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과 결별 그 후… 드라마와 영화에 매진하는 이시영

전진과 결별 그 후… 드라마와 영화에 매진하는 이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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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기사에 보도된 내용 다 맞아…아직은 제게 아픈 이야기네요”

한창 영화 ‘홍길동의 후예’를 촬영하고 있는 이시영을 만났다. 솔직함이 매력인 그녀는 상대역인 이범수와의 키스신, 무명 때의 서러움, 악플에 대처하는 자세에 대해서 꾸밈없이 이야기했다. 그러나 아직 아물지 않은 결별의 상처에 대해서는 많이 조심스러워했다.

전진과 결별 그 후… 드라마와 영화에 매진하는 이시영

전진과 결별 그 후… 드라마와 영화에 매진하는 이시영

이시영(28)이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 잔디 친구로 출연했을 때만 해도 그저 ‘예쁘장한 배우구나’ 생각했다. 처음 전진과 ‘우리 결혼했어요’에 출연했을 때는 ‘신인이 제법이네’ 생각됐다. 그러더니 ‘미워도 다시 한번 2009’, ‘오감도’, ‘천만 번 사랑해’ 등에 줄줄이 출연하며 1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팬들을 매료시켰다.

이시영은 처음 만난 사람과도 낯을 가리지 않고 털털한 말투로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그건 숨겨도 되지 않을까’ 싶은 부분까지도 솔직하다. 성형과 나이 논란에 대해서도 이미 다 풀어놓은 상태. 이시영과의 대화는 어쩐지 오랫동안 알아온 사람처럼 편안하고 즐거웠다.

이범수 선배와의 키스신, 솔직히 부담스러워
영화 ‘홍길동의 후예’에서 이시영이 맡은 역할은 ‘홍무혁(이범수 분)’의 여자친구 ‘연화’. 평소에는 남자친구를 무척 사랑하다가도 남자친구의 수상함을 눈치 채면 무섭게 돌변하는 다소 만화적인 캐릭터다.

“제가 기절하기 전 상대방을 때리는 장면이 있어요. 감독님도 그 장면이 재미있어서 여러 번 시키셨는데, 촬영 중 ‘아가씨를 부탁해’에서 윤은혜씨가 윤상현씨를 때리는 장면을 떠올렸어요. 그 신이 너무 재미있어서 10번 넘게 봤거든요.”

‘홍길동의 후예’의 정용기 감독은 이시영의 적극적인 태도에 후한 점수를 주었다. 이시영은 영화 현장에서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내고 적극적으로 제안을 하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워낙 코미디를 좋아해서 상상을 많이 해보는데, 실상 행동에 옮기기는 어렵더군요. 선배님과 몸을 부딪치고 느끼면서 괜찮은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고요. 감독님은 제가 10번 아이디어를 내면, 10번 다 받아주세요. 처음에는 혹시라도 기분 나빠하지 않으실까, 걱정했어요. 그런데 감독님을 겪어보니까 제가 아이디어 내는 걸 좋아하시더라고요. 그때부터 저도 조금씩 이야기를 하게 되었죠.”

영화 ‘홍길동의 후예’ 촬영중인 이시영. 상대역인 이범수와의 키스신은 부담스러웠다고.

영화 ‘홍길동의 후예’ 촬영중인 이시영. 상대역인 이범수와의 키스신은 부담스러웠다고.


그러고 보니 이시영은 귀엽고 사랑스러운 캐릭터 연화와 닮은 듯하다.
“연화는 매우 단순한 아이예요. 남자친구 얼굴만 봐도 행복해하는 사람이죠. 그런데 단순한 부분은 저와 살짝 다른 것 같아요. 연화라는 인물은 밝고 과감한 면도 있고 엉뚱한 면도 있어서 저와 많이 닮았어요.”

이번 영화에서 그녀는 이범수와 키스신을 촬영했다. 키스신은 영화 ‘오감도’ 이후 두 번째다. 극중 무혁이 연화에게 탈의실에서 만나자고 이야기하는데, 그걸 다른 의미로 받아들인 연화가 그를 덥석 끌어안고 키스하는 장면이다.

