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석, 망가지다! 꽃중년에서 백치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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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그동안 연기하며 여자들 울린 죄, 이번 역할로 다 갚을 수 있을까?”

정보석, 망가지다! 꽃중년에서 백치남으로

정보석, 망가지다! 꽃중년에서 백치남으로

날렵한 턱선과 오똑한 콧날, 꽃중년의 대명사 정보석이 망가지기로 결심했다. 연기 인생 23년을 통틀어 가장 파격적인 연기 변신일지도 모른다. 완벽한 멜로남에서 코믹한 백치남으로, 정보석의 이유 있는 변신.

무능하고 코믹한 새로운 ‘정보석’으로 변신
브라운관에서 그는 언제나 사극 속 고귀한 신분이거나 성공한 사업가, 부잣집 맏아들이었다. 판사 빼고 ‘사(士)’자 붙은 전문직 역할은 다 해봤을 정도로 지적인 이미지는 그의 트레이드마크였다. 그런 그가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했다. 그는 MBC-TV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완벽한 겉모습과는 달리 머리 나쁘고 무능한 ‘정보석’을 연기한다.

“예전에 ‘여고시절’이라는 시트콤을 해본 적이 있지만 그때도 여고생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선생님 역할이었어요. ‘이번엔 제대로 망가져보자’는 각오로 연기하고 있습니다.”

극중 오현경의 남편으로 식품회사 부사장인 그는 샤프하고 지적인 외모와는 달리 코믹할 정도로 무능해 집안에서 사위 대접은커녕 아내에게도 주눅 들어 사는 신세다. 그가 지금까지 자신의 이미지와 정반대인 캐릭터를 선택한 이유는 뭘까.

“그동안 사극과 정극에서 주로 어둡고 힘 있는 캐릭터만 연기해왔어요. 좀 가벼워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운이 좋았는지 마침 김병욱 감독님께서 출연 제의를 해서 열일 다 제치고 하겠다고 했죠. 그동안 갖고 있던 이미지를 빨리 씻어내서 새로운 ‘정보석’ 캐릭터로 시청자들과 호흡하고 싶습니다.”

코믹 연기로 연기 폭 넓히고 싶어
그는 마흔이 넘은 나이에도 멜로 연기가 가능한 몇 안 되는 중년 배우다. 지난해에도 드라마 ‘달콤한 인생’을 통해 오연수, 박시연과 함께 정통 멜로 연기를 선보였다. 이제까지 드라마 속에서 그가 울린 여자는 손으로 꼽기 힘들 정도다. 이번 작품을 통해 그동안 여자들에게 졌던 ‘빚’을 조금 갚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단다.

“지금까지 멜로드라마를 통해 여성분들께 못된 짓을 많이 했는데 이번에 그걸 다 갚는 것 같아요(웃음). 아내인 오현경씨에게 많이 당하는 역할인데 심지어 물리적, 육체적으로 고난을 당하는 장면도 많아요. 보시는 분들이 아주 통쾌하실 거예요.”

그의 변신에 일단 가족들은 재미있어 하는 분위기다. 가족들에게 무언가 보여주고 싶어 열심히는 하지만 매번 실수를 연발하는 보석 역을 연기하며 자신의 일상과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자세히 관찰하는 버릇까지 생겼다고 한다. 연기를 하며 ‘아, 아내들이 남편들에게 이렇게 하고 싶었구나’라고 느낄 정도라 하니 벌써부터 그의 독한 변신이 기대된다.

‘멋있는 역할’만 연기해와서 그런지 백치남 ‘정보석’에 적응하는 데 쉽지 않았던 모양이다. 촬영 초반 현장에서 제일 많이 지적을 받았다고. 하고 싶었던 작품인 만큼 즐거운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그에게 조만간 ‘백치 보석’이라는 ‘훈장’이 내려지지 않을까 싶다.

■글 / 노정연 기자 ■사진 / 원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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