 행복이 언제 달아날까 조바심 날 정도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금은 너무 행복해서, 지키고 싶은 것이 많아서 겁이 날 때가 많아요. 저한테는 멋진 남편이 있고, 예쁜 딸과 아들이 있고, 할 수 있는 일이 있잖아요. 모든 것을 다 가진 것 같아요. 그러니 겸손하게, 최선을 다해서 살아야겠다고 생각해요. 엄마가 되어보니 건강하다는 것이 무척 감사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돈이 많고 얼굴이 예쁜 게 좋은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자체가 정말 행복인 것 같아요.”

행복은 스스로 찾고 느끼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일 것이다. 영리한 김남주는 행복을 찾는 방법을 잘 알고 있었다.


글 / 두경아 기자 사진 / 이성원, MBC 홍보실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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