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은 “결혼하면 여배우의 인생은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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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화려함을 좇는 스타보다, 향기가 강한 배우이고 싶어요”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 오승은을 만났다. 지난해 9월 결혼 후, 올 2월 예쁜 딸을 낳은 그녀. 요즘은 딸 채은이의 재롱을 보느라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겠다고 한다. 결혼과 출산 이후, 더욱 성숙하고 깊이 있어진 오승은. 그녀의 결혼생활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한다.

오승은 “결혼하면 여배우의 인생은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오승은 “결혼하면 여배우의 인생은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남편은 힘들때 내 손을 잡아준 사람!
오승은(29)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한 남자의 아내, 한 아이의 엄마가 됐는데도 외모에는 전혀 변함이 없었다. 출산으로 불었던 몸매도 어느새 늘씬한 예전 모습으로 돌아왔고, 시원시원하고 털털한 웃음소리도 여전했다.

그녀를 만난 건 9월 중순, 압구정동의 한 스튜디오에서다. 오랜만에 카메라 앞에 서는 게 어색할 법도 한데, 포토그래퍼의 셔터 소리에 맞춰 자유자재로 또 다른 자신을 표현해낸다. 때론 청순하게, 때론 강렬하게, 때론 귀엽게…. 그녀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감정이 사진에 고스란히 담겼다. “오랜만에 카메라 앞에 서니까 정말 재미있어요. 역시 전 일하는 게 체질에 맞나봐요(웃음).”
좀 더 일찍 복귀할 수도 있었는데, 출산 후 허리가 아파서 치료도 받고 운동도 하느라 컴백이 늦어지고 있다고 한다. 또 그녀를 보고 방긋방긋 웃는 딸 채은이의 얼굴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일하러 나가야겠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는 것도 문제다.

아이를 낳고 나니, 워킹맘들의 심정이 새삼 헤아려지기도 한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를 떼어놓고, 밖으로 일하러 나가는 일이 얼마나 힘들까 싶은 것. 그녀에게 결혼생활은 아이와 남편이라는 큰 선물과 함께하는 행복함 그 자체다.

“결혼 후, 주위 사람들에게 ‘빨리 결혼하라’고 부추기면서 행복 전파사 노릇을 했어요. 나만 이 축복을 누리는 게 너무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요(웃음). 게다가 딸아이를 보고 있으면, 더 빨리 결혼하지 못한 게 후회될 정도라니까요.”

사실 그녀는 결혼을 서두르지 않았었다. 결혼을 하면 큰일이 날 것만 같았다. 여배우의 인생도 끝날 것 같았다. 하지만 막상 결혼해보니, 그전과 달라진 건 별로 없었다. 오히려 나무 같은 인생의 반려자를 얻었고, 모든 것을 다 바쳐도 아깝지 않을 딸이 생겼다. 이는 남편의 배려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남편의 공으로 돌렸다.

“남편은 떠올리면 기분 좋아지는 사람이에요.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기 전에 그냥 고마운 사람이에요. 늘 기대고 싶을 만큼 믿음직스럽고, 애교도 정말 많죠. 남편 덕분에 저도 애교가 많이 늘었다니까요. 남편에게 그동안 받은 사랑을 앞으로 어떻게 다 갚을 수 있을까 싶어요(웃음).”

교수 시아버지, 강의할 때도 며느리 자랑
오승은 “결혼하면 여배우의 인생은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오승은 “결혼하면 여배우의 인생은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오승은이 남편 박인규씨(35)를 만난 건 4년 전. 우연히 지인의 친구로 모임에 나온 남편과 처음 만났다. 무려 2년 동안 그들은 그냥 서로의 안부를 묻는 ‘오빠와 동생’으로만 지냈다. 하지만 인연이 되려고 했는지, 오승은에게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남편은 필연처럼 안부 전화를 했다.