“‘오감도’의 키스신도 제가 막무가내로 하는 거였거든요. 이번에도 그래요. 솔직히 어려웠어요. 범수 선배님은 제가 무척 좋아하는 배우고, 상대역의 기회가 왔다는 것만으로 행운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선배님의 머리를 붙잡고 안간힘 쓰며 키스하는 장면을 상상하니 부담이 되더라고요. 촬영하면서 연신 ‘귀 안 아프세요?’ 하고 여쭤봤어요. 선배님은 ‘괜찮아, 네 맘대로 해’라며 배려해주셨죠. 죄송한 건 키스한 다음 선배님의 뻗친 머리가 너무 웃겨서 NG를 낸 거예요.”

4차원 이시영, 악플에 댓글 달기도
이시영의 특이한 버릇 하나. 그녀는 대사를 외울 때 MP3를 이용한다. 대사를 미리 녹음해두고 음악 듣듯이 들으며 다니는 것.

“대사를 외우려고 녹음하는 건 아니고, 항상 녹음기를 켜놓고 대사 연습을 하거든요. 녹음해놓은 것을 다시 들으면서 ‘이런 부분이 잘못됐구나’ 점검하는 버릇을 들였어요. 저는 따로 대사를 외우지 않아요. 음악 듣는 것처럼 항상 듣다 보니 자연스럽게 외우게 되더라고요. 요즘 재즈 학원에 다니는데, 걸어서 오가는 길에 녹음해둔 걸 들으면서 중얼거려요.”

걸어 다닌다고? 혹시 알아보는 사람은 없느냐고 물으니 “모자 쓰고 다니면 잘 못 알아보시고, 실은 모자 안 써도 잘 모르시던데요?”라며 웃는다. 그녀는 상처를 받을까봐 인터넷을 멀리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자세히 읽어보고 악플에는 댓글을 달기도 한다.

“제 기사의 댓글은 자주 보는 편이에요. 웃으면서 보고 있어요. 악플에는 댓글도 남기고요. 그게 재미있더라고요. 가끔 너무 심한 악플을 보면 ‘너나 잘해’라고 남기고요. ‘오감도’ 시사회 관련 기사에 실린 제 사진을 보고 어떤 분이 ‘옷 거꾸로 입었어’라는 댓글을 달아놓으셨더라고요. 그 말이 너무 재미있어서 제가 베스트(동감)로 추천했어요. 저도 악플에는 상처받죠. 대신 빨리 풀어버리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이시영이 4차원으로 이미지가 굳어진 건 바로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건담 프라 모델 마니아로 알려지면서다. 실제로 그녀에게 ‘건담’이라는 단어만 꺼내도 관련 이야기가 쏟아질 정도로 건담에 빠졌다.

“건담 프라 모델을 거래하고 서로 정보를 나누는 사이트에 자주 방문했었어요. 거기서 사기도 많이 당했어요. 프라 모델을 팔고는 돈을 못 받은 적도 있고, 제가 터무니없이 비싸게 산 적도 있죠. 그때는 데뷔 전이니까 (이미지) 생각할 거 없잖아요? ‘너 잡히기만 하면 죽어’, ‘너 죽을래?’ 하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어요(웃음).”

요즘 그녀를 기쁘게 하는 것은 강아지 두 마리. 그녀는 강아지에게도 건담의 이름을 붙였다.

전진과 결별 그 후… 드라마와 영화에 매진하는 이시영

전진과 결별 그 후… 드라마와 영화에 매진하는 이시영

“강아지를 키우고 있었는데, 최근 한 마리를 더 분양받아서 두 마리가 됐어요. 지금은 그 친구들 보는 재미에 살아요. 이번에 분양받은 강아지는 색깔이 까맣거든요. 이름을 ‘카미유 비단’이라고 지었어요. 카미유 비단은 조금 바람기가 있는 건담이에요. 다른 강아지는 ‘라라 아슨’. 건담에서 비련의 여주인공인데, 건담을 위해 대신 죽는 슬픈 캐릭터죠.”

