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송윤아가 오는 5월 28일 전격 결혼한다. 소문으로만 무성했던 두 사람의 스캔들은 결혼이라는 아름다운 해피엔딩으로 갈무리됐다. 그들이 결혼에 이르기까지의 히스토리를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만남에서 열애까지, 결혼 풀 스토리
교제 이후 두 사람은 미래를 약속했지만 집안 간의 결합인 결혼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송윤아 부모의 반대에 부딪쳤기 때문이다. 특히 송윤아는 반듯하고 지적인 이미지를 쌓아왔으며 실제 엄격한 교육자 집안에서 자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설경구는 한 번의 이혼 경력이 있는 ‘돌싱’이었다. 송윤아는 그간의 마음고생 때문인지 기자회견 중 부모 이야기를 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두 사람은 5월 28일 오후 5시, 서울 방배동 성당에서 혼배미사로 결혼식을 올린다. 성당 결혼식을 예감했던 걸까. 설경구는 2008년에 ‘마티아’라는 세례명으로 서울대교구 삼성동 성당에서 세례를 받았다. 신혼여행은 설경구의 영화 촬영 일정으로 잠시 미뤘고, 신접살림을 비롯한 결혼 후 일정은 대부분이 아직 미정이다. 이후 기자회견의 나머지 이야기들은 생생한 Q&A로 전한다.
Q 언제부터 연인으로 발전했나?
A (설경구) 영화 ‘사랑을 놓치다’ 이후에 ‘사귄다’고 소문이 났지만 절대 아니었습니다. 그 후에는 여러 명이 함께 만나서 식사하고 가라오케에 함께 가는 정도였죠.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그 때는 그런 사이가 아니었다는 겁니다. 게다가 저는 당시 영화 ‘열혈남아’ 촬영을 하느라고 5개월 동안 전주에서 오피스텔 생활을 했기 때문에 그때 났던 열애설은 사실이 아닙니다.
A (송윤아) 오빠(설경구)에게 너무 미안한 얘긴데 진지한 만남을 갖기 전에는 남자로 보이지 않았어요. 그냥 오빠로 본 시간이 훨씬 더 길었죠. 그러다 사람 됨됨이나 성격이 한결같은 데 놀랐어요. 또 책임감이 강하고 언행이 일치하는 부분이 저에게 많은 걸 일깨워줬어요. 그런 모습에 점점 사랑이라는 감정으로까지 확대된 것 같아요.
Q 사귀기로 결정한 것은 언제였나?
A (설경구) 누가 사귀자고 해서 사귄 건 아니었어요. 전화하고, 가끔 만나고 그러다 보니 감정이 통했죠.
Q 결혼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A (설경구) 윤아는 무엇보다 마음이 예쁜 사람이에요. 사람을 대할 때 마음으로 대하죠. 영화 촬영장에서도 보조출연자들이 식사를 안 하면 자기가 갖다드리고 ‘빨리 같이 드세요’라고 해요. 그 마음에 반했어요.
A (송윤아) 저도 딱 결혼하겠다고 생각이 든 것은 아니고 자연스럽게 됐어요. 누가 먼저 ‘결혼하자, 사귀자’라고 말한 건 아니에요.
A (설경구) 2007년 겨울인 것 같아요. 당시 제가 차가 없어서 윤아 차를 타고 집에 바래다 주었는데 그때 집 앞에서 했어요.
Q 데이트는 주로 어디서 했나?
A (설경구) 재작년엔 제가 소속사가 없었어요. 윤아와 함께 일하던 매니저가 독립하면서 저를 소개해줘서 그 사무실에 많이 놀러 갔어요. 영화도 같이 보고, 음식도 시켜 먹고, 맥주 마시고 그랬어요.
Q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다던데?
A (설경구) 제가 윤아의 부모님 마음을 많이 아프게 해드렸어요. 어렵게, 어렵게 허락을 하신 건데 지금도 사실 마음이 아파요. “자식 이기는 부모가 어딨냐”고 말씀하셨는데 그럼에도 허락해주셔서 감사해요. 많이 힘들어하셨어요. 인본주의라고 하시며 “사람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어요.
A (송윤아) 부모님께 너무 죄송해요. 오빠가 저보다 마음으로 더 많이 아팠을 거라고 생각돼요. 그렇지만 결혼을 하게 됐으니 좋은 모습으로 보답해드리면서 잘 살겠습니다. 지금 당장은 죄송하지만 진실 되게 보답할 수 있는 시간이 올 것 거라는 믿음이 커요.
Q 갑작스러운 결혼 결정에 임신을 한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있는데.
A (설경구) 그런 일을 한 적이 없습니다. 이달 초에 양측 부모님이 만나 날짜를 정했어요. 6월이 윤달이라서 5월에 하게 됐습니다. 어른들은 그런 부분을 많이 생각하시더라구요. 윤아에게 미안한데 영화 ‘용서는 없다’ 촬영 중에 결혼을 하게 돼 결혼 후에도 지방에 가서 촬영을 해야 해요.
A (송윤아) 괜찮아요. 저도 일 계속 할 거예요(웃음).
Q 2세 계획은?
A (설경구) 그 얘긴 아직 못했어요. 경황이 없어서 생각을 못했습니다.
A (송윤아) 개인적으로는 아들, 딸 구별 없이 두 명 정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Q 허니문 베이비를 만들 계획은?
A (설경구) 가봐야 알 것 같습니다. 결혼 준비를 많이 못했어요. 현재 집도 알아보고 있는 상황이에요. 완벽하게 갖추고 시작하지는 못할 것 같아요. 혼수도 거창하게 하지 말고 소박하게 하자고 했어요.
Q 지난 2007년 10월 김희선의 결혼식 때 부케를 받았는데?
A (송윤아) 그때 결혼 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니에요. 당시 김희선씨가 “부케를 받아달라”고 했지만 저는 “못하겠다. 부케 받으면 난 시집 못 갈 수도 있다”고 했어요. 당일 부케를 받기로 한 분이 정해져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부케 포토타임에 그분이 화장실에 가서 어쩔 수 없이 제가 받았어요.
Q 결혼하게 된 소감은?
A (설경구) 제가 빚을 많이 지고 사는 것 같아요. 살면서 한번에 다 갚지는 못하겠지만 조금씩 다 갚아나가는 설경구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A (송윤아) 이제 결혼하고 아내로서, 며느리로서, 딸로서 정말 좋은 모습으로 겸손하게 살겠습니다. 항상 지켜봐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글 / 이유진 기자 ■사진 / 이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