“남편은 제가 힘들어할 때 제 손을 잡아준 고마운 사람이죠. 집 근처 놀이터 그네에 앉아서 고민에 잠겨 있으면 꼭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그때는 ‘지금까지 뭐 하며 살았나,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었거든요. 저한테 마음 써주는 게 고마워서 자꾸 기대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2007년 말 본격적으로 사귀기 시작해 연애 1년 만인 지난해 9월 28일 웨딩마치를 울렸다. 결혼 후 가장 달라진 건, 심적인 편안함이다. 주위 친구들까지 “정말 행복해 보이고, 안정돼 보인다”고 말할 정도다.

게다가 딸 채은이를 얻은 후부터는 세상이 더욱 아름답게만 보인다. 결혼 전, 임신 사실을 알고 ‘아이를 낳을까 말까’를 단 1초도 고민하지 않았다는 그녀. 아이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아이가 없을 때는 과연 어떻게 살았을까 싶을 정도다. 세상의 아름다운 말을 모두 가져다 붙여도 모자랄 만큼, 딸을 얻은 감동과 행복은 크기만 하다.

채은이라는 이름은 ‘가정이 화평하다’는 뜻으로 시아버님이 직접 지어주셨다. 편안한 가정만이 모든 행복의 기초가 되기 때문이란다. 그녀의 시아버지는 박노열 전 계명대 교수이며, 시어머니 역시 서울대 출신이고, 시아주버니도 카이스트 출신으로 시댁은 학자 집안이다. 오승은의 남편인 박인규씨 역시 삼성맨 출신으로 사업적인 면모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공부만 하던 보수적인 집안이라 ‘연예인 며느리’에 대한 선입견이 있을 법도 한데, 시부모님은 그런 부분을 전혀 개의치 않는 분들이란다.

“시부모님은 제가 연예인이라고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으세요. 늘 예뻐해주시고,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시죠. 특히 시아버님은 강의를 하실 때마다 ‘너희들 오승은 아나? 내 며느리다’라고 말씀하신대요. 어머님, 아버님 때문에라도 좋은 연기자가 돼야겠다고 다짐해요(웃음).”

또 그녀는 털털하고 여장부 스타일인 시어머님과의 첫 전화 통화를 잊을 수 없다고 말한다. “네가 승은이가? 우리 아들 좋노? 그래~ 우리 아들이 좀 매력이 있지?”라고 말씀하시고는 호탕하게 웃으셨다. 그녀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한 농담이 무척 자연스러워서 오히려 오승은이 당황했을 정도였다. 결혼 후에 시어머님은 “우리 아들이 하자는 많지만, 반품은 안 된다~”라고 농담하시기도 했다.

오승은 “결혼하면 여배우의 인생은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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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명절 때는 며느리 힘들까봐 다른 곳으로 일부러 여행을 가시기도 하고, 가끔 서울에 올라오시기라도 하면 “며느리 힘들다”며 아예 호텔에서 생활을 하신단다. 이런 시부모님 덕분에 오승은은 시댁 사람들은 모두 어려운 존재라는 편견이 단번에 깨졌다고 한다. 시부모님의 눈물나는 배려에 오승은은 “나중에 혹시 남편이 미워져도 시댁 식구들이 너무 좋아서 그 집안에 뼈를 묻고 싶다”며 웃는다.

아이 돌보는 것만으로도 출산 후 18kg 감량
너무나 행복해 보이는 그녀에게 “혹시 결혼 후 힘든 점은 없느냐”고 물었다.
한참을 고민하던 그녀는 “아이 낳기 직전, 둘 다 새벽에 들어와서 얼굴을 볼 시간이 없었던 게 힘들었다”고 말한다. 오승은은 임신 9개월까지 KBS-1TV 아침드라마 ‘큰언니’에 출연했다. 임신한 몸으로 연기하는 게 힘들지 않았냐고 묻자, 오히려 더 힘이 났다고 말한다.