연기 못 하면 평생 눈 못 감을 것 같아
이시영을 두고 ‘혜성처럼 나타난’ 혹은 ‘벼락 스타’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그녀는 오랜 준비 기간을 거친 신인이다. 갑자기 얻은 인기가 얼떨떨하지만 그녀에게는 지금의 이 모든 일들이 오랫동안 진심으로 꿈꿔오고 바라왔던 것들이다.

“무척 감사하게 생각해요. 지금이 굉장히 행복한 시기인 것 같아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연기자가 꿈인 사람이었잖아요.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영화와 드라마를 하게 됐으니,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감사해요.”

올해 스물여덟. 적은 나이는 아니다. 고민했던 수많은 시간이 있었을 것이다.
“안 그랬다면 거짓말이겠죠. 시간 지날수록 조급해지고, 기다렸다고 해도 뭔가 보장되는 건 아니라는 걸 아니까 더 많이 힘들었어요. ‘주위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이 길 말고 다른 길을 갈까?’ 생각도 많이 했죠. 그래도 저는 연기를 못 하면 평생 눈을 못 감을 것 같았어요. 나중에는 그런 생각이 습관처럼 몸에 뱄어요.”

자신이 평범하다는 사실도 그녀를 괴롭혔다. 예쁘고 개성 있는 연예인 지망생 틈에서 그녀는 튀지 못했다.

“연기학원을 다녔는데 실력 있는 사람이 나타나면 경계하거든요. 그런데 저는 자기소개를 할 때 사람들이 놀라곤 했어요(너무 평범하다는 뜻). 그래서 사람들이 제게 오히려 잘해주기도 했던 것 같아요. 그때는 그게 창피했는데, 돌아보면 그런 것들이 더 자극이 된 것 같아요. 공부가 된 시간이었죠.”

그녀를 사랑하는 팬들이 늘었다. 좋은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더 어깨가 무거워지는 일이다. 보답해야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저를 좋게 봐주시는 건 정말 감사해요. 각자 취향이 있듯이 제 팬들은 저의 모습을 보고 좋아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더 남 같지 않아요. ‘나보다 더 예쁘고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많은데 뭐가 좋다고 응원을 해줄까? 그럴수록 좋은 작품 해야지, 좋은 모습 보여줘야지’ 다짐하죠.”

이시영은 주말드라마 ‘천만 번 사랑해’에 출연하고 있다. 50부작이나 되는 긴 호흡의 드라마다. 극중 그녀는 세훈(류진 분)의 내연녀 연희로 출연한다.

“호흡이 긴 드라마를 하고 싶었어요. 그동안 드라마는 짧게 출연해서 실력이 는다는 느낌이 없었거든요. 주말 드라마는 길게 보면 제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죠. 불륜을 다루다 보니 한없이 어둡거나 스토리가 과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작가님과 충분히 이야기하면서 다른 면을 보여줄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어요. 그동안 엉뚱한 이미지로 비쳐졌기 때문에 이런 캐릭터가 도움이 될 것 같네요.”

인터뷰 말미 최근 일에 대해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그녀는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가상 부부로 등장했던 전진과 실제 연인이 되어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러나 6개월 만에 결별하면서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최근 이시영이 영화와 드라마를 동시에 촬영하면서 바쁘게 지내는 것이 결별을 잊기 위해서가 아니냐는 추측도 있었다.

“그런 전후 관계는 없어요. 일과 개인적인 일은 별개니까요. 영화는 원래 하던 대로 열심히 하는 거고 드라마도 마찬가지고요. 기사 나온 거 다 봤는데… 그 내용이 다 맞는 것 같아요. 거기에서 제가 더 할 말은 없는 것 같고. 사실 제게 아픈 이야기잖아요.”

사랑의 아픔을 한 차례 겪어서인지, 어딘가 모르게 성숙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아직 받아들이기 힘들겠지만, 후에는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그 시간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글 / 두경아 기자 ■사진 / 어나더라이프컴패니, 경향신문 포토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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