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영화로 돈 못 벌어도 좋아...처음 연기 시작하는 기분”

김영호 “영화로 돈 못 벌어도 좋아...처음 연기 시작하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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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영화 ‘부산’에서 본능에 충실한 캐릭터로 열연

사람을 겉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영화 ‘부산’의 주인공 김영호가 그렇다. 외모에서는 선 굵은 남성적인 이목구비와 큰 체격 때문에 범접하기 힘든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그러나 이야기 몇 마디만 나눠봐도 가슴 깊이 따뜻한 인간미가 물씬 풍긴다. 섬세한 예술적인 감성에 썰렁하지만 귀여운 유머 감각까지 갖춘 남자다.

개런티 상관없이 영화 출연, 아파트도 팔 예정
김영호 “영화로 돈 못 벌어도 좋아...처음 연기 시작하는 기분”

김영호 “영화로 돈 못 벌어도 좋아...처음 연기 시작하는 기분”

김영호는 지금까지 남성미가 넘치지만 가슴은 따뜻한 휴머니스트 역을 주로 연기했다. 하지만 영화 ‘부산’에서는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했다. ‘부산’은 양아치 강수(고창석)가 병에 걸린 아들 종철(유승호 분)을 살리기 위해 18년간 숨겨온 친아버지를 찾아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영화에서 김영호는 말보다 주먹이 먼저 나가는 움직이는 화약고 같은 친아버지 태석 역을 연기했다.

“태석은 격식이나 규범 같은 것은 쓰레기통에 버린 본능에 충실한 인물이에요. 아들뿐만 아니라 여자도 아무렇지 않게 때리는 비열한 놈이죠. 처음에는 아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전혀 동요하지 않고, 아프다는 이야기에 짜증을 내죠. 그러나 사실은 아들이 궁금해 몰래 찾아가는 정에 굶주린 남자예요. 무척 거친 캐릭터라 촬영장에서 사람들이 무섭다며 가까이 오지 않았어요(웃음). 두 아버지와 아들의 슬픈 사랑 이야기가 관객들의 심금을 울릴 거예요. 원래 남자들의 사랑 이야기가 더 슬퍼요.”

김영호는 2007년 홍상수 감독의 ‘밤과 낮’ 이후 안정된 수입을 보장하는 안방극장을 떠났다. 이후 개런티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저예산 영화에 주로 출연하고 있다. ‘부산’도 5억원 정도의 제작비가 들었을 뿐이고 현재 촬영 중인 성지혜 감독의 신작은 예산이 더 적다. 세 딸의 아빠로서 부담감을 느낄 법한데도 여유롭기 그지없다.

“지난 1년간은 정말 십원 한 장도 못 벌었어요(웃음). ‘부산’ 촬영 제의가 들어올 무렵 출연료가 1억원 정도인 드라마 출연 제의도 들어왔어요. 그러나 태석 역할이 7억~8억원의 가치를 지녔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 돈이 전혀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았어요. 대출금을 갚기 위해 드라마로 돈 벌어 산 아파트를 곧 팔 예정이에요. 저는 원래 버리는 데 익숙해서 아쉽지는 않아요. 처음부터 저에게 없었던 거니까요. 연기를 처음 시작했을 때로 돌아가는 거죠.”

시 써서 휴대전화 컬러메일로 지인들에게 선사
김영호는 자신의 예술적 열정을 소비하기 위해 시를 쓴다. 그렇게 쓴 시를 틈날 때마다 휴대전화 컬러메일로 지인들에게 보낸다. 또 좋은 경치를 보면 사진을 찍고 집에 있으면 동양화를 그린다. 외모와 달리 너무니도 감성적인 글에 감동받아 문자 메시지를 보내달라는 요청이 빗발친다. 후배들이 별명까지 지어줬다. 최근에는 ‘짐승 아이돌’ 2PM이 아닌, ‘짐승 시인’이라 불린다.

“제가 술을 전혀 못 마셔요. 그러나 후배들과 잘 놀아요. 재능 넘치고 착한 후배들과 함께 있으면 보기만 해도 입가에 미소가 지어져요. 그러나 코드가 안 맞는 애들은 완전히 무시하죠(웃음).”

그는 자신이 그린 그림과 찍은 사진을 담은 책을 낼 의향도 있단다.”

■글 / 최재욱(스포츠칸 문화연예부 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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