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빅뱅의 탑이 무대를 벗어나 브라운관에서도 ‘탑’을 노린다. 제작비 200억원의 대작 드라마 ‘아이리스’에 참여하게 된 것. 2007년 KBS 드라마 ‘아이엠샘’에 이은 두 번째 연기 도전이다. 빅뱅에서는 듬직한 맏형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그이지만, 이번 드라마에서는 선배들 사이에서 바짝 긴장한 ‘막내’ 탑의 모습을 만날 수 있었다. 탑! 부담감은 버리고 정상을 향해 달려라. 늘 지켜봐주는 누나들이 있으니까.
강렬한 눈빛에 카리스마를 뿜어내던 빅뱅의 탑은 어디로 간 것일까. 대신에 목이 타들어가는 긴장감에 연거푸 물을 마시고 식은땀을 흘리는 스무 살 남짓의 청년이 앉아 있을 뿐이다. 그룹 빅뱅의 카리스마를 담당하고 있는 탑(21)이 드라마 ‘아이리스’에서 표적을 제거하기 위해 존재하는 냉혈한 킬러 ‘빅’ 역할을 맡았다. 2007년 드라마 ‘아이엠샘’에서 맡은 불량 청소년 ‘채무신’ 이후 연기에 두 번째 도전하는 셈이다.
“부담이 큰 건 사실입니다. 처음에 작품 스케일을 듣고 깜짝 놀랐어요. 이제 그 부담감은 책임감이 됐습니다. 막내로서 감초 같은 역할을 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어요. 선배들에게 하나하나 물어보며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값진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이 드라마에서 주인공 현준(이병헌)을 암살하기 위해 끝까지 쫓는 역할을 맡았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표적의 가족과 아이조차 제거하는 피도, 눈물도 없는 인물이다. 그는 빅뱅 팬들에게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며 설레어한다.
“빅뱅 팬들이라면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개성 강한 역할을 맡아 변신해보려고 해요. 사실은 킬러를 연기하면서 내적인 갈등이 무척 많았어요. 제가 보기보다 마음이 여린 편이거든요(웃음).”
이쯤 해서 빅뱅의 다른 멤버들의 감상도 궁금하다. 다른 영역에 도전하는 ‘형’을 보며 걱정도 많을 것이고, 한편 부러움을 살 수도 있을 것이다.
“다른 멤버들은 드라마의 촬영장 분위기를 굉장히 궁금해해요. 노래 부르는 무대와는 또 다른 면이 많으니까. 늘 재밌는 에피소드가 없었는지 물어보곤 합니다. 사실 저는 촬영하는 게 재밌기보다는 긴장의 연속인데 말이죠.”
그는 아직 연기자들을 보고 있으면 동료라는 생각보다는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더욱 이번 드라마는 주조연급 모두 톱스타들로 이뤄진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지금도 촬영할 때나 회식을 하면 설레고 긴장합니다. 다행히 남자 선배님 세 분(이병헌, 정준호, 김승우)뿐만 아니라 두 누나(김태희, 김소연)가 정말 편하게 대해주세요.”
그의 연기 도전은 일본 연예계에서도 큰 이슈가 되고 있다. 빅뱅이 영어 앨범을 출시해 일본에 진출하면서 서서히 인기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빅뱅은 유니버설 뮤직과 정식 계약을 맺고 일본어 수록곡을 담은 싱글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일본 활동에 들어간다.
“한국과 일본 팬 모두 즐겁게 볼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들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탑은 각오를 다지며 인터뷰를 마쳤다. 인터뷰가 끝난 직후, 탑은 일본행 비행기를 탔다. 바로 다음날, 도쿄 록본기에 위치한 호텔에서 새 싱글 「My Heaven」 발매 기념 기자회견이 있기 때문이었다. 드라마 촬영에 일본 진출까지, 2009년 탑의 도전과 활약을 지켜보자.
■글 / 이유진 기자 ■사진 / 이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