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박해진은 지난 10월 도쿄에서 열린 일본의 첫 공식 팬 미팅을 성공리에 치렀다. 그런데 행사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박해진의 손가락에 해외 언론과 팬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박해진의 왼손 약지에 커다란 반지가 끼워져 있고, 오른손 새끼손가락에는 봉숭아물이 들여져 있었던 것. 약지가 가진 의미도 의미지만, 성인 남자의 반지라고 하기에는 너무 화려한 디자인이었기 때문에 반지의 정체에 대한 질문들이 쏟아졌다.
반지의 진상은 이랬다. 반지는 박해진의 최연소 일본 팬인 후쿠하라 모네양(10)과 교환한 것이었다. 모네양은 7세 때 드라마 ‘소문난 칠공주’를 보고 반해 어머니를 졸라 한국까지 달려온 열혈 팬이다. 팬 미팅 당시에 호주 퍼스에 머물고 있었는데도 그를 보기 위해 도쿄까지 날아온 것. 이에 감동한 박해진은 자신의 손가락에 끼워져 있던 반지를 모네양에게 건네주고, 대신 모네양의 반지를 자신의 손가락에 끼웠다. 기자회견에서 질문이 쏟아지자 박해진은 환하게 웃으면서 이런 연유를 소개했고, 일본 현지의 취재진들도 웃음을 터뜨렸다.
박인권 화백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자동차 세일즈를 둘러싼 성공과 야망을 그리고 있다. 주인공 ‘하류’로 열연 중인 그의 손가락이 간혹 카메라에 잡히기라도 하면 곤란해지는 상황인 것이다. 혼날 땐 너스레를 떨어도 소용없다.
“촬영하다가 감독님이 ‘하류야, 봉숭아물’이라고 소리를 치세요. 야심과 카리스마를 보여야 하는데 봉숭아물 들인 손톱이 보여서 가끔 혼나죠(웃음).”
박해진이 출연한 드라마 ‘소문난 칠공주’, ‘에덴의 동쪽’, ‘하늘만큼 땅만큼’은 일본 현지에서도 큰 인기를 모았다. 덕분에 신 한류스타로 떠오른 박해진은 드라마 ‘열혈장사꾼’에서 주연으로 연기를 펼치고 있고, SBS-TV 예능 프로그램 ‘패밀리가 떴다’에서도 고정 출연자로 활동 중이다. 또 일정을 쪼개 일본과 중국의 공식 활동을 이어가며 CF 촬영 등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박해진의 봉숭아물이 남아 있는 동안, 그리고 그 후에도 그의 활동을 기대해봄 직하다.
■글 / 박은경(스포츠칸 문화연예부 기자) ■사진 제공 / 경향신문 포토뱅크, 하하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