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이미지 변신하고 뮤지컬 무대에 도전장 낸 엄지원

영화로 이미지 변신하고 뮤지컬 무대에 도전장 낸 엄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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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연습 하다 보니 꿈에서 노래 부르기도….
경기 일으키며 잠에서 깬 적도 있었어요”


올해 엄지원은 데뷔 이후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영화계의 전반적인 침체 속에서도 상반기에만 두 편의 출연작이 개봉되었고, 지난해부터 시작한 SBS-TV ‘한밤의 TV 연예’의 MC도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새로운 영역인 뮤지컬 무대에도 섰다. 그녀의 도전은 도대체 어디까지일까.


영화로 이미지 변신하고 뮤지컬 무대에 도전장 낸 엄지원

영화로 이미지 변신하고 뮤지컬 무대에 도전장 낸 엄지원

조신하고 차분한 이미지의 배우 엄지원(32)은 지난해부터 새로운 영역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SBS-TV ‘한밤의 TV 연예’ MC를 맡아 연기자에서 한 발 더 나아갔다. 일단 MC 도전은 합격점. 진행 실력도 매끄럽고 서경석과의 호흡도 좋으며,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소피 마르소와 직접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영화 쪽에서도 성적이 좋다. 지난 2월 개봉한 ‘그림자 살인’은 관객 180만 명을 돌파해 흥행에 성공했으며, 5월 14일 개봉한 홍상수 감독의 ‘잘 알지도 못하면서’에서는 새로운 캐릭터로 연기 변신을 하는 데 합격점을 받았다. 그러나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또 다른 영역에 도전했다. 이번에는 뮤지컬이다.


꿈에서도 노래 부를 정도
엄지원의 첫 번째 뮤지컬은 1980년대 화제작 영화 ‘기쁜 우리 젊은 날’을 무대로 옮긴 작품이다.
“무대에서 연기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첫 데뷔를 뮤지컬로 하게 돼서 설레고 행복해요. 원작이 영화인들이 워낙 좋아하고 사랑하는 작품이라 그 작품을 통해 무대에 선다는 게 배우로서 남다른 의미가 있어요. 처음 제의를 받았을 때 속으로는 정말 하고 싶었지만, 용기가 나지 않아서 고사했어요.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탐나는 역할이기도 하고 굉장히 소중한 경험이 될 거라는 믿음이 있어서 참여하게 됐죠.”

이번 작품에서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부분은 바로 노래일 것이다. 그녀의 노래 실력은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기에 더 궁금증을 유발한다. 뮤지컬 오픈 전에 열린 프레스 리허설에서는 노래를 부르지 않았고, KBS-2TV ‘해피투게더 시즌 3’에 출연해 뮤지컬에서 부를 노래를 잠깐 부르기는 했으나 실력을 가늠할 수 있기는커녕 더 알쏭달쏭하게 만들기도 했다.

“노래가 제일 어려웠어요. 뮤지컬 배우로 준비가 안 돼서 발성 레슨을 받고 있었지만 배우들과 함께 연습하다 보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영어를 잘하려면 영어로 꿈꾸라는 말이 있듯이 노래 부르는 꿈을 꿨죠. 어느 날엔 경기 일으키며 잠에서 깨기도 했고요(웃음). 그래도 노래를 통해 감정적으로 행복해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배우로만 살아온 그녀가 연기와 노래를 모두 소화하는 뮤지컬 배우들과 한 무대에서 노래를 한다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도전은 즐거우나 관객이나 지인들의 시선은 부담스러울 터.

뮤지컬 ‘기쁜 우리 젊은 날’ 공연중

뮤지컬 ‘기쁜 우리 젊은 날’ 공연중

“친한 감독님들이 다들 보러 온다고 하시기에 절대 오지 말라고 했어요. 다들 원작을 좋아해서 기대를 많이 하고 있더라고요. 어떤 사람들은 ‘영화보다 더 기대된다’고 해요.”

이런 부담스러운 분위기를 이겨내게 하는 힘은 함께 공연하는 원기준, 정성화 등의 배우들과 작품을 믿는 마음이다.

“함께 출연하는 동료들이 좋아서 ‘내가 진짜 복이 많구나’라고 생각했어요. 노래에 대한 부담은 있지만 팀워크가 좋아서 무척 즐거워요. 정말 재밌는 작품이에요. 시종일관 웃다가 펑펑 울고 나가는 재밌는 뮤지컬이 될 거예요. 특히 엔딩신은 제가 가장 애정을 갖는 장면이에요.”

‘잘 알지도 못하면서’로 청순한 이미지 안녕
엄지원은 영화 ‘극장전’ 이후 4년 만에 홍상수 감독과 재회했다. 영화 ‘잘 알지도 못하면서’를 통해서다. 홍상수 감독과의 인연은 그녀에게 특별하다. 영화 ‘극장전’을 통해 칸영화제의 레드 카펫을 밟았기 때문이다.

“정말 재밌는 영화, 유쾌한 영화, 배꼽 잡는 영화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홍상수 감독님과의 작업은 긴장되고 설레고 무섭기도 하죠. 틀에 박힌 듯 형식적이지 않아서 재밌고, 본인이 가진 100가지를 다 쓸 수 있고, 무엇보다 좋은 영화가 탄생하죠.”

영화 ‘잘 알지도 못하면서’는 고현정, 김태우, 엄지원 등 모든 배우가 노 개런티로 출연해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된 작품이다. 게다가 그녀는 이 작품에 출연할 당시 비용 절감을 위해 1인 4역을 해내기도 했다.

“단 13명의 스태프로 이뤄진 저예산 영화였기 때문에 스스로 출연은 물론 의상, 헤어, 메이크업까지 1인 4역을 소화해야만 했어요. 그럼에도 이렇게 에너지가 넘치는 작품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 재밌었어요.”

‘잘 알지도 못하면서’는 예술 영화감독 김태우(구경남)가 각각 제천과 제주에서 만난 두 여자 엄지원, 고현정(고순)과 벌이는 일상 로맨스를 담은 작품이다. 이 영화에서 엄지원은 제천영화제 프로그래머 공현희 역을 맡아 그동안의 청순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생기 넘치는 매력을 발산했다. 엄지원은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극의 흐름에 활기와 리얼리티를 살려주는 동시에 유머와 재미를 더하는 역할”이라고 설명한다.

극중 공현희는 활달한 성격에 걸맞게 술도 잘 마신다. 그러나 엄지원은 정작 주량이 세지 않아 술 마시는 장면에서는 애를 먹곤 했다고. 게다가 타이밍을 맞춰야 하는 고난도 연기도 요구되었다.

“술을 마시면서 대화하는 중간에 토사물을 흘리는 장면이 있었어요. 그 장면은 롱 테이크로 찍는 신이어서 타이밍을 정확하게 맞춰야 했거든요. 정말 힘들었죠.”

노 개런티에 음주 연기까지, 고생하며 찍은 영화는 그녀에게 어느 정도의 보상을 가져다 줄 듯하다. 이 영화는 올해 제62회 칸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받아 전 세계 영화인들에게 공개됐기 때문이다. 그녀에게는 두 번째 칸영화제 진출이다. 이미 갖고 있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더 많은 기회를 얻기 위해 쉼 없는 노력을 더하는 엄지원. 그 도전이 신선하다.


글 / 두경아 기자 사진 / 이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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