“혼자일 때는 새벽 촬영을 할 때 약을 먹어가면서 했는데, 결혼 후에는 만삭인데도 몸이 너무 가벼운 거예요. 배 속의 아이까지 두 사람의 에너지가 나오는 것 같더라고요. 아이가 얼마나 든든한지, 용기도 생기고 자신감도 붙었죠. 아이가 그렇게 잘 버티는데, 제가 힘든 내색을 하면 안 될 것 같았어요.”

결혼 1년 차 주부 오승은. 살림 솜씨는 많이 늘었을까? “요리, 청소 중 어떤 게 자신 있느냐?”고 물었더니 “마음만 먹으면 뭐든지 잘할 자신이 있다”고 큰소리를 친다. 가장 자신 있는 요리는 ‘삼계탕’. 언뜻 생각하면 어려워 보이지만, 정말 쉬운 요리 중 하나로 맛도 좋고, 영양도 풍부해 즐겨 먹는 음식이라고 한다.

딸 채은이를 낳은 지 7개월째인 요즘, 그녀는 슬슬 연예계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임신으로 인해 불어났던 체중 18kg은 출산 후 모두 빠진 상태다. 다이어트 비결을 묻자 “아이 돌보는 것 자체가 운동”이라고 고백한다. 그리고 모유 수유도 한몫했다고.

오승은 “결혼하면 여배우의 인생은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오승은 “결혼하면 여배우의 인생은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소속사 측에서 작품을 고르고 있는 중이라 그녀의 복귀작은 아직 윤곽이 잡히지 않은 상태다. “그동안 무척 다양한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연기자로서 뚜렷한 색깔을 갖고 있지는 않았지만, 그게 제 단점이자 장점인 것 같아요. 이미지가 굳혀지지 않았다는 건, 어떤 이미지든 어울릴 수 있다는 의미이니까요. 앞으로는 인생의 굴곡과 깊이가 느껴지는, 사람의 마음을 위로해줄 수 있는 그런 역할을 했으면 좋겠어요.”

“딸은 그냥 평범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결혼 후, 얻은 엄마와 아내라는 이름은 오승은에게 ‘부담’이 아니라 ‘기쁨’이다. 특히 딸은 벌써부터 친구 같은 느낌이 든다. 하루빨리 채은이와 마주 앉아서 이야기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같이 고민도 나누고, 친구처럼 상담도 하고, 여행도 가고 싶다.

“딸에게는 거울 같은 엄마가 됐으면 좋겠어요. 거울처럼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고, 엄마에게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그런 존재요. 억지로 아이의 인생을 끌고 가기보다는 아이가 가는 길에 든든한 버팀목 역할만 해주면 충분할 것 같아요.”

최대한 아이에게 많은 것을 보여주고, 들려줄 생각이다. 옆에서 조용히 자신의 길을 찾는 것을 도와줄 생각이다. “만약 채은이가 엄마의 끼를 닮아 연예인을 하고 싶어 한다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었더니 잠시 머뭇거린다. 이윽고 “본인이 하고 싶어 하면 어쩔 수 없지만, 권유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한다. 연예인으로 산다는 게 쉽지 않은 길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그녀와 남편은 그냥 아이가 평범하게 살기를 바란다.

오승은의 꿈은 좋은 엄마, 좋은 아내, 좋은 며느리 그리고 좋은 딸이 되는 것이다. 좋은 연기자도 물론 바라는 꿈이지만 시아버님의 말씀대로 가정이 바로 서면 나머지 행복은 저절로 따라오는 것임을 믿기 때문이다. “화려함을 좇는 스타보다, 향기가 강한 배우이고 싶다”는 그녀의 좌우명처럼 진한 향기를 내뿜는 배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글&진행 / 김민주 기자 ■사진 / 이주석 ■헤어&메이크업 / Kalavin(02-515-5888) ■ 의상&소품협찬 / 제시뉴욕, 예스비, 에고이스트, 에스콰이아, st.a(02-3442-0151) 포에버21, 하스젤라임(02-3444-7123) 숲, 스위트 숲(02-542-0385) 더슈(02-511-8158) 헬렌카민스키(02-529-2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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