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살 된 아들이 드라마 어떻게 볼까 걱정
최근 SBS-TV 주말드라마 ‘천만번 사랑해’에서 그가 맡은 백세훈 역할은 최고 엘리트 코스를 밟은 전도유망한 젊은 경영인이다. 겉으로는 남부러울 게 없는 남자이지만, 어머니(이휘향)와 아내(고은미) 때문에 세상에서 가장 괴로워하는 남자이기도 하다. 첫사랑인 아내와 결혼했지만, 아내가 아이를 갖지 못하면서 어머니의 성화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아내가 ‘불임’이라는 판정을 받자 급기야 어머니는 ‘대리모’라는 최악의 방법을 동원하게 된다. 이 같은 역할에 대해 평소 가정에 충실한 류진은 매우 ‘아빠’다운 고민을 하고 있었다.
“결혼하고 지금 두 살 난 아들이 있어요. 아이가 드라마 보는 것을 굉장히 좋아해서 제가 나오는 드라마를 보게 될 텐데, 참 걱정이에요. 드라마 속에는 다른 여자와 부부로 나오고, 또 아기도 태어나잖아요. 아직 두 살밖에 안 된 아들이 그런 브라운관 속 제 모습을 어떻게 생각할지 좀 걱정이네요(웃음).”
극중 류진은 아내가 어렵게 임신에 성공한 줄 알았다가 결국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낳은 사실을 알게 된 후, 방황의 길을 걷는다. 도피처로 다른 여자의 품에서 ‘위안’을 받기도 한다. 이에 아내 역을 맡은 고은미는 “아내에게 배신감이 크면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하자 옆에 앉아 있던 류진이 발끈하며 “그걸 어떻게 이해해? 나 같으면 이혼하겠다”고 말해 좌중의 폭소를 이끌어냈다.
막장 드라마 논란? 인상 쓸 드라마 아니다!
류진은 ‘대리모’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딱 잘라 말한다.
“사실 주위에서 아이를 낳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그 심정이 어떤지는 이해가 돼요. 우리도 아이를 갖기 전에는 좀 힘든 부분이 있었어요. 그렇다고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갖고 싶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피부에 와 닿는 이야기는 아니에요. 극중 인물이 실제 저라도 절대 용납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차라리 입양이 낫죠.”
드라마는 이런 파격적인 소재 덕분에 ‘막장’이라는 수식어를 일찌감치 달았다. 하지만 류진은 이 같은 드라마의 변화는 시대적인 분위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한다.
“대리모가 사실 만만치않은 소재이긴 해요. 그러한 스토리 때문에 심각한 상황이기는 하지만, 작가 입장에서는 이런 자극적인 소재가 사람들의 시선을 좀 더 끌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죠. 앞으로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자세히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인상 쓰고 볼 만한 드라마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결국 ‘아이’ 때문에 문제가 있던 가정이 하나로 뭉치지 않을까요? ‘아이’는 가족에게 그러한 존재잖아요(웃음).”
실제로 아내와 아들을 끔찍이 사랑하는 가정적인 성격의 류진. 그가 극중에서는 가족의 화합을어떻게 이끌어낼지 주목해보자.
■글 / 김민주 기자 ■사진 / 이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