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 스타 김태희가 2005년 SBS-TV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 이후 4년 만에 안방극장에서 시청자들과 만난다. 오는 9월 KBS에서 방송되는 드라마 ‘아이리스’에서 국정원 요원으로 분해 지적인 카리스마를 보여줄 예정인 것. 한층 더 깊이 있는 모습으로 돌아온 김태희를 만나본다.
영화 ‘싸움’이 끝난 이후, 2년 동안 휴식기를 가졌던 김태희(29). 그녀가 오는 하반기 방영예정인 첩보 드라마 ‘아이리스’제작발표회에서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색 미니 드레스를 입고 현장에 나타난 김태희는 여전히 단아하고 지적인 모습이었다. 한동안 소식이 뜸했던 그녀, 알고 보니 드라마 촬영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냈다고 한다.
“4년 만에 브라운관에 컴백하는 작품인데, 오랜만에 시청자와 인사를 하는 터라 설레고 걱정도 돼요. 출연이 오래전에 결정돼 맡은 역할에 대해 고민할 시간은 많았어요. 덕분에 촬영 전 준비 기간이 길었죠. ‘아이리스’는 지금껏 했던 작품 중 가장 진지하게 준비한 작품이에요.”
‘아이리스’는 한국의 분단 상황을 배경으로 한 첩보 액션물로, 2차 한국전쟁의 발발을 막으려는 국가안전국(NSS) 요원들의 활약을 그린 드라마. 김태희는 NSS 최고의 지적인 매력을 가진 테러 방지 프로파일러 요원 최승희 역할을 맡았는데, 극중 필요한 액션신을 소화하기 위해 체중 조절은 물론 액션 연습을 계속 해왔다고 한다.
“출연 결정 이후, 체력을 기르기 위해 운동을 꾸준히 해왔어요. 일단 NSS 요원으로서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액션 스쿨에 다녔고, 날렵한 모습을 위해 체중도 2~3kg 감량했어요. 원래 평소에는 스트레스 안 받으면서 먹고 싶은 거 마음껏 먹는 스타일인데, 나름 신경을 쓰면서 운동도 꾸준히 하고 있어요.”
김태희의 액션 연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 드라마 ‘구미호외전’, 영화 ‘중천’ 등에서도 액션 장면이 있었다. 하지만 살짝 공개된 이번 드라마 하이라이트 영상에서는 상대 여배우 김소연과의 격투신을 선보여, 액션의 강도가 그 전에 비해 한층 높아졌음을 알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여배우들에게 크고 작은 부상도 잇따랐다.
“이번 드라마 준비를 위한 액션 연습 도중에 작은 부상이 있어서, 회복되기까지 촬영을 하지 않고 기다렸어요. 여자 둘이서 서로 죽기 살기로 싸우는 모습은 새로운 느낌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어요. 곧 액션 촬영에 들어가는데, 부상당하지 않게 조심해야 할 것 같아요(웃음).”
김태희는 촬영 중 무엇이 힘들었느냐는 질문에는 액션신보다 첩보요원의 냉철하고 치밀한 면을 연기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태희, 김승우가 내 이상형?!
김태희는 극중에서 상대 배우인 이병헌과 서로 사랑하는 사이다. 이병헌과의 이미 멜로신은 일본에서 촬영을 시작했다. 미리 공개된 스페셜 영상 속에서 김태희와 이병헌은 일본의 설원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연인의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극중 김태희는 이병헌 외에 같은 요원으로 출연하는 정준호의 사랑까지 한 몸에 받는다. 이병헌과의 촬영 소감을 전한 김태희는 아직 정준호와는 촬영 호흡을 맞춰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김태희의 대답에 드라마에 같이 출연하는 김승우는 “김태희씨에게 궁금한 점이 있다”며 “이병헌과 정준호, 둘 중 누가 이상형에 가깝느냐”는 돌발 질문을 던졌다.
이에 김태희는 당황한 듯 크게 웃으면서 “진짜로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는데, 두 분 모두 유머러스한 부분이 무척 좋다”며 “(김승우 포함) 세 명의 남자 배우 모두 편안하고 좋다”고 덧붙였다.
“첫 대면식 때 약속 시간에 맞춰 갔는데, 김승우, 이병헌, 정준호 대선배 세 분이 앉아 있었어요. 사실 저는 그 자리가 너무 무겁고 어렵게 느껴졌는데, 선배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편하고 좋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죠. 역시 세 분 모두 연륜이 느껴진다고 생각했어요.”
김태희가 질문의 대답을 피하는 것 같자, 김승우는 “그래서 누가 이상형이냐”며 재촉했고 결국, 김태희는 “김승우 선배가 이상형”이라는 재치 있는 멘트로 상황을 마무리했다.
이번 드라마는 스타들이 대거 참여하는 것으로 화제를 모았다. 김태희 이외에 한류스타 이병헌, 정준호, 김승우, 빅뱅의 탑, 김소연 등이 출연한다. 워낙 스타급 출연자들이 한데 모인 터라, 김태희가 4명의 남자 주인공들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궁금했다.
김태희는 아직 촬영이 많이 진행되지 않아서인지, 이병헌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남자 출연자들 네 명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카리스마가 대단하세요. 그래도 한 명을 꼽으라면, ‘이병헌씨’예요. 옆에서 지켜보니까, 극중 현준의 캐릭터를 굉장히 잘 살려서 연기하셨어요.”
하지만 김태희는 자신도 극중에서는 요원인데, 액션신보다는 분석이나 프로파일을 담당하는 역할이라 카리스마가 없어 보이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며 웃었다.
“제가 요원으로 나오기 때문에 냉철하고 치밀하며 냉정한 모습이지만, 드라마에서 멜로적인 요소도 중요해 사랑에 빠졌을 때만큼은 여성스럽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일 생각이에요. 때문에 과거의 여성스러운 이미지와 많이 다르지는 않을 것 같고, 옛날보다는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예요.”
한동안 CF를 통해서만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김태희. 이제 한층 성숙하고 깊이 있는 연기로 팬들에게 인사할 날이 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글 / 김민주 기자 ■사진 / 이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