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이후 통통 튀고 밝은 역할을 주로 맡아왔던 이수경(27)이 SBS-TV 주말드라마 ‘천만번 사랑해’에서 한층 진지하고 낯선 역할에 도전한다. 그것도 ‘대리모’라는 다소 생소하고 특징적인 역할이다. 지난 8월 말, 드라마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만난 이수경은 이번 역할에 대해 각오가 남달랐다. 아직 결혼과 임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를 것 같은 이수경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제가 그 동안 밝고 명랑한 역할을 많이 했잖아요. 하지만 저도 밝으면서 아픔이 있는 역할을 하고 싶었어요. 그런 고민을 하던 중에 이 작품을 만난 거죠.”
극중 이수경이 맡은 ‘고은님’은 전형적인 밝고 착한 캐릭터다. 갑자기 아버지가 쓰러지고 병원비 때문에 고민하던 고은님은 ‘대리모’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그 동안의 이미지와 너무 다른 역할에 대해 이수경은 ‘대리모’라는 역할을 포함해 전체적인 스토리가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드라마 시놉시스를 보고 첫눈에 반했어요. 우선 스토리가 재미있고, 짜임새 있는 전개가 마음에 들었어요. 특히 그 동안에는 대리모라는 소재의 드라마가 없었잖아요. 한번 도전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창’으로 하이톤 목소리 조절 중
이 작품을 선택한 이후,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나름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20대 미혼의 이수경에게는 결혼, 임신, 출산에 대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쉬운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이수경은 “극중 은님이가 대리모를 통해 겪는 고통과 아픔을 최선을 다해서 표현하고 싶다”면서 “아직은 감정표현에 어려운 점이 있지만, 감정 이입이 잘될 수 있도록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점점 연기하는 게 편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수경은 자신의 기존 이미지를 벗기 위해 ‘특유의 하이톤 목소리’를 조절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 방법은 바로 ‘창’을 배우는 것. 창을 배우기 시작한 지 3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조금씩 목소리 톤이 변하고 있다고 한다. 창을 배우기 전에 촬영했던 CF를 ‘창’을 배우고 난 후, 다시 녹음했는데 확연히 목소리가 달라진 것을 느꼈다는 것.
“제 목소리가 높고 밝은 톤이라서 낮추고 싶었어요. 그랬더니 주위에서 ‘창’을 배우면 도움이 많이 된다고 조언해주시더라고요. 계속 연습을 하면 지금보다 훨씬 더 안정적인 목소리 톤을 갖게 된다는 말에 창 연습을 열심히 하고 있어요.”
드라마는 무겁고 진지한 분위기로 계속 진행되는 것은 아닌 듯하다. 이날 배우들과 함께 참석한 연출가 김정민 PD는 “대리모라는 소재 때문에 다소 드라마가 무거워질 수도 있겠지만, 드라마의 제목처럼 밝고 따뜻한 이야기로 풀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이번 드라마는 이수경의 한층 진지하고 성숙한 모습과 더불어 기존에 그녀가 가졌던 밝고 따뜻한 모습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글 / 김민주 기자 ■사진 / 이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