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결혼, 너그럽게 이해해주세요”
톱스타 이영애(38)의 결혼 소식은 지난 8월 25일 한 법무법인의 보도자료를 통해 처음 알려졌다. 이영애의 남편에 대한 언급은 미국 교포로 미국 일리노이 공대를 졸업하고, 현재 미국계 IT 관련 업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 전부였다.
갑작스럽게 톱스타의 결혼 소식을 접한 사람들은 놀라움과 함께 축하를 보냈다. 하지만 이영애가 ‘누구와 결혼을 했는지’, ‘어떻게 했는지’ 등 구체적인 정보를 전혀 알 수가 없어 답답함을 느끼기도 했다. 이에 톱스타 이영애가 ‘왜 해외에서 비밀 결혼을 했는지’, ‘톱스타 이영애의 남편은 누구인지’에 대한 추측성 글들이 인터넷에 난무했다.
그리고 9월 3일과 4일, 이영애와 남편 정모씨가 하루 차이로 따로 귀국하면서 그동안 궁금했던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두 사람 모두 공항에 나온 취재진들에게 “결혼해서 너무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한 후, “조만간 자리를 마련해 이야기를 하겠다”고 밝히면서 자리를 떴다. 하지만 이영애와 정씨 측에서는 귀국한 지 일주일이 넘도록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고, 시간이 흐를수록 결혼을 둘러싼 의문이 더욱 쌓여만 갔다.
결국 한양대 대학원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이영애가 수업에 참석할 예정이라는 소문에 취재진들은 9월 둘째 주부터 한양대학교에서 진을 치는 등 취재에 열을 올렸다. 이 때문에 한양대학교는 때 아닌 몸살을 앓기도 했다.
당초 이영애는 기자회견을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영애의 첫 등교일 아침에는 “기자회견을 안 한다”고 했다가 “기자회견을 한다”고 하는 등 말이 바뀌는 해프닝도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측근들은 학교가 어수선해지는 것을 막으려면 한 번쯤은 기자회견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고, 결국 첫 수업 전에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우여곡절 끝에 이영애는 9월 15일 첫 대학원 수업에 참석하면서 기자들에게 모습을 드러냈다. 화사한 미소를 가득 머금고 말이다. 비밀 결혼 소식이 있고,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서는 터라 그녀는 한 걸음조차 뗄 수 없을 정도로 쏟아지는 취재진들의 카메라 세례를 받았다.
결혼 후 처음 모습을 드러낸 이영애는 전보다 훨씬 화사하고, 기품이 있었다. 그녀는 “본의 아니게 몇 번씩 헛걸음을 하게 해서 죄송하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이어 그녀는 “멀리서, 가까이서 아껴주신 팬들이 계신데 내가 그분들을 몰라라 한 건 아니다”며 “(비밀 결혼에 대해) 팬 여러분께 감사하고 죄송하다고 얘기하고 싶다. 좋은 일이니까 너그럽게 이해해주시길 부탁드린다”는 말로 죄송한 마음을 드러냈다.
남편의 노출은 최대한 자제 부탁
이영애는 결혼식을 극비리에 진행한 데 대해서는 두 사람이 조용하게 치르길 원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결혼하는 데 여러 가지 방식이 있겠죠. 이렇게 하는 사람도 있고, 저렇게 하는 사람도 있지만 저는 조용한 것을 원했어요. 그런 부분은 양해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렇다면 한동안 ‘남편은 누구일까’에 대한 궁금증으로 인터넷을 시끄럽게 만들었던 정씨는 과연 어떤 사람일까. 두 사람은 이번 결혼으로 15년 사랑의 결실을 맺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영애의 남편과 친분이 있는 측근에 따르면 정씨는 건장한 체격의 호남형으로 나이에 비해 ‘동안’이라고 한다. 또 현재 미국과 홍콩을 근거지로 사업을 하고 있으며, 정재계 등 폭넓은 인맥의 소유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편에 대한 질문에 이영애는 “누구나 장단점은 있겠지만 나에게는 모든 것이 좋고, 믿음직스럽고 성실한, 사랑 이상의 아주 깊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남편의 신상 공개에 대해서는 연예계 종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힘들다고 덧붙였다. 이는 이영애뿐만 아니라, 남편 정씨의 의견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이어 이영애는 “남편에 대한 노출은 최대한 하지 않도록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영애는 결혼 후 가장 달라진 점으로는 “기자들이 많이 찾아와준다는 것”이라고 웃으며 밝히고 “그 이외에는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두 사람의 결혼에 대해 부모님이 무척 좋아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새신부 이영애에게 부부 사이의 호칭을 물었더니 쑥스러운 듯 웃으면서 “여보 당신, 혹은 오빠라는 호칭을 모두 다 쓴다”고 밝혔다.
이영애는 올 하반기에 한양대 대학원 박사과정 수업을 계속 수강할 것으로 보인다. 그녀는 “열심히 공부하는 것도 배우의 연장선”이라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배우의 일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라며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전했다.
“가정을 이뤘으니까 일단은 가정에 충실할 예정이고, 두 번째는 학업을 시작했으니까 배우로서 조금 더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예정입니다.”
인터뷰에 응하는 이영애는 시종일관 환한 미소를 잃지 않았으며, 취재진의 질문에는 최대한 성심성의껏 답변에 응했다. 이어 그녀는 “결혼해서 행복하다. 또 찾아뵙겠다”고 인사한 뒤 강의실로 향했다.
이영애의 결혼과 관련해 네티즌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건 바로 이영애의 ‘수수한 패션’이었다. 일명 이영애의 ‘공항 패션’과 ‘등교 패션’. 공항에서 이영애는 검은색 민소매 티셔츠에 화이트 카디건으로 멋을 냈고, 등교할 때는 베이지색 긴팔 셔츠와 짙은 갈색 바지로 수수한 패션을 선보였다. 하지만 수수한 의상을 입었음에도, 트레이드마크인 검은색 긴 머리와 단아하고 화사한 외모는 어디에서든 돋보였다.
또 입국할 때와 등교할 때 그녀의 손에 들려있던 7백~8백만원에 달하는 에르메스 가방과 8백만~1천만원을 호가하는 롤렉스 시계는 물론, 항상 손가락에 끼고 있던 결혼 예물인 일명 ‘참깨 다이아몬드 반지’도 유독 높은 관심을 받았다. 참깨 다이아몬드 반지는 화이트 골드 반지에 참깨만 한 작은 다이아몬드가 박혀 있는 붙은 별칭. 톱스타 이영애의 결혼 예물치고는 너무 소박해서 깜짝 놀랐다는 것이 다수의 의견이다.
이에 대해 남편 정씨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영애는 굉장히 수수하고 소박한 사람”이라며 “예물 반지를 받고는 평상시에도 끼고 다닐 수 있겠다며 좋아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이들이 결혼식을 올린 것으로 알려진 하와이의 카할라 호텔 역시 화제가 됐다. 이곳은 하와이에서도 화려한 객실과 스위트룸으로 명성이 높은 최고급 호텔로 알려져 있다. 위치가 한적하고 안전과 보안이 철저하게 보장되는 곳이라, 세계 유명 인사들이 많이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의 야외 결혼식장은 바다를 배경으로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낸다고 한다.
결혼 후 신접살림은 남편의 사업처와 본가가 있는 미국에 차렸으며, 현재 서울 중심의 임시 거처에서 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모씨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영애가 미국에서 유학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히면서 이영애의 유학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이영애는 “앞일은 모르는 거니까 확실하게 말하기 힘들다”고 답했다. 2세 계획에 대해서는 이 부부 모두 “아이는 나이가 있으니 생기면 낳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결혼 후에도 연기를 계속 할 계획이라고 밝힌 이영애. 결혼 이후 좀 더 성숙해진 ‘친절한 영애씨’를 빨리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글 / 김민주 기자 ■사진 / 이성원, 카할라호텔 홈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